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화 〉동급생 협박 썰 - 2
남자 모델일은 10분에 한 번씩 조금씩 방향을 전환하는 형식이었는데, 3번 쯤 돌았으니 이미진의 말이 아니더라도 쉴 때가 됐었다.
쉬자는 말이 나오기 무섭게 나는 가운을 입고 화실 밖을 나섰다.
화실의 문이 닫히자마자 안에서는 웃음소리와 이야기 소리가 흘러 나온다.
대충 이런 이야기들 이었다.
"야. 봤냐?! 개 큰데!"
"키키킥 아까 자지가 끄덕이면서 배꼽 치는 거 봤어?"
"어어. 탁탁탁! 이렇게 돌리고 저렇게 돌리고!"
"어우. 내가 빼줄 수 있는데."
“저 남자 밤에는 어떨까?”
그나마 이미진은 책임감이라도 있는지 조용히 시키는 분위기였다.
그것도 엄중하게. 경고까지 하면서.
문 앞에 서서 창피함을 느끼다 주위를 둘러봤다.
어쩌지? 화장실에서 빼야하나?
보통 남자는 자위를 하면 발기가 가라앉는다.
어떤 단체에서는 남자가 야동을 볼 때 공격성이 8배 올라간다며 야동의 위험성을 강조하는데, 그건 남자를 못 만나봤거나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남자는 야동을 보면 자위를 할 수밖에 없고, 사정을 하고 나면 공격성이 8배 낮아진다. 말하자면 현자타임인 거지.
이번에도 그런 게 필요할 것 같았다.
그래서 화장실을 가려는데 이미진이 뒤따라 나오더니 내 손목을 붙잡았다.
"어딜 가게?"
"화장실이요."
"참네. 화장실에서 뭘 하려고? 따라와."
이미진은 웃더니 원래 있던 방으로 나를 데려갔다.
"조금만 쉬어. 그럼 나을 거야."
"..."
"모델이 처음이라 그래. 흔치 않은 경우이기는 한데... 이상한 거 아니니까 창피해하지 말고.”
“... 알아요.”
“미안하다. 이런 거 생각하고 불렀어야 했는데... 나도 너무 급해서. 내가 널 놀리려는 의도는 없었어. 진짜야. 내가 아무리 미친년이라 해도 설마 놀리려고 이런데 데려오겠니? 남자 모델구하기가 정말 너무 어려웠어. 좀 이용한 것 같이 돼서 미안해."
짜증이 났었는데, 이미진이 보여준 의외의 프로다운 모습에 기분이 풀렸다.
게다가 평소에 경박했던 여자가 진지하게 사과를 하니 어쩐지 진심이 느껴졌다.
내가 생각한 그녀는 흥분한 거 자기가 풀어주겠다며 달려들 것 같았거든.
"왜 남자 모델이 없는 줄 알겠네요."
"그러니까.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 원장님이나, 나한테 애인이 있으면 대충 그렇게 불러서 쓰고는 했는데 이번에는 그게 안 되더라고."
"어렵겠죠. 창피하기도 하고."
그녀와 이야기하는 동안 발기된 남근은 조금씩 가라앉고 있었다.
근데 애초에 꼴렸던 대상이 옆에 있는데 발기가 풀리겠냐고.
이미진은 남자가운의 아래 부분이 텐트를 치고 가라앉지를 않자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아니... 근데 이게 이렇게 안 풀리나?"
이미진은 후드티를 입어 위에는 노출이 많지 않았지만, 그만큼 하체를 노출하고 있었다.
검고 탄력 있는 허벅지가 굴곡을 그리고 있는데 시선이 안 갈수가 없었다.
게다가 그녀는 나와 어제 격렬한 섹스를 했던 사이였다.
그런 여자가 내 곁에서 성숙한 여인의 향기를 풍기고 있는데 발기가 풀리는 게 이상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차마 자존심 때문에 이미진 때문에 꼴린다는 말을 못했다.
"남자들이 서는 건 당연한 건데요."
"글쎄... 남자들은 보통은 잘 안 서는데."
"잘 안 선다고요? 여자의 몸 보면 서는 게 당연한데..."
"아냐. 잘 안 서서 만져줘야 서는 게 보통이야."
"그래요?"
정조역전이라 그런가? 성적 흥분을 남자들이 상대적으로 덜 느끼다 보니 발기를 덜 하는 것 같았다.
하긴 생각해보면 이 세계에서 여자들은 오줌을 싸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애액을 쏟아낸다.
야동에서도 그런 걸 본 적이 없는데 말이야.
야동은 성적 자극을 극대화하기 위한 여러 가지 장치가 있는 영상이다.
남자 배우의 훌륭한 몸, 큰 남근, 오랜 사정 시간, 여자 배우의 날씬한 허리와 큰 가슴, 넓은 골반.
거기에서 나오는 애액을 줄줄 흘리는 장면도 이 세계의 여자만큼은 아니다.
남자의 성욕을 여자가 다 가져간 건가?
나는 아닌데 말이야.
"그래. 남자의 귀두라든지... 그런 쪽을 자극하면 발기가 되거든. 그래서 성교육 때도..."
"성교육 때 발기시키는 법을 배운다고요?"
"어. 너 안 배웠어?"
뭐야 시발 그건 본능이잖아.
여자의 몸만 봐도 벌떡 벌떡 서는 게 어린 나이의 남자들인데 뭐지?
"그런데 너는 희한하게 발기를... 어머."
아. 제길. 이미진의 시선이 집중되어있자 남근에 더 많은 힘이 쏠렸다.
이미진이 보고 있는 사이 껄떡대는 남근 때문에 가운이 춤울 추기 시작했다.
그녀는 나를 생각해 억지로 웃음을 참고 있었지만 다 티가 났다.
"... 이거 약 같은 건 없어요?"
"그런 약이 어딨니? 당연히 없지. 아니면 빼줄까?"
"진작 좀 그러지. 빼줘요."
"응? 진짜?"
"빼달라고요. 누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니까 책임져요."
"나 때문이라고?"
"누나가 모델하라고 데려온 거잖아요. 그러니까 누나가 해결해야죠."
내 말에 이미진이 크게 웃음을 터뜨리더니 내 무릎 사이에 들어와 무릎을 꿇었다.
"그래? 해줄까 그럼?"
그녀의 손이 내 무릎 위에 올라오고, 서서히 내 다리를 양 옆으로 벌린다.
활짝 열어젖힌 다리 사이로 이미진이 무릎을 꿇은 채 조금 더 다가왔다.
이번엔 가운이 걷히고 하늘로 치솟은 남근이 가운 아래에서 드러났다.
"해주는 거야 어렵지는 않은데. 입으로? 아님 할래?"
"입으로 해줘요."
내 말에 이미진은 눈웃음을 지어보이더니 손으로 내 남근을 쥐었다.
위 아래로 흔들면서 귀두를 한 번씩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그 사이 더 아래로 내려간 이미진의 코는 내 고환 위에서 옅은 숨을 쉬고 있었고, 그 밑에서 빠져 나온 요사스러운 혀가 내 고환을 핥고 있었다. 차갑고 미끄러운 느낌이 고환을 감싸고 비비자 기분이 그보다 좋을 수가 없었다.
"쌀 거 같으면 이야기 해."
"으. 네."
츄읍- 하아-
고환에서 시작된 매끄러운 혀의 느낌이 남근의 뿌리부터 올라오더니 귀두를 감싼다. 그리고 탄력 있는 입 사이를 파고들어 그녀의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호흡이 내 음모를 간질거린다. 나는 그 간지러운 느낌에 더욱 흥분이 되기 시작했다.
무릎을 잡고 있던 내 손에 더욱 힘이 들어가자 이미진이 내 자지를 물고 한차례 웃더니 내 손을 잡아 자기 머리 위에 얹었다.
츄읍- 츕- 하아- 츕-
"누, 누나. 저. 쌀 것 같아요."
"응. 응."
내가 몰려오는 사정감에 누나를 외치자 이미진의 빠는 속도가 더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혀로 귀두를 더욱 자극하고 남근을 쓰다듬는 손을 더 빠르게 움직였다.
결국 나는 그녀의 입에 잔뜩 사정했다.
"으음. 츕. 음."
이미진은 깊은 곳에 있는 한 방울이라도 더 짜낼 듯이 내 남근을 물고 빨아들이고 있었다.
고환을 마사지 하고 있는 손도 더 요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녀의 입에 물려 있는 내 자지가 움찔거리며 속에 있는 것을 게워내기 시작했다.
"좀 진정되면 들어와. 기다리고 있을게."
"네."
이미진은 입으로 받아낸 내 정액을 꿀꺽 삼키더니 내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 주고는 방을 나섰다.
그렇게 돈도 받고 펠라치오도 받는 남는 장사를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자 모델로서 위기가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발기는 안했지만 아직 정액이 덜 빠졌는지, 아니면 쿠퍼액인지 모를 액체가 자지 끝에 맺혀 길게 늘어졌기 때문이다. 많은 양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이미진에게 쏠렸고, 이미진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보이며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나만 창피할 뿐.
시발. 이래서 남자 모델 구하기가 힘들구나.
*
모델 일이 끝나고 두툼한 돈 봉투를 받자 마음이 풀렸다.
하지만 완전히 끝난 건 아니었다.
"한 번 더하라고요?"
"야! 200만원이나 받으면서 너 너무 쉽게 하려는 거 아니냐? 오늘 고작 한 번해놓고!"
"그런 말은 없었잖아요!"
"딱 한 번만 더하면 된다니까."
"설아 누나 이야기는요?"
"그거는... 문자로 남겨줄게! 난 간다!"
그렇게 말하고 이미진은 차를 타고 사라졌다. 나는 그녀 말을 믿지 않았지만, 잠시 후에 정말 메시지가 왔다. 정리하자면, 설아 누나는 나를 만난 날 남자와 헤어진 상태였던 것 같다. 그게 바로 '형진' 이라는 내가 생각한 그 사람.
당시에는 사귀는 사이가 아니었던가?
그럼 그 날 술 먹고 늦게 들어온 건 뭐야?
둘이 좋은 시간을 보내면서 같은 침대에서 서로 물고 빨고 한 게 아니란 말이야?
머리가 복잡해져서 나는 이미진에게 추가로 물었다.
[김지훈 : 그래서 그 임형진이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데요? 누나랑 같은 회사 사람이에요? 둘이 어디까지 갔어요?]
[이미진 : 다음 편에 계속...!]
[김지훈 : 아! 진짜 장난 좀 하지 말고요!]
[이미진 : 다음에 모델 할 때 알려줄게 ㅋㅋ]
결국 그녀에게서 더 많은 정보를 얻어내지는 못했다.
이미진의 그동안의 행적을 보면 내가 가서 또 모델 일을 해야 알려줄 것 같았다.
돈 봉투를 열어보니 100만원이 들어와 있었다.
아마 다음에 또 일하면 100만원을 더 주는 거겠지.
200만원이라. 뭘 할까?
일단 현정이한테 맛있는 걸 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밤늦게 찾아가 재워달라고 했음에도 서슴없이 재워줬으니까.
미안한 마음이 있긴 했다.
처음 만난 날 나는 그녀에게 위로를 받았는데 보답은커녕 도움만 받는 것 같았으니까.
그렇게 장현정의 자취방에 도착했을 때였다.
문고리를 잡고 문을 열려는데, 방 안에서 시끌벅적한 대화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하하하! 야 그래서 장현정이 너는 남자친구 하나 없냐?!"
"시끄러워! 내가 안 사귀는 거거든?"
"안 사귄다는 년이 벌써 3년이나 킥킥킥!"
"웃기는 년이네. 야 너 중학교 때 남자 동정 따먹은 이후로 누구 사귄 적 있어? 없잖아!"
"박아줄 놈은 있나 몰라?"
"니들이 걱정 안 해도 있다. 이 년들아. 니들이야 말로 있냐?"
"우린 다 애인 있잖아. 너만 없어 장현정 이 븅신 년아!"
"장현정 니 보지에 거미줄 친 거 아니냐? 키킥!"
“하도 안 해서! 하하!”
뭐지?
여자 목소리 여럿이고, 내가 아는 목소리는 오직 현정이 뿐이었다.
그리고 다들 애인이 있는 듯, 현정이를 놀리는데, 내 가슴 속에서 뭔가가 울컥하고 치밀어 올랐다. 지들이 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