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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화 〉13.블루팀 턴[탁란룡은 죽이고 와이번은 지켜라] (61/87)



〈 61화 〉13.블루팀 턴[탁란룡은 죽이고 와이번은 지켜라]

찰나의 순간.
숨을 흡, 참은  놈에게 달려들어 녀석을 밀쳐 넘어뜨린다.


퍼-억!


그러자 녀석은 복주머니를놓치고, 수면가루는 허공으로 흩뿌려진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놈이 동공을 확장시키며 비명을 지른다.

“아, 안 돼!”
“숨 쉬지 마! 잠든다고!”

심장이 두방망이질 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이를 까득, 악문다.
역시, 이 자식이었어!

소유와 맹공 또한 놀란 눈으로 부용과 빌을 번갈아가며쳐다본다.


"가, 갑자기 뭐냐? 입니다."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냥...?"

하기야, 그럴 것이다. 스파이를 찾는 건 오직 부용 뿐이었으니.


그의 몸에 올라탄 채 팔뚝으로 놈의 몸을 꾸-욱 누른 채 묻는다.

“야, 탁란룡이 여기로 오기로 했어?”
“……”

빌의  눈이 한 곳에 머물지 못하고 연신 방황한다.
그의 불안함을, 공포심을 대변하듯.

그가 눈시울이 붉히고, 연신 한쪽 입꼬리를 이죽거린다.
그리고는 이내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거야."
"뭐?"
"히, 히...우린 다 죽을 거라고!"


어느새 놈의 두 눈에는 억울함의 눈물이 흐르고, 앙다문 입술은 파르르 떨리고 있다.
하기야,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죽기 싫어 스파이 노릇을 하는 중인데, 어떤 이의 표정에서 눈물 대신눈웃음이 나오겠는가.

그때였다. 웬 손이 부용의 멱살을 휘-익! 낚아챈다.
“……!”

손의 주인은 다름아닌, 녹색 투구를  존이다.
그는 눈에서 레이저가 나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부용을 노려보며 추궁한다.


“야, 신입. 너 지금 이게 뭐하자는 짓거리야? 뭔가 수상하면 말로 해야할 아냐!”
"......"


말투나, 그의 표정으로 보나 그 또한 알고 있는 눈치다. 빌이 뭔가가 미심쩍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원칙주의자인그의 성격상 어떠한 이유를 댄다 한들, 일단 후배인 로터스가 선배인 빌을 공격한다는 것 자체가 탐탁치 않았을 터.


일그러질대로 일그러진 그의 표정을  부용은 일순 갈등한다.

믿든지, 안 믿든지 빌이 우쿠케이 드래곤 측 스파이라고 얘기해버려? 아니면...
그냥 일단 좋게좋게 넘어가고 있다가 진정됐을  얘기할까?

힐끗 빌의 표정을, 안색을 확인한다.

파르르 떨리는, 공포로 갈라진 입술.
어느새덜덜덜 떨고 있는 온몸.
뭐라고 중얼거리고 있는지 모를 혼잣말.


옆에서는 미셸이 기겁하며 그에게 연신 괜찮냐고 물어보고 있다.


"비, 빌! 괜찮아? 괜찮냐고!"
"히, 히히...히히히...죽을...거야. 죽을 거라고..."

부용은 그를 보며 속으로 혀를 찬다.

완전 맛이 갔구만.
하기야, 그럴 만도 하지. 언제 어느때 머리에 씌인 투구가 자신의 머리를 조여올 지 모르는데...

저런 상태인 사람한테'저 사람이 스파이예요!'라고 하면 역효과만 날 터.
그리고 무엇보다 저런 상태면 알아서 나가리 되겠는데, 뭘.


일단 부용은 눈치를 보다가 입을 연다.


"죄,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면 다야! 아까 빌이 얘기해줄 때 뭘로 들은거야? 드래곤 슬레이어들 사이에선 상하관계가 확실하다니-"


사태가 악화되는 눈치이자, 빌이 모든  체념한 듯 자리에서 일어난다.


뻣뻣하게 내밀은 목과 파르르 떨리는, 갈라진 입술, 그리고 충혈된 채 초점을 잃고 방황하는 동공은 그의 지금 상태가 얼마나 불안한지를 말해주고 있다.

그는 연신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이내 어렵사리 입을 연다.

"......존, 미셸. 미안하다."
"야, 빌. 괘, 괜찮은..."
"이 정도로는 죽고 싶어도  죽어."

존이 인상을 구기며 바닥에 굴러다니는 복주머니를 고갯짓으로 가리키며 묻는다.

"뭐야, 뭐냐고?"
"......"

빌이 면목이 없다는 듯, 대답 대신 고개를 푹, 숙인 채 뒷머리를 긁적인다.

이에 뭔가 이상함을 짐작한 존이 이를 까득, 악문 채 그의 멱살을 잡고는 이를 드러내며 따지듯 묻는다.


"귀 먹었냐? 새꺄? 뭐냐고?"
"......미, 미...미안해. 사, 살고 싶었어…살고 싶었다고…”


존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똑바로 알아듣게 말  해? 살고 싶었다니? 그건 또 무..."


#4


그의 심장이 미친듯 요동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호흡이 가빠져온다.
마른 침을 꿀-꺽,삼킨다.


바닥에 굴러다니는 복주머니와 새로 들어온 신입, 로터스를 번갈아가며 쳐다본다.

설마...복주머니가 두 개인 것 만으로 내가 스파이라는 걸 유추한건가? 아니면 가루를 뿌리는 제스처가 너무 어색했나?
아냐. 그럴 리는 없어. 그렇다고 치기엔 너무 확신에 차있었는데...


그럼 대체 어떻게?
아까 자신의 탁란룡 해츨링을 나만 적극적으로 옹호해줬을 때부터인가?


신입의 품안에 있는 해츨링은 특유의 울음 소리를 내며 꼼지락거리고 있다.
"키잉, 키잉..."

뭐, 옹호해주길 잘 한 같네.


존이 머리를 쓸어넘기며 그를 추궁한다.


"야, 어떻게  거냐고."
"......"

그때였다.

-달링. 녀석들은 재웠지?

"......!"

동공이 확장된다.
머리카락이 쭈뼛 선다.


온몸이 경직된다.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른다.


동공을 굴려 주위를 둘러봤으나, 녀석은 그 어디에도 없다.

틀림 없어. 녀석은 나를애인, 남편, 그런 게 아니라...
장난감으로 가지고 노는 거야!


-으, 으응.
-곧 거기로 우리 귀염둥이들이  거야.


귀염...둥이라고? 놈들의 드래곤 슬레이어들?

-여보야 쪽 드래곤 슬레이어들?

-그래. 반은 달링이랑 같이 싸울 거고, 반은 와이번 녀석들 죽이러 가기로 했어. 그러니까 준비하고 있어.


-......


그가 입술을 질끈, 깨문 채 힐끗 눈앞의 존과 미셸을 쳐다본다.


눈물이 아른거린다.
입술이 파르르, 떨리고 목이 메어온다.

아른 거리는 눈물 너머로 두 명의 오랜 벗이, 동료가 보인다.


미셸은 그를 걱정스런 눈으로 쳐다보고 있고, 존은 눈쌀을 찌푸린채 그를 노려보고 있다.


이를 까득, 악문 채 투구를 만지작거린다.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되,비겁하게라도 나는 사느냐.
이제라도 참회하고 모두를 살리고 나는 장렬하게 전사하느냐.


"......"


주먹을 꽈-악, 쥔다.
뺨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린다.

장난감 인생의 끝은 고물상인 거, 모르는  아니잖아.
어차피 죽을 목숨인데, 물귀신 마냥 동료들까지 끌어들일 필요는 없지.


어렵사리  어절, 한 어절을 게워낸다.


“존, 미셸. 면목이 없다. 속여서 미안하다. 지금밖에 얘기할 시간이 없을 거 같으니, 간단히얘기해줄게. 사실…이때까지 나, 탁란룡 측 스파이 노릇하고 있...”


힐끗, 존의 눈치를 본다.

탁란룡에게 죽기 전에, 와이번에게 죽기 전에 존에게 죽지 않을까, 싶다.


"그걸 지금 말이라고 지껄이냐? 씹새야?"
"......"

"존, 진정하고...왜? 왜 그랬는데?"
"사, 살고 싶었어. 그것보다 조금 있으면 이쪽으로 탁란룡  드래곤 슬레이어들이 올 거야. 그러니까..."

이에 존이 비꼬듯 말한다.


"이제는 이중 스파이냐? 철새도 아니고?"
"야, 존!"

존이야 저럴 줄 알았으니 상처 받을 것도 없다.


그가 자신을 스파이라고 잡은 로터스에게 와이번에게 받은 진짜 수면 가루를 건넨다. 그는 어느새 빌이 탁란룡에게 받은 드래곤 슬레이어 전용 수면가루를 챙긴 상태.

"아까 와이번에게 받은, 진짜 수면가루다. 근데 그건 왜 챙기냐?"
"혹시 필요할 지 모르잖습니까."

그떄였다.


-자기야, 뭐하는 짓이야?
"......!"


-저, 그...그게!

심장이미친듯 요동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온몸이 경직된다.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른다.


머리를 부여잡은 채 도리질을 치며 주춤, 주춤 뒷걸음질 친다.
“아, 아…안 돼!”

투구가 머리를 서서히, 서서히 조여온다.
꾸-우우우우우우우우욱...!

호흡이 가빠져온다.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

마른 침을 꿀-꺽, 삼키며 동공을 굴려본다.

녀, 녀석이 어디서 지켜보는 거야? 어, 어디서...!
제, 제기랄!


아, 안 돼!

-벌써 사랑이 식은 거야?


죽더라도 드래곤 슬레이어들이 두 팀으로 나뉘어서 온다는 사실은...얘기하고 죽어야 해!


꾸-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욱!

양손으로 투구를 감싸맨 채 연신 헛구역질을 해댄다.
"우, 우웁...!"


-그, 그만  해!그날 일은...
-인간들은 원래 그렇게 책임감이 없어? 응?


관자놀이가 욱씬거린다.
두 눈이 빡빡해진다.

이를 까득, 악문 채 버럭 소리를 지른다.
"끄으으읍....놈, 들은!  팀으로! 나뉘어져...끄으윽"

눈앞의 존은 이를 까득, 악문  버럭 소리를 지른다.
"씨발 지금 뭐하자는 거야!"


빌의 두 눈이 동그래지고, 호흡이 가빠진다.
양손으로 머리를 쥐고 미친듯이 소리를 지른다.

"끄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사, 살...우웁, 우우욱! "


털-썩! 무릎을 꿇는다.

눈앞이 어질, 어질거린다.
각혈을 토해낸다.

"쿨-럭!"


의식이 흐릿해진다.

"야-새-떻-게 좀-해-봐"
"빌-정신-려-"
"-배-찮으-세-요오!"

양심의 목소리가, 마음의 목소리가  마디를 끄집어낸다.

"미, 미...안...하..."


흐릿해지는 의식 너머로 보이는 것은, 탁란룡  드래곤 슬레이어들이다.

#5


부용이 눈앞의 상태창과 탁란룡 측 여섯 명의 드래곤 슬레이어들을 번갈아가며 쳐다본다.


&&&&&&&&&&&&&&&&&&&&&&&&&&
&&& 시바신을 따르는 야차(님)이 내린 &&&&
&& 시련에 성공하여 복주머니 세 개 지급! &&
&&&&&&&&&&&&&&&&&&&&&&&&&&


탁란룡 측 슬레이어들은 검과  등등의 무기들로 부용 일행을 겨누고 있는 상황.

힐끗, 곁눈질로 이미 떠난 빌을 쳐다본다.

존은 말없이 흐느끼는 중이고, 미셸은 빌의 시체를 흔들며 격하게 흐느끼는 중이다.

아까 두 팀으로 나뉘어져 온다고 했잖아. 그리고 미션 내용 중 하나가 와이번을 지켜야 한다는 거였고. 그렇다면  팀은 와이번을 죽이러 갈 확률이 높아.
우리 여섯 명, 아니 이제 다섯 명 중  명은 와이번 사냥을 탁란룡  드래곤 슬레이어들을 잡으러 가야한다는 소린데.


일단 빈이하고테드를 소환해야 할 수도 있단 소리.


그가 복주머니를 개봉해본다. 그러자...

&&&&&&&&&&&&&&&&&&&&&&&&
&&&&&& [낡은 단검] 등급:D급&&&&&
&&&&&& 속성:없음&&&&&&&&&&&&
&&&&&& 공격력:90 &&&&&&&&&&&
&&&&&& 내구도:80/100 &&&&&&&&&
&&&&&&&&&&&&&&&&&&&&&&&&&

"나이스."

부용이  명에게 아주 작은 목소리로 제안한다.

"우리 흩어지죠."
"......두 팀으로 나뉘어져서 온다라, 뻔한 양동작전이군. 그러지. 흩어지자.  팀은 우리 둥지로 사냥오는 팀을 맡고, 한 팀은 이 녀석들을 맡으면 되겠네."

"누가 둥지로 갈 건데요?"

이에잠시 침묵이 흐른 뒤, 미셸과 존이 손을 든다.

"내가..."
"내...응?"

둘은 서로 언짢은 얼굴로 쳐다보더니 이내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아무래도 신입끼리 놔두기는 좀 그런데."
"그러게. 빌, 이 새끼는 진짜 마음에 드는게 없어요."


불안해하는 그들에게 로터스가 말한다.


"한 번 믿어보..."


그 순간이었다.


화살이 휘식, 날아와 빌의 등에 퍽! 꽂힌다.


"......!"


심장이두방망이질 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동공이 확장된다.
호흡이 가빠져온다.

고개를 돌려 존과 미셸의 표정을 살피니, 당연하지만...
그들은 당장이라도 놈들과 엉켜붙어 그들의 이빨이라도 뽑아버릴 기세다.

화살을 쏜 드래곤 슬레이어가 검지를 까딱까딱하며 말한다.
"야, 언제까지 조동아리만 놀리고 있을래?"


눈이 빡빡해진다.
이를 까드득, 간다.


토템을 꽈-앙 땅에 박는다.

그래, 그렇게까지 몸이 근질거리시다면...
마땅히 상대해드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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