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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화 〉14.레드팀 턴[개미굴에서 채광을!] (70/87)



〈 70화 〉14.레드팀 턴[개미굴에서 채광을!]

여왕개미는 브라마석을 받고서 이삭을 빤히 쳐다본다.
부담스러울 정도로.

“……?”


주춤, 주춤 뒷걸음질 친다.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른다.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주위를 둘러본다.


뭐, 뭐지? 내가 무슨 실수라도 했나?


그리고 이내 여왕개미가 입을 연다.

“……그대여, 혹시 부탁을 하나 해도 되겠소?”


에이씨, 깜짝 놀랐잖아.
게임  뻔한 패턴이었네.

이제’브라마석을 구해다주시오’하겠지.

이삭이 싱긋, 웃으며 말한다.

“말씀만 하십시오.”
“그대들이 힘을 좀 써서 브라마석을  구해다줄 수 있겠소?”


“물론입니다.”
“고맙소. 정말 고맙소.”

그렇게 이삭은  대답을 끝으로 여왕이 지내고 있는 장소를 빠져나온다.
일단 다루마, 그 여자한테 호감도에 대해서 전해줘야겠군.


힐끗, 힐끗 386301호의 눈치를 본다.


잘근잘근, 입술을 씹는다.
꼴깍꼴깍 침을 삼킨다.

눈살을 찌푸린다.
동공이 여기저기 방황한다.

“……”


이제는 물어봐야 한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자연스럽게 물흐르듯 이야기를 풀어나가야해.


연신 386301호의 눈치를 보던 이삭이 간신히, 간신히 운을 뗀다.


“저, 386301호님?”
“……? 무슨 일이시죠?”

일단 브라마석에 관한 걸로 운을 떼자.


“저희가 브라마석을 채굴하러 갈 때, 그쪽이 같이 가주시는 겁니까?”
“……? 예? 그게 무슨…?”

“……?”


미간을 찌푸리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헛웃음이 나온다.


응? 뭐야? 정말 우리만 보내려 했던 거야? 이건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인데?
이 복잡한 곳에서 우리보고 어떻게 길을 찾으라고!


“아시다시피, 저희는 이곳 지형이나 지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합니다. 더군다나 이곳 지형은 매우 복잡하구요. 그런데…저희만 가라고요?”
“아, 그렇긴 하군요. 그러면…흐음,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그가 메디석을 보여주며 묻는다.

“저희가 길 잃을때마다 오시면 되는  아닙니까? 이걸로 연락도 가능하니.”
“그렇다고…여러분께서  잃은 장소가 어딘지도 확실히 모르시잖습니까?”

아, 하기야 그렇긴 하지.


잠시 침묵.

저벅, 저벅, 저벅…

정적과 고요 속에서, 발소리만 울린다.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
정적 속에서, 심장소리가 달팽이관을 울린다.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

주먹을 꽉, 쥔다.
손에는 어느새 식은땀이 흥건하다.

슬슬, 10928호에 대해 물어보기 위해 몇 차례 헛기침 후, 질문의 물꼬를 튼다.


“……그런데 개미들은 이름이 없나봅니다.”
“……뭐, 그런 셈이죠.”

이렇게 곤란한 질문은 떠보는게 최고지.


“숫자가 클수록 동생…인가요? 나중에 태어난?”
“네. 보통은 그렇습니다.”


“그러면…386301호님하고 음, 한 10928호 정도는 증손자뻘 정도 되나…”

힐끗, 386301호의 표정을 살피려 하는데 어느새 그는 자리에 멈춰있다.


386301호의 표정이 굳어 있다.
그가 고개를 돌려 이삭을 빤히 쳐다본다.

“……”


뭐지…? 이 분위기는? 마치’네 입에서 그 이름이 왜 나와?’이런 분위기 같은데.


입술을 잘근잘근 씹는다.
눈쌀을 찌푸린다.


대, 대체 뭐야? 뭐냐고?

떨리는 목소리를 최대한 감추며 최대한 모르는 척, 순진한 척하며 묻는다.
“ㅇ…애,  그러시죠?”


386301호가 인상을 찌푸린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는다.

“혹시 10928호가 누군지 아십니까? 그 많은 숫자중에 10928호를  집어서 얘기하긴 힘들 거 같은데.”
“……!”


심장이 두방망이질 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동공이 확장된다.
한쪽 입꼬리가 씰룩인다.

뭔가 있구나!


어깨를 으쓱이며 되묻는다.

“……? 무슨 말씀이시죠? 저는 그냥 생각나는숫자를 입에 줏어담은 거 뿐인데…”

당연하지만, 내가  입장이었어도 못 믿었을 테고 저 녀석또한 못 믿겠다는 표정이다.
그는 더 이상 따져봤자 소모적인 논쟁일 뿐이라는 걸 깨달았는지,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아, 그렇습니까? 10928호, 그 작자 얘기는 꺼내지도 마십시오. 쿠데타를 적극적으로 도모했던 녀석들 중  녀석이니까요.”
“아, 정말입니까?”


아,그럼 그렇지. 지나가는 개미 1을 굳이 ‘10928호’라고 콕 집어서 죽이라고 하진 않았겠지.

“예. 그나저나 정말 길이 골치아프…”

그들이 다루마에게 도착하자니, 다루마의 입이 댓발로 나와있다.

“무슨 사람 차별하는 것도 아니고…”

아마 브라마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만 여왕개미를 만나게 해줘 삐진 눈치다.

그가 다루마에게 브라마석을 여왕에게 전해주니 상태창에 호감도가 표시되었다는 사실과 브라마석 하나당 호감도가 20%가 채워진다는 사실 등을 말해준다.
그러자 그녀의 두 눈이 동그래지고 말투가 격앙된다.

“아, 진짜요?”
“그럼 진짜지, 가짜냐? 이거…아무래도 아힘사카 그 인간에게도 전해줘야 할 거 같은데.”


“그러게요. 제가 전해줄게요.”
“그러든지.”

“아참, 자. 이거. 받아요.”

웬 곡괭이다.

“……? 이거 어디서 났어?”
“아까 싸울  주웠어요. 제것도 있으니까, 편하게 받아요.”

옆에서 듣고만 있던 386301호가 입을 연다.

“다루마님은 길에 관해서 좋은 아이디어 없으십니까?”
“길…이요?”


“예. 저희가 같이 따라다니면서 여러분을 도와드리면 최상이겠지만, 저희는 여왕님도 경호해야 하고, 저희도나름대로해야할 일이 많아서…”
“아, 아 그거요? 제가 나름 생각해본 거는 있는데.”

“어떤…?”

“핸젤과 그레텔 작전 어때요?”

핸젤과 그레텔 작전?


“우리 눈에는 광석이 다른 색깔로 보이고, 빛나기도 하니까…광석을 떨어뜨리면서 가는거죠. 그러면 올 광석이 길라잡이가 되어줄 거 아녜요.”


오, 나쁘지 않아.


그녀의 말을 듣고는 386301호가 말한다.

“따라와보십시오.”

저벅, 저벅,저벅, 저벅…


그리고 꽤나 부피가 큰 복주머니를 건넨다.

“이 정도면 되겠습니까?”


복주머니 안을 들여다보니 안에는 열댓개의, 조약돌 정도 되어보이는 초록빛 광석들이 들어있다.


오우, 꽤 무겁네.

“이걸 사용하라고요?”
“예. 그렇죠. 그걸 길라잡이 삼아 부디 브라마석이란 브라마석은 죄다 싹쓸어와주십시오.”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메디석을흔들어보이며 묻는다.

“브라마석을 캐다가 놈들에게 들키면, 이걸로 도움을 청하면 됩니까?”
“아무래도 두 분이서 놈들을 처치하는게 가장 좋긴 합니다만, 정 어려우시다면 도움을 청해주십시오.”


“알겠습니다. 그럼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예. 부탁  드리겠습니다. 아참, 그리고.”


“그리…고?”

“도중에 알이나 애벌레를 보게 되면, 그냥 죽이시면 됩니다. 저희쪽 알과 애벌레는 이쪽에서 관리하니까요.”

“……!”

온몸에 오한이 서린다.
미간을 찌푸린다.

마른 침을 꼴깍 삼킨다.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른다.


살짝…소름 돋네?
뭔 저런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하냐?


그리고옆에서 가만히 듣고만 있던 혜정이 입을 연다.

“저, 그리고 386301호님.”
“예. 다루마씨.”


“저희 동료가 브라마석을 하나 채굴하고 숨어있답니다. 그래서 그런데…396301호님이 구해주셨으면 합니다. ”


“예? 위치도 모르는데 저희가 어떻게…”
“아, 개미 시체만 있으면 구할  있는 아니었나요?”

“그거야 그렇긴 한데…흐음, 일단 시도는 해보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그들은 길을 나섰다.
물론 386301호가  광석을 일정 거리를 두면서 뿌리면서 말이다.

퍼-억!

퍽!

걷고, 또 걷는다.
걸으면서 꾸준히 이름 모를 초록빛 광석을 던진다.

암흑 속에서, 초록색 빛이 형형하게 빛난다.

이삭이 광석들을 무심하게 던지면서 다루마에게 묻는다.


“아힘사카가 구조 요청을 했나보지?”
“뭐, 그런 셈이죠. 물론 제가 먼저 물어보긴 했지만. 아까 그쪽처럼 시체더미 위에서 꼼짝 못하고 있나보더라고요.”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저 멀리 암흑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고 있는 보라색이 눈에 들어온다.
다름 아닌, 브라마석이다.


심장이 두방망이질 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움찔, 그 자리에 멈춰선다.

동공이 확장된다.
호흡이 가빠진다.


드디어 하나 발견.

“……! 저기!”
“나도 알아. 이제부터 따로 움직여야 하는 거 알지?”

그의 말을 들은 다루마의 두 눈이 동그래진다.
그녀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는다.


“예?그게 무슨…?”
“아마추어같이 왜 그래? 저게 CCTV면, 두 사람이 CCTV에 노출되는 게 좋겠어, 두 사람이 CCTV에 노출되는 게 좋겠어?”

“아, 진짜 그렇겠네요. 그럼 누가…”
“내가 망을 볼게. 네가 브라마석을 캐.”


“아, 알았어요.”

그렇게 그녀가 곡괭이로 브라마석을 캐는 동안, 이삭은 촉각을 곤두세우며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
심장이귓전에 대고 비명을 지른다.

숨을 흡, 들이마신 채 오로지 시각과 청각에만 온 신경을곤두세운다.

귀가 아프도록 청각을 곤두세운다.
눈이 뻑뻑해지도록 시각을 곤두세운다.


“……”

이를 까득, 악문다.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개미굴에서 들리는 소리라곤, 그녀가 브라마석을 채굴하는 소리뿐이다.


캉, 캉, 캉, 캉…


곡괭이를 꽉 쥔다.
어느새 손에는 식은땀이 흥건하다.

그의 시야에 들어오는 거라곤, 오직 광석이 비추고 있는 초록빛 뿐이다.

그가 신경질적인목소리로 말한다.

“빠, 빨리 좀 캐!”
“알아요! 200배로 빨리 캐고 있어요!”

그때였다.


멀리서 저벅, 저벅 소리가 들려온다.
다름 아닌, 놈들의 발자국 소리다.


“……! 노, 놈들이다!”


그와 동시에 그녀가 브라마석을 다 캤는지, 소리를 버럭 지른다.
“다, 다 캤어요!”


제, 제길! 늦었잖아!


“한 발 늦었다.”
“너희는 포위됐다.”
“……여왕님께 목을 바쳐라.”


나타난 녀석들은, 어림 잡아도 열댓마리 정도.
땅에 꽈-앙! 토템을 박으며 외친다.

“옥클레이 어페이!”

&&&&&&&&&&&&&&&&&&&&&
&&&&&&&& 클락 업 &&&&&&&&
&&&& 15초간 시간 감각이 &&&&&
&&&&&&& 느려집니다 &&&&&&&
&&&&&&&&& 0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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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야 해볼만 하…
그때였다.

열댓마리의 개미들의 머리에 떠있는 숫자들중, 유독 눈에 들어오는 숫자.
[10928호]

"……!"


오, 이게 웬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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