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화 〉13.블루팀 턴[탁란룡은 죽이고 와이번은 지켜라]
어느새 존은 활시위에 화살을 메긴 상황.
그가 놈들에게 활시위를 당기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네놈들이, 네놈들이...!"
붉게 충혈된 눈.
까득, 악문 입술.
거칠게 몰아쉬고 있는 호흡.
간신히, 간신히 분노를 절제 중인 모습이다.
이러한 존의 모습에 부용은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존과 놈들을 번갈아가며 쳐다본다.
안 돼. 이러면 저들의 수에 말려드는 거야.
존과 미셸을 공격할 수 있었음에도'굳이'빌에게 화살을 날렸다는 건 도발하려고 그랬다는 것밖에는 해석이 안 돼.
지금 이 상황에서 저 존이라는 양반을 설득할 수 있는 건...
미셸, 저사람뿐.
일단 설득을 하려면, 믿음을 줘야겠지.
부용이 놈들을 응시한 채 나지막이 중얼거린다.
"얼케이, 빈이. 테드."
그러자 낡은 단검이 웅웅 울리더니 허공에 부유하며 단검 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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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이] ‘낡은 단검’(으)로 소환성공! &&&
&&&&&&&&& 봉인까지 00: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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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P:- &&&&&&&&&&
&&&&&&&&&& 닉네임:빈이 &&&&&&&&&
&&&& 아이템 빙의 요괴(識) 등급:D급 &&&&
&&&&&&& [낡은 단검]에 빙의 중 &&&&&&
&&&&&&& 업그레이드 경험치: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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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두 개의 상태창이 뜨고, 슬라임 한 마리가 소환되며 녀석의 머리 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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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P:300/300 &&&&&&&&
&&&&&&&&& 닉네임:테드 &&&&&&&&&
&&&&& 심해슬라임(水) 등급:D급 &&&&&
&&&&&&&&& 속성:없음 &&&&&&&&&&&
&&&&&&&&& 공격력:45 &&&&&&&&&&&
&&&&&&&&& 방어력:8% &&&&&&&&&&
&&&&&& 업그레이드 경험치:8% &&&&&&
&&&&&&&& 봉인까지 00: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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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상태창이 뜬다.
그가 미셸에게 다가가 말한다.
"저…선배님."
"……"
당연하다면 당연하다고 해야할까. 미셸이라고 표정이 좋을 리 만무하다.
그가 인상을 구긴 채 고개를 돌리는데, 테드와 빈이를 발견하고는 두 눈이 휘둥그래진다.
미셸이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묻는다.
"왜…응? 이, 이게 무슨…?"
"있다가 모두말씀드릴 테니, 뒤는 일단 우리에게 맡기시고 어서 가십시오. 저 녀석들이 노리는게 두 분이 분노하여 자신들에게 덤비는 거라는 걸 왜 모르십니까?"
"......"
그가 한동안 탐탁잖은 표정으로 부용과 탁란룡 측 드래곤 슬레이어들을 번갈아가며 쳐다보더니 이내 존에게로 걸음을 옮긴다.
저벅, 저벅, 저벅…
"야, 존. 뒤는 신입들한테 맞기고 우리는 빨리 가…"
"......빌은?"
"......어쩔 수 없잖아. 그렇다고 우리가 데리고 갈 수도 없고."
존이 고개를 돌려 1분1초가 다르게 식어가며 이승에서 멀어져 저승으로 가고 있는 친구의 사체를 쳐다본다.
그가 머리칼을 꽈-악, 움켜쥔다.
입술이 파르르, 떨린다.
붉게 충혈된 두 눈에서 슬픈 구슬이 뚝, 뚝 떨어진다.
"시이발…"
그가 한동안 부용 일행을 쳐다본다.
아마 마음 같아서는 후배들에게 어떻게든 시신을 보존하여 둥지까지 갖고 오라고 하고싶을 테지만 불가능하다는 걸 본인이 너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때까지 든 자리와 난 자리가 한 두개가 아닐 테니 말이다.
부용이 아까 주운, 빌이 가지고 있던 대(對)인간용 수면가루가 들어있는 복주머니를 만지작거린다.
이제 본격적으로 놈들과 싸울 시간이다.
"빈아, 테드! 저 새끼들 공격해!"
그렇게 빈이, 테드가 놈들을 향해 달려들자 여섯 명의 드래곤 슬레이어들 중 한 명의 드래곤 슬레이어가 당연하다는 듯이 빈이와 테드를 맡는다.
"이 새끼들은 뭐야?"
그 사이 나머지 드래곤 슬레이어들은 기분나쁘게 낄낄거리더니'굳이'멀어져가는 존과 미셸을,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존을 더욱 더 도발한다.
"그럼 그렇지. 와이번의 젖통이나 빨고 자란 새끼가 뭐어? 동료의 복수? 지나가는 개가 웃겠네."
"......!"
심장이 두방망이질 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동공이 확장된다.
호흡이 가빠져온다.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저거 패드립이잖아?
휙, 고개를 돌려 존을 쳐다본다.
어느새 존은 그 자리에서멈춘 상태.
그의 주먹이 부르르, 떨린다.
유난히도 그의 그림자가 길어 보인다.
"......"
"아-병신새끼, 진짜 ㅈ도 재미 없..."
일촉즉발의 상황.
옆에서 미셸은 존을 재촉하는 중이다.
"야, 무시하고가자고! 저 새끼 저러는 게 한 두번이냐? 그리고 신입 말 마따나 저런것도 작전인 거 몰라? 저런 말에 흔들려서 늦어지다간 진짜 네 어머님, 위험해질지도 몰라!"
"......"
녀석의 도발에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손을 치켜들고 중지를 치켜드는, 깔끔한 답변만을 남기고 미셸과 함께 침략자 사냥에 나섰다.
부용이 그런 그들을 뒤로 하고, 재빠르게 주문을 외운다.
"오웨어페이 앤도미제레이 이테메이 옵드레이 티온레이."
그러자 나오는 무기는 다름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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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슨 쇠뇌] 등급:C급 &&&&&
&&&&&& 속성:없음 &&&&&&&&&&&&
&&&&&& 공격력:130 &&&&&&&&&&&
&&&&&& 내구도:80/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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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오케이, 좋아.
어느새 맹공과 소유도 토템을 꽂아놓은 상태.
부용이 쇠뇌를 꽉, 쥔 채 중얼거린다.
"오웨어페이 오텍트프레이 옐드샤이, 티온레이."
그러자 방어막이 펼쳐지고, 부용은 가장 먼저 놈들을 향해 대(對)인간용 수면가루를 뿌린다.
"이거나 먹어라!"
"콜-록!"
"이, 이런 제길!"
아까 꽤나 많은 양이 허공으로 흩뿌려진 수면가루는 여섯 명 중 단 두 명만이 재우고, 한 명은 어느새 빈이와 테드로 인해 쓰러진 상태다.
그래셔 결국 3vs.3인 상황.
수면가루를 맡지 않은, 잠들지 않은 드래곤 슬레이어들은 일순 당황하더니 이내 두 명은 방어막을 공격하고, 한 명은 나머지 팀원들을 깨운다.
"야, 일어나! 일어나라고!"
"이 비겁한 자식들!"
콰-앙! 쾅,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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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ning! &&&&&&&&&
&&&&& 방어막이 공격당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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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p -80 &&&&&&
&&&&&&&&&&&& 빗나감! &&&&&&&
&&&&&&&&&&& Hp -160 &&&&&&&
&&&&& 방어막 HP:260/500 &&&&&
&&&&&&&& 방어력: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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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미친듯 요동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호흡이 가빠져온다.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
"지금 이게 뭐하자는 거냐! 드래곤 슬레이어라면, 나와서 싸워라!"
수면 상태인 녀석들과 방어막을 공격 중인 놈들을 번갈아가며 쳐다본다.
방어막을 공격중인 녀석들은 각각 흰색 투구와 도끼를, 검은색 투구와 검을 착용 중이다.
기절이었으면 기절 상태의 녀석들을 먼저 공격하는게 맞았겠으나, 수면 상태는 보통 공격하면 꺠어난다. 그러므로 눈앞의 녀석들을 먼저 처리하는게 맞다.
맹공과 소유가 그에게 묻는다.
"누구 먼저 공격해야 하냐, 입니다."
"아무래도 저기 자고 있는 녀석들을..."
"아뇨, 여기 이 녀석들부터 죽여야 해요."
"어, 어째서...?"
"수면 상태는 공격 당하면 해제되거든요. 그러니까, 이 녀석들부터 죽이자고요."
심장이 두방망이질 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호흡이 가빠져온다.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쇠뇌를 장전한 뒤 흰색 투구를 착용한 녀석에게 겨눈다.
어느새 양손에는 땀이 흥건하다.
그런데 녀석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다름 아닌, 이죽이죽 웃고 있는 것이다.
우, 웃어...?
그때였다.
놈들의 끈질긴 공격에방어막에는 -찌지, 직- 금이 간다.
이것 때문에 웃었나?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맹공은 흰 투구를 쓴 녀석에게 디버프 거품을 날리는 중이다.
"에부페데이 웁블레베이! 에부페데이 웁블레베이!"
퍼-엉! 펑!
찝찝함을 뒤로 하고 검지를 방아쇠에 갖다 댄다. 그리고 장전한 쇠뇌의 방아쇠를 당긴다.
쉬익--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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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p -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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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P:275/400 &&&&&&&&&
&&&& 드래곤 슬레이어(空) 등급:D &&&&
&&&&&&&&& 공격력:95 &&&&&&&&&&
&&&&&&&& 방어력:8(-4)% &&&&&&&&
&&&&&&&&& 속성: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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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소유가 창을 들고서 그를 공격한다.
그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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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묵의 저주 2단계 발동 &&&&
&&&&& 5분간 능력 사용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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쨍-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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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어막의 HP가 모두 소모되어 &&&&
&&&&&&& 방어막이 철거됩니다 &&&&&&
&&&&&&&&&&&&&&&&&&&&&&&&&&
"……!"
심장이 미친듯 요동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온몸이 경직된다,
호흡이 가빠져온다.
동공이 확장된다.
이를 까득, 악문다.
제, 제길! 이래서 쪼갰던 거구나!
방어막뿐 아니라 부용과 소유가 아이템 랜덤 소환으로 소환한 무기들은 사라진 상태.
놈을 비롯한 검은색 투구를 쓴 녀석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온다.
"5분이다. 5분."
"몇 번을 말하는 거야? 나도 알아들었어!"
그러나 녀석들은 아직 모르는 듯 했다.
테드와 빈이는 그의 능력이 아닌, [地계 반지]로 소환한다는 걸 말이다.
반지를 만지작거린다.
혀로 쓰-읍, 입술을 핥는다.
그래, 기뻐해라. 승리자의 도취감을 만끽해라.
이제부터는 추락만이, 패배만이 남았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