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6화 〉기초의원 마누라 (3)
“이 사장님, 저는 어때요?”
“뭐가 말입니까?”
“제가 이 사장님의 애인이라면 어떻겠어요?”
“그건 꿈에서나 이루어질 일이죠. 이영진 의원님이 아시면 가만히 있지 않을 걸요.”
“이런 걸 누가 소문내고 해요? 그냥 서로 좋아하고 또 생각날 때마다 만나서 즐기면 되지.”
“아이고, 전 자신 없습니다.”
“난 이 사장님이 마음에 드는데? 그럼 내가 강제로 따먹어야 하나?”
짐작했던 대로 이영진 의원의 마누라가 속셈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이영진 의원 마누라가 하는 말은 내 휴대전화에 그대로 녹음되어 저장되고있으니, 나중에 이 여자가 헛소리를 한다고 하더라도 내가 도망갈 구석은 충분했다.
물론 이영진 의원이 가정 파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해온다면, 비싼 오입 값을 지불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런 여자는 이놈 저놈에게 대주긴 하더라도, 며칠 전 정리한 은지 같은 년과는 조금 차원이 다를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최소한 아무 놈에게 가랑이를 벌리면서 대주는 것은 아닐 테니 말이다.
아무튼 속셈을 드러내고 나자 양 여사의 말과 행동은 적극적으로 변했고, 혀로 입술을 핥아가면서 요염한 눈빛을 보이고 있었다.
“진호 씨.”
“예.”
“만약 내가 진호 씨를 강제로 따먹는다면, 강하게 박아서 나를 만족하게 해줄 수가 있어?”
“섹스는 상대적이잖습니까. 서로 뭐가 맞아야 만족할 수 있는 것이지 강하게 쑤신다고 만족할 수는 없죠, 솔직히 여사님도 선수이신 것 같으니 그 정도는 잘 아실 텐데요?”
“선수는 무슨 선수. 솔직히 서방이란 놈 X이 시원찮아서 그놈이 시키는 대로 몇 명에게 대주긴 했지만, 내가 먼저 들이댄 적은 자기가 첨이야.”
“이 의원님이 시켰다니요?”
정말 황당한 소리가 이영진 의원 마누라 입에서 튀어나왔다.
무슨 네토(ネトラレ) 성향의 부부도 아닐 것인데, 자기 와이프에게 다른 사내와 잠자리를 가지게 한다는 말인가?
“우리 구에 국회의원 새끼 있잖아. 민강수라는 새끼. 그 새끼 완전 변태야.”
“그러니까 이영진 의원이 왜 여사님에게 그 민강수인가 하는 사람하고 잠자리를 하라고 했느냐고요.”
“그 이유야 뻔하잖아. 공천을 받아야 하니까 그랬지.”
“공천이라고요?”
“응. 말로야 당의 공천관리위원회가 어쩌고 떠들지만, 실제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이건 기초단체장이건 공천권을 쥔 사람이 지역구 의원이잖아. 그러니 내가 그 새끼하고 한번 하고 나면 그걸로 약점을 잡아서 공천을 받을 수가 있으니까.”
“그럼 공천을 받기 위해서 여사님을 국회의원 침실로 밀어 넣었단 말이네요?”
“당연한 거 아니야? 어차피 제 놈이야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고 있기도 하고, 나하고 할 때는 제대로 서지도 않으니까 상관없잖아.”
한마디로 골 때리는 조국의 현실이자 개판이었다.
아무리 기초의원 배지가 또 구청장 감투가 좋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제 마누라를 다른 놈에게 바쳐가면서까지 그 감투를 차지할 생각을 할 수가 있다는 말인가?
그렇게 시키는 놈이나 그걸 좋다고 덥석 받아먹는 놈이나, 그리고 서방이 시킨다고 자존심조차 없이 찾아가서 가랑이를 벌려준 년이나, 모두 똑같다는 생각만 든다.
그냥 이런 줄도 모르고 지역을 이끌 인재랍시고 그런 놈을 찍어주고 국회로 보내고, 또 구청장이나 기초의원이 될 수 있게 투표를 해준 국민들이 불쌍할 뿐이다.
“그럼 다른 사람하고는 왜 하라고 했어요? 국회의원이야 공천 때문이라고 하지만.”
“자꾸 그런 걸 왜 물어? 자기 변태야?”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잖아요. 부부 교환이니 뭐니 하는 소리를 들어보기는 했지만, 이건 부부 교환도 아닌 아예 다른 남자에게 자기 와이프를 갖다 바치는 꼴이니.”
“돈 때문이지 뭐겠어. 정치랍시고 하다가 보면 돈 나갈 구석 천지인데 쥐꼬리만 한 세비로는 술값을 하기에도 버거우니까. 지역 경조사에 일일이 찾아다니려면 항상 돈 때문에 허덕이고, 또 이따금 민강수라는 그 새끼가 내려오면 뒤치다꺼리도 해야 하고, 올라갈 때는 봉투도 찔러줘야 하는데 그 돈이 어디서 나와.”
이건 정치자금 비리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매춘이었다.
기초의원 그리고 기껏 잘한다고 해봐야 구청장 자리가 끝인데, 그 정도 권력을 얻기 위해서 자존심조차 팽개치고 마누라를 다른 사내놈들 품에 안겨주는 이영진이란 놈이 쓰레기란 생각이다.
“그런데 당신은 왜 남편의 그런 요구를 거절하지 않아?”
“자긴 내 남편이란 인간이 어떤 인간인 줄 알아?”
“왜? 자기 말을 듣지 않으면 폭력을 행사하기라도 해?”
“아니 그럴 주변머리도 없는 인간이야.”
“그럼?”
“저 짓이라도 하지 않으면 완전 쓰레기거든. 재활용도 불가능할 정도 수준의 쓰레기”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정치한답시고 설쳐대기 전까지는 장사를 했었거든. 그런데 가게는 남에게 맡겨두고 매일같이 노름이나 하고 살던 놈이었어. 다행히 정치를 한답시고 깝죽거리기 시작하면서 노름판하고는 손을 끊었으니 그나마 다행인 거지.”
양 여사의 말이 이해가 되긴 했다.
노름에 빠진 사람 중에서 돈을 모았다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고, 또 빚을 내다가 안 되면 결국 마누라 속곳까지 내다 판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물론 정치를 한답시고 설쳐대는 지금 상황도 그에 못지않겠지만, 마누라를 내다 판 것은 마찬가지더라도 담배 냄새에 찌든 사내들에게 돌리는 것이 아닌, 그래도 꼴에 국회의원이랍시고 거들먹거리는 놈이나 기업을 한다는 놈들에게 내돌리고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양 여사에겐 다행한 일일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구청장에 당선된 후에 뒷구멍으로 한몫 챙기게 될 수도 있을 것이고 말이다.
“그런데 계속 이렇게 속 답답한 소리만 하고 시간을 보낼 거야?”
“꼭 그 짓을 해야겠어?”
“응, 자기랑 하고 싶어. 지금까지는 그 새끼가 대주라는 놈들을 유혹했지만, 자긴 내가 먼저 유혹한 사내잖아.”
“하필이면 왜 나를 선택한 거야?”
“박 소장이 예전에 나한테 좀 치근덕댔거든. 그런데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인간도 허깨비 같더라고. 그걸 뻔히 알면서 가랑이를 벌려줄 수는 없잖아.”
“나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르면서.”
“박 소장 이야길 들어보니 느낌이 오던 걸. 원래 고수는 조용히 뒷전에 물러나 있는 법인데, 박 소장이 하는 이야기를 몇 번 들어보니, 박 소장 주변 사내 중에선 자기가 최고 고수일 거란 생각이 들었어.”
무슨 무협소설을 쓰는 것도 아닌데 고수니 뭐니 그런 이야기가 왜 나온다는 말인가?
아무튼 양 여사 이 여자도 나름 자기가 받고 있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이리저리 탐색을 하긴 했던 모양이다.
“양 여사!”
“응?”
“솔직히 나 애인이니 뭐니 하는 그딴 것은 별로야. 그냥 한번 깔끔하게 즐기고 방을 나서는 순간 오늘 일은 없었던 일로 할 자신이 있거든 한번 하고, 아니면 그냥 나가자.”
어느 순간부터 양 여사뿐 아니라 나도 아예 말을 놓고 있었다.
어차피 내가 알기로 양 여사가 나보다 겨우 세 살인가 많다고 들었으니, 딱히 내가 말을 놓는다고 해서 거부감이 들 것은 아닐 것이고, 대부분 남녀가 떡을 치고 난 후에는 여자가 나이가 많다고하더라도, 남자가 경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으니까.
“알았어. 나도 오늘 자기한테 최선을 다할 테니까, 자기도 애인처럼 최선을 다해줘. 그리고 .......”
“그리고, 뭐?”
별 대수로울 것도 없는 내용을 참 심각하게도 말한다 싶었는데, 말을 하다가 갑자기 입을 닫는다.
“나 사실 없어.”
“없다니 뭐가?”
“백보X라고.”
“정말 백보X야? 왁싱을 한 것이 아니라 오리지널 백보X?"
“응. 정 싫으면 그냥 나가고. 나야 자기하고 하고 싶지만, 백보X 먹고 나면 삼 년 재수 없다는 말도 있잖아.”
순간 웃음이 터져 나왔다.
요즘 골목마다 들어서 있는 것이 왁싱 숍이 아니던가?
그리고 그 왁싱 숍에서 겨드랑이 털을 제모하거나 눈썹 문신을 하는 등의 일도 하지만, 가장 비싸게 돈을 받는 일이 바로 브라질리언 왁싱이라고 하는, 성기 주변의 털을 제모하는 것 아니던가 말이다.
말로는 수영복을 입을 때 거웃이 드러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그 이면의 진짜 이유는 소위 백보X라고 이야기하는 무모증 환자(?)와의 섹스가, 일반 여자들과의 섹스 훨씬 이상의 만족을 느낄 수 있다는 속설 때문이라고 들었다.
그리고 예전부터 색(色)을 밝히는 사내들이 그런 무모증인 여자를 혼자 독식하기 위해서, 일부러 백보X를 먹고 나면 삼 년 동안 재수가 없다는 말을 퍼트렸다는 말도 있기도 하다.
“난 그딴 말에 신경 안 써!”
“정말? 정말 나하고 할 거야?”
“당신이 싫다면 억지로 할 생각은 없지만, 당신이 하고 싶다면 나야 당연히 하지. 준다고 하는데 먹지 않는 놈이 바보 아니야?”
“그럼 나 지금 욕실에 가서 빨리 씻고 올게.”
“집에서 나올 때, 씻지 않고 나왔어?”
“당연히 씻었지. 자기랑 할 수도 있을지 모르는데 어떻게 씻지도 않고 나와?”
“오늘 주려고 했었단 말이야?”
“아니 그냥 내일 따로 만나려고 했었거든. 그런데 아까 박 소장이 누굴 만나러 간다는 소릴 하는 걸 듣고 갑자기 하고 싶어져서.”
“내가 박 소장 그 친구하고 같이 있었으면 어쩌려고 전화를 했었어?”
“박 소장 가는 걸 보고 자기한테 전화 건 건데.”
하긴 나하고 섹스를 할 생각을 하고 오늘 약속을 잡았다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단지 오늘은 박 소장 때문에 내일 따로 만나려고 내 전화번호를 받았던 것뿐인데, 마침 박 소장이 전화를 받고 먼저 가야한다는 사실을 알고서 갑자기 몸이 달아오른 모양이다.
“오늘 몇 시까지 들어가면 돼?”
“그 인간 서울 갔어. 아마 주말이 지나야 내려올걸.”
그러면서 양 여사는 슬그머니 손을 내 바지 앞섶으로 가져갔고, 양 여사의 뜨거운 손길을 느낀 내 물건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런 양 여사의 모습을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던 나도, 양 여사의 치마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매끈한 허벅지를 슬슬 쓰다듬기 시작했다.
“하~아~ 자기 손 되게 부드럽다. 뜨겁기도 하고.......”
“그런데 벌써 밑이 후끈거리네?”
“응, 나 많이 젖었어. 아까 여기 들어올 때부터.”
“아까는 그런 여자 아니라면서?”
“치~ 그 말을 그대로 믿는 남자가 어디 있어. 그냥 내 자존심 때문에 그랬던 거지.”
양 여사의 허벅지는 정말 부드러우면서도 대리석처럼 매끈거렸고, 허벅지 안쪽의 사타구니에서는 뜨거운 열기와 함께 촉촉하니 습기가 느껴졌다.
조금은 까슬 거리는 팬티를 손가락 끝으로 살살 긁어가니 양 여사의 숨결이 거칠어지기 시작했고, 남은 한 손으로 내 목덜미를 강하게 감싸고서는 입술을 미친 듯 비비기 시작했다.
드디어 이영진이라는 이름의 우리 동네 기초의원 마누라와, 내가 본격적으로 뼈와 살이 녹아내리는 게임을 시작할 타임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