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화 〉5.블루팀 턴[후안무치]~맹공 합류~
#9
부용이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대체 어디갔지?
아까 오다보니까 다른 수감자들은 전부 자기 수감실에 있던데…
불현듯, 그의 머릿속에서 불길한 가능성이 스치고 지나간다.
어쩌면 이미 제갈윤수가 악귀나찰에게 당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그가 입술을 잘근잘근 씹는다.
호흡이 가빠진다.
아, 안 돼! 여기서 반지를 얻어야 한다고!
그리고 헐레벌떡 문을 벌컥, 열어재끼며 나올 때였다.
퍼-억!
“……?!”
“아아…씨발.”
다름 아닌 제갈윤수다.
그는 머리를 부딪혔는지, 머리를 매만지며 연신 욕지기를 내뱉고 있다.
부용이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아, 살아있었어. 살아있었다고!
한동안 제갈윤수와 부용 사이에서 오묘한 정적이 흐른다.
“……”
“……”
그러다가 이내 제갈윤수가 욕지기를 내뱉으며부용을 올려다본다.
“뭐야? 당신이 왜 거기서 나오는데? 응? 나한테 관심있어?”
“아, 저 그게…”
제갈윤수가 얼굴을 일그러뜨리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부용의 멱살을 움켜잡는다.
“뭐야, 이 새끼? 빨리 대답 안 해?”
부용이 그의눈치를 보다가 소마를 슬쩍, 떨군다. 그러자 제갈윤수의 시선이 부용이 떨군 소마로 향한다.
“……? 네가 왜 그걸 갖고 있지? 수감자들도 아니고?”
아, 이건 수감자 전용인가? 아니면 대체로 수감자들이 사용한다, 뭐 그런 뜻인가?
부용이 다시줍는 척 하며 말한다.
“아, 아…오다가 주웠는데…”
그가 소마를 주우려 할 때였다. 제갈윤수가 부용의 멱살을 내팽겨친 후, 바닥에 있는 소마를 낚아채고는 주머니에 쑤셔넣으며 말한다.
“……에이, 신참 주제에 어딜.”
“……? 뭡니까?”
“이런 건 짬 좀 차야 할 수 있는 거지. 사회 생활 안 해봤어?”
“아, 또 그렇게 되는 겁니까?”
부용이 한쪽 입꼬리를 씨익, 올린다.
계획대로군.
#10
제갈윤수는 신참 교도관을 뒤로 하고 2번 수감실로 들어왔다.
수감실에 들어오자마자다리의 힘이 풀린 그는 문앞에 털-썩, 주저앉는다.
그가 가슴을 붙든다.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호흡이 거칠다.
“허억,헉…”
입술이 파르르,떨린다.
손으로 앞머리를 움켜쥔다.
씨, X발…
떨려서 뒈지는 줄 알았네.
대체 왜 여기있던 거지?
뭐 때문에? 나한테 무슨 볼 일이 있었나?
잠깐 여기 있다가 가야겠다.
이상한 점을 눈치챘을 수도 있어.
주머니에서 방금 놈으로부터 빼앗은 소마를 만지작거린다.
소마 하나 먹고 갈까? 너무 떨리는데.
아냐, 아냐. 괜히 실수할 수도 있어.
그렇게 몇 분의 적막이 흘렀을까.
제갈윤수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손을 턴다.
진짜 사냥을 가자.
문고리를 잡는다.
어느새 손에는 땀이 흥건하다.
“……”
입술을 잘근잘근 씹는다.
연신 심호흡을 내뱉는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행동해야한다.
자연스럽게, 자연스럽게.
그리고는 문고리를 잡아 비틀며 문을 연다.
끼-익.
2수감실에서 나와, 3수감실로 향한다.
뚜벅, 뚜벅, 뚜벅…
어느새 온몸은 식은땀범벅이다.
마른침을 꿀꺽, 삼킨다.
눈동자를 굴려 사위를 살핀다.
복도엔 현재 아무도 없다.
3수감실의 문고리에 손을 얹는다.
그의 심장이 쫄깃해진다.
두근, 두근, 두근,두근두근…
호흡이 가빠진다.
입이 바싹바싹 마른다.
이 문을 열면 돌이킬 수 없다.
심호흡을 하며 머릿속으로 한 마디만을 되새김질한다.
자연스럽게,
자연스럽게,
자연스럽게!
이를 까득, 악물다가 이내 표정을 풀고는 3수감실의 문을 연다.
끼-익.
그러자 나타나는 건 다름 아닌, 목표물 강현지다.
다행이도 김원태는 어디 갔는지, 안 보인다.
그녀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제갈윤수를 쳐다본다. 마치 자신에게 무슨 볼 일 있냐는 듯.
“……?”
그녀는 천진난만한,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표정에 불현듯 제갈윤수는 분노가 치밀어오른다.
정호석의 구구절절한 사연이, 고통이, 통곡이 떠올라서.
그가 주먹을 꽉, 쥐며 입을 연다.
“자, 잠깐…드릴 말씀이 있으니까 와 보십쇼.”
“……?”
그녀가 어깨를 으쓱인다.
마치이유를 알려달라는 듯.
제갈윤수가 깊이 심호흡을 하며 말한다.
“가서 말씀드릴게요. 중요한 일입니다.”
“……”
그녀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제갈윤수를 따라 나선다.
평소에 다른 수감자들에게눈인사조차 하지 않는 윤수가 중요한 일이라고까지 말하며 따라오라고 하니, 불안했으리라.
그렇게 그녀와 제갈윤수는 축전지실로 향한다.
***
#11
뚜벅, 뚜벅, 뚜벅, 뚜벅…
저 멀리서 익숙한 걸음소리가 들려온다.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
심장의 펌프질이 빨라진다.
거친 숨을 몰아쉰다.
“후하, 후하, 후하…”
미간을 좁힌다.
온몸에 식은땀이 흐른다.
드디어 학수고대하던 시간이 다가왔다.
골백번이고 네년을 찢어죽이는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이를 까득, 악문다.
주먹을 꽈-악, 쥔다.
그 시뮬레이션을 직접 실행할 때가 왔다.
그때였다.
끼-익, 이라는 소리와 함께 축전지실 문이 열리고 제갈윤수와 함께’그 년’이 나타난다.
제갈윤수는 들어오자마자 문을 콰-앙, 닫은 후 잠근다.
“……?!”
눈앞의 정호석과 문을 잠그는 제갈윤수를 본 그녀는 얼굴이 경직된다.
마치 뭔가 잘못됐음을 직감하듯.
그녀는 울상을 짓고는 주위를 두리번, 두리번거린다.
“……”
그녀의 동공이 지진한다.
슬금, 슬금 뒷걸음질 친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거 같은, 가녀린 한 여인의 얼굴.
하지만 정호석에게는그저 가식 덩어리일 뿐인 악귀의 인두껍일 뿐인 얼굴.
정적을 깬 건 다름 아닌 정호석이다.
그가 깊이 날숨을 뱉은 후 그녀의 머리채를 낚아채며 짧막히 한 단어를 내뱉는다.
“야이 X팔련아.”
“……!”
“너 나 진짜 모르냐?”
그녀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아…아, 아우…”
“이 씨X!”
그가 화악, 주먹을 치켜든다.
허공에 치켜든 주먹을 부르르, 떤다.
어느새 정호석의 눈가엔 눈물이 고여있다.
“그떄, 그때…왜 죽였어? 대체 왜 석규를 죽였냐고!”
그의 입에서’석규’란 이름이 거론되자…
창백하던 그녀의 낯빛이 싸악, 바뀐다.
그녀가 머리채를 붙잡힌 채 정호석을 흘겨본다.
한쪽 입꼬리를 씩, 올린다.
그리고 이내 입술을 씰룩이더니, 서서히 입술을 뗀다.
“아, 역시 너였지? 어쩐지 면상에 상처가 익숙하다 싶더니.”
반전 아닌 반전에…
두 남자의 동공이 휘둥그래진다.
“……!”
“……?!”
두근두근두근두근…
심장소리가 귓가에 요란하게 울린다.
온몸이 경직된다.
동공이 확장된다.
호흡이 거칠어진다.
입술이 파르르, 떨린다.
머리채를 붙잡고 있는 손이 미세하게 떨린다.
뭐야? 설마 그게 모두 연기였다고?
제갈윤수가 멀찌감치 지켜보며 말한다.
“뭐…뭐야, 당신? 말 못하는 거 아녔어?”
“알 거 없잖아? 야, 야. 이거 놓고 말해. 안 도망가니까.”
참다 못한 그가 강현지의 면상에 주먹을 날린다.
“이 썅년이 어딜!”
퍼-억!
그녀가 입가에묻은 피를 쓰윽, 혀로 핥고는눈을 치켜뜨며 말한다.
“히, 히히…히히…야, 내가왜 그 석규인지 나발인지를 죽였는지 알려줄까?”
“뭐, 뭐?”
멈칫.
지난 세월동안 쓸개를 씹느라 뒷전이었던 근본적인 물음표.
봉사자로 인해 살해당했다는 이 년은, 이 여인은…
대체 석규의 무슨 점이 원망스러워서 죽였을까.
이를 까득, 간다.
주먹을 부르르, 떤다.
듣고싶지 않으면서, 너무 듣고싶다.
깊게 심호흡을 내뱉으며 한 글자, 한 글자 게워낸다.
“……한 번 변명이라도 씨부려봐.”
“그 인간, 너 때문에 죽은 거야. 키, 키히힣히히히…”
눈썹이 꿈틀, 거린다.
머리채를 쥐고 있던 주먹에 한껏 힘이들어간다.
그녀의 머리를 휙, 휘두르며 재차 묻는다.
“다시 한 번 지껄여봐, 이 썅년아.”
“키, 키힣히힣히히히…아퍼, 아프잖아! 히히히…알았어, 알았어. 그 새낀 천성때문에 죽었다, 정도로 해둘게. 석군지 나발인지가영기가 좀 강하더라고?”
“뭐?”
영기가…강하다?
“알다시피 원귀들은 이승에 있더라도 대부분의 인간사에 관여할 수 없잖아? 그런 찰나에 잘 됐다, 싶었지.”
석규에게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얘기다.
“그때 마침 네가 범죄자로 몰리고 있었고, 걔는 너를 대쪽같이 믿고 응원해주던 때였어. 키, 키히힣히…근데 그 모습이 너무 거슬리는거야.”
뭐, 뭐? 대체 이게 무슨 소리야?
어느 부분이 거슬렸다는 건데?
“제대로 말 안 해? 그게 어떻게 거슬릴 수 있는데? 어?”
“키, 키히히힣…생각해봐. 선의로 봉사하다 뒷통수 맞고 죽은 내 눈에는 그런 호구가 없었다고. 그래서 내가 내 사연까지 구구절절 읊어주면서 호구잡히기 전에 나서지 말라고 하니까…꼴받게 끝까지 널 믿는 게 아니겠어? 그래서 깨꼬닥.”
“……?!”
그녀가 한쪽 입꼬리를 씰룩이고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한다.
“끝이야. 내 말을 무시하고 널 믿어 날 꼴받게 한 죄. 석군지, 석균지 나발이지가 죽은 이유.”
허무함에 실소가 터져나온다.
“하, 하…”
대체 무엇 때문에 석규는 그리 고통스럽게 죽어야만 했는가.
대체 무엇 때문에 나는 그토록 쓰디쓴 쓸개를 씹어댔던가.
머리채를 잡아 그녀의 얼굴을 바닥에 메친다.
퍼-억!
“우욱!”
메치고, 메치고,메치고…
또 메친다.
퍽, 퍽,퍽, 퍽!
“씨발년아, 호로잡년아, 이 씨발…씨발, 씨발!…아흑, 흐흐…흐흑…”
“아, 아아아아! 아프다고! 아프다고!”
그때였다.
제갈윤수가 미어캣마냥 불안에 찬 눈동자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말한다.
“그쯤하고끝냄세.”
“이 년 주둥아리에서나온 말을 듣고도 그런 말씀을 하실 수 있습니까?”
“나도 마음 같아서는 몇 주, 몇 달 동안 고문하고 싶어! 하지만 지금은 떄가 아니잖은가!”
“……”
거친 호흡을 내쉰다.
이를 까드득, 간다.
어깨를들썩이며 흐느낀다.
육두문자를 뇌까린다.
“씨x, x발…”
나 자신을 설득한다.
어쩔 수 없어, 어쩔 수 없다고.
이쯤에서 끝내야 해.
그녀는 소마를 너무 많이 해서 뇌가 맛이 가기라도 한 건지…
여전히 키히히거리며 말한다.
“왜? 죽이기라도 하게? 근데 죽일 수는 있고? 키, 히히힣…어?”
그러나 그녀의 비웃음 뒤에 나타난 것은 다름아닌 악귀나찰인 정호석의 본체다.
#12
그녀의 심장이 미친듯이 요동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
온몸이 경직된다.
동공이 확장된다.
뒤로 주춤, 주춤 물러선다.
머릿속에서는’뭐, 뭐…뭐야? 이게?’라는 말이 공회전한다.
입밖으로 신음소리가 새나온다.
“아, 아…아우…”
그녀가 제갈윤수를 향해 시선을 돌린다.
마치 살려달라는 듯이.
그러나 제갈윤수는 이 광경을 마치 꼴 좋다는 듯 지켜보고 있다.
사, 살려줘!
어떻게 해서든지 죗값치룰 테니까…
사, 살려달라고!
알아들을 수 없는 굉음이 그녀의 귓전을 울린다.
“……#@@%^[email protected]#[email protected]#”
그리고 뒤이어 괴물은 서서히 그녀를 덮쳐오더니…
콰-직!
“커…헑…흐억…헉…”
***
#13
부용이 얼굴을 일그러뜨린 채 눈앞의 상태창을 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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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rning! &&&&&&&
&&&& 첫번째 피해자 발생! &&&&
&&&&&& 서두르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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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심장이 미친듯이 요동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온몸이 경직된다.
호흡이 가빠져온다.
입이 바짝바싹마른다.
식은땀이 흐른다.
분명하다. 제갈윤수, 그 녀석이 악귀나찰 중 하나야.
이를 까득, 악문다.
주먹을 쥔 채 부르르, 떤다.
빙의 요괴의 소환 지속시간만 조금 더 길었어도 좋았을걸.
이렇게 된 이상, 모든 악귀들이 보는 눈앞에서 놈을 공개처형 한다.
어떻게 해야 모든 수감자들을 밖으로 불러낼 수 있을까?
무작정 밖으로 나와보라고 해?
그가 고개를 가로젓는다.
아냐, 아냐. 나와 맹공씨의 위치는 어디까지나 신참내기 교도관에 불과하다. 잘못하다간 일이 어그러질 수가 있어.
어떻게 해야…
그때 그의 눈에화재경보기가 눈에 들어온다.
그의 동공이 확장된다.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저거라면…!
근데 교도소 내에 연기를 낼 만한 물건이 있나?
아, 맞다. 조리실이라면…!
그는 아까 돌아다니다가 본조리실로 발걸음을 옮긴다.
조리실에 도착하니 아니나 다를까 가스라이터, 즉 가스점화기가 있다.
“……!”
그의 오른쪽 입꼬리가 씨익, 올라간다.
나이스.
그는 한 차례 가스점화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한 후, 화재경보기 앞에다 대고 가스점화기의 버튼을 누른다.
화-륵!
뜨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릉!
그와 동시에 1번수감실부터 시작해 4번 수감실의 사람들까지 총 다섯 명의 수감자들이 복도로 줄줄이 뛰쳐나온다.
“뭐, 뭐야?”
“설마 불났어?”
그리고 그 중에는 맹공도 있다.
“뭐, 뭐냐 입니다! 불난거냐, 입니다!”
#14
맹공이 한동안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옆에서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로터스에게 말한다.
“저, 로터스. 아까 봤냐, 입니다. 악귀한 명이 죽었다, 입니다.”
“……봤어요.”
“어떻게 하냐, 입니다. 악귀나찰 누군지 모르겠다, 입니다.”
“저만 믿으세요.”
아니, 믿음을 줬어야 믿던가 말던가 하지?
이 상황에서 뭘 믿으란 거야?
그렇게 다섯 명의 수감자들이 투덜거리며 저마다 수감실로 들어가려 하는데, 저 멀리서정호석이 걸어오는 게 보인다.
1번 수감실의 점박이가 정호석에게 말한다.
“야, 어디 있다가 왔냐?”
“아…조금 일이 있어서요.”
그리고 뒤이어 제갈윤수가 힘없이 발걸음을 옮기며 터덜터덜걸어올 때였다.
일곱 명이 모이자, 로터스가 말한다.
“다들 놀라지 말고 들으십시오. 지금 보시면 한 명이 아마 빌 겁니다.”
“뭐야, 신참?”
“진짜 신참주제에 너무 나대네.”
“하아…설마 네가 화재 경보기 울렸냐? 근데 그건 또 뭔소리야? 한 명이 없다니?”
그러다가 이내 곧 일곱 명은 로터스의 말을 눈치채고 수군거린다.
“그 벙어리년 어디갔냐?”
“그러게? 이런 상황이면 누구보다 빨리 튀어나올 여잔데?”
“……?”
로터스가 천천히 말을 잇는다.
“이 중에, 당신들의 목을 노리는 살인귀 악귀나찰이 있습니다. 첫번째 희생자는 그 여성이었을 확률이 높구요.”
“무슨 개소리야? 악귀는 못 죽는 거 몰라?”
“별의 별…”
맹공은 뭔가 이상하게 돌아감을 느끼고 로터스에게 묻는다.
“뭐하냐, 입나다. 아직 악귀나찰 모른다, 입니다.”
그런데 로터스는 맹공의 말은 무시한 채 나지막이 중얼거린다.
“눈먼 법치여, 눈을 뜨시오. 당신의 정의봉이 필요할 때요.”
그와 동시에 눈 먼 해치가 나타나 눈을 뜨며 묻는다.
“나를 깨운 자여, 누구냐. 정의봉이 필요한 자가.”
……Huh?!
맹공의 심장이 미친듯이 요동친다.
두근두근두근두근…
호흡이 거칠어진다.
입술을 잘근, 잘근 씹는다.
대, 대체 지금 이게 무슨…? 나랑 상의 한 마디 없이 일을 진행한다고?
어디 나라에서 배워 쳐먹은 매너야?
여기서 지목한 악귀가 악귀나찰이 아니면…
미션 실패다. 되돌릴 수 없다고!
맹공이 두 눈을 치켜뜨고는 식은땀이 흥건한 손으로 따지듯 말한다.
“지, 지금 뭐하는 짓이냐 입니다! 왜 멋대로…”
로터스가 텅 빈 목소리로 말한다.
“……저만 믿으시라니깐.”
대체 뭘 보고 자기를 믿어달라는 거야?
수감실에 들어가려 하던 수감자들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마치 눈앞의 광경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벌벌 떤다.
“뭐, 뭐야? 지금?”
“야…이건 아니지…”
“서, 설마 그럼 진짜야? 진짜 죽은 거야?”
그러거나 말거나 로터스는 무미건조한 눈동자를 한 채 말한다.
“눈 뜬 법치여, 당신의 정의봉으로 악귀나찰…”
어? 설마 누가 악귀나찰인 지 본건가?
“제갈윤수의 인두껍을 벗겨주시오.”
“……!”
“뭐, 뭐?”
“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