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6화 〉9.블루팀 턴[괴물의 뱃속에서 마도서를 찾아라] (36/87)



〈 36화 〉9.블루팀 턴[괴물의 뱃속에서 마도서를 찾아라]

바닥은 물로 흥건하고 천장에서는 물이 한 방울, 한 방울꾸준히 떨어지는 중이다.
폐쇄된 공간이라 그런지, 물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미세하게 메아리가 울린다.


뚜-우욱… 뚜-우욱… 뚜-우욱…


그 마도서를 찾기 위해서는 더 깊숙이, 즉 놈의’장’까지 가야만 한다.
연신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소유가 묻는다.

“어디로 가야하냥?”
“소유씨도 참. 저도 소유씨랑 똑같은 처진데 그걸  물어봐요?”

“뻥치지 말라냥. 집사는 다 알잖냥.”
“……”

맹공 또한 부용을 빤히 쳐다본다. 자신도 궁금했다는 듯.
일순 분위기가 묘하게 흐른다.


맹공이 부용의 손가락에 있는 반지들을 가리키며 말한다.

“맞다, 입니다.부용, 지난번에 나랑 있을  혼자 반지 얻었다 입니다.”
“……!”

그, 그걸 알고 있었어?
거짓말은 해선  돼. 그렇다면…


“하, 하하…제가 게임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가봐요.”
“……”
“……”

“그, 그러면 제가 막 트롤링했으면 좋겠다, 이거예요?”
“……아니다, 입니다.”
“에휴, 됐다냥. 어쨌든 집사는 어디로 갔으면 좋겠냥?”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입술을 잘근잘근 씹는다.

이거, 조심해야겠는걸.

“……아, 아무래도 어려움 미션이니…조금 깊게 들어가봐야 하지 않을까요?”
“일리 있다, 입니다.”
“그러자냥.”

부용이 힐끗, 힐끗 소유와 맷을 번갈아가며 쳐다본다.

골치아픈데. 둘  나를 서서히 의심하는 눈치인데…
그럼 이 둘한테 어떻게 여기가 괴물의 뱃속이란  말한다?


“하아…”

그가 한참을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걷는데, 한 가지 좋은 생각이 그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아, 맞아. 여기는 녀석의 뱃속이니…
어딘가 한 곳을 찢든, 찌르든 해서 피가 나는  보여주면 믿지않을까?

그때였다.


한동안 안색이 창백한채 주위를 두리번, 두리번거리며 걷던 맹공이 입을 연다.


“부용.”
“……? 왜 그래요?”

“여기 확실히 동굴 맞냐, 입니다.”
“……?!”

뭐, 뭐지? 그냥 물어보는 건가? 아니면 다른 뭔가가 짚이는 게 있어서 저러나?


아냐. 여기서 나는 우물쭈물거릴 게 아니라 맞장구를 쳐야해.

그가 일부러 물컹물컹한 벽을 만지작거리고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한다.
“그러게요. 뭔가 딱딱하지도 않고…”


그리고는 녀석의 위벽을 아주 살짝 찢는다. 그러자 그곳에서는 붉은색 액체가, 피가 흐른다.
이를  맹공과 소유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외친다.


“……! 뭐냥?”
“……?! 뭐, 뭐냐 입니다!”

“저,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근데 여기서 피가 난다는 건 설마…”
“여기가 동굴이 아니…”

그녀는 말을 하다말고 그 자리에 딱 멈춰선다.


응? 왜 저러지?

“왜 그래요, 소유씨?”
“뭔가가 발에 거, 걸려…서…뭐,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녀는 귓청이 찢어져라 소리를 지르며 그의 품에 안긴다.

“……?! 뭐, 뭐냐! 입니다!”
“소유씨, 왜 그래요?”


그녀가 울먹이며 말한다.
“해, 해…해골…해골이다냥…”
“괘, 괜찮아요?”

일순 부용의 품에 안겼던 그녀는 맷의 시선을 의식하는 건지 볼이 빨개져서는 헛기침을 하며 말한다.


“아, 음…미, 미안하다냥.”
“아…놀라면 그러실 수 있죠.”

그러나 맷은 그들은 신경쓰지도 않은 채, 한동안 유골을 빤-히 응시한다.
“……”


점점 깊이 들어갈수록 습한 공기와 역한 냄새가 섞어찌개마냥 섞여서 짜증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셋에게서 웃음기는 묘하게 사라지고, 입꼬리는 축 처진다.


어느새 셋은 말없이 걷기만 한다.

“……”
“……”
“……”


침묵 속에서 거친 숨소리와 발자국소리만이 울려퍼진다.

그런데 가면 갈수록 첨벙,첨벙 소리가 미세하게 커지는 게 아닌가.


그가 마른 침을 꿀-꺽, 삼키며 발아래를 쳐다보니 점점, 점점 물이 차오르고 있다.
다름 아닌, 놈의 소화가 시작됐다는 소리다.

버, 벌써?

그때였다.

&&&&&&&&&&&&&&&&&&&&&&&&&&
&&&&& 시바신을 따르는 야차(님)이 &&&&&
&&&&& 당신에게 시련을 내립니다! &&&&&
&&&& 남아있는 생존자 한 명 구하기 &&&&&
&&&&&&&& 보상:복주머니 2개 &&&&&&&
&&&&&&&&&&&&&&&&&&&&&&&&&&

“……!”

그의 심장이 두방망이질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호흡이 가빠져온다.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입술을 잘근잘근 씹는다.
이 양반이 내리는 시련이라면…내 입장에서는 반드시 깨야한다.

D급 아이템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러면 빈이를 소환해 생존자의 위치를 알아내면 되니까.

#2


그녀의 심장박동이 좀처럼 가라앉을 생각을 않는다.
두근,두근,두근,두근…

스멀스멀 올라오는 냄새가 방금 본 해골로 인해 시취로 느껴진다.
“우, 우웁…”


이맛살을 구기며 코를 움켜쥔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옷소매로 닦는다.
자꾸만 눈길이 바닥에 황망히 널브러져 있는 유골로 향한다.

“……”


여기가 그럼…
괴물의 뱃속이다, 이 소리야 지금?

이를 까득, 악물고 주먹을 꽉-쥔다.
터져나올 것 같은 울음을 간신히, 간신히 참아낸다.

빨리 마도서를 찾아서 나가지 않으면…
나도, 맹공씨도, 그리고 부용 오빠도 저렇게 될  있단 소리 아냐?

발걸음이 무겁다.


너무나 무섭고, 힘들고, 짜증나고…
그냥 포기하고 싶다.


그러나 그녀는곧바로 고개를 세차게 가로젓는다.
안 돼. 나 하나 때문에 팀에 민폐를, 오빠까지 피해를 입게할 수는 없어.

그때였다.

&&&&&&&&&&&&&&&&&&&&&&&&&&
&&&&& 비슈누를 따르는 야차(님)이 &&&&
&&&&& [포기는 아직 일러]라고 하며 &&&&
&&&&&&& 복주머니 선물합니다 &&&&&&
&&&&&&&&&&&&&&&&&&&&&&&&&&

“……!”


그녀가 힘없이 웃으면서 복주머니를 받은 채 복주머니를 개봉한다.
그러자 상태창이 하나 뜨며


&&&&&&&&&&&&&&&&&&&&&&&&
&&&&&& [녹슨 검] 등급:D급 &&&&&&
&&&&&& 속성:없음 &&&&&&&&&&&&
&&&&&& 공격력:120 &&&&&&&&&&&
&&&&&& 내구도:80/100 &&&&&&&&&
&&&&&&&&&&&&&&&&&&&&&&&&&


검 하나가 그녀의 손에 쥐어진다.

뭐, 없는 것보다야 낫겠지.


힐끗, 부용의 눈치를 살핀다.
그는 힘들지도 않은지 송골송골 맺힌 땀을 닦으며 묵묵히 걷고 있다.

그저 마이페이스인 걸까, 아니면 진짜 안 힘든 걸까.


그에 반해 맹공은 어지간히 힘든지 거친 숨을 몰아쉬며 간신히, 간신히 발걸음을 옮기는 중이다.
동병상련이네.

그때였다.


일순 굉음이 일고, 땅이 흔들린다.
콰-과과과과과광!


“……! 도, 도망쳐라 입니다!”
“……!뭐, 뭐야!”

그녀가 중심을 잃는데, 부용이 그녀의 팔을 붙들고 외친다.

“뛰어요! 다들!”
“알겠다, 입니다!”


뒤에서는 쓰나미마냥 물이 밀려온다.
쏴-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녀의 심장이 다시금 미친듯 요동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호흡이 가빠져온다.
온몸에 식은땀이 흐른다.

공포가 이성을 마비시킨다.
부용의 손에 이끌린 채 달리고,  달린다.


콧잔등이 시큰해진다.
눈물이 핑, 돈다.


살아남을 수 있는 걸까.
세 명 모두 여기서 익사하는  아닐까.

물이 점점 가까워진다.

숨이 턱밑까지 차올라도, 달리고 또 달린다.
“헉…헉…허억…”

물이 그녀의 신발을 적신다.
물이 그녀의 양말까지 서서히 잠식한다.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가로젓는다.
아, 안 돼. 안 된다고!

 순간이었다.

“어푸, 푸루구루구루구룱! 사, 살려달라 입니다아아아아아아아-!”
“맹공씨! 맹공씨!”
“……?!”

휙,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니 맹공이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가고 있다.
소유가 발을 동동 구르며 말한다.


“오, 오빠. 어떻게 해요? 맹공씨 어떻게…”

그러자 그가 그녀의 손에 들린 검을 빠-안히 쳐다보며 말한다.

“뭘 어떻게 해요. 구해야죠.”
“네…? 뭐, 뭐라고요?”
“……? 그럼 놓고 가려고 했어요?”


“아, 그…그건 아니지만…”
“소유씨, 그 검 줘봐요.”


“예? 이거, 줄 수도 있는 거예요?”
“소유씨, 게임 안 해봤어요?”
“아…그건 아니지만. 여기요.”

&&&&&&&&&&&&&&&&&&&&&&&&&&
&&&&& [녹슨 검]을 [로터스]에게 &&&&&
&&&&&&& 맡기시겠습니까? &&&&&&&&
&&&&&&&&&& Y/N &&&&&&&&&&&&
&&&&&&&&&&&&&&&&&&&&&&&&&

예스.


그녀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묻는다.


“그럼 거래는 어떻게 하냥?”
“지금은 일단 맹공씨 구하는게 급하니까,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


생각하면 할수록 이상해.
아무리 다른 게임을 많이 했다고 해도 여기는 원리가 다른데 이렇게 다 꿰차고 있다고?

#3


입술을 잘근잘근 씹는다.
머리칼을 쓸어넘기며 이를 까드득, 간다.

진짜 저번부터 가지가지 하네.


물이 차고 있어.
최대한 빨리 그를 찾아야 한다.

“전음모드 온,맹공.”

-맷, 맹공! 들려요? 맹공씨!
-……허억, 헉…우에에에엑!…들린다, 입니다…

-어디예요? 주변을 좀 묘사해봐요!
-……웬 남자가 한 명이 있고, 주변은 온통  음식물 찌꺼기들이다, 입니다.

-……!

분명하다. 생존자가 있는 곳이야.
묘사로 봐선 식도까지 가신 거 같은데…

-맹공씨, 그 남자 상태 어때요?
-지금 동료 걱정이 아니라 생뚱맞은 사람 걱정하냐, 입니다…


지금 식도까지 갔다가 다시 장까지 가기엔 체력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터무니없이 부족해.
우리가 도착할 즈음이면 마도서도 완전히 소화가  상태일 테니.


그렇다면 내 미션을 맷에게 맡겨야한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맹공씨, 하나만 부탁합시다.
-……? 지금 나한테 부탁한다는 소리냐, 입니다.

-예. 저하고 소유씨가 마도서를 찾을 게요.  생존자는 맹공씨가 좀 맡아줘요.
-밑도 끝도 없이 대체 왜  남자한테 집착…쿨럭!…하냐, 입니다.


-그…시련 때문에 그래요.
-아. 진작 말하지 그랬냐, 입니다. 노력해보겠다, 입니다.


이제 나하고 소유씨 마도서를 찾은 후 놈의 배를 가를 때까지 맹공이 생존자를 살려놓기만 하면 그 시련은 자동적으로 성공으로 처리될 터.


그렇게 부용은 소유에게계획을 말한 후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킨다.


“알았죠?”
“아, 알았다냥.”

그들이 한참을 녀석의 장을 향해 갈 떄였다.


불쾌한 걸음걸이 소리가 울려퍼진다.

철…퍽…질…퍽…철-퍽…


“ㅅ…ㅏ…려…줘…”
“사…ㄹ…려줘…”
“우어…어…억…”


괴물의 위액과 음식물, 시체 등등 갖가지 오물을 뒤집어쓴 그야말로…
끔찍한 혼종들이 그들의 앞을 가로막는다.

이럴 줄 알고 소유씨한테 녹슨 검을 받았지.
그가 이를 까득, 악문 채[地계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말한다.

“……소유씨, 제가 신호 주면 뛰어요.”
"……무슨 말이냥?저걸어떻게 따돌리려고…?"
“절 믿어요. 올케이, 빈이.”


&&&&&&&&&&&&&&&&&&&&&&&&&&
&&&&&&&&&&&& HP:- &&&&&&&&&&
&&&&&&&&&& 닉네임:빈이 &&&&&&&&
&&&& 아이템 빙의 요괴(識) 등급:D급 &&&&
&&&&&&& [녹슨 검]에 빙의 중 &&&&&&&
&&&&&&& 업그레이드 경험치:9% &&&&&
&&&&&&&&&&&&&&&&&&&&&&&&&&

&&&&&&&&&&&&&&&&&&&&&&&&&&
&&& [빈이] ‘녹슨 검’(으)로 소환성공! &&&&
&&&&&&&& 봉인까지 00:59 &&&&&&&&&
&&&&&&&&&&&&&&&&&&&&&&&&&&


그러자 녹슨 검이 허공을 부유하고, 소유의 두 눈이 휘둥그래진다.
“대, 대체 이게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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