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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화 〉역관광 (1) (15/90)



〈 15화 〉역관광 (1)

아무래도 강 여사 이 친구는, 사내에 대해서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다.

원래 남녀관계란 이른바 고무줄놀이를 하듯 밀고 당기기를 잘해야 하는데, 강 여사는 오로지 돌진하는 그런 성격인 것이다.

나는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돌리고 침대에 몸을 눕혔다.

“어서 오세요.”
“혹시 깨끗한 원룸 나온 것 있나요?”
“사시려고요?”
“사다니요?”
“원룸 건물을 매입하시려고 하시는 것인가 싶어서요.”
“아니요. 원룸 깨끗한 것이 있으면 임대를 할까 해서요.”
“이 동네가 학생들이 많아서 사모님께서 지내시기엔 불편하실 텐데요.”

나이가 30대 중반쯤으로 돈이 제법 많아 보이는 여자가 문을 열고 들어와 원룸을 찾기에, 순간적으로 오늘 제법 운이 좋은 날이란 생각을 했다.

그런데 건물을 사는 것이 아니라 세를 들어와 살겠다고 했다.

걸치고 있는 옷을 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이 여자는 원룸의 주인이면 주인이지원룸에 세를 살 수준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이혼녀처럼 보이지도 않았기에, 조금은 의아한 눈빛으로 손님의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건 상관없고 깨끗한 원룸이 나와 있는 것은 있어요?”
“당연히 있죠. 사모님 혼자 쓰실 건가요?”
“아뇨. 우리 아들이  거고, 나도 이따금은 와서 있다가 갈 거예요. 그런데 그런 것까지 알아야 해요?”
“당연하죠. 다른 공과금은 몰라도 수도요금하고 엘리베이터 때문에라도 알아야 하거든요.”
“그깟 공과금얼마나 될 거라고.”

얼굴은 아니게 생겼는데, 말하는 본새가 좀 싸가지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돈을 벌어야 먹고 살 수가 있고, 내가 돈을 버는 방법이 저런 여자들을 상대로 집을 소개해주고 중개수수료를 받는 것이니 말이다.

그런데 내가 여자의 나이를 짐작한 것이 틀린 모양이다.

원룸에 아들을 살게 한다면 분명 이곳에서 가까운 B 대학의 신입생일 텐데, 대학 신입생 아들을 둔 나이의 여자로는 지나치게 젊게 보였다.

“제 차로 가시죠.”
“아뇨, 제가 뒤에서 따라갈게요.”

끝까지 싸가지가 없었다.

어디 정말 부잣집 사모님이라도 되는 것인지, 걸치고 있는 옷도 제법 고급이었고 밖으로 나와 차까지 보고나니, 분명 돈은  있는 여자란 것이 느껴졌지만 싸가지가 없다는 것은 확실했다.

“여깁니다.”
“주차장은 여유가 있겠네요?”
“예. 차를 끌고 다니는 학생도 있지만 아닌 학생도 많아서, 주차공간은 여유가 있는 편입니다.

주차장이 넓은 것이 마음에 드는 모양이었다.

하긴 요즘 짓는원룸 대부분은 주차장에 여유를 두는 편이니, 웬만한 곳 아니라면 원룸에서 주차 시비가 일어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매물이 이 건물 2층하고 7층인데 몇 층부터 가보시겠습니까?”
“7층이 맨 꼭대기 층이죠?”
“맞습니다.”
“그럼 7층으로 가요.”

엘리베이터 문을 닫고 7층을 누르니, 엘리베이터 안에 이 여자 특유의 화장품 냄새가 가득찼다.

엘리베이터 문에 비친 여자의 모습은, 30대 중반의 여인치고는 제법 공을 들여서 관리한 몸매란 생각이었고 또 얼굴이 일반 가정주부를 넘어선 색정적인 그런 분위기를 풍기는 여자였다.

“결혼을 아주 일찍 하신 모양입니다.”
“제가 세컨드라도 되는 것 같아 궁금하세요?”
“무슨 그런 말씀을요.”
“세컨드가 아니라 내 애인이  집이거든요.”
“예?”
“새로 만든 애인이 살 집이라고요. 애인 몰라요?”

순간 가슴 저 밑바닥에서부터 불덩이가 확 치고 올라오는 느낌이었지만, 그렇다고 돈을 앞에 두고 그걸 내색할 일은 없었다.

남편을  만난 돈 많은 여자가 잠자리가 시원찮은 남편을 대신해서 샛서방을 들였다는데, 제삼자에 불과한 내가 그런 사실에 입을 대거나 분노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냥 이런 여자를 마누라라고 데리고 사는 사내란 놈이 불쌍할 뿐이지.......

어디 세상에 남편은 마누라와 애새끼를 조금이라도  잘 먹이고  입히기 위해 뼈 빠지게 일하는데, 마누라라는 년은 그 돈을 가지고 젊은 놈을 애인으로 삼아서 젊은 놈에게 몸을 바치고 차를 사주면서 환심을 사려는 년이 한둘인가 말이다.

그냥 내 옆에 있는 이년은, 차에다가 원룸 월세만 더 보태는 것일 뿐이다.

“여기 방음은  되죠?”
“요즘 짓는 건물들 대부분은 벽에 단열재 시공을 다 하기 때문에, 웬만한 소음은  잡아냅니다.”
“이거로 하죠.”
“그러시겠습니까. 그럼 제 사무실로 가셔서 계약서를 작성하지요.”

대충 둘러보더니 바로 오케이 사인을 낸다.

원룸을 소개해봐야 큰돈은 아니지만 양쪽에서 소개 수수료를 받아내면, 그냥 소주 한잔 마실 돈으로는 충분하니까 딱히 불만은 없다.

“계약서 가지고 다니시는  없으세요?”
“당연히 있죠. 그런데 차에 두고 왔습니다.”
“그럼 가지고 올라오세요.”

사람을 부리는데 이골이 난 년이었다.

사무실까지 다시 돌아가는 것이 귀찮으니 아주 당연하다는 듯 이 자리에서 계약서를 작성하자고 했고, 계약서를 여기서 바로 작성하자고 1층까지 내려가 계약서를 가지고 오라고 했다.

“참, 여기 온수 잘 나와요?”
“예. 신축 건물이니 당연히  나오죠. 보일러도 새것인데.”
“알았어요.”

내 말이 끝나자  여자는 내 말이 사실인지 확인이나 하려는 것처럼욕실로 향했고, 나는 계약서를 가지고 오기 위해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차에 둔 계약서를 집어들면서 순간 조금은 께름칙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혹시 내가 7층으로 올라가 문을 여는 순간, 저년이 옷이라도 벗고 있다면 옴팡 뒤집어쓸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생각난 것이다.

‘에이~ 사파!’

귀찮은 일이 생겼다는 기분에 속으로 구시렁대면서 대시보드 아래 글로브박스에서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준비해둔,펜처럼 생긴 초소형 카메라를 꺼내서 작동시킨 후 점퍼 호주머니 옆에 꽂았다.

“여사님, 들어가겠습니다.”

아직 계약 전이기에 벨을 누르는 것은 오버다 싶어서, 문을 두드리고 들어가겠다고 얘기를 한 후에 문을 열었다.

다행히 문을 열었지만 내 앞에 옷을 홀딱 벗은 여자는 없었다.

그런데 욕실에서 볼일을 보는 것도 아닌, 마치 샤워라도 하고 있는 것 같은 물소리가 계속 나고 있었다.

그렇다고 문을 열어 확인할 수도 없었기에, 나는 책상에 딸린 의자에 앉아 그 여자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여사님!”
“아! 미안해요. 따뜻한 물을 보니 갑자기 샤워를 하고 싶어서요. 어차피 지금 내가 계약할 테니까 샤워한다고 문제가 생기진 않잖아요.”

욕실 문을 열고 나오는 여자의 모습을 보고, 내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이 느껴졌다.

아까부터 들고 다니던 가방이 쓸데없이 조금 크다는 느낌이었는데, 이 여자는 그 가방 안에 갈아입을 옷까지 넣고 다니는 것 같았다.

그것도 허벅지가  드러나 보이는 핫팬츠와, 고개만 숙이면 젖가슴이 보일락 말락 할 정도로 가슴 부근이 푹 파진 그런 셔츠를 말이다.
“아저씨도 떡 치는 것 좋아하죠?”
“예?”
“나 박음직스럽지 않아요? 아저씨가 원한다면지금 한번 줄 수도 있는데.”
“여사님, 무슨 그런 말씀을하십니까.”
“에이~ 아저씨 얼굴을 가만히 보니까 아저씨도 웬만큼 밝히실 것 같은데.”

단지 문 앞에서 발가벗고  있지 않았을 뿐이지, 이년의 태도는 아주 노골적이었다.

그런데 이 년은 지금 이렇게 내 앞에서 씨불이고 있는 것이, 모두 녹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다.

“아저씨, 내가 복비를 떼어먹을까봐 그래요? 여기 방값이 500에 30이죠?”
“맞습니다. 대부분 학생 혼자 지낼 것이니, 한 사람으로 해서 관리비가 5만 원쯤 추가될 겁니다.”
“계좌번호 주세요. 전세금하고 월세 그리고 복비를 지금 쏴줄게요.”

그렇게만 해준다면 나로서는 땡큐인 것이다.

일단 계약서에 사인을 받고 전세금만 입금한다면, 이 여자가 당장 내일부터 이 방을 비우겠다고 난리를 치더라도 건물주로서는 손해가  일이 없고, 나 또한 소개 수수료를 받았으니 나도 헛일을 한 것이 아닌 것이다.

내가 계좌번호가 적힌 명함을 건네자, 이 여자는 정말 시원하다고 할 정도로 보증금 500만 원과 월세와 관리비가 포함된 35만 원, 그리고 내 소개 수수료까지  통장으로 이체시켰다.

“통장 확인해 보세요.”
“방금 보내시자마자 문자로 통보가 왔습니다.”
“그럼 이제 끝났죠?”
“예. 고맙습니다.”

이 여자 말처럼 이제 이 여자와  사이의 관계는 모든 것이 끝이 났다.

임대 계약서가 내 손에 있고 계약금까지 입금한 다음에야, 지금부터는 건물주와 이 여자 사이의 문제지 중간에서 거래를 중개한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 되는 것이다.

“아저씨가 보기에  몸 어때요?”
“예쁘십니다.”
“사내들이 올라타고 싶을 정도는 되죠?”
“그러니까 나이 어린 친구가 여사님을 좋다고 하는  아니겠습니까?”
“에이~ 얘는 그냥 스트레스 해소용이에요. 애들하고 해봐야 제대로  맛은 없잖아요. 그냥 시원하게 쑤셔주니까 스트레스가 잔뜩 쌓였을 때는 몰라도.”

속으론 ‘나이도 어린년이 발랑 까져서는.......’이란 소리가 연신 터져 나왔지만, 그걸 내색하는 순간 싸움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솔직히 이렇게 노골적으로 유혹하고 있고, 또 이렇게 유혹하는 장면이 음성과 화면으로 그대로 녹화되고 있으니, 뒤를 걱정할 일도 없다는 생각에 서서히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어차피 이 년이 말하는 것을 보면 조금만 있으면 스스로 쑤셔 달라는 말이 나올 것을 확실했고, 그 말만 녹화된다면 그 이후는 이 자리에서 백 번을 쑤신다고 하더라도, 내가 책임질 것이 전혀 없는 무정차 패스가 가능한 고속도로가 되는 것이다.

“아저씨는 한  할 때, 보통 몇 분이나 해요?”
“그거야 상대에 따라 다르죠. 원래 그런 것은 상대성이 있는 거 아닌가요?”
“정말이요? 정말 오래 버텨요?”
“애들이야 경험이 없으니 금방 사정하지만, 나이가 들어 경험이 쌓이면 그 정도는 조절할 수 있잖습니까.”
“아닌데. 아저씨처럼 그렇게 오래 버티는 남자 드물어요. 우리 남편도 완전 토낀데.”

하긴 남편과 잠자리에 만족하지 못하니, 이러고 사는 것일 것이다.

아무튼 이런 년에게 내가 다른 남자들의 사정을 잘 아는 것처럼 이야기할 필요도, 또 내가 다른 남자들과 다르게 특별히 잘하는 놈이라고 내세울 필요도 없다.

그냥 내가일반적인 대한민국 남자의 평균쯤이라면서 별 대수로운 일이 아닌 것처럼 이야기하면서,  년 스스로 내 말이 틀린 말이라고 인정하게 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렇게 되면  년은 스스로 몸 달아 할 것이고, 먼저 주겠다고 설치게 되는 법이다.

그리고 그런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던 것인지, 이야기를  해가면 갈수록 이 년의 눈동자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볼이 발그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벌써 쌀이 익어서 밥이 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아저씬 어떤 체윌 즐겨요?”
“예? 그런 걸 어떻게?”
“난 뒤에서 박히는 걸 좋아하거든요. 이렇게 침대를 잡고 엎드린 상태에서 엉덩이를 치켜들고서요.”

정말 몸이 달긴 단 모양인지 촉촉한 눈빛이 된 이년이, 앉아 있던 침대에서 일어나 손으로 침대를 짚은 상태로 내 쪽으로 엉덩이를 들이대고서는,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어 대고 있었다.

마치 발정 난 개가, 지금 바로 쑤셔 달라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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