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화 〉예비 여교사 장난감 썰 - 1
배소연의 협박은 사실 전혀 무섭지가 않았다.
협박이라는 게 성립하려면, 내가 겁을 내야하는데 나는 겁낼 이유가 없었다.
아~ 뭐 그래. 정조역전세계에서 태어난 남자는 겁을 좀 낼 수도 있겠지.
근데 나는 전혀 아니거든.
혹시나 헛소문이 돌까 겁내는 성격도 아니고, 돈다고 상처받는 성격도 아니야.
또, 정말 원조교제를 했다면 모를까 나는 원조교제를 하지 않았어.
아무리 학교가 무능해도 그렇지, 사실 확인도 안한 상태에서 소문만으로 학생을 퇴학시키겠어?
최소한 소문이 나면 학생을 불러다 자초지종을 물어볼 거다.
원조교제가 아니길 바라며 물어보겠지. 왜? 그런 소문나면 학교만 골치 아프니까.
그럼 나는 이미진과 함께 학교로 와서 선생님들에게 해명하면 된다.
이미진이 돌발 발언을 하지 않는 이상 나는 아무 문제가 없다. 이미진도 좀 이상한 성격이긴 해도 때와 장소를 구별해 장난치는 사람이었으니까 크게 걱정이 되진 않았다.
만화 콘티 짜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하지 뭐.
그럼 배소연만 손해야. 학교 명예를 실추시켰으니까.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가지고 원조교제니 뭐니 하면서 여자가. 남자를 괴롭혔으니 역효과가 더 심할 걸?
누드 모델을 했던 걸 걸리게 되면 골치 아플 것 같기는 해. 학교에서 퇴학당하지 않을까 하고 걱정을 했었거든. 그래도 그건 예술이잖아! 예술! 설마 그걸로 퇴학을 당하겠어?
결론적으로 배소연은 뭔가 대단한 착각을 하고 있는 거였다.
그녀는 순전히 내 동정심과 내 성적 만족도에 기대어 협박을 하는 중이다.
솔직히 그런 쿨뷰티의 여자가 나를 생체 딜도로 쓰는 건 한 편으로 기쁘기도 해. 나는 공짜로 여자랑 하게 되는 거잖아.
단순히 섹스만 하는 거라면 얼마든지 맞춰줄 수 있었다. 생뚱맞게 나보고 야외 노출을 하라고 한다든지, 관장이나 받아들일 수 없는 변태 플레이를 하면 나는 그녀에게 맞춰줄 생각이 전혀 없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하숙집에 들어섰다. 그리고 복도를 지나 끝에 있는 내 방까지 걸어가는데 무언가 위화감이 느껴졌다. 문틈으로 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아침에 분명 끄고 나갔는데?
도둑이 들었나 싶어 조심스럽게 내 방문에 귀를 기울여보았다.
"아으... 항... 하응... 지훈아..."
여자의 신음소리다. 그것도 잔뜩 흥분해서 내 이름을 부르고 있다.
이건 또 뭐야?
신음소리는 어느덧 절정을 향해 달리고 있다. 나는 누군가가 내 방에서 야동을 본다고 생각했다. 내 방 컴퓨터에 야동을 받아서 보든 했겠지.
그럼 누가?
내가 사는 하숙집은 여자만 전문적으로 받던 곳이었다. 주인아주머니가 여자였거든. 남편이 IT 관련해서 출장이 잦았기 때문에 남자는 받지 않았었다. 나야 고아에다 사정이 딱하다고 받아준 거지만.
어쨌건 용의자는 7명이나 된다. 내 앞 방은 빈 방. 그리고 나머지는 꽉 차 있다. 하나씩 들어가 확인 해볼까 하다가 그대로 하숙집을 나왔다.
하숙집은 마당 같은 것이 집을 둘러싸고 있었는데, 빙그르 돌아가며 각 방의 창문이 있어서 맘먹고 보면 밖에서 훔쳐볼 수 있는 구조였다. 물론 창이 꽤 커서 만약 훔쳐보면 반드시 걸리기 마련이었지만...
"하아... 하읏... 음..."
저렇게 자위에 집중하고 있으면 모를 수밖에 없다.
내 방에서는 옆방에 사는 대학생 누나인 송유희가 내 베개에 보지를 비비며 자위를 하고 있었다. 그것도 내 팬티를 코에다 처박고 말이다.
송유희의 하반신은 아무 것도 입고 있지 않았고, 위에는 옷이 반쯤 벗겨져 가슴을 훤히 드러내놓고 있었다. 보지에서 흐르는 애액은 내 베개를 적시고 있었고, 그녀가 코를 처박고 있는 팬티는 내가 아침에 벗어놓고 갔던 팬티였다.
아. 그래. 뭐... 하. 이거 참. 그 맘 이해는 하는데...
나는 창가에서 떨어져 내 방문으로 향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문은 안 잠겨있겠지?
그래. 일단 안 잠겨 있을 거야. 그럴 정신이 있었으면 창문도 닫고 했겠지.
이게 상황이 좀 웃겨.
송유희 누나는... 사범대를 다닌단 말이야? 그러니까 말하자면 중 고등학생들을 가르칠 예비 교사라는 이야기지. 그 예비교사가 고등학교 남학생의 팬티 냄새를 맡으며 자위를 해?
우와. 이거 엄청나게 위험한 여자잖아?
생각해봐. 사범대 다니는 남교사가 옆방에 사는 여고생 팬티를 훔쳐 자위를 해. 그것도 여고생 방에 몰래 들어가서 여고생이 밤마다 머리를 베고 자는 곳에다가 자지를 비비며...
가만. 그러고 보니 저번에 집에 왔을 때 방이 깨끗했던 것도 송유희가 청소를 해서 그런 건가? 그럼 나는 어젯밤 송유희가 보지를 비빈 곳에 머리를 박고 잤다는 거네?
허탈하게 웃으며 일단 핸드폰 녹음기를 준비하고, 문을 벌컥 열었다.
"하으으으아앗!"
쿠당탕-!
한참 베개에 보지를 비비던 송유희가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다 넘어지기까지 했다. 보지를 손으로 가리며 바닥을 펄떡 펄떡 뛰는 게 막 건진 붕어 같다.
나는 문고리를 잡은 채 무표정하게 그녀를 내려 보며 그녀를 기다렸다.
난리다. 난리.
송유희는 자신이 노팬티인 건 기억했는지, 냄새를 맡고 있던 내 팬티를 입으려고 하다가 집어던지고 자기 팬티를 찾기 시작했다. 다듬어지지 않은 음모가 지저분하게 펼쳐져 있고 동동 구르는 발 주위로 애액이 뚝뚝하고 떨어진다. 그녀의 사타구니를 질척하게 적시고 있는 애액은 허벅지를 타고 바닥으로 흐르는 중이었다.
"이거 아니에요?"
"히이이익!"
내가 바닥에서 유희 누나의 팬티를 집어 들자 누나가 허겁지겁 팬티를 빼앗아 입었다. 그리고 후다닥 나를 스쳐지나 나가려고 하기에 붙잡아서 내 이불 위로 그녀를 밀쳤다.
철컥-
"지, 지후, 지후나...! 그, 그게, 그, 그게 아니라."
내가 문을 잠그며 그녀를 내려 보자 송유희는 다리가 풀렸는지 내 이불에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바들바들 떨었다.
좆 된 거 자기도 알거든.
예비 여교사가. 고등학생 남자애 팬티로 자위를 했어.
여교사 할 수 있겠어? 밥 줄 끊긴 거거든.
배소연은 좀 배워야 돼. 협박을 하려면 이럴 때 해야 하는 거야.
"유희 누나. 뭐하고 있던 거예요?"
"아... 아니, 그, 그게 내, 내가 그냥 네 방 청소를 하려고..."
"청소를 하려고 했다고요? 아~ 저번에 방이 깨끗했던 게 누나가 청소해준 거구나~"
"맞아! 그거야! 며칠 전에도 내가 니 방을 청소했었어! 그래서 오, 오늘도 지훈이 니가 안 들어오는 줄 알고 청소를 하려고 했는데..."
"청소를 하려다가 내 팬티를 본 거예요?"
"아, 아니 그, 그건 아니고... 패, 팬티 냄새! 팬티 냄새를 맡아보면 건강상태를 알 수가 있데! 그래서 니, 니가 거, 걱정 돼서 내, 냄새를 잠깐..."
얼굴이 터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벌겋게 변한 송유희가 필사적으로 변명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가 그러거나 말거나 조용히 배게를 집어 들었다. 내 하늘색 배게는 한쪽 부분이 파랗게 젖어 물들어가는 중이었다.
"그럼 이건 뭐에요?"
"어, 어, 어... 그, 그건..."
"영역표시라도 한 거예요?"
"어, 어, 어... 그, 그건..."
"솔직히 말해 봐요. 그럼 내가 용서를 해줄지도 모르잖아요."
"... 소, 솔직히?"
"네. 사실 그렇잖아요. 성욕이라는 게 누구나 다 있는 거고. 저도 물론 있구요. 그리고 누나는 절 항상 예뻐해 주셨으니까 이해할 수 있어요."
본래 협상은 그런 거야. 다 괜찮다. 이해할 수 있다. 이렇게 살살 긁어주는 거지.
그럼 정말 괜찮다고 생각하고 다 털어 놓을 거라고.
"... 자, 자위를 했어."
"누나 국어전공이시잖아요. 고작 그렇게 밖에 표현을 못해요?"
"지, 지훈이 베개랑 팬티로 자위를 했어."
"좀 더 자세하게. 베개로 어딜 비비고 뭘 했죠?"
"지, 지훈이 베개에 내 보지를 비비면서 지훈이 팬티의 냄새를 맡으며 자위를 했어."
"좋았나요?"
"으, 으응."
"어떻게 하고 싶어요?"
"응?"
"제가 누나 원하는 걸 다 들어준다면 어떻게 하고 싶으냐고요."
"..."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송유희가 내 눈치를 본다. 정말인가 싶나보다.
물론 뻥이지. 뻥이지만 말을 해야 녹음이 제대로 되거든. 자자. 말해봐.
나는 그녀에게 자신감을 주기 위해 살며시 웃어보였다.
"괜찮아요. 말해 봐요."
"... 지, 지훈이랑 하고 싶어."
"좀 더 자세하게."
"지훈이의 자지를 빨고 싶어!"
"더 솔직하게."
"지, 지훈이의 자지를 빨고 애액이 흐르고 있는 내 보지에 지훈이 자지를 넣어보고 싶어!"
"잘했어요. 누나."
그러자 송유희의 얼굴이 환하게 펴졌다. 용서받았다 생각하겠지. 동시에 나와 섹스를 할 수 있다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내가 그런 기대감을 줬으니까.
나는 그 기대감에 부푼 얼굴을 앞에 두고 녹음된 파일을 재생시켰다.
"지훈이 베개랑 팬티로 자위를 했어."
"지훈이 베개에 내 보지를 비비면서 지훈이 팬티의 냄새를 맡으며 자위를 했어.
"지훈이의 자지를 빨고 애액이 흐르고 있는 내 보지에 지훈이 자지를 넣어보고 싶어!"
녹음기가 재생되자 환하게 펴졌던 송유희의 표정이 점점 굳어가기 시작했다.
세상이 무너지면 저런 표정일까?
아. 배소연한테 이걸 보여줬어야 하는데 말이야. 협박은 이렇게 하는 거라고.
나는 바들바들 떨고 있는 송유희에게 경멸스럽다는 듯 말했다.
"와. 누나 진짜. 너무 한다. 중 고등학교 교사가 되고 싶다는 분이 이래도 되요?"
"..."
"이런 변태인 줄 몰랐네요? 제 자지를 빨고 보지에 넣고 싶다고요?"
"... 흐."
"교단에 서서 어린애들 보며 그런 생각하실 거 아니에요? 장난 아니다. 누나. 진짜."
"... 흐으윽. 흐아아앙..."
송유희는 엎드린 채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정말 인생 끝났다고 생각하나보다.
내가 저 마음을 알지.
설아 누나 위에 올라탔다가 이미진한테 걸렸었거든.
"미, 미안해에 지, 지후나아. 너, 너무 좋아서 그랬어! 공부하느라 너무 외롭구 그런데... 나, 남자친구는 구할 수도 없고..."
"그럼 저는 그냥 대용품인가요?"
"아냐! 아냐! 처음부터 좋았어! 처음부터 좋았는데! 넌 학생이구... 나는 선생이 되야 하니까 그건 안 된다고..."
"안되는데 왜 그러셨어요."
"미, 미안해... 요, 용서해주면 안될까? 정말 미안해! 딱 한번만... 한번만 용서해줘... 제발! 부, 부타기야아아..."
남의 일 같지 않네.
충격적이긴 해도 나는 처음부터 그렇게 화가 나지는 않았었다.
설아 누나와 배소연 때문에 찝찝했던 기분을 좀 풀어볼까 하고 장난을 쳐본 것 뿐.
그렇다고 해도 죄질이 너무 나쁘다.
여교사 한다는 사람이 고등학생을 상대로 이런 짓을 하다니.
나는 배운 걸 그대로 써먹기로 했다. 그래서 책상에 있는 연습장 하나를 북 찢어서 펜과 함께 누나 앞에 놓았다.
"여기에 각서 하나 쓰고, 사인하세요. 그럼 용서를 고려해보죠."
"가, 각서?"
눈물범벅이 된 얼굴을 들어 송유희가 나를 올려본다.
나는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다 알고 있었다. 경험자거든.
"쓸 거예요? 말 거예요? 이대로 이 녹음 파일 올리고, 베개에서 유전자 분석 해보라고 할까요?"
"아, 아니야! 쓰, 쓸게! 쓸게!"
"부르는 대로 쓰세요.""
"응. 응!"
"제목."
"제목."
"노예계약서."
"노예계..."
종이 맨 위부터 내가 부르는 대로 쓰던 송유희의 손이 멈췄다.
멍청한 표정으로 올려보는 그녀에게 나는 이미진의 악마 같은 미소를 떠올리며 웃어보였다.
"뭐하세요? 성폭행 여교사 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