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7화 〉13.블루팀 턴[탁란룡은 죽이고 와이번은 지켜라]
부용이 [地계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끝없이 하늘로 솟구쳐있는 나무를 쳐다본다.
미간을 찌푸린다.
머리를 쓸어넘기며 자신도 모르게 깊은 한숨을 내쉰다.
“하아…”
벌써부터 심란해진다.
저길 언제 올라가?
부용이 나지막이 중얼거린다.
“위습, 지도.”
그러자 위습이 모습을 변형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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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火 &&&&&&&&&&&&
&&&&&&&&&& O------—O &&&&&&&&&&
&&&&&&&& O-----—O--—yyy &&&&&&&
&&&&& O--------------------------O &&&&&&
&& O---------—-—--—O---------—-—O &&&&
& 風----O----O-—--—空—-—O—---O--水 &&&
&& O----------—---—Xxx--------——-O &&&&&
&&&&& O-------------------------—O &&&&&&
&&&&&&& O---------O—------O &&&&&&&&
&&&&&&&&&& O------—O &&&&&&&&&
&&&&&&&&&&&& 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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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창을 띄운다.
현재 空칸에 부용,맹공, 그리고 소유 세 명의 토템이 점령 중인 상황.
얼마나 점령이 됐으려나.
그가 지도에 손을 갖다대며 중얼거린다.
“위습, 점령게이지 확인.”
그러자 위습이 다시금모습을 변형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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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空계 교차칸 블루팀 점령시도 중 &&&
&&&& 블루팀 점령게이지:87.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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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창을 띄운다.
아, 오케이. 오케이. 미션 깼을 즈음에는 다 점령할 거 같은데…?
그가 소유와 맹공에게 말한다.
“아마 이번 턴 끝나면 아까 박아놨던 토템 수거할 수 있을 거 같네요.”
“……? 그게 무슨 말이냥?”
“점령을 끝낼 수 있다는 거죠.”
“아, 아. 알아들었다냥.”
이번 턴에서 그의 목표는이스터 에그인 드래곤의 알을 겟하여 해츨링으로 부화시키고, 최종적으로는 봉인하는 것이다.
그러려면…올라갈 때 드래곤의 알을 찾아야만 한다.
마른 침을 꿀-꺽, 삼키며 목을 치켜들어 위를 쳐다본다.
올라가는 것만 해도 버겁겠구만, 하아…
주먹을 꽉, 쥔다.
이를 까드득, 간다.
그래도 찾아야 한다. 놈을 죽이기 위해서는.
눈앞의 상태창을 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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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空계 교차로 地길 도칸 3인 미션 &&&&
&& 드래곤 둥지에서 우쿠케이 드래곤들을 &&
&&&&& 죽이고 놈들로부터 와이번을 &&&&
&&& 지키시오 탁란룡(0/4) 와이번(0/2) &&
&& 난이도:[어려움] 보상:[복주머니 3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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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란룡, [우쿠케이].
자신의 알을 다른 드래곤의 둥지에 낳아 다른 드래곤이 기르게끔 하는, 드래곤의 체통이라곤 1도 찾아볼 수 없는 족속들.
어디 그뿐인가.
그 어미에 그 자식이라고, 그들의 새끼는 생존력이 워낙 강해 태어나자 마자 같은 둥지에 있는 드래곤의 알들을 둥지에서 떨어뜨리는, 경쟁자들을 일찍이 제거하는 본능까지 있다.
보통 우쿠케이에게 탁란을 당하는 드래곤은 다름 아닌 모성애가 매우 강한 와이번들인데, 우쿠케이에게 탁란을 당한 와이번들은 친자는 잃고, 애먼 자식을 키우게 되는 셈이다.
탁란룡이 성체가 되기 전까지는 와이번들을 압살하는 파워를 가진 데다가 성체가 되기 전까지는 와이번과 우쿠케이의 알과 새끼들이 분간하기 힘들고, 와이번들의 강한 모성애로 인해 생기는 불상사 중 하나라고 보면 되겠다.
주위를 두리번거리자니 몇몇 동굴들이 보인다.
다름 아닌 탁란룡, 우쿠케이의 둥지들이다.
지금 들어가선 절대 승산이 없기 때문에, 일단 저 위로 올라가 와이번들을 만나야 한다.
옆에 있던 소유가 그에게 묻는다.
“집사, 설마…저길 올라가야 하냥?”
“그…런 거 같네요. 갑시다.”
“너무 높다, 입니다.”
아닌 게 아니라, 아래에서 보면 나무가 무슨 구름을 뚫을 정도로 높이 자라나 있는 걸로 보였다.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주먹을 꽈-악, 쥐고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뱉는다.
소유와맹공이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자, 그는 결국 가장 먼저 올라가기 시작한다.
“……! 지, 집사!”
“……진정되면 따라오세요.”
올라가고, 또 올라간다.
연신 심호흡을 하며 손과 발을 하나, 하나 내딛는다.
천천히, 천천히 손을 내딛고, 발을 내딛는다.
한 번, 또 한 번.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른다.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또 두리번거린다.
어딨냐, 어딨냐고…!
호흡이 가빠져온다.
손에 땀이 흥건해지진다.
이를 까득, 간다.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이 난장맞을…!”
그떄였다. 오른쪽 방향으로 멀리 알 하나가 빛을 반사하며 반짝거린다.
“……!”
심장이 두방망이질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호흡이 거칠어진다.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저거다. 저거야!
조심, 조심 오른쪽을 향해 발을 내딛는다.
조심히, 조심히…
한 발 자국, 또 한 발자…
그때였다.
발이 미끄러진다.
“……!”
시, 시발!
눈을 질끈, 감음과 동시에 생존의 본능이 나무를 붙든다.
온몸에 소름이 쫙, 돋는다.
쿵, 쾅. 쿵, 쾅. 쿵, 쾅. 쿵, 쾅…
심장이 귓전에 대고 연신 경적을 울려댄다.
손이 파르르, 떨린다.
이를 까득, 악문다.
“허억…헉…”
하마터면 요단강 건널 뻔했어.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아주 살짝, 실눈을 떠서 아래를 쳐다본다.
소유와 맹공이 열심히 그의 뒤를 따라오고 있는 중이다.
익숙한 목소리가 머리를 울린다.
-지, 집사! 괜찮냥?
-아, 다…다행이도요.
-왜 거기로 가냥?
-아, 그게…
잠시 갈등하다가 상황이 상황인지라 그냥 솔직하게 말한다.
-드래곤 알이 하나 있어서 구해주려고요.
-아, 그러냥.
어느새 온몸은 식은 땀으로 범벅이다.
조금만 더 가면 돼. 조금만 더…
오른손을 내딛고, 오른발을 내딛고, 왼손, 왼발을 내딛고…
다시 오른손을 내딛고, 오른발을 내딛고, 왼손, 왼발을 내딛고…
얼마나 아슬아슬하게 바나나를 발견한 원숭이마냥 나무를 탔을까. 드디어 그가 드래곤의 알을 손에 얻는다.
“……!”
심장이 기분좋게 요동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뺨이 상기된다.
광대뼈가 치솟는다.
혀로 입술을 쓰읍, 핥는다.
드디어…!
일정 시간동안 알을 무사히 보관하고 있으면 해츨링이부화한다.
물론 해츨링이 부화하고 나서부터가 진짜 문제지만.
그렇게 얼마나 더 올라갔을까. 와이번의 둥지에 도착했다.
그가 소유의 손을 붙잡아 끌어올려 준다.
그녀의 뺨이 살짝 불그스름해진다.
“고, 고맙다냥.”
“당연한건데요 뭘.”
그 사이, 맹공이 끙끙거리며 올라온다.
“진짜 차별, 너무한다 입니다.”
“혼자 올라올 수 있으면 올라오는 게 좋은 거지, 뭘 그래요.”
그렇게 셋이 둥지에 올라오자마자 그들을 맞이하는 장면은 다름 아닌…
탁란룡의 새끼가와이번들의 알들을 떨어뜨리는 장면이다.
“……!”
“저, 저 용…뭐하는 거예요? 저게 설마…?”
“……네. 탁란이예요.”
이를 까득, 악문다.
주먹을 꽈-악, 쥔다.
아무리 본능이라지만…역겨운 건 어쩔 수 없다.
어미,아비 와이번은 당최 어딜 갔는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이미 몇 개의 알은 꺠진 상황.
둥지에 남은 알의 갯수는 세 개.
부용이 소유와 맹공에게 말한다.
“뭐해요? 보고만 있을 거예요?”
“아, 아니다 입니다.”
“당연히 아니죠. 앤도미제레이 이테메이 옵드레이.”
그도 무기를 소환한다.
“오웨어페이 앤도미제레이 이테메이 옵드레이 티온레이.”
그러자 나오는 무기는 다름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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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낡은 투창] 등급:D급 &&&&&
&&&&&& 속성:없음 &&&&&&&&&&&&
&&&&&& 공격력:50 &&&&&&&&&&&&
&&&&&& 내구도:80/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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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무기다.
나쁘지 않아.
아무리 새끼 드래곤이라고 해도 드래곤은 드래곤. 화력을 한 번에 쏟아부어야 한다.
고개를 돌려 소유에게 들린 무기를 보니 그녀의 무기는 검인 상황.
그가 재차 두 명에게 묻는다.
“준비 됐죠?”
“됐다냥.”
“됐다, 입니다.”
“얼세이, 빈이. 테드.”
그러자 투창이 진동을 하고, 투창 위에서 두 개의 상태창이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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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이] ‘낡은 투창’(으)로 소환성공! &&&
&&&&&&&&& 봉인까지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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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P:- &&&&&&&&
&&&&&&&& 닉네임:빈이 &&&&&&&
&& 아이템 빙의 요괴(識) 등급:D급 &&
&&&&& [낡은 투창]에 빙의 중 &&&&
&&&&& 업그레이드 경험치: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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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P:300/300 &&&&&&&&&
&&&&&&&& 닉네임:테드 &&&&&&&&&
&&&& 심해슬라임(水) 등급:D급 &&&&&
&&&&&&&& 속성:없음 &&&&&&&&&&
&&&&&&&& 공격력:45 &&&&&&&&&&
&&&&&&&& 방어력:8% &&&&&&&&&&
&&&&& 업그레이드 경험치:8% &&&&&&
&&&&&&& 봉인까지 00: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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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이, 테드. 저 우쿠케이 드래곤을 공격해.”
그러자 그의 말이 신호탄이라도 되듯, 맹공과 소유도 우쿠케이 드래곤에게 달려든다.
그렇게 총 네명이 새끼 우쿠케이 드래곤에게 달려들 때였다.
일순 굉음이 울리며 땅이 흔들린다.
“……?!”
“……!”
“누구냐, 나의 둥지에 침입한 자가!”
심장이 두방망이질 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동공이 확장된다.
호흡이 가빠져온다.
와, 와이번이잖아!
온몸이 경직된다.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른다.
녀석이 일순 날갯짓을 멈추더니, 한동안 빤히 깨진 알들을 쳐다본다.
그리고는 양쪽 동공에는 실핏줄을 드러내고, 목에는 핏대를 세운 채 양팔을 휘두르며 미친듯이 브레스를 내뿜는다.
“인간들 따위가 감히, 감히…!”
이를 까득, 악문다.
아마 우리를 우쿠케이 측 드래곤 슬레이어로 오해하는 거 같은데…
제기랄! 그거 아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