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화 〉동급생 대리 조교 썰 - 1
정신을 놓았던 누나는 잠시 후에 일어났다.
그녀가 정신을 회복하는 사이 나는 씻고, 누나의 몸을 관찰하며 사진을 찍어놨었다.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몸을 만지작거렸던 건 덤이다.
맥없이 몸을 일으키는 유희 누나에게 나는 씻고 오라고 말한 후 이불과 베개를 빼냈다.
누나의 애액과 오줌. 거기에 내 정액이 묻어서 이대로라면 못 쓸 것 같았거든.
"씻고 왔어."
유희누나가 젖은 머릿결을 하고 내 방에 다시 돌아왔다. 나는 누나와 함께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
"응? 내 방에는 왜?"
"저 어디서 자라고요? 제 침대랑 이불보에다가 오줌이랑 애액 막 뿌려놓은 건 누나잖아요."
"아...!"
누나 방에는 컴퓨터가 켜져 있었다. 어두컴컴한 방의 불을 켜고 성큼성큼 컴퓨터로 다가가니 유희 누나가 당황해서 나를 말리려고 했다. 반응이 수상하다. 혹시 이상한 것. 예를 들면 내가 잠을 자는 사진이라든지, 내 몰카 사진 같은 게 있는 건가? 왜 컴퓨터를 못하게 하지?
"아, 안 돼! 컴퓨터는...!"
나는 나를 붙잡는 유희 누나의 팔을 확 뿌리치며 말했다.
"자꾸 이러면 저 소리 지를 거예요. 알죠?"
"... 소리 지르면 뭐. 어쩔 건데. 우리 이제... 사귀는 사이잖아."
"네?"
뭔가 이 누나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해는 할 수 있어.
갑자기 여고생이 한 번 대주면, 아. 이 여자애가 나를 좋아하나보다 라고 착각할 만 해. 어떤 남자라 해도 그러겠지. 그러니 정조역전 세계에서 그렇게 격렬하게 섹스를 한 이상 남자가 여자랑 사귀는 게 당연하잖아.
하지만 나는 그런 생각으로 해준 게 아니거든?
알고 지내던 사이라 야동에서처럼 갑자기 협박 조교를 하고 싶지 않았고, 성욕이 넘치는 세계에서 섹스 한 번 못해본 누나가 딱해서 한 번 해준 건데 뭐? 사귀어?
"하. 누나. 누나 좀 웃기다. 내가 좀 괜찮다고 해줬더니. 자신감이 막 생겨요?"
"무... 뭐?"
"내 앞에서 막 울었잖아요. 인기도 없고 우울하고 외로워 미치겠다고. 너무 불쌍해서 내가 한 번 박아줬더니 뭐요? 사귀는 사이?"
"..."
"누나가 내 방에 와서 자위하고, 나랑 하고 싶어 미치겠다고 하는 말들 다 녹음 되어 있거든요. 여기서 크게 한 번 틀어볼까요?"
"아, 아니야! 미, 미안해."
당당하게 나오던 송유희가 공손히 손을 앞으로 모으고 섰다. 마치 선생님께 혼나는 모습과도 같아서 웃음이 나왔다.
하숙집은 방음이 거의 안 되기 때문에, 우리는 조용하게 대화를 하고 있었다. 내가 만약 여기서 크게 녹음 소리를 키면? 아까처럼 누나들이 또 몰려오는 거지.
"내가 컴퓨터 하는데 불만 있어요?"
"어, 없지만... 보, 보이면 차, 창피한 게 조금..."
"뭐? 야동? 이런 거요?"
"그, 그게 아니라..."
뭔가 굉장히 당황하는 것 같은데... 설마 소아성애자 이런 건가?
변태 성욕자라면 좀 창피할 만 하긴 해. 하지만 나는 그 정도는 이해해줄 수 있었다.
솔직히 사람이라는 게 완전무결할 수는 없잖아. 누구나 변태 성욕정도는 있는 거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인터넷 창을 끌어 올렸을 때였다.
"... 페티쉬 카페?"
"... 흐으이이잉..."
내가 카페의 내용을 보고 잠시 충격을 받아 있는데, 유희 누나가 또 바보처럼 질질 짜기 시작했다. 인생 끝났다고 생각한 걸까.
그럴 만도 해. 이걸 보면 말이야.
뭐 이런 곳이 다 있나. 일단 각종 변태 성욕관련 글들은 그렇다 치고, 유희 누나가 보고 있던 페이지는 남고생 팬티 거래 사이트였다.
... 이건 나도 좀 혐오스러운데?
그 외에도 별에 별 게 다 거래가 되고 있다.
남고생 팬티. 남고생 바지. 남고생 양말... 정액. 오줌. 똥.
내가 정말 추잡한 걸 목격했다는 표정으로 유희누나를 돌아보자 유희 누나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나와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
이미진의 집.
"그 년을 신고 안 했어?"
"네. 누나가 저 써먹듯이 써먹으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요."
"야. 내가 뭘 써먹어?"
"누드모델에다가 만화 보조까지 써먹는데 쏠쏠한 거 아니에요?"
"그거는 비지니스지! 비지니스! 대신 내가 돈도 많이 주잖아."
"가끔 섹스도 하고."
"험. 험험."
나는 유희 누나 방에서 자고 아침 일찍 미진 누나에게 전화를 했다. 만화를 보고 싶다고 하자 미진 누나는 자다가 뛰쳐나와 나를 데리러 왔다. 오는 도중 유희 누나에게는 메시지를 남겨두었다.
[김지훈 : 제 방 청소 하고, 이불이랑 베개랑 다 빨아놔요. 알았어요?]
[송유희 : 응]
[송유희 : 근데 지훈아 어제 찍은 사진은 어떻게?]
[김지훈 : 뭘 어떻게요. 지금 그게 문제에요?
[김지훈 : 누나 진짜 변태에다가 완전 이기적인 거 알아요?]
[김지훈 : 이 와중에 사진 걱정을 해요? 내가 얼마나 충격 받았을 지는 생각 안 해?]
[김지훈 : 혹시 내 팬티 훔쳐다 팔아 치운 거 아니에요?]
[송유희 : 아니야. 그건 정말 아니야. 그런 것 까진 하지 않았어. 미안해. 화내지마...]
[김지훈 : 누나 말 못 믿겠는데요. 누나 변태 맞죠?]
[송유희 : 미안해 지훈아 제발 화 풀어...]
[송유희 : 방 치우고, 빨래도 돌려놓을게]
[송유희 : 근데...]
[송유희 : 내가 오늘 오전에 수업이 있어서. 오후에 와서 해도 될까?]
[송유희 : 정말 미안해...]
[김지훈 : 알았어요. 그럼 오후에 해놔요.]
[송유희 : 응]
시키는 대로 말은 잘 듣는다. 어제 잠시 반항을 하기는 했지만, 말을 들을 수밖에 없을 거다. 본인도 자신이 잘못했다는 자각이 있으니까. 이 대화내용을 훔쳐본 이미진이 낄낄거리며 배를 잡고 웃었다.
"미친년. 하하하하하!! 아니 씨발! 얼마나 고팠으면 옆 방 남자애 팬티를 가지고 놀고 있냐?!"
"말씀 드렸잖아요. 24살까지 처녀였다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여교사 지망생이라몈큭큭큭! 왜 이렇게 웃기냐."
"실제로 보면 그렇게 못 웃을 걸요? 불쌍했다고요."
"아유. 이게 그 부성애인가? 그나저나 어떻게 생겼냐? 완전 찐따인가?"
미진 누나가 묻기에 어제 찍었던 유희 누나 사진을 보여줬다. 미진 누나는 사진을 유심히 살피더니 말했다.
"나쁘지는 않네. 얼굴도 뭐 저 정도면 괜찮고, 몸은 뭐 운동 안한 티가 나긴해도 살은 안 쪘고. 정말 모태솔로래?"
"네. 아주 울면서 질질 짜길래 한 번 해줬어요."
"참 너도 대단하다. 너 진짜 걸레소리 듣기 싫으면 그런 짓은 좀 자제해라. 응?"
"누나가 할 소리는 아니잖아요?"
"하하하! 뭐 그건 그렇지! 나도 쓰레기 년인데! 하하!"
이미진은 뭔 이야기를 해도 상처를 안 받는 것 같다. 참 멘탈이 튼튼한 사람이었다.
위잉- 그 사이 송유희에게 장문의 사과문자가 도착했다.
[지훈아. 어제 일은 정말 너무너무 미안해.
내가 냄새나 이런 걸 굉장히 좋아하거든... 진짜 변태 같은 년이지?
특히 너는 어린 나이 특유의 상쾌한 향이랄까. 그런 게 너무 좋아서 욕망을 가졌었어.
나는 여교사를 하기 이전에 그래도 여자야.
여자로서 너처럼 매력적인 남자애를 앞에 두고 흥분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하숙집에 살고 있는 나머지 애들도, 하숙집 아주머니도 너에게 욕정이 없을까?
차이가 있다면, 나는 어른답지 못하게 그것을 다스리지 못하고 너에게 풀어버린 거겠지.
너무 못난 모습을 보였어. 지훈이 니가 너무 좋아서 그런 거니까 이런 나를 용서해줘.
이해해달라는 말은 하지 않을게.]
"크하하하! 얘 뭐야! 진짜!! 영화 찍냐? 하하하!! 뭐? 나는 여교사 이전에 여자야! 크큭큭! 이런 나를 용서해줘! 이해해달라는 말은 하지 않을게! 하하하하!! 에라이! 이년아! 그럴 거면 보지를 벌렁거리면서 고딩 한테 자지를 박지 말았어야지!"
메시지를 본 이미진이 이제는 아예 바닥을 구르며 웃는다. 나는 웃는 이미진을 향해 물었다.
"이런 거 만화 스토리로 괜찮을 거 같지 않아요? 이걸 빌미로 협박하면서 남고생이 여교사를 성노예로 만드는 그런 스토리요."
"큭큭...! 응? 글쎄? 그런 게 인기가 있을까?"
"네?"
"음... 협박하고 따먹는 스토리란 말이지. 그런 거는 보통. 당하는 쪽에서 섹스를 두려워해야 젖는 거야. 보통 남자들은 흥분도 잘 안하고, 성욕이 없어서 섹스 같은 중노동을 굉장히 힘들어 해. 게다가 여자들 애액이 많기 때문에 섹스를 한 번 하고 나면 지저분해지잖아? 그래서 남자들은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과 섹스를 하는 걸 싫어해. 잘 싸지도 못하고. 그래서 섹스하기가 어렵다보니까 여자들이 성욕이 미치는 거야."
정조역전세계의 남자들이란... 쯧쯧. 그에 비해 나는 24시간 발정해 있는 수준이었다. 게다가 잘 싼다.
이미진은 설명보다는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이라 생각했는지, 책장에 꽂혀있는 만화책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녀의 원룸은 상당히 넓은 편이었다. 들어보니 월세 70만 원 짜리라고 했다. 나이 31살에 월세 60짜리 집에다가 SUV 차량을 끌 정도라니. 확실히 이미진이 말대로 그녀는 돈이 많은 편이었다.
그렇게 넓은 한 쪽 벽면을 만화책이 빼곡히 채우고 있다. 만화는 하나 같이 다들 성인만화들.
"뭐가 좋을까..."
사다리까지 동원해서 위로 올라간 그녀는 만화책 한권을 꺼내 내게 주었다.
제목은 '남교사 조교 일기.'
와. 제목부터 심상치 않아. 보면 눈이 썩을 것 같은데?
억지로 만화책을 넘겨봤다.
"으... 싫어."
"그렇지. 남자애는 싫겠지. 근데 그게 인기가 많아. 이런 성인만화의 주 소비층이 여자들이거든. 여자들의 성적 판타지를 채워주는 게 우리 성인 만화가들의 일이란 말이야."
그래서 여고생들이 남교사를 따먹는 내용의 만화였다. 내가 무작위로 몇 개 꺼내봤는데, 다들 비슷한 내용이었다.
여고생이 의자에 묶여있는 남자 선생님 위에 올라타고 마구잡이로 내리찍고, 남자 선생님은 내리 깔린 채 외친다.
제, 제발 이젠 그, 그만!! 자, 자지가 뽑혀버려어어엇!!
...
대단하다. 대단해. 그리고 울먹거리는 남자의 머리카락을 휘어잡으며 여자가 외친다.
아무리 선생님이라 해도 이렇게 자극받으면 싸버릴 수밖에 없을 걸요...?! 임신하고 말겠어!
아, 안되에에엣! 안에는 제발! 제바아아알!!
물론 안에 싸면 안 된다는 쪽이 남자다. 망할.
"그러니까 니가 말한 그 여교사라는 애. 당하면서도 좋았을 걸? 너처럼 매력적인 애한테 당하면 좋아할 사람이 대부분일 것 같은데 만화가 팔리겠나... 소비층이 원하는 만화도 아니고, 현실성도 떨어지잖아."
"매니악 하나보네요."
"결국 당하는 사람이 수치심을 느껴야 한단 말이야. 남자가 딱 묶여가지고 말이야. 꼼짝 못한다는 걸 깨닫고 말하는 거지. '... 제발... 부드럽게 해줘.' 캬! 이거야 이거!"
그렇게 말하는 이미진은 정말 아재 같았다.
물론 나도 남자니까 그런 하드한 장르를 볼 때 여자가 수치심을 느끼며 어쩔 수 없이 보지를 벌리는 장면을 보면 흥분하곤 했었다. 하지만 여기서 이미진에게 공감하면 좀 웃기잖아? 난 남자가 수치심 느끼는 걸 싫어한다고.
"그래서 안 되는 거야. 그래서. 여자가 묶여있다고 해봐. 근데 니가 거기 가서 강제로 해. 그럼 수치심은 무슨 수치심이야? 땡큐지 땡큐. 생각해보니까 죽인다 야. 지훈아 나도 조교 좀 해줘. 응?"
"... 누나가 누나 입으로 좋을 것 같다면서요. 근데 무슨 조교를 해요."
"그게 성립되기가 어렵긴 하지. 당하는 쪽에서 뭔가 기분 나쁘고 싫어야 조교에 젖어드는 맛이 있는 건데, 지훈이 같은 애가 다리 벌려. 이러면 벌리면서도 기분 좋지 않을까 싶다~"
"누나. 다리 벌려요."
"응!"
내가 말하기 무섭게 미진 누나가 다리를 활짝 벌렸다. 누나는 평소 입던 짧은 핫팬츠 대신 짧은 치마를 입고 있었는데 다리를 벌리자 팬티가 모습을 드러냈다. 심지어 미진 누나는 허벅지 안쪽을 손을 뻗어 양 옆으로 벌리며 나를 유혹하기 까지 했다.
나는 섹시함이라고는 1%도 없는 모습에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 진짜. 아무리 여자라지만 그렇게 쉽게 보여주는 건 나도 싫다고요."
"그래? 그럼 뭐 이래야 하나? 다, 다리를 벌리라니. 아, 안 돼. 지훈아. 제, 제발 그만해."
"..."
“요, 용서해줘. 부탁이야.”
갑자기 미진 누나가 겁먹은 표정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황당했지만 그녀에게 맞춰줄 생각으로 위협적으로 외쳤다.
"벌리라면 벌려요."
"..."
"어서!"
그렇게 말하며 이미진의 허벅지를 발로 밀어내자, 마지못해 누나가 허벅지를 양 옆으로 벌렸다. 벌벌 떠는 게 진짜 같다. 나는 손으로 살며시 미진 누나의 허벅지를 간질이 듯 쓸었다.
"피부가 아주 부드러운데요? 경험은 얼마나 많아요?"
"어, 얼마 어, 없... 푸흐흐흫...! 캬하하하! 조교한다는 놈이 왜 존댓말을 해! 하하하! 귀엽다 지훈이! 하하!"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자기가 생각해도 웃긴지 이미진은 또 엎어져서 웃기 시작했다.
이래서야... 쯧쯧. 혀를 차며 일어나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배소연이었다.
[배소연 : 야. 김지훈. 너 내 말이 우습냐? 내가 나오라 했지?]
[배소연 : 그런데 안 나왔다 이거지?]
아~ 그러셔. 그래서 열 좀 받으셨군?
[김지훈 : 내 맘이야. 니가 왜 참견 질이야?]
[배소연 : 원조교제 들켜도 상관없어? 나 지금 선생님 만나러 간다?]
[배소연 : 녹음한 거 들려주고, 소문낼 거야.]
하. 웃기고 있네. '맘대로 해라' 라고 치던 내 손가락이 돌연 멈췄다.
아. 잠깐만. 생각해보니까 이 년이 나한테 하는 게 조교잖아?
배소연한테 당하는 걸 송유희한테 하면 재밌지 않을까?
나는 이미진이 방금 연기한 것처럼 배소연에게 겁먹은 연기를 했다.
[김지훈 : 원하는 게 뭔데.]
[배소연 : 자지 찍어서 보내. 그럼 오늘 일은 용서해줄게.]
[김지훈 : 자지를 찍으라고? 지금?]
[배소연 : 앞으로 내가 명령하는 것에 질문은 허락하지 않아. 알겠어?]
[배소연 : 대답해]
이야. 이년 봐라? 고딩 주제에 제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