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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화 〉직장인 누나 썰 - 3 (4/101)



〈 4화 〉직장인 누나 썰 - 3

누나에게 이끌려 카페에서 나올 때까지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있었다. 이대로 누나의 집으로 가, 누나와 섹스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근데 그게 또 아니었다.


"너. 핸드폰 번호 뭐야?"

그래. 일단 번호부터 따려는 건가?
나는 싱글벙글해서 누나와 번호를 교환했다.
교환하기가 무섭게  핸드폰으로 어떤 집 주소와 비밀번호가 도착했다.

"누나. 이게 뭐에요?"
"우리 집 주소랑 도어락 비밀번호야."
"네?"
"어떤 생각으로 그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하루쯤은 쉬게   수 있어."
"하, 하지만 나는 누나랑. 누나랑 가고 싶은데요?"

그게 아니면 의미가 없는데?
나는 그렇고 그런 생각밖에 안하고 있는데?
근데  반응이 뭐가  그렇게 웃겼는지 누나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그래. 갈 거니까 일단 가 있어. 누나는 직장인이잖아. 일해야지."
"아~ 그렇구나. 알았어요."
"시간을 너무 보냈네. 고객이랑 만나기로 했는데."
"누나 그렇게 말하니까 진짜 직장인 같아요."


또 웃는 그녀. 원래 웃음이 많은 성격인 것 같았다.
그녀는 재미있다는 듯, 한 편으로는 귀엽다는 듯 내 이마에 꿀밤을  대 먹였다.

"진짜 직장인이니까 진짜 직장인 같지. 바보야. 집에 가서 쉬고 있어. 알았지?"
"네."
"그래. 착하다."


그렇게 말하고 누나는 도로변까지 후다닥 달려가더니 택시를 잡고 사라졌다.
멀어지는 택시를 좇아 시선이 따라간다.
뭘까. 이 아쉬운 감정은.
그냥 보내기 싫다. 안 해도 좋으니까.


한참을 거리에 서있던 나는 터벅터벅 누나의 집으로 이동했다.
그녀는 원룸촌에 방을 얻어 사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옹기종기 작은 집들이 모여 있고 빌라 같은 것도 여러 곳 보인다.
그 사이에 있는 누나의 집 앞에 도착한 나는 누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김지훈 : 도착했어요. 누나.]


띡띡띡- 드르륵-
비밀번호를 누르자 문이 열렸다. 그리고 동시에 메시지가 도착했다.


[윤설아 : 집이 좀 더럽긴 한데... 청소를 안 해서 ㅋㅋ]
[김지훈 : 그러게요.]
[윤설아 : ㅋㅋ 미안해. 거기 컴퓨터 책상 근처에 보면 신용카드 하나 있을 거야. 맛있는 거라도 사먹고 컴퓨터하고 있어.]

단호한 듯, 성숙한 듯 보이더니 너무 허술한  아니야?
내가 나쁜 마음먹고 카드 훔쳐서 돈을 얼마나 긁을 줄 알고 이런 이야기를 하지?
또 내가 도둑이면 어쩌려고 저러는 걸까?
돈이 목적이 아니라 몸이 목적이니 망정이지.
정말 이 누나 너무 허술하네.
아. 그게 나쁜 마음이라고 한다면야 할  없지만.


"와... 이건 뭐. 남자 방인데?"

남자들 방의 특징이 무엇일까? 남자들 방의 특징은 실용성이다.
쓸모없는 물건은 방에 놓지도 않고 꺼내지도 않는다. 왜? 귀찮으니까.
방이 더럽거나 그렇지는 않았지만, 마치 형 방에 들어온 기분이 들었다.
정조 역전이 이런 데까지 영향을 끼치나?

... 청소나 해볼까?
누나에게 뭔가 해주고 싶었다. 왜냐고?
모르겠다. 그냥 내가 해줄 수 있는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청소 하고, 쌓인 설거지도 하고, 빨래도 하고...
아. 그 사이 있던 누나의 속옷에 코를 묻고 얼굴을 비비기도 했다.
히히. 좋다.
그렇게 빨래를 돌려놓고, 나는 근처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돌아왔다.
계산은 누나의 카드로 했다.

고아였던지라 나는 간단한 요리정도는 할  알았다.
계란말이랑 멸치볶음 정도 해서 누나 냉장고에 채워놓고, 과일도 사두었다.
좋아하겠지?
좋아할 거야. 눈을 살며시 감고 집에 도착한 누나의 모습을 상상한다.
행복감에 젖어 고맙다고 말하며 나를 안아주겠지.
그럼 나는 자연스럽게 키스를 하며 누나의 체온을. 그 향기를 느끼겠지.
아... 너무 좋다.


그 후,  이상  것이 없어진 나는 컴퓨터를 켰다.

"공부를  해야겠다 진짜... 내가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나 봐."

누나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정조관념이 바뀌었다는 생각에 이성이 마비된 상태였다.
말하자면 여자랑 쉽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거의 미쳐있던 거지.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한창 때의 남자는 자지의 지배를 받는다.
여자 생각을 엄청나게 많이 하고, 또 그럴 수밖에 없다. 본능이 그런  어떻게.
그래서 나는 미쳐있던 거다.
그냥 쉽게 할 수 있겠거니 하고.
왜냐면 이 세계의 여자들은 내가 아는 남자들보다.
아니 그 이상으로 성욕이 많았으니까.

이거 봐봐. 그 착한 설아 누나도 야동을 보잖아.


"이 누나 정말 안 그럴 것 같더니만... 야동 엄청 많네?"


컴퓨터를 부팅시키고,  정조역전 세계에 대해 공부... 를 하려고 했지만 그 전에 하드부터 뒤졌다.
야동이 있을 것 같았거든.
이성애자 남자가 야동을 안보는  미친 짓이니까 이 세계의 여자는 분명 야동을 본다.
그래서 뒤졌는데 상상 외로 정말 많았다.

ABP000. MIDE000. WANZ000...


야동이 있으니 어쩌겠어?
다시 말하지만 나는 성욕이 왕성한 남자다.
당연히 야동을 틀었지.
근데 웬걸?

"아~ 아앙. 윽. 윽."
"제, 제발 그만."


너야말로 그만해라 자식아.
카메라를 보며 괴로운 표정으로 야메떼를 외치는 인간은 남자다.
카메라가 아래로 향한다.
질퍽질퍽하는 소리와 함께 카메라가 위 아래로 흔들리고 1인칭 시점이 흔들거린다.
여자 배우가 카메라를 들고 남자를 찍으며 올라탄 것이다. 잠시 후, 여자의 손이 카메라 뒤에서 뻗어 나오더니 남자의 유두를 희롱한다.

껐다.


인터넷에서 개꼴을 검색해봤다. 개꼴은 없고 연관검색어로 개젖이 나오더라.
대충 알았다. 완전 젖는다는 뭐 그런 뜻이겠지.
그렇게 검색했더니 잘생긴 남자들이 셔츠를 풀거나, 가슴을 은근슬쩍 드러내거나, 팬티를 반쯤 내리거나 하는 이미지가...

껐다.


대형 커뮤니티에 들어가 봤다.
'[쓰레기 대결] 우리 오빠 팬티에 비비는.jpg'
'야. 내 남사친 톡사진 보면서 맨날 자위하는데 이거 정상이냐?'
'우리 오빠 잘 때 몰래.jpg'


맙소사.
지끈거리는 머리를 누르며 스크롤을 내리는데, 비교적 내가 기억하는 세계와 비슷한 글이 하나 있었다.

'주면 먹냐?'

클릭했다.
와우. 빌리! 오랜만.
댓글에는 '개같이 핥아먹음', '가슴 정글 개젖', '절먹 시발' 등등이 달려 있었다.

껐다.

심각한데? 나는 뭔가 일이 생각보다 심상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심각하긴 한데 재미있을  같기도 해.
나를 미치게 했던 여자들의 행동들을 떠올려보자고.
내가 그걸 여기 여자들에게 똑같이 하면 여자들이 미친다는 거잖아?
... 좋은데? 심각할게 뭐 있어. 좋은 거지.
나는 발정 난 고3남자고. 이 세상은 남자를 좋아하는 발정  여자밖에 없고.


찰칵-


교복을 살짝 풀고 있지도 않은 가슴이 보일 듯 말듯 사진을 찍은 후 대형 커뮤니티에 올렸다.
순식간에 베스트 글에 올라갔다. 댓글도 100개가 넘었다.


[ㅎㄷㄷㄷ 개젖. 개좋아... 더더더더]
[와 시바   교복 아는데. 너 호명 고등학교 학생이냐?]
[ㄴ개새끼야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째지마라 시발 년아.]
[ㄴㄴ신상 켤려고 하면 뒤진다]
[자지나 좀 보여줘 봐. 글쓴이 시발놈아.]


순간 웃음이 나왔다. 이거야 원. 정말 왕이라도 된 기분이 아니던가.
이런 재미에 여자들이 어장도 관리하고 여왕벌 짓도 하고 그런 거구나.
재미는 있네.

*

1시간가량 죽어라 인터넷을  결과 대강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 좀 더 자세히 알게 됐다.
정조관념만 반대고 나머지는 그냥 비슷했다.
특징적으로 다른 점은 신체의 강인함 정도로 여자가 남자보다 힘이 더 세단다.
사마귀야 뭐야. 개겼다가는 두들겨 맞겠네?
365일 임신이 가능한 이유는 정액 같은 액체가 계속 나와서 그런 거고, 알아서 줄줄 흐르니 생리도 필요 없는 거고. 액이 많다보니 착상이 어려워서 임신도 어려운 뭐 그런 구조 같다.
그렇게 아래로 흐르는 액이 많다보니 생리대 비슷한 애액대를 차고 다닌다고 하는데...
대체 얼마나 흐르기에? 정말 질질 싸나본데?

-메시지 도착!-

그 때 컴퓨터에 메시지 알림창이 떴다.
호기심이 생겨 톡을 열어보니 누나 아이디로 로그인이 되어 있었다.
아... 이 누나 PC 로그인 알림 떴을 텐데 모르는 건가?
의외로 둔하네.


메시지 대화창에서는 대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다.
알람이 뜬 대화창은 고객사와의 것이었고, 알람이 꺼진 대화창이 서너 개 있었다.
그 중 단체 대화창 하나를 클릭해서 봤다.


[정윤희 : ㅋㅋㅋㅋㅋ 야. 설아야. 고삼 남자애라잖아 고삼 ㅋㅋㅋ 산삼보다 좋은 고삼 ㅋㅋ]
[윤설아 :  너무 그러신다. 정 대리님. 그냥 애라니까요. 애.]
[정윤희 : ㅋㅋㅋㅋㅋㅋㅋ 애는 애인데    ㅋㅋㅋ]


이거  이야기인가?

[이민영 : 그래서 꼬추는 크디? ㅋㅋ]
[윤설아 : 아니 뭐... ㅋㅋ]
[정윤희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년 봤네. 봤어. ㅋㅋㅋㅋㅋㅋ]
[이민영 : 자지 크나 보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윤설아 : 본 게 아니라 남자애가 너무 울어서 잠깐 안아줬는데 허벅지에 닿더라고요]
[정윤희 : 옼ㅋㅋㅋㅋ 개젖ㅋㅋㅋ 이거 야설이야? 야 나 진짜 젖었어 ㅋㅋㅋ 줄줄 흐른다 ㅋㅋ]
[이민영 : 나도 화장실가서 빼야겠다 ㅋㅋㅋㅋ]


아. 누나도 느꼈구나. 이거 재미있네.
내가 여자들 사이에서 성적 농담화가 되는데도 나는 별로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일단 설아 누나가 너무 예뻤고, 프로필 사진들 보니까 다들 예뻐 보였으니까.
저 예쁜 여자들이 나를 성적 대상으로 본다는 점에서 오히려 흥분이 됐다.


[박우리 : 윤 대리님 고3 남자 따먹었다면서요? 진짜에요?]
[윤설아 : 넌 그거 어디서 들었어? 따먹은 게 아니라 가출한 애가 있어서 잠깐 이야기 한 거야.]
[정윤희 : 잠깐 이야기는 무슨ㅋㅋㅋㅋㅋ 집에 가있으라고 했다몈ㅋㅋ 이거 뭐 완전한 사육 아니냐? ㅋㅋㅋ 와 상상만으로 가버리겠네 진짜.]
[정윤희 : 누, 누나. 제, 제발 사, 살살. 아아악! 히끅. 히끅.]
[이민영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박우리 : 아우. 정 대리님은 너무 노골적이야 진짜.]
[정윤희 : 그래서  고3 남자애가 오면 안할 거야?]
[박우리 : 하겠죠. 제 이름도 박우리잖아요. 바구리.]
[정윤희 : 이년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윤설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 누나들 진짜 웃기네.
나는 계속 수다를 떠는 그 채팅방을 놔두고 다른 방을 클릭했다.
이번 방은 좀 진지했다.

[윤설아 : 미진아...]
[이미진 : ㅇㅇ?]


윤설아는 이미진이라는 여자에게 상담을 했다.
고객사 가는 길에 버스에서 변태한테 당하는 남자애를 구해줬다는 등.
가출한 것으로 보이는 고3 남자가 재워달라고 했다는 등...
이미진이라는 여자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존나 조쿤! 뭐 그런 이미지를 막 보내고...
그렇게 장난치다가 나중에는 상당히 진지하게 상담에 응했다.

[이미진 : 큰일은 아니지만 경찰에 신고하는 게 제일 좋지 않을까?]
[윤설아 :  타이밍을 놓쳤다고 해야 하나. 처음부터 경찰서에 데려갔어야 하는 건데 어쩌다보니...]
[이미진 :  이 년ㅋㅋ 설마 진짜 하고 싶었던  아니겠지 ㅋㅋㅋ]
[윤설아 : 뭐... 흥분을 아예 안한 건 아닌데 ㅋㅋㅋㅋㅋ 애가 생긴 것도 그렇고 몸도... 와우.]
[이미진 : 역싴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3이면  컸는데 당연하짘ㅋㅋㅋ 이름이 지훈이라고?]


그래. 그렇지? 누나도 흥분을 하긴 했어.
이미  광대는 승천하고 있었다. 싱글벙글.
누나가 나를 보며 흥분했다는 사실에 가슴에 뭔가 간질간질한 행복감이 차올랐다.

[윤설아 : 근데 미친년도 아니고 흥분된다고 막 덮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딨어? 내가 강간마도 아니고]
[이미진 : 그건 그렇지. 애가 그냥 혼자 사는데 몸이 아프니까 충격 받았나 봐.]
[이미진 : 왜 혼자 사는데 아프면 서럽잖아.]
[윤설아 : 그렇게  우는 애를 경찰서에 보내기도  그렇고... 하룻밤 재워도 되겠지?]
[이미진 : 니가 안 덮치면  일이야 있겠냐. 뭔 걱정이야.]
[이미진 : 니가 제일 위험해 이년아 ㅋㅋㅋㅋㅋㅋ]
[윤설아 : 근데 애가 좀 이상한 것 같아]
[이미진 : 뭐가?]
[윤설아 : 너무 울기에 눈물을 잠깐 닦아 줬는데 막 안기더라고.]
[이미진 : 그거야...  어른이라서 좀 그런 거 아닌가? 의지하고 싶고 그래서...]
[윤설아 : 나도 그런 줄 알았지. 그래서 좀 토닥여줬는데, 내 허벅지도 막 만지고 가슴도 주물럭거리고 얼굴 비비고... 오히려 내가 수비적인 느낌?]
[이미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지금 바지 벗었다 ㅋㅋㅋ]
[이미진 : 이년이 지금 답정너하나 ㅋㅋㅋㅋㅋ 부럽구만ㅋㅋㅋㅋㅋㅋㅋㅋ]
[윤설아 : 나 심각하다]
[이미진 : 우리 고딩 때 생각해보면 잘 모를 수도 있지 않나?]
[윤설아 : 우리 고딩 때...? 남자 교생 선생님 어떻게 한 번 해보려고 그러던 너랑 나?]
[이미진 : 아 그렇구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윤설아 : 잘 모르고 그런 건지... 하는 거 보면 순진해보이긴 하는데 젖어서 미치는 줄 알았어. 진짜.]
[이미진 : ㅋㅋㅋㅋ]
[윤설아 : 눈물 닦아줄  키스하면서 범죄저지를 뻔]
[이미진 :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이  위험한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기까지 보고 나는 환호성을 지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연애하기 전이 힘든 이유가 뭐겠어. 상대의 진심을 알기가 힘들어서 그런 거잖아.
나를 진짜 좋아하는지.
내가 한 행동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니까 항상 답답하고 힘들고 그런 거 아냐?
근데 이제 누나도 나를 보고 흥분했다는 걸 알게 됐잖아.
내 기분이 어떻겠어?
존나 조쿤.

누나가 퇴근하고 집에 오면 어떻게 할까? 들어오자마자 키스부터 할까?
하루 일과를 보내고 땀에 젖은 그 와이셔츠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가슴을 만지자.
그러면 누나는 우리 이러면  된다고 하겠지.
그 입으로  입이 겹쳐지며 소리를 막고 혀를 들이밀어 타액을 교환할거야.
밀쳐내려는 손목을 잡아 벽에 밀쳐놓고 베베 꼬이는 다리 사이로 내 허벅지를 밀어 넣고...
누나의 귀... 귓볼. 누나의 치아. 누나의 배꼽. 누나의 유두.
누나의 다리. 누나의 발가락.
누나의 손가락.
누나의... 누나 누나 누나!

그렇게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리며 남근이 바지를 찢을 듯 부풀어 올랐다.
하지만 그 순간, 나는 연이어 도착한 메시지를 보고 굳어버렸다.

[이미진 : 근데 형진 오빠는? 그 날 밤늦게까지 있었잖아. 그 이야기나 좀 해봐.]
[이미진 : 그 오빠 죽여주잖아. ㅋㅋㅋㅋ]


 메시지를 본 순간, 불 같은 화가 속 깊은 곳에서 치솟았다.
밤늦게? 그 오빠?
뭐야? 그게 누군데? 그럼 나는?
나느으으은!
눈동자로 흡입된 독약이 내 심장을 좀먹으며 전신으로 퍼져나갔다.
소유욕인지, 질투인지 모를 감정이 내 분노를 태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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