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2화 〉그녀의 아름다운 친구들 (5)
- 제 92 화 -
다음날, VIP라운지.
평소와 같이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각자 맡은 업무에 집중하는 직원들.
성진도 그들과 같이 섞여 자신이 담당하던 일을 수행하고 있었다.
VIP이상 고객들에게 새로운 프로모션 안내 문자를 발송하는 것이다.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그의 글은고객들의 스마트 폰으로 곧장 발송이 되었다.
“메시지는 다 보냈고... 다음은 재고 조사를 해야 하나?”
근처에 있는 파일을 뒤적거려, 어제 입고 된 재고들의 목록을 살펴보았다.
민지가 하긴 했다는데, 뭔가 부족하다는 듯이그에게 도움을 청해온 것이다.
성진은 그것을 받아들여 그녀가 정리한 재고 파일들을 꺼내 다시 한 번 확인하려 한다.
“왕자님, 가시게요?”
“네, 지금 내려가 보려고요.”
“에이... 나랑 같이 가기로 했잖아요. 저를 부르셨어야죠.”
민지가 살가운 미소를 띤 채, 그의 몸에 바싹 붙어온다.
자신의 풍만한 가슴을 어필하듯, 팔을 가슴으로 밀착하는 것은 그녀에겐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어어? 민지 씨.어디 가려고?”
“네, 왕자님이랑 8층에서 재고 조사 좀 같이 하려고요. 어제 물량이 들어왔는데, 발주를 많이 해서 그런지 조사할게 조금많더라고요.”
수정의 눈에서 불신의 눈빛이 민지에게 쏘아졌다.
어제 자신과 미진, 민지까지 총 투입해서 재고조사를 같이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많은 양이 들어왔기 때문에, 혹시나 수량이 잘못 기입된 경우가 있을 수도 있었다.
수정도 그것을 핑계 삼아서 그와의 화끈한 시간을 꿈꾸고 있는 상황이다.
헌데... 지금 민지가 먼저 선수를 쳐 버렸다.
때문에, 자신의 계획을 방해한 그녀에게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 수정이었다.
“나도 알고 있어. 그럼... 민지 씨는 힘드니까, 내가 대신 내려갈까?”
“아니요. 제가 가려고요. 평소 실장님께서 고생이 많으신데, 어찌 제가 업무를 맡기겠어요.”
“아니야. 리더로서 고생을 먼저 할 줄 알아야지. 민지 씨는 쉬고 있어.”
둘 다 지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였다.
주현은 논외의 대상이고 미진까지 상담실로 자리를 옮긴 탓에 기회라면 지금이 가장 적기이다.
수정과 민지는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면서, 누가 성진과 재고 조사를하러 갈지 무언의 싸움을 하기시작한다.
그리고 그 때, 예약된 고객이 취소를 하여 쉬고 있던 현아가 데스크 쪽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왕자님~! 내가 새로 개발한 팩 만들어 봤는데, 구경하러 안 올래?”
“안 돼요. 왕자님은 저랑 재고 조사하러 가야해요.”
“무슨 소리지? 나랑 가야지. 민지 씨는 자리에 앉아있어.”
“에이... 그럼, 민지랑 실장님이 같이 다녀오면 되겠네요. 왕자님은 나랑 가고... 우훗.”
""무슨 소리!""
치열한 그들의 공방전이 벌어진다.
성진은 그녀들을 지켜보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다시 자리에 앉는다.
만약 그에게 공이 넘어오면 귀찮아질 것이 자명했기에, 그저 조용히 있을 뿐이다.
‘띵동’
그들이 성진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고 있을 무렵, VIP라운지로 고객들이 방문할 때 울리는 벨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에, 말씨름을 하던 그녀들도 들어서는 고객들을 향하여 반갑다는인사를건넸다.
“어서 오세요~! 고객님.”
지금 들어온 고객들은 3명의 여성들이다.
모두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는데, 인사를 하는 직원들을 둘러보다가 어느 한 곳에 시선을 집중시킨다.
바로 성진이 있는 곳이다.
그녀들은 그의 좌석이 있는 데스크 쪽으로 다가와 자신들의 팔을 걸쳤다.
그리고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벗어 그에게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호호,여기 있었네?”
“어제는 실망이야. 먼저 가버리고...”
“왕자님, 안녕?”
성아를 필두로 민주, 지효가 성진을 뜨거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특히, 성아는 어제의 일로 할 말이 많은 눈치였는데, 주변 사람들 때문에 더 이상의 말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들의 시선을 받게 된 성진은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하하, 다들 어쩐 일이시죠? 오늘은 예약이 아닐 텐데...”
“어쩐 일이긴. 여기 두 명이 샵에 등록하고 싶다고 해서 모셔왔지. 지금 상담되죠?”
“아... 실장님, 지금 가능한가요?”
“저희 VVIP회원이신 최성아 고객님이시죠? 반갑습니다. VIP라운지 실장, 이수정입니다. 실례지만 옆에 계신 두 분은... 아! 한 분은 한민주 씨네요. 안녕하세요?”
“그래요.”
“그리고 나머지 한 분은...”
“김지효라고 해요. 그냥 가정주부죠.”
“이 친구 남편이 이번에 취임한 교육부 장관이에요.”
“아... 그러시군요. 그럼 두 분 모두 상담 받으러 오신 건가요?”
“네, VVIP회원으로 등록하려고요.”
“그럼, 저를 따라오시죠.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수정은 근처에 있는 회원 양식을 2부 가져와 상담을 할 준비를 했다.
워낙 거물급들이라 자신이 맡는 게 나을 거란 생각에서였다.
이에, 민지와 현아는 경쟁자가 하나 없어져서 기뻐하고 있었다.
겉으로는 표현하지 못하지만, 입꼬리가 올라간 것까지는 숨기지 못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들의 기쁨도 얼마 못가 사라지게 되었다.
바로, 성아의 요구 때문이다.
“상담은 왕자님에게 받을게요. 그래도 상관없죠?”
“그렇긴 하지만... 성진 씨가 상담은 처음이라 서요.”
“아아, 괜찮아요. 작성할 부분만 알려주시면 저희가 알아서 할게요.”
“정말 그러셔도... 괜찮으세요?”
“네, 정말 상관없어요. 왕자님, 그럼 상담실로 안내 좀 해주세요.”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필요한 설명을 먼저 듣고 바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좋아요. 그럼 대기실에 가 있을 테니까, 준비되면 불러주세요.”
철저하게 갑인 상황을 이용해 먹고 있는 그녀들이다.
성진은 그녀들의 말에 알았다는 대답을 하고 수정에게 다가가 양식 작성요령을 물어본다.
“으음... 원래 교육을 해야 하지만, 오늘은 별 필요 없을 것 같은데요? 다들 100% 회원 가입할 것 같거든요.”
“아마, 그러실 거예요. 어제 제가 출장 서비스를 갔을 때, 두 분을 만났거든요. 그 자리에서 마사지로 설득을 했죠.”
“그래서... 했어요?”
“무, 뭘요?”
수정은 가급적 주현에게서 멀리 떨어져 다시 속삭였다.
“오늘 새벽에 들어 온 이유가 다저 사람들 때문이죠? 3명이나 벌써 늘린 거예요?”
“어쩔 수 없었어. 다들 원하니까...”
“히잉... 그러면 우리 시간은 줄어드는데.”
“그 부분은 오늘 저녁에 이야기해보자. 모두에게 좋은 방법이 있을 거야. 수정아, 여기 표시된 부분만 정확히 받으면 되는 거지?”
“네...”
“알았어. 그럼 다녀올게.”
성진은 2장의 종이를 들고 그녀들이 기다리고 있던 고객대기실로 걸음을 옮긴다.
그런 뒤, 그녀들을 상담실로 안내하기 시작했다.
*
15평 남짓한 공간의 VIP라운지 상담실.
고객대기실과비슷한 분위기로 고급스런 인테리어와 가구들이 눈에 띄는 곳이다.
아무래도 VIP라운지에 방문한 사람들이 처음 들어서는 곳이기 때문에, VIP라운지의 매력을 어필하려하는 의도가 돋보였다.
너는 특별하다, 너는 고급스럽다. 그런 이미지를 심어주려는 흔적들도 보인다.
성진은 그러한 역할을 하는 상담실에 성아들을 데려와, 식탁보가 둘러져 있는 원탁의 테이블 주위로 빙그르르 둘러 앉혔다.
그녀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수다 삼매경이다.
“음료는 어떤 걸로 하시겠어요? 커피, 주스, 녹차, 홍차등등이 있어요.”
“나는 커피. 너희들은?”
“나는 오렌지 주스로 하고 지효는 홍차를 마시고 싶데. 그리고 여기 복분자 주스도 있어?”
“네, 있어요.”
“그것도 하나 가져다줘.”
성진은 그녀들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다과가 준비된 곳으로 다가간다.
그 근처에는 미진이 어떤 여성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상담을 하고 있었다.
미진과 상담을 하는 고객은 그를 등지고 있어서 목덜미만 보이는 상황인데, 눈처럼 새하얀 피부를 지닌 것 같았다.
키도 상당히 커서 170센티 후반으로 보이는 그녀.
아마도 운동선수가 아닐까 싶었다.
“고객님은 방송에도 많이 나가시니까 평소 관리를 하시는 게 좋아요.”
방송일이라... 무슨 일을 말하는 것일까?
그녀들이 마실 음료를 준비하면서 그들의 대화에 귀를 쫑긋 세웠다.
“저도 가끔 경기를 보면, 선수들이 대부분 관리를 엄청 하시던데요.”
“마, 맞아요. 그래서 다들 예뻐 보이는 거죠.”
“체육관에서 운동하시니까, 더 복이 있는 거예요. 적어도 피부관리하기에는 좋잖아요. 아... 그래서 배구 선수들이 그렇게 예쁜 건가?”
배구선수인가보다.
성진은 그것에 관심이 생겨서 미진이 상대하던 고객을 흘끔 바라보았다.
일반 여자들에 비해 큰 키와 달리 그녀의 얼굴은 매우 어리게만 느껴진다.
눈이 동그랗고 어깨까지 오는 머리스타일이라 그런지, 키만 아니었다면 중학생이라 해도 믿을 정도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백설기 같이 하얀 피부.
얼굴을 만지면 쫀득쫀득 늘어날 것처럼 피부도 곱게 생겼다.
“그래서 화장도 곱게 하고 피부 관리를 따로 하는 언니들도 많더라고요. 경기장을찾아와 주신 팬 분들에 대한 예의래요.”
“그렇죠. 실력도 중요하지만 외적인모습도 가꿔야 그게 스타이고, 흥행이 되는 거지. 지윤 씨는 그런 면에서 배구 계를 이끌어갈 재목이네요.”
“아, 아니요.그 정도까진 아니고요. 이제 갓 입문한 고졸 신인인데요...”
부끄러워하는 그녀의 모습이 어려보이는 외모, 하얀 피부와 만나 엄청 순수해 보인다.
성진은 그런 그녀를 빤히 바라보며, 음료들과 다과를 쟁반에 담았다.
그리고 그것을 들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왕자님, 빨리 와요.”
자리로 돌아가니, 성아는 보이지 않고 민주와 지효만이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성진은 자신이 들고 온 다과들을 테이블 위로 올려놓으며, 그녀의 행방을 물었다.
“최성아 고객님은요?”
“아... 잠깐 화장실에 갔어. 걔는 신경 쓰지 말고 어서 상담이나 빨리 하자.”
“네, 고객님. 그럼...”
“왕자님, 어디에 앉는 거야. 네 자리는 이쪽이야.”
민주와 지효는 자신들의 자리 사이를 비워 놓고 의자를 갖다 놓은 상태였다.
보통 상담을 하게 되면, 저쪽의 미진과 같이 고객의 맞은편에 앉아 상담을 진행했는데...
그녀들은 그럴 생각이 추호도 없는 것 같았다.
결국 그는, 그녀들의 권유에 그들의 자리 사이에 있는 의자로 다가가 착석했다.
“흠흠...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이 양식을 봐 주시면...”
회원 가입 양식 2부와 가져온 카탈로그 테이블 위로 꺼내 놓았다.
회원 가입 양식은 자신의 앞에 두고 홍보용 카탈로그는 민주와 지효에게 전달한 성진.
볼펜을 들어 그녀들의 이름과 신상들을 적어가기 시작한다.
“이름은 됐고... 다들 핸드폰 번호랑 나이, 집주소 등은 어떻게 돼요?”
“010...”
“서울특별시 강남구...”
성진은 그녀들이 불러준 신상들을 고사리 같은 손으로 가입 양식에 옮겨 적었다.
2명분의 서류를 적는 것이기에 그는 정신없이 손을 움직이면서 열심히 기록을 하고 있었다.
옆에 있는 그녀들이 무엇을 하던, 자신의 다리 사이 앞에 있던 식탁보에서 사람이 나타나던... 무아지경으로 글을 쓰는 그였다.
“다음은 가족 분들의 직업 등을 알려주시겠어요? 이건 저희 데이터베이스에 기록이 되고, 가장 안전하게 보관이 되니까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 으, 응?”
첫 상담이라 그런지, 열의를 다해서 설명을 하였다.
성진은 옆에 있는 민주와 지효를 바라보면서 민감한 부분을 기록하는 것에 대해, 샵에서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말을 하는 중이다.
그런데... 자신의 설명을 듣고 있는 그녀들의 모습이 뭔가 수상쩍었다.
얼굴을붉히며, 뭔가를 부끄러워하는 그녀들.
열심히 설명을 하던 성진도 그녀들이 왜 그런 모습을 보이는지 의문스러웠다.
때문에 그러는 이유를 묻고자, 입을 열기 시작했는데...
뒤이어 일어난 일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당황하게 되었다.
화장실에 갔다던 성아가 테이블 밑에서 기어 나와, 성진이 입고 있던 바지의 지퍼를 거침없이 끌러 내린다.
그녀는 미발기 상태인 물건을 밖으로 꺼내 그것을 마구 주무르고 있었다.
그녀의 행동을 지켜보던 민주와 지효도 손을 뻗어 성아의 미친 짓에 동참하는 상황이었다.
성진은 어이가 없어서말문이 막혔다.
뉴스에 많이 나오던 성추행이라는 것이 여자들만 당하는 줄 알았는데, 자신이 그런 대상이 되다보니 어이가 없던 것이다.
“다들 뭐하시는 거예요! 지금 상담 중이잖아요.”
“어제 나만 빼놓고 즐겼잖아. 나도 좀 행복해지자. 응?”
미진과 상담하고 있는 고객에게 피해가 갈까봐서, 최대한 조용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성아는 그의 질책에도 표정 변화 없이, 오히려 억울한 피해자 코스프레를 취한 상태이다.
술에 취한 그녀를 아무 짓도 하지 않고 내버려 둔 것이 억울하단 이유에서였다.
그녀는 민주와 지효의 손이 그의 물건을 만지고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고운 입에 그것을 담기 시작한다.
자극을 받자, 점차 단단해지는 그의 주니어.
성진은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장소에서 그러한 일을 당하자 적지 않게 당황한 눈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