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화 〉직장인 누나 썰 - 7
"뭐?"
“흐으. 음음.”
처음인지는 어떻게 알았지?
내가 당황하고 있는 사이 현정이는 입 안을 오물거리며 남아있는 정액을 모아 손에 뱉어냈다. 그리고 벌떡 일어나더니 화장실에 그것들을 버리기 위해 들어갔다.
나는 여전히 누워있었고, 현정이는 화장실에서 나온 후 나를 내려다보며 섰다.
아래에서 올려보니 그 매력적인 다리가 더욱 섹시해보였다.
얇고 탄력 있는 다리. 음부에서 시작돼 덩굴처럼 다리를 휘감고 내려오는 애액의 물줄기들. 긴장과 흥분으로 가늘게 떨리는 근육.
내가 그녀의 하체를 감상하고 있는데, 현정이가 재차 물었다.
어쩐지 표정이 심각했다.
"너. 처음 하는 거냐고."
"아, 아닌데?"
당황했는지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눈치 챘겠지? 아. 눈치 챘다.
짜증이 섞인 눈으로 나를 내려 보던 현정이는 머리를 긁적이며 내 전신을 훑어보았다.
현정이의 다리를 보며 다시 발기하고 내 남근을 보더니 한숨을 한 번.
다시 내 얼굴을 보고 한숨을 한 번.
"야. 옷 입어."
"왜? 왜?"
"아오! 씨발 진짜. 입으라면 입어 이 미친놈아! 나랑 잠깐 이야기나 좀 하자."
*
결국 섹스는 못했다.
보지나 존나 빨다가, 자지 몇 번 빨리고 싼 게 전부다.
나는 현정이의 입에 사정한 이후에 흥분이 가신 상태였고, 현정이는 내가 처음이라는 사실에 정신이 번쩍 든 것 같았다.
아니 근데 처음이 그렇게 중요한가?
아... 뭐 처녀라고 생각하면 그럴 만도 한 것 같긴 한데...
"옷 입고, 책상 펴놓고 앉아있어."
"어? 어, 응..."
현정이는 내게 그렇게 지시한 후, 팬티도 입지 않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갑자기 변한 태도에 나는 괜히 뜨끔해서 그녀의 말대로 책상을 펴놓고 옷을 입었다.
순순히 그녀의 말을 따르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뭔가 좀 이상했다.
처음 하는 게 잘못은 아니잖아?
내가 미안함을 느낄 필요가 없는데?
현정이야 말로 너무 과민 반응하는 거 아닌가?
"으흐흐흣...! 으읏! 흐응..."
그 때 화장실에서 작은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쾌감과 흥분이 뽑혀져 나오는 듯한. 그런 소리였다.
아... 이건 가버린 건가?
잠시 후. 붉게 물든 얼굴로 화장실에서 나온 현정이는 수건으로 음부 근처를 닦으며 새 팬티를 입었다.
그리고 작은 책상을 두고 나와 그녀는 마주 앉았다.
"뭐."
나를 노려보는 현정이에게 툭 쏴주자 현정이는 음부가 다 보이게 다리를 벌려 앉더니 머리를 벅벅 긁었다.
"아오. 이 놈을 어쩔까. 이거 진짜 미친놈이네."
"..."
"... 야. 너 혹시나 묻는 건데 성병 같은 건 없지?"
"오늘 처음이라니까. 처음 하는 놈이 성병이 어디 있어."
"처음 하는 놈이 더 위험한 거 모르냐? 남자애들은 보통 창피하니까 말도 안하고, 그러다 보니 이야기해주는 사람도 없잖아? 그러니까 뭐가 잘 못 된지도 모르는 거지. 그래서 위험한 거야. 알아?"
"니가 봤잖아. 어떤 거 같아?"
"내가 의사냐? 그걸 어떻게 알아! 이 바보야! 아오~! 속 터지네 진짜."
그러며 현정이가 자기 가슴을 두들겼는데 출렁이는 가슴이 다 보이고 있었다.
순간 하얀 유방과 꼿꼿이 서있는 유두에 시선을 빼앗겼다.
아. 저걸 못 빨아봤네. 무언가 아쉽다.
"근데 현정아. 나 처음인 건 어떻게 알았어?"
"냄새 때문에."
"냄새?"
"긴장 엄청나게 하고, 빨리 싼 거는 그렇다 쳐! 그럴 수도 있지! 근데 상식적으로 여자랑 섹스 한다는 놈이 청결약도 안 먹는 게 이상하잖아! 청결제야 그렇다 치더라도. 정액 냄새가 관리 안하는 놈 냄새이드만!"
"청결약? 청결제?"
"... 뭐야 너? 그게 뭔지도 몰라? 아니 대체 이 놈은 뭐하고 큰 거야? 형 없어? 아빠가 안 알려주디? 너 딴 세상 살다왔냐? 걸레 같이 굴기에 그런 줄 알았더니 그것도 아니고!"
어. 정확해. 다른 세상에서 왔어.
그녀의 말에 괜히 뜨끔했다.
현정이는 황당하다는 듯 나를 보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책상 주위를 막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서랍에서 어떤 약과 로션 같은 걸 가져오더니 내게 줬다.
"자. 이건 청결제인데 남녀 공용이고 내가 쓰던 거야."
"뭐하는 건데?"
"니 거기 근처에 바르고 씻는 용이야. 여자도 거기에 쓰는 용도고. 냄새를 없애줘. 그리고 이 약은 청결약이라고 하는데, 정액 냄새 향기롭게 만드는 거야."
"아..."
여자들은 성기가 요도 근처에 있기 때문에, 성기 자체가 냄새나기 쉬운 구조이다. 그래서 잘 씻는 여자도 관리하기가 까다로워 일명 '보징어' 냄새가 나곤 한다고 들었다.
동정인데 어떻게 잘 아냐고?
중, 고등학교 내내 남자들이 모여서 떠드는 게 무엇이겠나? 게임, 축구, 아니면 여자 이야기지. 누굴 먹으려했는데 보징어 냄새가 지독해서 못 먹었다는 등의 이야기는 자주 듣다못해 흔한 클리셰가 된 이야기였다.
"청결약을 왜 니가 가지고 있어? 너는 여자잖아?"
"그거야... 예~ 전에 사귀던 남자애가 두고 간 건데 안 치우고 있다가 그렇게 된 거야."
"둘이 동거했나 봐?"
"어쩌다보니..."
"어? 그러고 보니 동정 정액 냄새는 어떻게 알았데?"
"뭐 이렇게 궁금한 게 많아! 섹스 해봤으니까 알지! 동정 먹어본 적도 있고... 여자들 모이면 다 그런 이야기 하는 거야. 정액 냄새 거지같아서 못했다는 둥. 어쩐다는 둥."
"그냥 하면 안 돼? 콘돔 씌우고 하면..."
"시끄러! 기분 잡쳤어. 뭔 남자애가 이렇게 섹스를 좋아하니? 어?"
"남자들도 성욕이 있지 않아?"
"... 글쎄. 내가 본 애들과 비교해보면 너는 별로..."
원래 세계는 당연하겠지만 여자도 성욕이 있다.
사회적 인식으로 안 그런 척하고 있을 뿐, 잘생긴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고 싶어 하는 마음은 똑같다. 하지만 현정이의 말을 들어보니 그보다는 한참 부족한 듯 했다.
"... 나야 좋긴 했지만 말이야... 야. 됐고. 뭔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나 해봐."
"뭘?"
"동정인 애가 갑자기 걸레처럼 군다는 건 이유가 있었던 거 아냐?"
"그렇겠지?"
"아까 놀이터에서 울고 있던 것도 그렇고... 이야기해 봐. 들을 자격은 된다고 생각하는데?"
정조역전세계에 사는 여자. 거기에 현정이는 경험도 많아 보인다.
나는 남녀관계의 조언을 얻을 겸 설아 누나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물론 만난 지 하루도 안 됐다는 이야기는 뺐다. 일주일은 됐다고 해야지.
하루 만에 여자에게 소유욕이 넘쳐서 혼자 질투하고 질질 짰다고 하기는 쪽팔리잖아.
가출한 다음 어쩌다 같이 살게 된 누나가 있다.
근데 그 누나가 나는 안 덮치면서 남자친구를 만들어 만나고 다니더라.
그 누나를 안지는 얼마 안됐지만 생각하면 가슴이 뛰고 아프고 그렇다.
그 이야기에 장현정은 믿기 힘든 이야기를 들었다는 듯 펄쩍 뛰었다.
"시발! 같이 사는데 여자가 널 안 덮쳤단 말이야? 세상에나... 그 여자 레즈야? 아니면 구멍이 막혔나? 어떻게 그러지?"
"그 정도야?"
"당연하지 나였으면 매일 박겠다. 니 자지는 여러모로 좋다고. 길이도 적당하고 굵기도 딱 맞고, 무엇보다 딱딱한 게 제일 마음에 들어. 힘도 좋아요. 지금도 껄떡대잖아."
그렇게 말하며 현정이가 발을 뻗어 내 남근을 툭하고 쳤다.
그녀의 말대로 내 남근은 다시 발기하고 있었다.
이건 어쩔 수가 없었다. 현정이의 가슴이 하얀 셔츠 사이로 계속 보였고, 그 밑에는 팬티 한 장뿐이었으니까. 방금 전까지 애액을 줄줄 쏟아내며 내 손가락에 맞춰 움직이던 보지가 바로 그 속에 있다.
이런 걸 보며 어떤 남자가 남근을 안 세우겠나?
"이건 뭐... 어쩔 수 없잖아. 너도 예쁜 여자이고 옷도 반쯤 벗고 있으니까..."
"어유~ 그래서 좋아? 하여간... 집에 안 가 봐도 되?"
"응?"
"이제 밤 12시인데... 그 언니가 걱정하지 않겠어?"
"... 나 빨리 내보내려는 거야? 나 따먹히고 버림당하는 그런 건가?"
"야! 누가 버려! 이게 진짜! 잔뜩 삐뚤어져서 걱정해줘도 그래!"
"누가 삐뚤어. 자기도 양아치면서."
"... 에이 씨. 그래 양아치인 건 사실인데. 그래도 남자애한테 못된 짓 할 만큼 나쁜 년은 아니야."
현정이의 말을 들으니 갑자기 누나가 생각났다.
몸을 섞으며 잠시 잊었던 설아 누나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잠깐 밖에 보지 못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선명할 수가.
왜 그런 걸까?
정조역전세계에 넘어와 처음 진지하게 대화해본 여자라서?
발정 나 잔뜩 터지기 직전인 나를 훈계해주어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 줄 알았고, 또 하고 싶은데 내 마음대로 안 되어서?
집에는 돌아 왔을까? 형진이란 남자랑 자는 건 아닐까?
핸드폰을 보니 누나에게 문자도 전화도 와 있지 않았다.
잠시 고민하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옷을 챙겨 입자 현정이도 자리에서 일어나 외출복을 챙겨 입기 시작했다.
"왜? 따라오게?"
"응. 12시잖아. 남자애 혼자 어떻게 보내."
하... 뭔가 좀 웃기긴 한데.
"됐어. 귀찮아. 오지 마."
"... 그러냐? 아. 거참. 희한한 놈이네. 왠지 내가 따먹히고 버려지는 기분이다?"
"너는 좋은 거 아니야? 즐기기만 하고 책임 안지니까."
"아... 뭐..."
그러며 입맛을 다신다. 사실이거든.
옷을 다 입고 나가자 현정이가 대문까지 따라 나왔다.
트레이닝 복 바지에 헐렁거리는 민소매 티.
가슴이 덜렁덜렁 다 보이는데도 현관문을 열고 따라 나온다.
"들어가라니까?"
"알아. 나온 김에 담배나 피려고 그런 거야."
"그래? 하여간 나 이제 간다. 다음에 볼 수 있으면 보자."
"... 가기 전에 핸드폰이나 줘 봐."
내가 도망이라도 갈까.
후다닥 내 핸드폰을 빼앗은 장현정은 자기 번호를 입력한 다음 내게 돌려주었다.
"혹시나 말이야. 그 언니랑 잘 안되고... 갈 데 없으면 와."
"섹스하고 싶다는 이야기야?"
"아, 아니라고! 너, 너는! 진짜 어떻게 된 남자애가! 아오! 가출했다며! 그... 혹시. 모르니까. 내가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그런 다는 거지! 빨리 가라! 아오 담배나 피게!"
"그래. 연락할게. 잘 있어"
그렇게 나는 현정이와 헤어져 다시 설아 누나의 집으로 향했다. 사실 가출한 것도 아니었는데...
원래 내가 살던 하숙집으로 돌아갈 생각은 아직 들지 않았다.
며칠이 걸리더라도 설아 누나 집에서 머물며 누나랑 꼭 한 번은 섹스해보고 싶었다.
누나가 와 있을까.
와 있었으면 좋겠다.
없는 건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
어쩐지 다른 남자와 몸을 섞고 있을 것 같아서.
혹시나 집으로 데려온 건 아니겠지?
나는 그저 아니길 빌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