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화 〉8.레드팀 턴[명예로운 패잔병보단 비겁한 승자가 낫다]
아무리 수십 번 시뮬레이션 돌려봐도, 검술로는 저 남자를 이기는 상황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만의 방식대로 하는 수밖에 없다.
다름 아닌 도그 파이팅, 즉 개싸움.
더럽고, 비겁하고, 야비하지만 그게 나, 이삭이다.
관객들의 환호 소리가 점점 커진다.
콜로세움의 열기는 점점 더 뜨거워진다.
“와-아아아아아아!”
“벨리우스, 뭐하고 앉았냐! 죽여! 죽이라고!”
벨리우스란 작자는 스릉, 검을 꺼낸 채 말한다.
“……검을 꺼내라. 검을 꺼내 아까와 같은 실력을 보이란 말이다.”
“……”
왼손 주먹을 꽈-악, 쥔 채 동공을 돌려 주위를 살핀다.
일단 남자를 상대할 만한 이렇다 할 물건은…
검밖에 없다.
힐끗, 상태창을 응시한다.
&&&&&&&&&&&&&&&&&&&
&&&&&& 클락 업이&&&&&&&
&&&&&& 해제됩니다 &&&&&&
&&&&& 쿨타임(00:19) &&&&
&&&&&&&&&&&&&&&&&&&
“……”
그가 값싼 무릎을 꿇는다.
그리고 검을 내민다.
물론 검에 손은 떼지 않은 채.
그러자 연신 환호성을 내지르던 관객들 사이사이에서 야유가 터져나온다.
“우우우우우! 신인! 넌 검투사의 예의란 것도 모르냐!”
“부끄럽지도 않냐!”
“에이, 병신 새끼!”
남자가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 묻는다.
“……지금 뭐하자는 거지?”
그의 심장이 미친듯 요동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
마른 침을 꼴깍, 삼킨다.
사형장에 섰던 도스토프예스키의 심정이 이랬을까.
기회는 단 한 번 뿐이다.
호흡이 가빠져온다.
뺨이 상기된다.
그가 최대한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죄, 죄…송합니다. 다, 당신의 기에 눌려서…”
“……”
째깍, 째깍, 째깍, 째깍, 째깍…
5초가 남은 시점.
이삭이 머릿속으로 계산한다.
한 번으로는 절대 이 남자를 죽일 수 없다.
그렇다면 첫번째로 노려야할 곳은, 그의 손이다.
어느새 환호성은, 야유로 바뀐 상황.
“우우우우우! 벨리우스, 그 자식 죽여버려!”
“너 때문에 흥이 다 식었잖냐!”
“버러지 새끼!”
그리고 남성이 한동안 이삭을 빤히 노려보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 검을 치켜든다.
“실망이군. 오래간만에 적수를 만났는가, 했는데.”
그리고 그가 검을 내쳐리는 순간이었다.
“옥클레이어페이!”
&&&&&&&&&&&&&&&&&&&&&
&&&&&&&& 클락 업 &&&&&&&&
&&&& 15초간시간 감각이 &&&&&
&&&&&&& 느려집니다 &&&&&&&
&&&&&&&&& 00:14 &&&&&&&&
&&&&&&&&&&&&&&&&&&&&&&
그리고 그가 검을 치켜든 틈을 타 그가 내리치는 검을, 그의 손을 찌른다.
내가 무릎을 꿇은 것은 페이크를 위한 것이었다, 이 병신아!
“크-아-아-아-아-아-악!”
그의 손으로부터 검이 느-릿하게 떨어져 나가고, 피가 뚝-뚝-떨어진다.
그와 동시에 그가 검으로 남자를 베고, 찔러댄다.
퍽!
퍼-억!
푸-욱!
푹!
푹!
&&&&&&&&&&&&&&&&&&&&&&&&&&
&&&&&&&&&&&&&& hp -85 &&&&&&&
&&&&&&&&&&&&& hp -85 &&&&&&&&
&&&&&&&&&&&& Hp -170 &&&&&&&&
&&&&&&&&&&& Hp-170 &&&&&&&&&
&&&&&&&&&& hp -85 &&&&&&&&&&&
&&&&&&&&& HP:00/500 &&&&&&&&&
&&&&&& 1^뷁 뷁뷁(뷁) 뷁급:ㅊ뷁 &&&&&
&&&&&&&&&&& 공뷁뷁:!)( &&&&&&&&&
&&&&&&&&&& 방뷁력:뷁5% &&&&&&&&
&&&&&&&&&& 뷁성:뷁음 &&&&&&&&&&
&&&&&&&&&&&&&&&&&&&&&&&&&&
그리고 곧 이어 상태참 깨짐 현상이 나타나고, 남성이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은 채 뭐라, 뭐라 말한다.
“검-투-사-란-작-자-…”
그리고 쿠-웅 쓰러진다.
선혈이 바닥에 번진다.
동시에 상태창이 나타난다.
&&&&&&&&&&&&&&&&&&&
&&&&&& 클락 업이 &&&&&&&
&&&&&& 해제됩니다 &&&&&&
&&&&& 쿨타임(1:29) &&&&&
&&&&&&&&&&&&&&&&&&&
다행이야, 이 인간을 죽이고 해제 돼서.
여기저기서 야유가 들려온다.
“반칙이다!”
“저 씹새끼!”
“와아아아아! 신입 주제에 깡이 대박인데-?”
그들의 야유를 들으며 이삭이 피식, 웃는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거다.
그리고,또 한 남성이 나타난다.
&&&&&&&&&&&&&&&&&&&&&&&&&
&&&&&&&&& HP:700/700 &&&&&&&&
&&&&&& 8강 검사(水) 등급:B급 &&&&&&
&&&&&&&&&& 공격력:120 &&&&&&&&&
&&&&&&&&&& 방어력:20%&&&&&&&&
&&&&&&&&&& 속성:없음 &&&&&&&&&&
&&&&&&&&&&&&&&&&&&&&&&&&&&
이번에는 단신의 남성이다.
사람들의 환호 소리가 들려온다.
“와아아아아아-! 데미세우스! 벨리우스의 복수를 해!”
“신인의 콧대를 납작하게 만들어!”
“어떻게든 이겨! 데미세우스!”
이 인간의 이름은 또 데미세우스야?
그는 한동안 이삭을 응시한다.
“……”
“……”
그러더니 이내 입을연다.
“검사이기 전에 승자이기를 택했다, 이건가?”
“뭐?”
그가 스릉, 검집에서 검을 꺼내며 말한다.
“명예 없는공허한 승리라…뭐, 그것도 하나의 선택일 수 있지.”
“……”
그가 쓴웃음 지으며 검을 한껏 더 꽉 쥔다.
아마 내가 치사하게 이긴 거 때문에 저런 소리를 하나본데…
명예, 그런 게 밥 먹여줘?
한동안 대치가 이어진다.
방금 이삭이 물리친, 죽인 떡대와는 또 다른 위압감이 있다.
흥분이 심장을 매타작 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검에 온 신경이 집중된다.
관중들의 환호 소리가 점점 멀어진다.
“빨리 붙어라!”
“대체 언제 붙는 거야!”
“……”
“……”
“……”
남자는 좀처럼 그에게 먼저 덤빌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가 곁눈질로 상태창을 쳐다본다.
&&&&&&&&&&&&&&&&&&&
&&&&&& 클락 업이 &&&&&&&
&&&&&& 해제됩니다 &&&&&&
&&&&&& 쿨타임(:41) &&&&&
&&&&&&&&&&&&&&&&&&&
혀로 입술을 적신다.
눈쌀을 찌푸린다.
약 40초.
그의 체력은 현재 약 450, 즉 다섯 번만 맞으면 골로 가는 상황.
그 순간이었다.
“이야아아아아아압!”
남성이 그에게 달려들며 검을 치켜든다.
흠칫, 놀라며 무의식 적으로 주문을 왼다.
“……! 오, 옥클레이 어페…”
&&&&&&&&&&&&&&&&&&&
&&&&&& 쿨타임(:29) &&&&&
&&&&&&&&&&&&&&&&&&&
제, 제길! 쿨타임!
그는 이를 까득, 악문 채 검을 꽉 쥐며 힘껏 남성의 검을 올려친다.
차-앙! 휘리리리리링, 퍼-억!
“……”
한쪽 입꼬리를 씰룩이며 그의 목에 갖다댄다.
“명예로운 패잔병 보단 비겁한 승자가 나은 법이지.”
그렇게 그가 검을 치켜드는 순간이었다.
푸-욱!
“……?!”
두 눈이 휘둥그래진다.
입이 벌어진다.
다름 아닌, 남자가 웬 단검을 그의 배에 쑤셔넣은 것이다.
남자가 씨익, 입가에 승전보를 띄운 채 그의 귓가에 대고 속삭인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패잔병의 고귀한 명예보단 승자의 더러운 승전보가 더 나은 법 아니겠어?”
심장이 미친듯 요동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호흡이 가빠져온다.
눈앞이 어질어질 거린다.
배에는 고통이,피가 번진다.
아, 안 돼…!
이를 까득, 악문 채 놈을 노려보며 간신히, 간신히 말을 잇는다.
“쿨-럭! 이 비겁한…!”
“이거, 영광이군. 항복하는 척 하면서 적을 찌른 인간이 비겁하다라, 칭찬이지?”
환호성이 울려퍼진다.
“와아아아아아-! 역시 데미세우스!”
“우효! 데미세우스의 전매 특허 나왔다! 쌍검술!”
“역시! 믿고있었다구!”
녀석은 칼을 뺐다가 다시 한번 더 찌른다.
푸-욱!
“크, 크헑!”
&&&&&&&&&&&&&&&&&&&&&&
&&&&&&&& Hp-198 &&&&&&&&
&&&&&&&&&&&&&&&&&&&&&&
&&&&&&&& Hp-198&&&&&&&&
&&&&&&&&&&&&&&&&&&&&&&
&&&&&&& HP:52/630 &&&&&&&
&&&&&& 이삭 Main $tat &&&&&&&
&&&&& 컨디션: 84%/100% &&&&&
&&&&& 근력:18 [00%/100%] &&&&
&&&&& 민첩:14 [54%/100%] &&&&
&&&&& 시야:13 [11%/100%] &&&&&
&&&&&& 행운:6 [8%/100%] &&&&&
&&&&& 방어:9% [32%/100%] &&&&&
&&&&&&&&&&&&&&&&&&&&&&&&
여기서 죽을 수는 없다.
어떻게 살아왔는데.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데…!
“오…옥클레이 어페이!”
&&&&&&&&&&&&&&&&&&&&&
&&&&&&&& 클락 업 &&&&&&&&
&&&& 15초간 시간 감각이 &&&&&
&&&&&&& 느려집니다 &&&&&&&
&&&&&&&&& 00:14 &&&&&&&&
&&&&&&&&&&&&&&&&&&&&&&
“……!”
한쪽 입꼬리를 올린다.
되로 받은 거, 말로 갚아주마.
***
#7
그녀의 심장이 미친듯 요동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온몸이 경직된다.
호흡이 가빠져온다.
때까치들이 그녀를 쪼아대고, 공격한다.
“띠-디디디디디디디디디디!”
&&&&&&&&&&&&&&&&&&&&&&&&&
&&&&&&&&&&&& hp -46 &&&&&&&&
&&&&&&&&&&& hp -46 &&&&&&&&&
&&&&&&&&&& hp -46 &&&&&&&&&&
&&&&&&&&& hp -46 &&&&&&&&&&&
&&&&&&&& HP:114/440 &&&&&&&&
&&&&&&& 다루마 Main $tat &&&&&&&
&&&&&& 컨디션: 81%/100% &&&&&&&
&&&&&& 근력:8 [01%/100%] &&&&&&
&&&&&& 민첩:9 [03%/100%] &&&&&&
&&&&& 시야:12 [04%/100%] &&&&&&
&&&&&& 행운:5 [02%/100%] &&&&&&
&&&& 방어력:8% [03%/100%] &&&&&&
&&&&&&&&& 상태:드레인 &&&&&&&&&
&&&&&&&&&&&&&&&&&&&&&&&&&&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재빨리 석궁의 시위걸개에 화살을 메기다가, 관두고 육두문자를 뇌까리며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자리에서 일어난다.
“제길, 제길, 제길…!”
대체 이 미션의 키가 뭘까. 아무래도 최대한 이 레이니어스, 즉 때까치는 피하고 그 머리만 구해서 내려가는 게 키 같아.
도저히 이 녀석들을 죽일 수 있는 그림이 나오지가 않아. 만약 한 마리를 죽인다 한들, 다른 녀석이 구조요청 하면 장땡이잖아.
그녀가 듀라한의 머리가 있는 쪽을 쳐다본다. 미간을 찌푸리고 자세히 집중해서 보니 저 멀리 뭔가가 보인다.
“여기라고! 여기! 여기! 여기!”
“……”
듀라한의 머리를 향해, 소리가 나는 쪽을 향해 달리고 또 달린다.
심장이 공포에 두방망이질 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공포가 이성을 마비시킨다.
호흡이 가빠져온다.
숨이 턱 밑까지 차올라도, 쉬지 않고 달린다.
입이 바짝, 바짝 마른다.
입이 타들어가도, 쉬지 않고 달린다.
수현이의 복수를 하려면, 은혜를 갚으려면…
살아남아야 했기에.
“띠-디디디디디디디디디디!”
“띠디-디디디디디디디디디디!”
눈을 질끈, 감고 이를 까득, 악문 채 달리기에만 집중한다.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
“허억…헉…헉…”
그녀의 눈앞에, 그로테스크한 광경이 펼쳐져 있다.
다름 아닌 나무에, 나뭇가지에 꿰어져 있는 한 남성이 그녀를 웃는 표정으로 반기는 장면이다.
“잘 찾아왔네.”
드디어, 드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