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화 〉여자에게 당한 썰 - 2
대체 뭐가 보여야지 시발!
어떤 여자는 내게 안겨있고, 어떤 여자는 내 볼에 뽀뽀하고, 어떤 여자는 내 몸을 핥고 있는 건 알겠는데. 대체 뭐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다. 나는 그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이 순간이 빨리 끝나기만을 빌 뿐이었다.
"후읍. 후읍..."
몸이 나도 모르게 부르르 떨린다.
지금까지 살면서 보았던 수많은 야동과, 야설과, 야한 만화들의 줄거리가 떠올랐다. 이 상황은 말하자면 윤간이었다. 여러 남자가 한 여자. 그것도 여고딩을 붙잡아 묶어놓고 다함께 맛보는 그런 상황. 여고딩이 뭐라고 외치든 입을 막아 둔 채, 피부를 맛보고, 가슴을 쥐어뜯으며 유두를 희롱한다.
발버둥 치고 도움을 요청하고 자비를 빌어봐야 소용없다. 그저 성욕의 노예가 된 짐승들의 남근에 찍어 밟히는 작은 먹잇감이 될 뿐.
나는.
그런 먹잇감이었다.
"와... 언니. 얘 봐. 자지 벌벌 떨리는 거봐."
"아우~ 귀여워. 햄스터 같네."
"진동 켜 놓은 딜도 같지 않아? 킥킥."
차가운 손길이 내 남근에 닿았다. 남근을 빙빙 돌리는 손길 위로 귀두가 무언가 털 같은 것에 닿았다. 이건 머리카락 같다.
"으읍...!"
"어디보자~ 동정 자지일까? 지훈아. 너 동정이니?"
"..."
"대답을 안 하네...?"
와락-
동정이냐는 물음에 내가 답을 하지 않자 여자가 내 고환을 깨버릴 듯 움켜쥐었다.
"으으으으읍!!!!!!!!!! 읍!"
"소리 지르지 말랬지?!"
퍽퍽-!
"으으읍!! 쿠읍! 쿠읍...! 흐으윽..."
고환에서 시작된 통증 때문에 힘이 번쩍 들어가며 허리가 나도 모르게 들리는데, 소리를 지르지 말라며 주먹질이 배로, 가슴으로, 등으로 날아왔다.
너무 아프고, 고통스러웠다.
그럼에도,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그저 울면서 숨을 헐떡이는 것뿐.
"흐으... 으읍..."
"아... 우는 게 왜 이렇게 귀여울까...”
“와. 미치겠다. 나 다 젖었어...”
“빨리 박아 넣고 싶다. 흐흐흐흐.”
어떤 여자가 내 눈을 가리고 있던 안대를 잡더니 살며시 들었다.
가득이 흘러나온 눈물 때문에 내 시야는 빗방울 가득한 자동차 유리처럼 뿌옇다.
더러운 골목 바닥이 보이고, 여기저기 뿌려진 담배꽁초들과 쓰레기들에 흙먼지가 굴러다닌다.
그리고 그 위로 하이힐을 신은 여자의 하얀 다리가 보인다.
가는 발목과 말목에 찬 링이 찰랑거리고 있고, 하트 모양의 매니가 칠해진 엄지발가락이 조리 슬리퍼를 붙잡고 있다. 아담하고 귀여운 발가락. 그 발가락이 한 발 더 내게 다가온다.
안대와 내 볼 사이의 시야에 여자의 입이 가득 보이기 시작했다. 분홍빛 립스틱이 칠해진 도톰한 입술. 그 사이에서 뱀처럼 요사스러운 혀가 보지를 쑤시듯 쑤욱 하고 튀어나오더니 눈물이 흐르는 내 볼을 핥았다.
여자는 처음에는 혀끝으로 볼을 치듯이 툭 툭 건들다가, 그 다음에는 혀를 본인의 턱 밑까지 길게 내밀더니 혀 전체로 내 볼을 핥았다. 마치 아이스크림이나 아주 달콤한 것을 먹는 듯.
“하아... 하알... 핥짝...”
“으으...”
끈적끈적한 타액과 콧김과 지저분한 입김이 불쾌하다. 악취도 나는 것 같았다. 담배 냄새와 퀴퀴한 냄새.
현정이처럼 달콤하고 포근한 그런 향이 아니었다.
현정이처럼 부드럽게 대해주지도 않는다.
토할 것 같아 고개를 피하니 여자가 다짜고짜 내 뺨을 또 갈겼다.
짜악-!
순간 안대가 내 볼을 때렸다. 시야는 다시 어두워졌다.
“으읍!”
“지후니~ 설마 이 누나가 핥아주는 게 싫은 거니?”
“...”
“대답하라고 했지?”
“으읍... 읍읍...”
“뭐라는 거야 얘는...?”
“잠깐 떼 봐. 언니.”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내 입에 붙어있던 테이프가 거칠게 떨어졌다. 완전히 떼버린 건 아니었다. 한 쪽만 떼고 한쪽은 덜렁거리는 수준. 털들이 뽑혀서 입 주위와 볼이 불난 듯 아프다.
여자의 보드라운 손이 내 입술을 억지로 벌리더니 물고 있던 어떤 천 조각을 빼냈다. 나는 드디어 말을 할 수가 있었다. 침이 천에 빨려 들어가서 입 안은 아주 건조했고, 천 조각에 묻어있던 내 타액이 턱과 가슴을 타고 흐르는 것이 느껴진다.
나는 말을 할 수 있게 되자마자 침으로 목을 축이며 말했다.
목소리가 바들바들 떨린다.
“사, 살려주세요... 제, 제발 사, 살려주세요...”
“지후나. 누가 들으면 우리가 널 죽이는 줄 알겠어.”
“그래에~ 지후나. 별 일 아니야~”
“혜, 혜연 누나죠? 누, 누나. 누나. 드, 들어봐요. 누나... 어제는 미, 미안했어요! 하, 하지만 진짜 거기가 아파서 못하는 걸 어떻게요...!”
“지후나아~”
혜연 누나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묻는다.
나는 그녀의 자비를 바라며 다급하게 말했다.
“네, 네네! 네. 혜연 누나!”
“소리 지른다며~ 소리 질러 봐아~”
“... 네?”
“소리 지르고 성추행으로 신고한다며어~”
“...”
꿀꺽-
확실히 지금 소리는 지를 수 있다. 골목이 가려져 있다지만 그래도 소리를 지르면 누군가 오지 않을까? 나는 망설이다가 소리를 지르기 위해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후읍... 살ㄹ...!!”
퍼억-!
“커허... 읍...!”
소리를 지르려 하는 그 때, 여자의 손이 내 입을 막으며 주먹으로 내 복부를 쳤다. 내가 숨을 제대로 못 쉬겠어서 컥컥대자 여자가 입을 막았던 손을 내리며 말했다.
“다시 해봐~ 소리 지르겠다며~ 분명하게 말했다며~”
“... 해요...”
“응? 뭐라고~? 속삭이니~?”
“죄, 죄송해요...”
“야. 시끄럽고 내가 핥아주는 게 싫어?”
그걸 이 상황에서 어떻게 싫다고 할까.
죽을 만큼 싫다.
토할 것 같다.
혀를 깨물까? 깨물고 시발 죽자!
... 무서워. 못하겠어...
“야. 김지훈.”
“...”
“대답 안하지?”
“네, 네! 네네!”
“이 누나가 핥아주는 게 싫어?”
“...”
퍼억!
“커허헉...! 으윽... 흐흐... 흐으으윽...”
“대답... 해야 착한 아이지. 지훈아.”
“... 조, 좋아요...”
“뭐가 좋다고?”
“누... 누... 누, 누나가 하... 핥아 주는 게 좋ㅇ... 읍!”
대답을 하기가 무섭게, 내 입은 억지로 벌려졌고, 천이 입 안을 헤집듯 들어왔다. 그 위로는 테이프가 둘러쳐져 나는 또 말을 할 수가 없게 돼버렸다.
“하아...”
“츄으읍...”
“지후나. 참고로 니가 물고 있는거... 내 팬티다? 낄낄.”
어쩐지 짭짤하다 했다. 비린내도 나는 것 같고...
내가 벌벌 떨고 있는 사이 여자들은 내게 달라붙어 눈물과 내 입가의 타액들을 마구 훑었다. 마치 그것이 너무나 달달한 음료수라도 되는 듯. 턱과 턱선, 가슴을 핥는 혀가 느껴진다.
한차례 애무가 끝난 후, 어떤 여자가 자상한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자. 지훈아. 우리가 뭔가 물으면 고개를 끄덕이거나 좌우로 흔들어서 꼭 답을 해. 알았어?"
"..."
"대답하랬지?!”
퍽-!
“크으읍...!”
"다시 물을게. 고개로 의사표시 확실히 해. 알았어?"
"읍읍... 흐으읍... ... 끕..."
울음이 목에서 막혀 꺽꺽이는 소리가 났다. 마지못해 억지로 고개를 한 차례 끄덕이자, 잘했다는 듯 여자가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지훈이는~ 남자에요?”
끄덕끄덕.
“지훈이는~ 고등학생 맞지?!”
끄덕끄덕.
“지훈이는~ 그러면... 동정이지!"
... 도리도리.
"이런 시발 걸레 놈이!"
"어린 놈이 벌써부터 어떤 여자랑 하고 다니는 거야?!"
퍽- 퍽!
"크으읍!! 읍... 읍읍! 읍읍...!"
"뭐. 용서해달라고?"
끄덕끄덕끄덕끄덕끄덕.
이제는 더욱 열성적으로 끄덕였다.
맞고 싶지 않았으니까.
"읍읍! 읍읍!"
"하. 어떤 년 보지에 박았었는지는 몰라도. 내가 용서는 해줄게."
"고맙지?"
"..."
"대답 안 해?"
"읍읍!! 으으으읍!!"
"대답 잘했어. 착해 우리 지훈이."
"그래.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하면. 우리는 서로 편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야. 알겠지?"
"읍... 읍! 읍... 후욱... 후읍..."
머리에 손이 얹어지기에 또 때리나 싶었는데 다행히 쓰다듬는 거였다.
마음이 안도했다.
너무 큰 공포에 시달리다보니 단순히 쓰다듬어주는 것 하나에 기뻐하고 있다.
"어디보자... 자지 크기가 어떻게 되나... 배꼽까지 닿네?”
“...”
“지훈이 자지 크기 18cm 야?”
"... 읍..."
이걸 뭐라고 답해야 하나. 나는 내 자지 길이를 재 본적이 없었으니까.
내가 망설이고 있자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던 손이 내 머리카락을 거칠게 휘어잡았다.
얼굴의 피부가 위로 당겨지는 게 느껴진다.
"18cm 되냐고 내가 묻잖아!"
"읍읍!! 으으으읍! 으으읍!! 끕!"
"뭐라는 거야 씨발..."
나는 고개를 마구 좌우로 휘저으며 어깨를 으쓱 거렸다.
"아~ 모른다는 거 같은데?"
"남자애들은 자지 길이 같은 거 안 재나봐. 우리는 가슴 크기랑 질 크기 이런 거 다 재는데 킥킥"
"배꼽 닿는 거보니까 18cm는 되. 자가 없어서 모르겠는데 그 정도는 충분해."
"언니! 이걸로 재볼까?"
"아~ 핸드폰!"
누군가 내 귀두를 잡더니 뻣뻣해진 남근을 세웠다. 그리고 남근 위쪽으로 무언가 차가운 금속이 와 닿았다.
"18cm은 넘네."
"맛 좀 볼까? 츄읍-"
"으으으윽브븝!!"
순간 누군가가 내 귀두를 꽉하고 물었다. 통증에 허리가 튕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