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화 〉13.5 블루팀 턴 End 레드팀 턴 start [탁란룡을 얻다]
입술이 파르르, 떨린다.
눈을 질끈 감고, 손바닥으로눈두덩이를 비빈다.
"시이발..."
어느새 그녀의 날개 힘줄을 끊은 녀석은 새끼 와이번들을 인질로 잡은 상태다.
그가 혀를 날름거리고, 대놓고 비꼬며 말을 잇는다.
"자-왔어요! 왔어! 따끈따끈한 초이스의 시간이 왔어! 우리 마마보이는 누굴 선택할까? 마미일까, 아니면 이 어여쁜 동생들일까?"
"키, 키잉...혀, 형! 살려줘요! 이거 놔요! 놓으라고!"
심장이 미친듯이 요동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호흡이 가빠져온다.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
뭐, 뭔가 이상한데?
선택의 순간이라고? 미셸이랑 같이 뛰어가면 충분히 어머니하고 아이들을 동시에 구할 수 있잖...
그때였다.
화살이 휘식 날아가 퍼-억! 와이번의 몸통에 꽂힌다.
"......!"
휙, 고개를 돌리니 나머지 한 명의 드래곤 슬레이어가 한쪽 입꼬리를 올린 채 화살을 활시위에 메기고 있다.
그가 활시위를 당겨 이번에는 그의 형제를 조준하며 말한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그만큼실력이 좋던지 대가가 따르던 하겠지?"
입술과 주먹이 파르르, 떨린다.
활잡이를 하루, 이틀 보는게 아니었기 때문에 그의 실력이 얼마나 출중한지는 잘 알고 있다.
이에 미셸이 손을 파르르, 떨며 활시위에 화살을 메기며 작은 목소리로 묻는다.
"야, 야.누구 쏠까?"
"......어차피 맞히지도 못 하잖아. 알아서 해."
콧잔등이 시큰해진다.
눈물이 핑, 돈다.
직감적으로 느껴진다.
이별의 시간이, 순간이 다가왔다는 걸.
미셸이 새끼 와이번들을 인질 잡고 있는 녀석에게 활을 겨누자, 놈들은 낄낄거리며 말한다.
"너, 나 맞추려고?"
"이거 어쩌나? 전혀 위협적이지가 않은데?"
실력도 안 좋은 새끼가 멍청하기까지 하면 어쩌자는 거야!
"야, 너 그러다가 내 동생 맞추면 어쩌려고 그래!"
"......"
"차라리 저 새끼를 쏘..."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미셸은 당겼던 활시위에서 손을 놓았고, 화살은 쏘아올려졌다.
휘시-이이익!
못 보겠어!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휙 돌린다.
"야, 야! 그래도 활잡이야!깝죽거리지..."
"같은 활잡이가 그렇게 촉이 안...허억!"
퍼-억!
"......?!"
심장이 두방망이질 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호흡이 가빠져온다.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
등줄기에 식은땀이흐른다.
제, 제길! 뭐가 어떻게 된거야?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천천히, 천천히 고개를 돌려보니...
어느새 그의 모친 위에서 그의 동생을 인질잡고 있던 녀석의 한쪽 눈에는 화살이 박혀있다.
"......! 뭐, 뭐야!"
"거봐! 이번에는 뭔가 될 거 같았다니..."
그때였다.
화살이 휘식, 날아가 홀로 남은 새끼 와이번의 몸에 퍽! 꽂힌다.
"......! 아, 안 돼!"
그의 모친이 미친듯 고개를 도리질한다.
앞발을 휘휘 내젓는다.
제발, 제발 도망가라는 듯.
이를 까득, 악문다.
활잡이는 자기도 이제 인정사정 없다는 듯, 화살을 또 활시위에 메기고 있다.
그녀의 슬픈 눈망울은, 몸짓은 분명 말하고 있었다.
자기는 틀렸으니 당장, 빨리 세 아이를 데리고 피신하라고.
입술을 질끈, 깨문다.
눈을 질끈, 감는다.
머리칼을 부여잡는다.
입술이 파르르, 떨린다.
어머니. 왜 이리도 잔혹하십니까. 가혹하십니까.
저는 고아였던 저를 거둬준 어머니를 버리고 도망칠 만큼 모질지 못하단 말입니다.
"......"
30여년간 그를 길러준 와이번의 목숨과, 세 마리의 새끼 와이번의 목숨을 천칭질 해본다.
날개 힘줄이 끊어진 이상, 그녀는 살아난다 해도 비참하고 비루한 삶을 연명해야 할 확률이 매우 높다. 그러느니 차라리 여기서 깔끔하게 죽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30년을 그녀 밑에서 자란존으로써는, 은혜를 입은 그로써는 어떻게든 그녀를 살리고 싶을 뿐이다.
저 아이들이 원망스럽다. 저 아이들이 부럽기만 하다.
"하..."
쓴웃음이 흘러나온다.
지금 저 꼬꼬마들을 상대로 질투하는 건가. 정녕, 제정신인가.
아직 남은 삶이 너무나 창창한 녀석들.
아니, 창창하다는 표현이 뭔가.
주사위로 비유하면 그들은 던져지지조차 않은, 수가 몇개인지 조차 모르는 주사위들이다.
무엇이 최선인가요, 어머니.
무엇이 정답인가요, 어머니.
"......"
놈의 말 마따나 두 마리 토끼를 잡기엔, 나의 실력이 부족한 건가.
누군가를 살리려면 누군가의 목숨이 대가로 따라야 하는 건가.
뭔가가 얹힌듯, 명치가 욱씬거린다.
머리칼을 부여잡은 채 가슴을 치고,발을 구른다.
"이 시이발! 진짜!"
저 자식만 죽이면 되잖아. 저 자식만 죽이면 되는 거잖아.
그럼 모두 살 수 있는데, 살 수 있는 건데...
하지만, 언제까지고 이렇게 우물쭈물거리고만 있을 수는 없다.
이제 결정을 내려야한다.
그가 미셸에게 말한다.
"야, 내가 저 활잡이 맡을 테니까...네가 동생들 좀 맡아줘라."
"아, 알았어."
진짜 이별의 순간.
30여년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간다.
이제 그녀와의 모든 순간, 순간은 여기서 잠들 것이다.
콧잔등이 아려온다.
입술이 파르르, 떨린다.
"그르릉...그르륽..."
어머니의 미세한 숨소리가, 힘겨운 숨소리가 가슴을 후벼판다.
입술을 질끈, 깨문다.
이제, 진짜 가야한다.
손바닥으로 눈두덩이를 문지른다.
헛기침을 한 후, 간신히입술을 뗀다.
"......흠, 흠...어, 어머니. 저 가볼게요."
그녀가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때였다.
"뭐, 뭐야 이거?"
"나쁜 인간들이다, 입니다."
"......!"
뒤를 돌아보니, 어떻게 알고 온 건지 신입들이 서있다.
심장이 두방망이질 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호흡이 가빠져온다.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설마 벌써 미션을 끝내고 온 건가?
미셸이 힐끗, 힐끗 그의 눈치를 보더니 이내입을 연다.
"조,존! 사실은...내가 불렀어."
"뭐라고? 너 쟤네들한테 전음 보냈어?"
"그럼 어떻게 해?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보냈지."
"하아...잘했어. 너희, 우쿠케이 드래곤은다 죽이고 온 거냐?"
"그럼요."
"예. 죽이고 왔습니다."
아까 그 날개 힘줄을 끊던 신입의 곁에는 웬 슬라임과 단검 하나가 둥둥 떠다니고 있다.
그는 눈치를 보다가 이내 활잡이를 향해 말한다.
"테드, 빈이! 저 남자를 공격해!"
그러자 슬라임과 하늘에 떠다니는 단검이그를 공격하고, 순식간에 전세는 역전된다.
괜스레 원망스러운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저 아이들이 조금만 빨리 왔더라면 결과는 달라졌을 텐데.
#7
어느새 테드와 빈이가 탁란룡 측 드래곤 슬레이어를 쓰러뜨린 상황.
부용이 눈앞의 상태창을 응시한다.
&&&&&&&&&&&&&&&&&&&&&&&&&&
&&& 空계 교차로 地길 도칸 3인 미션에 &&&
&&&&&&&& 성공하여 보상으로 &&&&&&&
&&&&&&&& 복주머니 3개 지급 &&&&&&&
&&&&&&&&&&&&&&&&&&&&&&&&&&
하마터면 와이번 못 지켜서 미션 말아먹고, 해츨링도 못 얻을 뻔했네.
품안에서는 탁란룡의 해츨링이 연신 키잉, 키잉 울고 있다.
&&&&&&&&&&&&&&&&&&&&&&&&&&
&&&&&&&&&HP:530/530 &&&&&&&&
&&&& [우쿠케이 드래곤](空)등급:D &&&&
&&&&&&&&& 공격력:120 &&&&&&&&&&
&&&&&&&&& 방어력:11% &&&&&&&&&
&&&&&&&&& 속성:변환 가능 &&&&&&&&
&&&&&&&&& 상태-해츨링 &&&&&&&&&
&&&&&&&&&&&&&&&&&&&&&&&&&&
그리고 [地계 반지]가 웅웅웅 진동을 울리며
&&&&&&&&&&&&&&&&&&&&&&&&&&
&&&&& 地계 반지[요괴지배자] Lv.1 &&&&&
&&& [우쿠케이 드래곤(空)] 봉인가능! &&&&
&&&&&&&&&&&&&&&&&&&&&&&&&&
라는 두 개의 상태창이 뜬다.
심장이 미친듯 요동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호흡이 거칠어진다.
광대가 승천한다.
"키잉, 키잉..."
볼을 아이에게 비빈다.
이 예쁜 것! 이름은 뭘로 지어주지?
용용이?
"입 찢어지겠다, 입니다."
"찢어질만 하죠, 이렇게 귀여운데."
이제는...[地계 반지]도 레벨업을 해야하는군.
그래야더 세를 키울 수 있을 테니.
그때였다.
허상결계과 -찌지, 직- 깨지고 굉음이 울리며 땅이 흔들린다.
콰-과과광!
다름 아닌, '그 새끼'가 윷을 던진 것이다.
"으, 으윽!"
"크읏!"
보아하니, 네 개 모두뒤집어져 있다. 즉, 윷이다.
운도 좋네.
또 한번 녀석이 던지니,이번에는 두 개 뒤집어진 상태.
개.
잠깐, 이렇게 되면...?
"위습, 지도."
&&&&&&&&&&&&&&&&&&&&&&&&&&
&&&&&&&&&&&& 火 &&&&&&&&&&&&
&&&&&&&&&& O------—O &&&&&&&&&&
&&&&&&&& O-----—O----—O &&&&&&&&
&&&&& O-------------------------—O &&&&&&
&& O---------—-—--—O---------—-—O &&&&&
& 風----O----O-—--空(B)—-—O—---O--水 &&&
&& O----------—---—Xxx-------——-O &&&&&
&&&&& O------------------------—O &&&&&&
&&&&&&& O--------yyy—-----O &&&&&&&
&&&&&&&&&& O------—O &&&&&&&&&
&&&&&&&&&&&& 地 &&&&&&&&&&&&
&&&&&&&&&&&&&&&&&&&&&&&&&&
"......!"
심장이 두방망이질 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호흡이 가빠져온다.
뺨이 상기된다.
이삭, 그 양반도 空계 범위에 들어왔으니 그 양반의 능력도 미러링으로 복제할 수가 있단 말이지?
입술을 쓰읍, 핥는다.
토템을 꽈-앙! 박는다.
그 인간 능력이 아마 클락 업, 그러니까 시간이 느려지는 거였단 말야.
이제 놈들이 미션을 시작하길 기다렸다가, 이삭이 능력을 쓸 때 주문만 외우면 된다.
***
#1
혜정의 심장이 두방망이질 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미간을 찌푸린다.
주위를 둘러본다.
새까맣다.
어둡고, 습하다.
미션 상태창을응시한다.
&&&&&&&&&&&&&&&&&&&&&&&&&&
&&&& 空계 교차로 地길 개칸 3인 미션 &&&&
&& 개미굴에서 숨겨진 브라마석을 채광하여 &
&&&&& 여왕개미에게 인정받으시오 &&&&&
&& 난이도:[어려움] 보상:[복주머니 4개] &&
&&&&&&&&&&&&&&&&&&&&&&&&&&
미간을 찌푸린다.
깊은 한숨을 내쉰다.
"하아...지랄 염병을 떠세요. 진짜."
아니, 시발.
난 여왕개미에게 인정받고 싶은 생각 1도 없는데.
앞에서는 개미들이 영차영차 다니고 있다.
험난한 여정이 예상되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