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화 〉11.블루팀 턴[눈 뜬 소경은 앉은뱅이의 복수를 위해 살아간다]
심장이 미친듯 요동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호흡이 가빠진다.
온몸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는다.
일순 관자놀이가 욱씬거리며 눈앞이 어질어질 거리고, 머릿속에서는 수십 명의 불협화음이 계속 맴돈다.
‘여기기서뭐 하뭐는하거는 거야야 장당장 가나가!’
인상을 찌푸리고 이를 까득, 갈며 간신히 중심을 잡는다.
안 돼, 도망쳐야 해, 멈추면 죽는다!
달리고, 또 달린다.
공포가 이성을마비시킨다.
공포가 통증을 마비시킨다.
뛰면서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두 사람은 잘 오고 있나?
다행이도 그들은 잘 따라오고 있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할까,뒤에서는 좀비도, 장님 남성도 그들을 쫓아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얼마나 뛴 걸까.
무릎을 짚은 채 숨을 헐떡인다.
눈구녕이며, 콧구녕이며, 입구녕이며…물이 안 새는 곳이 없다.
“헉…헉…다들 괜찮죠?”
“괘, 괜찮다 입니다.”
오금이 저린다.
대체 얼마나 억울하게 죽었으면 얼마나 한이 깊으면 일반인에게까지 이렇게…
소유가 창백한 얼굴로 묻는다.
“바, 방금 그거, 대체 뭐냥?”
“아…음…저도 너무 찰나에 일어난 일이라 모르겠네요.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확실한 건…?”
“아무래도 한 명이 가서 그 남자를 이쪽으로 유인해와야 할 거 같아요. 어디까지나 제 예상이지만, 그 나무가 방금 그 환청의 원인 같거든요.”
“부용의 말이맞는 거 같다, 입니다.”
“……! 그럼 누가 그 남자를유인해 와요?”
“그걸 이제부터 정해야죠.”
일순 정적이 흐른다.
셋 다 서로눈치를 본다.
아직 그 충격이, 공포가, 그들의 한이 서린 울부짖음이 가시지도 않은 상태.
미간을 찌푸린다.
입술을 잘근잘근 씹는다.
머릿속으로 계산을 해본다.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율적일까.
그 남자는 바보가 아니다. 어지간하면 테드와 빈이한테 어그로를 끌릴 가능성이 낮다.
물론 아주 잠깐 그들이 시간을 끌어줄 수는 있겠으나 그건 아주 잠깐.
그는 아까 그의 눈동자가 초점이 뚜렸했음을 떠올린다.
그리고 어쩌면 장님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쉰다.
“후우……”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해야…
그때였다.
소유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입을 연다.
“집사, 꼭 유인해야 하냥.”
“네? 그게 무슨…?”
“암살, 그러니까…기습하면 안 되냥?”
“……? 예? 어떻게요?”
그러자 그녀가 부용의 손에 들려있는 도끼를 가리키며 말한다.
“뭘 어떻게냥. 집사도 가끔 보면 띨띨한 거 같다냥. 그…집사가 소환하는 애들 있잖냥.”
“흐음…”
이맛살을 찌푸린다.
[地계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그라고 그 생각을 해보지 않은 게 아니다.
그러나…장님은 예민할 수밖에 없다.
인간의 가장중요한 정보 기관인 시각을 제외하고 다른 기관으로 정보를 처리해야 하니 말이다.
그렇게 예민한 사람을기습할 수 있을까?
“……”
하지만 지금은 딱히 다른 방법이 없잖아.
막말로 그가 계속 쟈쿰 주변에서 존버타면 우리로써는 답이 없어지니.
이를 까득, 악문다.
주먹을 꽈-악, 쥔다.
그가 고심 끝에 입을 연다.
“맹공씨, 혹시 다른 방법 있으세요?”
“없다, 입니다.”
“그럼 소유씨 말씀대로 진행하죠. 그럼 다시 거기 근처로가야 해요.”
그의 충격 발언에 둘의 얼굴이 사색이 된다.
“왜, 왜요?”
“왜냐, 입니다.”
“걔들 소환시간이 짧아서…최대한 시간을 단축해야 해요. 그리고 곁에서 정황을 지켜보는게 낫지 않겠어요?”
부용의 말에 그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더니 고개를 주억거린다. 일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알겠다,입니다.”
“그럼 빨리 가죠.”
그렇게 그들은 길을 나선다.
다행이도 갈 때는 좀비를 마주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저 멀리 수호목, 아니 쟈쿰이 보인다.
움, 찔!
쿵-쾅! 쿵-쾅! 쿵-쾅! 쿵-쾅…
심장이 귓전에 대고 소리를 지른다.
주춤, 주춤 뒷걸음질 친다.
별로 가까이 간 것도 아님에도,마치 PTSD를 앓고 있는 환자가트리거를 눌린 거 마냥…
온몸이 경직된다.
호흡이 가빠져온다.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
온몸이 저릿저릿하다.
어느새 소유는 그에게 안겨서 울먹이고 있다.
그녀는 비맞은 고양이마냥 덜덜 떨고 있다.
그는 말없이 그녀를 꼭, 안아주고는 연신 심호흡을 한다.
“후욱…훅…훅…”
이에 맹공이 어처구니 없다는 듯 말한다.
“너무한다, 입니다. 나도 무섭다, 입니다.”
“하하…”
아직도 두통이 가시지 않는다.
머릿속에서는 놈들의 목소리가 맴도는 것만 같다.
그렇게 몇 분이 흘렀을까.
어느정도진정이 된 후, 셋은 장님 남성을 찾는다.
“어디 있지…?”
“안 보인다냥.”
“다른 곳으로 간 거 아니냐, 입니다.”
그때였다.
맹공이 손가락으로 수호목의 뒷편을 가리킨다.
“저기 봐라! 입니다!”
“맹공씨, 좀 조용히 좀…!”
그는 바위에 앉아서 지팡이를 붙들고 있다.
저기서 쉬고 있었군.
누가 봐도 그 또한 상태가 썩 좋지 않은 상태.
기회라면,지금이 기회다.
“얼세이 테드, 빈이.”
그러자 그의 손에 들려있던 도끼가 웅, 웅 울리고 도끼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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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이] ‘낡은 도끼’(으)로 소환성공! &&&
&&&&&&&&& 봉인까지 00: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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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P:- &&&&&&&&&&&
&&&&&&&&&& 닉네임:빈이 &&&&&&&&&
&&&& 아이템빙의 요괴(識) 등급:D급 &&&&
&&&&&&& [낡은 도끼]에 빙의 중 &&&&&&
&&&&&&& 업그레이드 경험치: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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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상태창이 뜨고 동시에 테드가 나타나 그의 머리 위에서 상태창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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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P:300/300 &&&&&&&&
&&&&&&&&& 닉네임:테드 &&&&&&&&&
&&&&& 심해슬라임(水) 등급:D급 &&&&&
&&&&&&&&& 속성:없음 &&&&&&&&&&&
&&&&&&&&& 공격력:45 &&&&&&&&&&&
&&&&&&&&& 방어력:8% &&&&&&&&&&
&&&&&& 업그레이드 경험치:8% &&&&&&
&&&&&&&& 봉인까지 00: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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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
아직까지는 눈치 못 챈 거 같은데…
확실한 건 쟈쿰에 그 많은 귀들이 서려있는데 그 인간이 쟈쿰 옆에 있으면…
1분 안에 놈을 죽일 수 없어. 그렇다면…
“테드, 너는 아까 그 장님 남자를 공격하고 빈이, 너는…쟈쿰의 나뭇가지들을 최대한 많이 잘라. 알았지?”
***
#10
심장이 두방망이질 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몸을 무리해서일까. 가슴이 욱씬거린다.
이를 까득, 악물고 왼쪽 가슴을 부여잡는다.
“씨이발…”
거친 숨을 몰아쉬며 지팡이에 몸을 기댄다.
대체 뭘 노리고 온 녀석들일까.
그렇게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이 외딴 섬에 왔어야만 하는 이유가 뭘까.
머릿속에서 성실한 청년귀의 목소리가 웅웅울린다.
-저, 언제쯤…
“아, 알았어요. 알았다구요.”
그렇게 그가 자리에서 일어날 때였다.
등골에 오한이 서린다.
머리가 쭈뼛쭈뼛 선다.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뭐…뭐지?
뒤를 휙, 돌아본다.
그러나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다.
미간을 찌푸린다.
육두문자를 뇌까린다.
그 새끼들 때문에 너무 예민해졌나.
자리에서 일어나 청년 남성에게 말한다.
“갑시다, 갑시다…그런데 그 경찰이 누굽니까?”
-아, 그…박 경사 있잖습니까.
아, 알지. 그 방구라곤 알랑방구밖에 못 뀌는 새끼.
보아하니 그림이 그려지는 구만. 앞장서서 이 양반을 죽였겠는데?
그가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한다.
“아, 아…알아요. 알아. 그 인간 모르면 간첩이지.”
-그렇죠.
그렇게 그가 지팡이를 짚으며 경찰서로 향할 때였다.
그에게 뭔가가 날아오는 게 아닌가.
휘-익!
흠칫!
이게 무슨 소리야?
휙, 고개를 돌리니…
눈에 익숙한 도끼와 더불어 슬라임이 그를 덮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
그리고 슬라임이 통, 튀어올라 그를 공격한다.
이 씨발!
퍽!
퍽!
&&&&&&&&&&&&&&&&&&&&&&&&&&
&&&&&&&&&& hp -56 &&&&&&&&&&&
&&&&&&&&& hp -56 &&&&&&&&&&&&
&&&&&&&& HP:388/500 &&&&&&&&&
&&&&& 쟈쿰 아바타(空) 등급:A &&&&&&
&&&&&&&&& 공격력:100 &&&&&&&&&
&&&&&&&&& 방어력:20% &&&&&&&&&
&&&&&&&&& 속성:암속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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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큭!”
그는 본능적으로 우선 쟈쿰에게로 뛰어간다.
이 근처에 놈들이 매복해 있다!
다행이 얼마 되지 않은 거리에서 앉아있었길 망정이지.
그렇게 쟈쿰에게 도착한 그가 지팡이를 박고 지원 요청을 하려 할 때였다.
오싹.
어, 잠깐…?
지팡이도 안짚고 막 뛰어왔는데?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른다.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주위를 미친듯 두리번거린다.
제, 제길! 봤으려나?
입술을 잘근잘근 씹는다.
아냐, 아냐. 지금은 이걸 신경쓰고 있을 떄가 아냐.
지팡이를 땅에 박고, 눈을 질끈 감는다.
‘여러분, 수호목으로 와주십시오.’
그리고는 수호목에 매달린 얼굴들을 향해 말한다.
“다, 다들 좀 도와…응?”
심장이 두방망이질 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온몸이 경직된다.
호흡이 가빠져온다.
다름 아닌…
날아다니는 도끼가 쟈쿰의 나뭇가지들을 자르고, 몇몇 마을 사람들의 머리가 떨어진 것이다.
-으, 으…머리야.
-이거 어떻게 하나?
이를 까득, 악문다.
욕지기가 흘러나온다.
“이 씹새들!”
너희는 선을 넘었다.
나를 건드리는 건 용서해도, 이들을 건드리는 건 용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