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화 〉프롤로그 (1/101)



〈 1화 〉프롤로그

내 이야기 좀 들어보겠나?


*


세상이 뭔가 이상해졌다 느낀 건...
등교하다 쓰러진 이후부터였다.
갑자기 어지럼증을 느끼며 쓰려졌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학교였다.

"괜찮니?"


눈을 떴을  시야에 가득 채운 것은 미인의 나신처럼 부드럽고 새하얀 셔츠였다.
 가슴 위로 아슬아슬하게 걸쳐진 셔츠에는 단추가 당장이라도 터질듯 팽팽하게 당겨져 있었다.
셔츠 안으로 탐스러운 두 가슴이 브래지어도 없이 흐를 듯 출렁거린다.
살결의 야릇한 색과 핑크빛 무엇이 셔츠 밖으로 비치자 그보다 야할 수가 없었다.
정말 시선을 둘 곳이 없잖아!
나는 재빨리 여자와 시선을 맞추며 물었다.


"누구세요?"
"교복 보니 우리 학교 학생 같은데 나를 몰라?"


가슴만 보느라 몰랐는데, 여자는 상당히 예쁜 외모였다.
옅은 화장을 한 얼굴, 그럼에도 뽀얀 피부에 반들반들한 입술.
속눈썹이 얼마나 길던지 테가 없는 안경에 닿아있다.
 차가워 보이는 얼굴 중 눈빛만은 장난기가 넘친다.


"누구신데요?"
"양호선생님이잖아?"
"... 양호 선..."

그래. 양호선생이 여자였지. 윤지유.
그녀는 여자가 맞긴 했지만. 이렇게 섹시하고 예쁜 여자는 아니었다.
꾸미니까 다르긴 하다.
그녀의 가슴이 이렇게 컸던가?
내가 기억하는 그녀는 몸매가 드러나지 않는 옷을 입었었다.
그래서  알아봤다. 이미지가 너무 달라서.
이렇게 훌륭한 가슴을 가지고 있었다면 조금  드러냈어도 좋았을 텐데.

근데 윤지유 선생이 대체 왜 이런 거지? 무슨 바람이 불어서?
겉옷만 과감해졌으면 모르겠는데, 그녀는 노브라이기까지 했다.

"어유. 놀랐나 보구나."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하얀 손을 들어 내 얼굴에 얹었다.
내 얼굴을 야릇하게 닿는 손가락이  차갑다.
침대에 엉덩이를 걸친 윤지유 선생은 내 얼굴을 쓰다듬을 듯 몸을 기울여왔다.


아. 가슴이...
가슴이 내게 다가온다.
셔츠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유두가 보이지는 않았지만, 머릿 속에서 나머지를 연상할 수 있었다. 색이 보이거든. 하얀색 셔츠 위로 핑크빛이 어른 거리면 뭐겠어? 유두지.

머릿 속에서 완성된 그녀의 가슴때문에  남근은 점점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내게 몸을 기댄 윤지유 선생의 몸에 닿을 것만 같다.


"저, 저기."
"으응?"
"서, 선생님?"

30대 중반의 노처녀.
하지만 고딩에게는 충분히 성적매력 넘치는 그런 여체가 내 눈앞에 있다.
더군다나 이 무방비한 몸짓은 무엇이란 말인가?
마치 유혹하는 것만 같다.

그래 좋긴 좋은데. 설레고 너무 좋긴 한데.
당황스럽다.

침대 위를 기듯이 물러나며 그녀를 피하니 윤지유 선생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왜? 왜 그러니?"


잠시 나를 살피던 윤지유 선생이 확하고 뒤를 돌아봤다.
내가 누워있던 침대는 가림천이 둘러쳐져 있었는데, 천이 끝나는 지점에 눈동자 4개가 깜박이고 있었다.
여학생 둘이 안쪽을 훔쳐보는 중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나를.
그것도 부풀어 오른 내 남근 주위를.

구경꾼들을 발견한 윤지유의 눈이 매서워졌다.

"야! 니들  나가?!"
"히익!"
"이놈의 자식들이 그냥!"

취악-


윤지유의 외침에 가림천 너머 날 살피던 눈동자들이 게 눈 감추듯 모습을 감춘다.
이거 아쉬운 걸. 예쁜 여고생들이었는데.
양호선생은 가림천을 신경질적으로 가리며 풀어진 내 가슴을 수건으로 한 번 쓸었다.
오. 이거 뭔가 기분 좋은걸?
미인이 내 몸을 닦아주네?
그러고 보니 온 몸이 축축했다. 땀을 흘렸나?
양호선생은 내 셔츠 단추를 손수 잠궈주며 말했다.

"너는 몸이 너무 예뻐서 이러고 다니면 위험하겠다."
"네?"


무슨 말인지 몰라 의아했던 내게 양호선생의 의미심장한 미소가 들어온다.
뭐지?
그거 참... 뭔가 이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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