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화 〉직장인 누나 썰 - 8
설아 누나의 집 앞에 서서 차가운 문손잡이를 잡자, 내 심장은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누나가 와 있을까?
귀를 대보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사실 좀 쫄았거든.
누나의 집에서 여자의 교성이 들리면 그건 누나일 거잖아.
이 세계는 남자가 정조를 지켜야 하는 세계니까 아무 남자가 누나랑 막 하고 그런 건 아닐 거 아냐. 그럼 설아 누나랑 하고 있을 남자가 누구겠어. 형진인가 뭔가 하는 놈이겠지.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나와 현정이처럼 현관에서부터 엉켜있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형진이의 남근을 입에 머금고 애액을 쏟아내며 주저앉은 설아 누나의 모습을 본다면 미칠 것 같거든.
그래서 한동안 소리에 집중했었다.
하지만 조용하다.
밤이 주는 적막에 안심하며 나는 도어락 비밀번호를 눌렀다.
하나.
둘.
벌컥!
다행히 집은 어두웠다.
불안감이 순식간에 태풍에 휩쓸린 듯 사라지고, 그 휑한 자리에 평안이 찾아왔다.
나는 방을 가볍게 정리하고 식탁에 앉아 누나를 기다렸다.
20분, 30분.
와. 그 때부터 미치겠는 거지.
또 내 못된 상상이 나를 미치게 해.
내가 현정이의 보지에 입을 박고 혀를 내밀어 그녀의 애액을 닦았던 것처럼 형진이라는 자식이 누나의 음부에 얼굴을 박고 있을 생각하니 화가 나는 거지.
아직 내가 못 맡아본 향인데, 내가 맛보지 못한 맛인데, 내가 느끼지 못한 촉감인데 엄한 놈이 먼저 차지한다니까 왜 이렇게 짜증이 나는지.
왜 그런 거 있잖아?
마트에서 내가 먼저 찜해놓은 거 같은데, 어떤 놈이 갑자기 상품을 가로채는 그런 기분.
지하철에서 빈자리가 하나 있기에 앉으려 했는데 저 멀리서 누군가 달려와 엉덩이부터 밀어 넣어 앉는 걸 본 기분.
빌어먹을 1시간 지났어!
집착하는 것 같지만 전화를 하자!
지금까지 누나에게 잘 보이고 싶어 참았다.
괜히 누나가 나를 싸구려로 보는 게 싫어서.
이미진이라는 누나랑 톡으로 그런 대화를 나눴잖아.
애가 좀 이상하다고.
그런 이상한 남자가 되기 싫었어.
하지만 더 이상 참기 힘들었다. 그렇게 핸드폰을 들고 누나 번호를 찾고 있을 때였다.
띡띡띡. 삐비빅!
띡띡띡. 삐비빅!
누군가 도어락을 누르고 있다. 근데 비밀번호가 자꾸 틀린다. 계속 틀린다.
더 틀리면 경보가 울릴 것이기에 나는 신경질 적으로 문을 열었다.
"... 설아... 누나?"
"지후나!! 안자고 있었니?! 머야. 왜왜~"
문이 열리자마자 설아 누나가 손을 뻗더니 내 양 볼을 꼬집는다.
나를 똑바로 응시하던 그 올바른 눈은 반 쯤 풀려 흐물흐물 녹고 있었고, 남근을 자극하던 달콤한 그녀의 살 냄새는 술 냄새로 변해있었다.
"이, 일단 들어오세요. 술 드셨어요?"
"어어응. 거하게 하나 했지! 하하! 혼자 잘 있써써?"
정조 관념이 약한 이 세계에서도 가지런한 모습을 보이던 셔츠도 반쯤은 풀어헤쳐져 젖가슴이 보이고 있었다. 셔츠가 나풀거릴 때마다 분홍빛 유두가 부끄러운 듯 모습을 드러냈다 사라졌다 한다.
아. 꼴렸다.
비틀거리는 누나를 붙잡자, 누나가 반쯤 안기며 어깨동무를 한다.
잔뜩 흐트러진 무방비한 여체.
나를 향해 모든 걸 열어놓은 듯한 이 분위기.
나는 내 눈앞에 있는 누나의 하얀 목덜미를 내려 보며 천천히 남근을 세웠다.
하지만 누나는 바로 옆에 있으면서도 내 바지가 부푸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지, 그 가슴으로, 부드러운 살결로 나를 유혹할 듯 온 몸을 비비적거렸다.
흔들거리며 현관에서 신발을 벗으려 용을 쓰던 누나는 방 안을 둘러보더니 갑자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나를 한 번 돌아보더니 와락 안겨왔다.
"우와~! 지후니 청소도 했네?! 잘해써! 착하다~"
꼴리기 충분한 상황이었다. 설아 누나의 수줍은 유두 때문만이 아니라 누나는 내게 기대어, 겨드랑이로, 가슴으로, 허리로, 허벅지로 나를 자극하고 있었으니까.
내 머리를 쓰다듬는 그 손을 핥고 싶다.
내 왼손이 가득 당긴 누나의 가는 허리를 잡고 흔들고 싶다.
그게 술에 취해 하는 행동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저 동생으로만 보는 것임을 알면서도.
나는 미칠 듯이 흥분하고 있었다.
"아유우우. 서이찌를 모타겠네..."
"누나. 일단 앉아요. 앉아."
"응. 그래. 안자서 해야겠따."
바닥에 쓰러질 듯 앉은 누나는 힐을 벗으러 노력했다.
아직도 그녀는 현관을 벗어나지 못했다.
앉아 있는 누나의 얼굴이 서있는 내 남근 바로 앞에 있다.
이대로 뻐금거리는 저 입에 내 남근을 쑤셔 넣고 싶다.
샤르륵- 샤륵-
침이 꼴깍 넘어가는데, 누나의 양 다리가 비벼지며 스타킹이 쓸리는 소리가 난다.
뱀이 기어가는 듯한 그 소리는 내 다리를 타고 올라와 남근을 자극했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강제로 누나를 어떻게 하면 안 된다는 자각은 있었다.
물론 정조역전세계니까 누나는 내게 깔려 강제로 보지가 뚫리더라도 좋았다고 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기왕이면 자연스럽게 하고 싶었다. 그 마음이 나에게 향하도록.
짧게 한숨을 내쉬어 더러운 마음을 씻어낸 나는 무릎을 꿇고 누나의 발목을 잡았다.
하얀 누나의 손끝으로 가는 발목과 힐이 까닥이고 있다.
"내가 할쑤이써어~"
"가만히 있어요. 누나."
"푸후~ 으아아. 힘들다아."
자기가 하겠다고 나서는 누나를 말리며 나는 누나의 힐을 양 쪽 다 벗겼다.
검은빛 스타킹 안쪽으로 가지런한 다섯 개의 발가락이 모습을 드러낸다. 꼼지락 거리는 모습이 내게 손짓하는 듯하다. 어서 빨라고. 어서 핥으라고.
작고 가녀린 발목과 단정한 발 모양에 내 남근이 더욱 치솟기 시작했다. 한 손에 가득 잡히는 발이 내 손가락의 움직임에 따라 움찔거린다.
"간지러어어. 이 바부야."
다리를 비비꼬더니 설아 누나가 내 머리에 꿀밤을 한 대 때렸다.
"나 좀 일으켜 줄래?"
"아. 네네."
스악- 거리는 스타킹의 마찰음이 정신을 못 차리게 한다.
그건 신경을 안 쓰려도 안 쓸 수가 없는 소리였다.
나는 누나를 부축해 침대에 데려갔다.
아... 침대다.
여자와 섹스를 할 수 있는 장소.
어쩌면, 오늘 누나와 내가 입을 맞추고 서로의 성기를 맞댈 수 있는 장소.
침대에 가까워질수록 내 심장박동은 커졌고, 남근에 쏠리는 힘도 더욱 강해졌다.
"나 무란잔만됴. 목 말라..."
침대에 엎드려 설아 누나가 뇌쇄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미친 이걸 어떻게 버텨!
"아, 알았어요. 물이면 되요?"
"응응. 고마어어어. 지후니~"
이미 내 뇌는 모든 것을 섹스에 맞춰놓고 있었다.
그녀의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물을 컵에 따르러 냉장고로 향하면서도 별에 별 상상을 다하고 있었다.
이대로 섹스하자고 하면 뭐라고 할까? 누나라면 안 된다고 말하겠지?
그럼 약을 타서라도 어떻게 못 하나?
내가 그녀의 몸에 올라타 열 번, 아니 백 번, 아니 수 천 번!
그녀의 보지가 더 이상 남자를 받지 못하도록, 형진이라는 놈이 들어올 수 없도록 해버릴까?
설아 누나의 보지와, 다리와, 가느다란 손을 내 자위도구로 삼을 때도 누나가 일어나지 못하게 하려면 약이 있어야 한다.
내가 하는 추악한 행위는 누나가 안 봤으면 했다.
누나가 '왜 그래?' 라고 물으면 나는 더 이상 행동을 계속할 자신이 없었다.
그녀에게 미움 받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녀는 또 뺨을 날리며 그 올바른 눈으로 나를 노려보겠지.
그건 아니다. 그러면 안 된다.
그렇게 물을 따르고 침대로 돌아가는데.
오 신이시여.
누나는 정신을 잃었다. 완전히 골아 떨어졌다.
"누나?"
"흐으응...."
"누나. 누나."
"으음..."
떨리는 심장과 떨리는 손으로 그녀를 불러본다.
누나는 반응이 없다. 꿈나라로 빠져버린 맥없는 신음을 흘릴 뿐이었다.
나를 부르던 입이, 손이, 가슴이. 그 모든 것이 무방비로 내게 노출이 되었다.
이건 누나가 나를 유혹하는 거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더러운 합리화라는 걸 아는데, 합리화를 했다.
남자랑 단 둘이 있는 방에 술에 취해 들어온 누나가 잘못한 거지. 안 그래?
정조역전이라고? 나는 그런 세계에서 살던 놈이 아닌데?
내가 원해서 온 것도 아닌데 왜 내가 정조를 지키는 남자여야 해?
원래 세계도 밝히는 여자들 많잖아? 다들 안 그런 척 할 뿐이지.
나도 마찬가지야!
"하아 하아..."
가뿐 신음이 내 입에서 흘러나왔다.
누나가 깨는 것도 아닌데, 그 정도로 완벽히 잠들었는데.
그녀에게 다가가는 게 잘못한 것이 아닌데도 나는 도둑놈처럼 살금살금 누나에게 다가갔다.
쩌억- 쩌억-
맨 발바닥이 바닥에 붙었다가 떨어지는 소리가 질을 쑤시는 것 같은 소리 같다.
지금 방 안에 차기 시작한 열기가 누나와 내가 섹스를 하며 생긴 열기 같다.
모든 것이 누나와의 섹스에 초점을 맞춰 보이고 들렸다.
나는 누나가 누워있는 침대 옆에서 무너지듯 무릎을 꿇었다.
엎드린 누나의 고개가 나를 보고 있다.
감겨있는 눈 밑으로 오뚝한 코가 보이고 그 밑으로 도톰한 입술이 보인다.
천천히 얼굴을 가져가 조심스럽게 입을 뻗어 입맞춤을 했다.
"후우-"
누나의 숨결이 내 안으로 들어왔다.
잠시 입을 뗐다가 다시 누나의 입에 입을 맞추었다.
이번엔 살며시 물었다. 입을 벌렸다가 그녀의 아랫입술을 문다.
달다. 술 냄새가 섞여있지만 그보다 달콤할 수가 없다.
이번엔 혀다. 혀를 내밀어 그 달달한 맛을...
"흐으응~ 음음. 햐..."
누나가 신음소리를 내며 몸을 뒤척이자, 나는 도망치듯 후다닥 바닥에 엎어져 자는 척을 했다.
하. 진짜 병신 짓이지.
정말 깼다면. 이대로 자고 있다고 하면. 누가 믿어 준다냐?
하지만 내가 울며 정말 자고 있었다고 하면 누나는 또 믿어주겠지.
자는 척 감았던 눈을 뜨고 누나를 살피자 누나는 몸을 뒤척이다 다시 잠든 것 같았다.
얼굴은 여전히 나를 보고 있었다.
침착하자.
다시.
천천히.
무릎을 꿇고 개처럼 기어가 다시 누나의 입에 내 입을. 혀를 맞춘다.
살며시 벌어져 침을 흘리고 있는 누나의 입은 그녀의 보지 같았다.
끈적끈적한 애액이 줄줄 흘러 남근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는 그런 보지.
나는 혀를 그 사이에 부드럽게 밀어 넣었다.
아프지 않게. 다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