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화 〉6.블루팀vs.레드팀
#1
부용이 눈앞의 세혁을 노려본다.
그가 씨익, 웃고 눈썹을 씰룩이며 여유로움이 넘실거리는 목소리로말한다.
“어서와, 스파링은 처음이지?”
그날, 너클을 휘둘러 스티그마를 무자비하게 죽이며 입가를 씰룩이던 휴프노스.
너클을 착용한 채 입가를 씰룩이며 오직 싸움만을 기대하는 듯한 눈앞의 남성.
둘이 겹쳐보이는 것은 기분 탓만은아니리라.
몸의 대화를 해보면 알겠지.
당신이 휴프노스와 같은 부류인지, 다른 부류인지.
부용이 힐끗, 눈앞의 스탯창을 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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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밸런스를 위하여 대련전용 &&&&&
&&&&&& 고정스탯이 적용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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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루팀:맹공/로터스vs.레드팀:아힘사카 &
& 밸런스를 위해 블루팀 스탯 디버프 적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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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련용 기본 무기:[평범한 검]이 &&&&
&&&&&&&&&& 지급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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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P:700/1000 &&&&&&&
&&&&& 로터스 Main Stat &&&&&&
&&&&& 컨디션: 70%/100% &&&&&
&&&&근력:15 [00%/100%] &&&&&
&&&% 민첩:15 [00%/100%] &&&&&
&&&& 시야:15 [00%/100%] &&&&&
&&&& 행운:15 [00%/100%] &&&&&
&&& 방어:15% [00%/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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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로 상대할 경우, 2인이 속해있는 팀원들은 hp가 70%로 시작하게 된다.
야차들이 나름대로 밸런스를 잡겠다고 만든 시스템 중 하나다.
부용이 대련용검을 집어들자, 위습이 모습을 변형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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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한 검] 등급:C급 &&&&&
&&&&&& 속성:없음 &&&&&&&&&&&&
&&&&&&공격력:120 &&&&&&&&&&&
&&&&&& 내구도:80/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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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창을 띄운다.
하아…이러면 빈이를 소환 못하잖아.
예상은 했지만 실망스러운 건 어쩔 수 없는 걸.
맹공이 당황하며 부용에게 묻는다.
“이,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이냐. 입니다.”
“뭐긴 뭐예요. 싸우는 거지.”
“싸, 싸우기 싫다. 입니다. 사람들끼리 왜 싸우냐,입니다.”
“……”
전생에 야차였던 사람으로써 너무 맞는 말이라 면목이 없네.
부용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한다.
“뭐, 맹공씨 말씀이 맞긴 맞는데…일단 까라면 까야하지 않을까요?”
“까라면 까냐, 가 무슨말이냐 입…”
부용은 그의 말은 무시한 채 토템을 박는다.
꽈-앙!
그리고 맹공이 그를 따라서 토템을 박는다.
꽝!
부용이 반지를 만지며 짧막히 말한다.
“개인적인 원한은 없습니다.”
“피차일반이여. 한 반 시원하게 놀아보자고.”
한동안 세 남정네 사이에서 적막이 흐른다.
당연하다면 당연하다고 해야할지, 아힘사카는 방어막을 펼치지 않은 상태다. 방어막에도 쿨타임이 있으니 말이다.
부용은 한동안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아힘사카를 응시한다.
대련에서는 반지의 효율이 좋지 못해. 소환해봤자 지속시간은짧고, 쿨타임은 긴…
어찌보면 계륵이나 마찬가지.
그런고로 이 반지는 아끼고 아껴놨다가 결정적 순간에 사용해야 한다.
부용은 우선 대련의 기본부터 갖춘다.
“전음모드 온, 맹공.”
-맹공씨.
맹공이 흠칫, 놀라며부용을 쳐다본다.
“……? 뭐냐, 입니다.”
-전음으로 말하세요.
맹공은 미간을 찌푸린 채 부용을 응시하더니 고개를 주억거린다.
-알았다, 입니다.
부용이 아힘사카를 응시하며 나지막이 중얼거린다.
“오웨어페이 앤도미제레이 이테메이 옵드레이 티온레이.”
그러자 나타나는 아이템은 다름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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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낡은 장창] 등급:D급 &&&&&&
&&&&& 속성:없음 &&&&&&&&&&&&&
&&&&& 공격력:45 &&&&&&&&&&&&&
&&&&& 내구도:50/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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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씨익, 한쪽 입꼬리가 치솟는다.
호흡이 가빠진다.
오케이. 좋았어. 이따가 여기에 빈이를 소환하면 되겠군.
-맹공씨. 시작하죠.
-아, 알았다. 입니다.
맹공이 입술을 질끈, 깨물며 말한다.
“에부페데이 웁블레베이!”
그러자 거품이 아힘사카를 향해 날아가고, 놈은 움찔하며 외친다.
“오, 오텍트프레이 옐드샤이!”
맹공이 날린 디버프 거품이 아슬아슬하게 방어막에서 터진다.
아힘사카의 인상이 구겨진다.
그가 방어막 안에서 손가락을 까딱, 까딱거리며 말한다.
“어이, 보팔러! 코쟁이! 이거 실망인데. 나는 화끈한 파뤼타임을 기대했는데 말야.”
부용이 미간을 찌푸린다.
보팔러…?
지금 나보고 보빨러라고 하는거, 맞지?
입에서 헛웃음이 새나온다.
이를 까득, 갈며 주먹을 꽉 쥔다.
머리를 쓸어넘기며 깊은 한숨을 내쉰다.
“하아…”
저 남성은 그가 소유를, 아니 스티그마를 들쳐업고온 것을 보고 저런 오해 아닌 오해를 하는 것이리라.
옆에서 아힘사카의 말을 가만히듣고만 있던 맹공이 씨익, 웃더니 중지를 치켜들며 말한다.
“Fuck-you나 먹어라, 입니다.”
부용이 풉, 웃으며 곁눈질로 맹공을 쳐다본다.
오, 제법인데?
-안 쫄려요?
-쫄리다가 뭐냐, 입니다.
이 양반이랑은 핑퐁이 두 마디 이상이 안 되네.
어느새 장창을 쥔 손에는 땀이 흥건하다.
장창의 날을 응시하며 전음한다.
-맹공씨, 이제부터 저는 이 창으로 방어막을 공격할 겁니다.
-아, 알겠다. 입니다. 나는 뭘 하면 되냐, 입니다.
-뒤에서 대기하고 계세요.일단은.
-알겠다, 입니다.
-그리고 이따가.
-이따가…?
-제가 신호를 주면, 맹공씨 능력을 사용하세요.
-아, 알겠다. 입니다.
저벅, 저벅 방어막을 향해 걸어간다.
심장이 미친듯이 요동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호흡이 거칠어지고, 얼굴은 상기된다.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왠지’스파르타!’를 외쳐야할 거 같은 느낌인걸.
장창으로 방어막을 찌른다.
퍼-억! 퍼-억! 퍽, 퍽! 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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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rning! &&&&&&&&&
&&&&&& 방어막이 공격당하는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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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빗나감! &&&&&&&&
&&&&&&&&&& 방어막 hp -44 &&&&&&&
&&&&&&&&& 방어막hp -44 &&&&&&&&
&&&&&&&& 방어막 Hp -88 &&&&&&&&
&&&&&&& 방어막 Hp -88 &&&&&&&&&
&&&&&& 방어막 HP:736/1000 &&&&&&&
&&&&&&&&& 방어력: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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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윤세혁의 심장이 미친듯이 요동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온몸이 경직되고, 식은땀이 흐른다.
까득, 이를 악문다.
보빨러 남성은 장창으로 방어막을 공격 중이다.
당연하다면 당연하다고 해야할까.
코쟁이는 저 멀리서 다가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러다간 반항 한 번 못하고 패배한다.
어서 짱구를 굴려라, 짱구를!
방어막 바깥으로 나가는 건 너무 멍청한 짓인데…
너클을 꽉, 움켜쥐며 장창을 응시한다.
그래, 시간 끌어봤자 나만 손해다.
2:1인 이상, 녀석들이 디버프를 받든 뭘 하든 결록적으로는 내가 불리할 수밖에 없는 게임.
한 시라도 빨리 결단을 내려야 한다.
주먹을 불끈, 쥐며 보빨러의 장창과 덩굴지뢰를 매설한 자리를 번갈아가며 쳐다본다.
덩굴지뢰는 방어막 바로앞에서 그가 알 수 있게끔 빛이 나고 있다.
저 장창으로 녀석을 방어막으로 잡아당길 수 있는 기회는 단 한 번 뿐이다.
가자미 눈으로 공격 타이밍을 잰다.
때리고, 빠지고.
때리고, 빠지고…
지금!
그가 방어막을 때리는 장창의 끄트머리를 움켜쥐고, 젖먹던 힘까지 짜서 장창을 잡아당긴다.
쿠당탕!
보빨러 남성이 아슬아슬하게 넘어지며 그의 두 눈이동그래진다.
“……!”
놈의 멱살을 쥔 채 너클을 착용한 오른손을 치켜든다.
심장이 기분좋게 요동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호흡이 가빠진다.
한쪽 입꼬리가 씰룩인다.
혀로 쓰읍, 입술을 핥는다.
이 고양감, 흥분.
나의 삶의 원천이자 원동력.
“이제 본격적으로 놀아볼끄나?”
“이, 이…!”
그가 보빨남을 공격하려 할 때였다.
위습이 모습을 변형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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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어막 생성 ver.2 &&&&&&&
&&&&&&& 방어막 두르기 활성화 &&&&&&
&&&&& HP 316/방어력 10% 상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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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창을 띄우고, 동시에 그의 온몸이 방어막에 둘러싸인다.
“……?”
이, 이게 무슨…?
아, 그러니까 일정 시간동안 방어막에 남아있는 HP와, 방어막의 방어력의 절반이…
플러스된다?
이런 기능도 있었어?
좋았어, 좋았어.
이제 관건은 저 둘을 어떻게 덩굴지뢰에 유인하…
그때였다.
콰과과과-광!
“어푸, 엎러렂더럯!”
“……?”
“……?”
괴상한 소리에 두 남자가 고개를 돌리니…
외국인 남성이 딴에는 같은 팀원을 구하겠다고 오다가 덩굴지뢰를 밟았는지, 덩굴에 갖힌 상황이다.
“큽!”
“하아…”
#3
-사, 살려달라! 입니다!
-……
부용이 미간을 찌푸리며 아힘사카와 맹공을 번갈아가며 쳐다본다.
그러니까 주제에 덩굴지뢰까지 설치해놨다, 이거지.
근데 저 양반은 왜 혼자 코미디를 찍고 있어?
그때였다.
한동안 맹공을 보고 비웃던 남성이 주먹을 치켜든다.
퍽-! 퍽! 퍽!
“욱! 우웁! 웁!”
안면에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이 퍼진다.
눈앞에는주먹질을하며 입가를 씰룩이는 남성이 있다.
심장이 분노란 폭주기관차에 몸을 싣는다.
두근두근두근두근…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이를 까득, 간다.
그날, 스티그마가 휴프노스와 싸울 떄 이런 심정이었을까.
아니, 훨씬 더 고통스러웠겠지. 절박했겠지.
맹공의 전음이 들려온다.
-로터스,괜찮냐입니다!
-댁이나 걱정하세요. 하아…
부용이 자신의 스탯창을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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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P:394/1000 &&&&&&
&&&&& 로터스 Main &tat &&&&&&
&&&&& 컨디션: 80%/100% &&&&&
&&&& 근력:15 [00%/100%] &&&&&
&&&% 민첩:15 [00%/100%] &&&&&
&&&& 시야:15 [00%/100%]&&&&&
&&&& 행운:15 [00%/100%] &&&&&
&&& 방어:15% [00%/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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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를 700에서 시작해서 그런지 벌써 400가량밖에 안 남은 상황.
이제 죽이 됐든, 밥이 됐든 테드와 빈이를 소환해야 한다.
힐끗, 맹공을 쳐다본다.
아직 그는 덩굴에 갇혀있다.
-아직 멀었어요?
-3초, 2초, 1초…됐다, 입니다!
“에부페데이 웁블레베이! 에부페데이 웁블레베이!에부페데이 웁블레베이!”
맹공이 날린 거품들이 날아가 놈에게서 터진다.
그리고 부용이 입가에서 흐르는 피를 핥으며 나지막이 중얼거린다.
“올케이, 빈이 테드.”
심해슬라임 테드가 나타나고 부용의 키의 2배도 넘는 장창이 허공을 부유함과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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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P:300/300 &&&&&&&&
&&&&&&&&& 닉네임:테드 &&&&&&&&&
&&&&& 심해슬라임(水) 등급:D급 &&&&&
&&&&&&&&& 속성:없음 &&&&&&&&&&
&&&&&&&&& 공격력:45 &&&&&&&&&&
&&&&&&&&& 방어력:8% &&&&&&&&&&
&&&&&& 업그레이드 경험치:2% &&&&&&
&&&&&&&& 봉인까지 00: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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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P:- &&&&&&&&&&
&&&&&&&&&& 닉네임:빈이 &&&&&&&&
&&&& 아이템 빙의 요괴(識) 등급:D급 &&&&
&&&&&&& [낡은 장창]에 빙의중 &&&&&&
&&&&&&& 업그레이드 경험치: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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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이] ‘낡은 장창’(으)로 소환성공! &&&
&&&&&&&&& 봉인까지 00: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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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세 개의 창을 띄운다.
아힘사카가 주먹을 휘두르는 동작을 멈추고는 흠칫, 놀란다.
그의 두 눈이 휘둥그래지고 울대가 출렁인다.
어지간히도 당황한 눈치다.
“뭐, 뭐야? 대체?”
아힘사카의 당황한 모습을 보며 부용이 씨익, 한쪽 입꼬리를 올린다.
그래, 당황스러울 거다. 아마 테드하고 빈이는 전혀 계산에 들어가지 않았을 테니.
“빈이, 테드. 공격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