〈 71화 〉14.레드팀 턴[개미굴에서 채광을!]
이를 까뜩, 악문 채 10928호를 향해 달려든다.
“으-아아아아아아!”
그가 곡괭이를 놈의 관자놀이를 향해 휘두를 때였다.
10928호의 더듬이 색깔이 빨간색으로 바뀌고, 유연한 위빙으로 이삭의 공격을 피하는게 아닌가?
“……?!”
심장이 미친듯요동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동공이 확장된다.
호흡이 거칠어진다.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른다.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
방금 그 속도, 뭐야? 뭐냐고?
곡괭이로 그의 현란한 검술을 막아댄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10928호가이번 미션의 중간 보스쯤 되는 듯 하다.
그때 그 콜로세움의 열기를 떠올리며 그 작자가 발도술을 사용하여 이삭의 목을 베던 순간을 떠올려본다.
입술을 잘근잘근 씹는다.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그 벨리우스란 작자도 이 정도 속도는 아니었다고!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
10928호가 입꼬리를 씰룩리고 검을 휘두르며 말한다.
“어지간히도 당황하는 눈치군?”
“……”
힐끗, 힐끗 주위를 둘러본다.
당연하지만 다른 개미들은, 다른 사물은 느려진 상태.
즉,그의 능력 상태는 멀쩡하다는 소리.
불현듯 386301호의 말이 스치고 지나간다.
‘10928호, 그 작자 얘기는 꺼내지도 마십시오. 쿠데타를 적극적으로 도모했던 녀석들 중 한 녀석이니까요’
이 정도 실력이 되어야 쿠데타라는 거사를 적극적으로 도모할 수 있는 건가?
헬나가를 죽일 당시의 상활을 떠올려본다.
헬나가의 능력이 인간들의 능력을 봉인하는 거였지.
그렇다면 몬스터들 중 하나쯤은 플레이어의 능력을 복제하는 몬스터도 있지 않을까?
그러면 모든게 설명이 되는데.
고요 속에서 곡괭이와 검이 부딪히는 소리만이 울린다.
창-! 차-앙! 창!
이마에서 땀이 뚝, 뚝 흐른다.
옷은 어느새 땀으로 흠뻑 젖은 상태.
무슨 개미새끼가 이렇게 강해?
전체적으로 개미가 공격하고, 이삭이 수비를 하는 형태.
놈의 공격을 막으면서 주춤, 주춤 뒷걸음질 친다.
호흡이 거칠어진다.
팔이 저려온다.
녀석이 비웃듯 말한다.
“뭐야, 이거밖에 안 되는 거냐?”
미간을 찌푸린다.
이를 까드득, 간다.
만약 10928호가 지금 선보이는 능력이, 실력이’능력복제’가 아닌, 진짜 순수 실력이라면 나의 패배는 확정된 거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단순히 플레이어가 능력을 사용할 때 능력을 카피하는 거일 뿐이라면 어느정도 승산은 있다.
힐끗, 곁눈질로 클락업이 몇 초 정도 남았는지 확인한다.
&&&&&&&&&&&&&&&&&&&&&
&&&&&&&& 클락 업 &&&&&&&&
&&&& 15초간 시간 감각이 &&&&&
&&&&&&& 느려집니다 &&&&&&&
&&&&&&&&& 00:04 &&&&&&&&
&&&&&&&&&&&&&&&&&&&&&&
4초. 4초 안에 모든 걸 쇼부쳐야 한다.
“그러니까, 대세를 따라야 할 거 아니냐. 왜 쓸데 없에 지는 태양에, 침몰하는 배에 타냐고?”
“침몰하는 배에 타든, 석양을 선택하든…그건 자유다.”
이를 까드득, 간다.
놈을 뚫어져라 노려본다.
짱구를굴려라, 짱구를!
그리고 정신없이 공방전을 펼치느라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한 가지 사실.
아, 맞다. 더듬이!
그의 더듬이는 아직도 붉은색인 상황.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흡, 숨을 삼킨다.
“……”
그리고 몸을 던져 놈을 덮치고, 흙먼지가 공기중으로 퍼친다.
쿠당탕탕!
그런데…딱딱하다?
심장이 두방망이질 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온몸이 경직된다.
등줄기에식은땀이 흐른다.
오한이 서린다.
그가 덮친 건 다름 아닌, 땅바닥.
어느새 녀석은 피한 상태.
“……!”
제, 제길!
“적에게 등을 보이다니, 하수 중에서도 최하수군.”
휙, 뒤를 돌아본다.
놈이 검을 치켜들아 내리 찍는다.
휘-이이이익!
살고자, 살기 위해 흙을 들이마시고, 먹어가며 옆으로 구른다.
“우, 우프프프프!”
퍼-억!
아슬아슬하게 그는 10928호가 내리친 검을 피한다.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
심장이 귀에다 대고 비명을 지른다.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난다.
어느새 클락업은 해제된 상태.
&&&&&&&&&&&&&&&&&&&
&&&&&& 클락 업이 &&&&&&&
&&&&&& 해제됩니다 &&&&&&
&&&&& 쿨타임(1:30) &&&&&
&&&&&&&&&&&&&&&&&&&
하, 하마터면 조상님 뵐 뻔 했네.
힐끗, 곁눈질로 주변 상황을 확인한다.
다루마는 숨을 헐떡이며 웬 가위로 개미들을 상대하고 있다.
“이-야아아아아아!”
“저리-좀 꺼지라고!”
저 여자한테 도움을 청하긴 글렀군.
10928호를 빤-히 응시한다.
“……”
어느새 녀석의 더듬이는 원래 색깔로 돌아온 상태.
아마 모르긴몰라도, 그의 예상이 맞는 듯 싶다.
다름 아닌 플레이어가 능력을 사용할 때만 저쪽도 능력을 복제할 수 있는, 지난 번 헬나가때와 비슷한패턴인 것이다.
곡괭이를 꽉, 쥔다.
어느새 손에는 땀이 흥건하다.
둘 사이의 공기가 묘하게 달라진 상태.
“……”
“……”
그리고 그가 놈에게 달려들며 곡괭이를 휘두른다.
“이-아아아아아압!”
무자비하게 곡괭이를 휘두르고, 또 휘두른다.
퍼-억! 퍼-억! 퍽!
&&&&&&&&&&&&&&&&&&&&&&&&&
&&&&&&&&&&&& hp - 88 &&&&&&&&
&&&&&&&&&&& Hp -176 &&&&&&&&
&&&&&&&&&& Hp - 176 &&&&&&&&&
&&&&&&&&& HP:870 &&&&&&&&&&&
&&&&&& 10928호(空) 등급:B &&&&&&&
&&&&&&&&& 공격력:190 &&&&&&&&&
&&&&&&&&& 방어력:20% &&&&&&&&&
&&&&&&&&& 속성:업음 &&&&&&&&&&
&&&&&&&&&&&&&&&&&&&&&&&&&&
“끄-어어억!”
초록빛 선혈이 허공에 흩날린다.
녀석이 휘청, 휘청거리며 검을 휘둘러댄다.
“감히, 감히…!”
“완전 능력 빨이었구만?”
그렇게 몇 대를 더 때리고 나니, 녀석은 그 자리에 쿵-쓰러지고
&&&&&&&&&&&&&&&&&&&&&&&&&&&
&&& 브라흐마를 따르는 야차(님)이 내린 &&&
&&&& 시련에 성공하여 복주머니 두개가 &&&&
&&&&&&&&&&& 지급됩니다 &&&&&&&&&&
&&&&&&&&&&&&&&&&&&&&&&&&&&&&
라는 상태창과 함께 두 개의 복주머니가 나온다.
오케이. 클리어.
그리고 10928호가 쓰러지자, 일순개미들의 이목이 쏠린다.
놈들의 얼굴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10928호가 지금 온 개미들 중에서는 가장 강했던 듯 하다.
“어, 어떻게…하지?”
“도망쳐야 하나?”
그와 동시에 약속이라도 한 듯, 이삭과 다루마는 서로의 얼굴을 쳐다본다.
이 녀석들이 우왕좌왕하는 지금이 기회라는 듯.
다루마는 가위로, 이삭은 곡괭이로 그들을 공격한다.
퍼-억! 퍽! 퍽!
“끄-아아아악!”
“사, 살려줘!”
“도, 도망쳐!”
“후일을 도모해라! 일단 도망쳐라!”
“크읏, 제길!”
다루마와 이삭은 굳이 쫓아가지 않는다.
길도 모를 뿐더러, 체력도 방전된상태기 때문에.
놈들이 사라지자, 그가 털썩 바닥에 주저앉는다.
이마의 땀을 닦는다.
육두문자를 뇌까린다.
“후우…시발.”
“진짜 힘드네요.”
“누가 아니래냐.”
그가 쉬고 있는데, 불현듯 386301호의 말이 떠오른다.
시체만 있으면 어디든 찾아갈 수 있다는.
“……!”
심장이 두방망이질 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호흡이 가빠져온다.
동공이 확장된다.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
육두문자가 흘러나온다.
이런 시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야, 야! 빨리 떠야 돼!”
다루마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갸웃거리며묻는다.
“왜요?”
“개미들은 시체만 있으면 찾아온다고 했잖아!”
“……!”
그제야 그녀도 분위기를 파악했는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아까 이삭이 떨어뜨리며 온 광석이 있는 쪽으로 향한다.
“빠, 빨리 움직이죠.”
걷고, 또 걷는다.
숨을 흡! 참은 채 광석을 하나, 하나 줏으며 걷고 또 걷는다.
빛이 점점 소멸된다.
그렇게 그들이 얼마나 초록빛 광석을 주우며 왔던 길을 돌아갈 때였을까.
저 멀리 보라색 빛이 희미하게 보인다.
“……! 어,저기!”
“나 장님 아니라고 했지.”
입술을 잘근잘근 씹는다.
마른 침을 삼키며브라마석에 가까이 가본다. 그런데…
응? 왜 이런 곳에 애벌레가있어?
“꺄-아아아!”
“조용히해! 들키면 어쩌려고!”
꽤나 많은 수의 애벌레들이 꿈틀거리고 있다.
미간을 찌푸린다.
입술을 잘근잘근 씹는다.
그들로써는 애벌레들을 죽일 이유가 하등 없다.
“야, 애벌레는 건드리지 말자.”
“네? 왜요?”
“생각해봐. 개미들은 죽을때 어떤 호르몬을 내뿜느다며? 그러면 그 유체는 그러지 말란 법 없잖아?”
“아…그렇긴 하네요.”
“그러니까, 브라마석만 조용히 캐서 가자고.”
“그래요,그러면.”
“이번에도 아까처럼 하자고. 망은 내가 보고, 네가 캐는 걸로. 곡괭이는 내가 줄 테니.”
그렇게 그녀에게 곡괭이를 토스한 후, 그는 망을 본다.
고요와 정적 속에서 들리는 소리라곤, 오로지 심장 박동 소리와 곡괭이 소리뿐.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
캉! 캉! 캉! 캉!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이를 까득, 악문 채 사위를 둘러본다.
아직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는다.
제발, 제발 아까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길…
“야, 야! 속도 좀 빨리!”
“알아요, 알아!”
캉!캉!캉!캉!
“다 캤어요!”
“오케이!”
그렇게 그들은 브라마석을 캔 후 자리를 뜬다.
한참을 걷는데, 다루마가 자꾸만 뒤를 돌아본다.
이에 이삭이 인상을 찌푸리며 묻는다.
“왜 그래?”
“아, 아녜요. 오한이 서려서…”
얼마나 초록빛 광석을 줏으며 갔던 길을 다시 돌아왔을까.
어느새 그들은 여왕이 피신해 있는 장소에 도착했다.
“드, 드디어!”
“다 왔다! 역시 내가 똑똑하다니…응?”
그런데 반가운 얼굴이 그들을 맞이한다. 다름 아닌…
아힘사카다.
“워매, 빨리 왔구마.”
“와! 아저씨! 어떻게…?”
그러자 그가 386301호를 가리키며 말한다.
“기다리고 있자니 저짝이 데리로 오드만.”
아, 말하길 잘했네.
“잘 왔어. 브라마석 주니까 호감도 오르는 거, 봤지?”
“봤제.”
그렇게 그들이 브라마석을 두 개 주려고 하는데, 바깥이 소란스럽다.
무슨 일이지…?
그가 나가서 상황을 확인해보니…
지리멸렬한상황이 펼쳐져 있었다.
다름 아닌, 저쪽 개미들이 쳐들어온 것이다.
푸-욱!
퍽!
“여기다! 여기가 그 여자의 피신처다!”
“모두 척살하라!”
“……!”
심장이 두방망이질 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온몸이 경직된다.
호흡이 가빠져온다.
동공이 확장된다.
손이 파르르, 떨린다.
“여왕님을 호위하라!”
“누구냐! 누가 이 정보를 흘린 게야!”
“첩자가 있다!”
그리고, 3인방에게 쏠리는 따가운 시선들.
“우, 우리는 아녀!”
“아니라고요!”
특히 386301호는 이삭을 의심하는 눈치다.
그도 그럴 것이’10928호’를 단박에 입밖으로 꺼내기도 했으니 말이다.
주춤, 주춤 뒷걸음질 친다.
아, 아냐. 우린 첩자 따위가 아니라고!
대체 왜 일이 이렇게 흘러가는 거야!
토템을 꽈-앙! 땅에 박는다.
첩자 누명을 벗는 가장 빠른 길은…
우리가 결백함을 몸으로 보여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