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2화 〉저주가 풀리다. (4)
- 제 82 화 -
지수와 성진이 자리한 거실 안.
야릇한 분위기를 만들면서 섹스를 하려던 지수의 계획이 흐트러진 것은 그들이 들이닥치면서였다.
누구에게 잘 보이려 옷을 입은 건지, 봄을 맞아 화사하고도 아름다운 복장의 그들은 무척이나 긴장된 표정을 짓고 소파에 앉아 있는 성진을 향해 시선을 고정했다.
“으음...”
“우와...!”
처음 보는 잘생긴미소년이 그들을향해 그윽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유경을 포함한 VIP라운지의 직원들은 그런그를 보면서, 한 결 같이 얼굴을 붉혔다.
이와 같이 잘생긴 외모는 살면서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얼이 빠져서 성진의 외모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그녀들.
그들은 옆에 있던 지수의 핀잔에 의해 멍한 상태에서 깨어나기 시작했다.
“뭐야... 너희들 지금 출근시간 아니야?”
“오늘 아침에 사장님께서 보내신 메시지 때문에 모두들 이리로 모이게 되었습니다.”
“아... 내가 그랬던가?”
어제처럼 분위기가 달아오르려는 상황에서 그녀들이 들이닥치자, 심기가 불편하던 그녀였다. 혜영이 내뱉은 차분한 말로 자신의 행동을 되짚어 보는 그녀. 그리고 이내, 자신의 행동을 자책하기 시작한다.
“내가 왜 그랬지...?”
“사장님... 잠깐 저희들이 ‘주인님’과 대화를 해도 좋을까요? 아주 잠깐이면 돼요.”
“으음... 그래, 대신 출근시간은 확실하게 지켜.”
애절한 눈빛으로 호소를 하는 혜영이다.
지수는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이고 그들의 대화를 허락한다.
‘주인님’이라 말을 한 것으로 보면 그들은 이 초등학생이 성진임을 알고 있는 듯했다.
그녀의 허락이 떨어지고... 모두들 그가 있는 곳 가까이 다가와 그의 모습을 더 자세히 담으려 한다.
성진은 그런 그녀들을 향해 웃음을 지어주면서 닫혀있던 입을 열고 있었다.
“모두들 잘 지냈어? 다들 많이 걱정했나보네.”
""...... .""
“내가 이성진이라는 건 어떻게 알았지? 이렇게 조그맣게 변했는데. 무슨 일이 있었나?”
성진은그것이 궁금했다.
이렇게 작아진 자신을 보고도 모두들 그를 ‘이성진’이라 확신하는 것에 의문을 가졌다.
“그건... 사장님께서 모두 알려 주셨어요. 저희 사장님은 ‘아프로디테’님이잖아요.”
황당하다는 눈빛으로 지수를 바라 본 성진. 그러자, 지수는 팔짱을 낀 채로 부연설명을 하고 있었다.
“네가 아테와 그런 일이 있고 나서 이 아이들을 설득시켰어야 했거든. 어쩔 수 없었어. VVIP실은 아테가 흩뿌려 놓은 어둠의 기운으로 난장판이지, 밖으로 나간 것은 보지도 못했는데 너랑 아테는 없어졌지... 모두들 멘붕 상태더라고.”
“그렇군요...”
“네가 그렇게 되고 이 애들의 기억을 지울까 생각했는데,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서, 내가 여신이란 것을 밝혔어. 뭐... 네가 정 원하면 그렇게 만들어 줄 수도 있고. 어차피 이 애들에 대해서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잖아?”
아주 냉정한 말이다. 차가운 그녀의 눈빛이 앞에 보이는 여러 명의 여성들에게 쏘아지고 있었다.
다들 그녀의 직원일 뿐만 아니라, 유경은 그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인데도 그녀의 눈빛은 매섭기만 하다.
그러자,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8명의 그녀들은 그의 주위를 감싸며 저항을하려 한다.
“아, 안 돼요! 저희 기억을 지우지 마세요.”
“맞아요! 저희들은 주인님을 사랑하고 있다고요.”
“훗! 너희가 사랑을 하면 뭐하지? 성진이는 너희들에 대해서 별 생각이 없는데...”
냉소에 가까운 그녀의 말투가 그녀들의 심장에 꽂히는 듯하다.
하지만, 그녀의 차가운 말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은 그의 옆에서 벗어날 줄을 모른다.
오히려 그를 더욱 감싸면서 끈끈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 그럴 리가 없어요. 성진이는 저한테 사랑한다고 말했다고요.”
“유경아, 미안하지만 이젠 아니야. 혹시 그리스 로마 신화 읽어본 적이 있니? 거기에 보면 에로스가 들고 다니는 화살이 있는데, 그것들 가운데 이 녀석은 납 화살을맞았어.”
“그게 무슨 상관이죠?”
“너도 보면 알거야. 납 화살은 황금 화살과 반대로 그것을 맞은 사람에게 상대방을 미워하도록 만들지. 성진이는 그것을 3발이나 맞았고. 그런 납 화살은 그렇게 중첩이 되면 더욱 강력한 효과를 불러 일으켜. 지금 성진이의 상태는 사랑을 하지 못하는 상태이지.”
“마, 말도 안돼요!”
“믿건 안 믿건 너희들의 자유야.”
미소조차도 보이지 않고 대답하는 지수를 보면 그녀의 말은 진실인 것 같았다.
그녀들은 잔뜩 울상인 표정으로 자신들의 품 안에 둘러싸인 성진을 바라본다.
정말 어린 아이가 된 것처럼 고개를 두리번거리는 그의 모습.
그는 그렇게 주위를 살펴보다 주희의 상의 안에 손을 집어넣기 시작한다.
“흐읏! 가, 갑자기 이러면 반칙인데...”
성진은 어린 아이의 해맑은 표정으로 주희의 작은 가슴을 주물럭거린다.
손의 크기는 다르지만, 그의 집요한 손놀림은 여전했었다.
그녀의 약점인 두툼한 유두를 계속 매만지면서 헤실헤실 웃음을 지어보이는 그.
놀고 있던 다른 한 손은 풍만한 가슴의 소유자인 혜영의 블라우스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앙... 주인님.”
“나, 나도!”
“나도 만져줘!”
자극적인 신음을 내뱉는 두 여인의 목소리에 나머지 여성들도 자신의 상의를 들어 올려 가슴을 만져 달라 요구했다.
성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들의 요구를 그대로 들어주었다.
그의 모습은 재밌는 장난감을 발견한 아이의 천진난만한 그것과 같았다.
“으으... 못 참겠다. 성진아, 너 섹스는 할 수 있는 거야? 몸이 작아져서 그곳까지 작아진 것은 아니지?”
그의 손길이 현아의 가슴에 닿자, 그녀는 참지 못하겠다는 말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섹스가 무척 하고 싶었던 모양인지, 그녀는 자신이 입고 있던 바지까지벗으며 그의 다리사이로 얼굴을 들이밀고 있었다.
그러자, 가만히 그것을 지켜보던 지수는 박수를 몇 번 치더니 어서 출근하라며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뭔가 아쉬워 보이는 그녀들의 표정. 성진은 8명의 미인들을 바라보며, 그녀의말을 따르라고 말해주었다.
""아아... 가기 싫어.""
“모두 사장님 말들어. 누나들이 가지 않으면 샵의 매출이 떨어지잖아. 나도 오후쯤에 가게에 놀러 갈게.”
“정말요?”
“정말이야. 그러니 다들 가봐요.”
몇 번이고 성진의 다짐을 받는 그녀들. 성진은 그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며, 꼭 가겠다는 말을 하였다. 그러자, VIP라운지의 직원들은 곧바로 걸음을 옮겨 샵을 향해 출발하기 시작한다.
“으음... 유경 누나는 출근 안 해?”
“가, 가봐야지. 그 전에 한 가지만 확인하려고.”
“뭔데?”
“성진아, 아까 사장님이 하신 말씀... 거짓말이지? 그 납 화살 이야기 말이야.”
“아... 그거?”
“응, 거짓말이지? 거짓말이라고 좀 해줘.”
눈물이 그렁그렁한 상태에서 대답을 요구하는 유경은 무척이나 슬퍼보였다.
지금까지 그와 사랑을 속삭이던행위가 모두 부정 되는 것처럼 느꼈기 때문이다.
성진도 그녀의 마음을 느끼고 잠시 고민을 한다.
그녀를 사랑했던 기억들과 같이 나누었던 추억들은 모두 그의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는 상황.
다만, 화살을 맞은 이후, 그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고 있을 뿐이다.
성진은 그러한 기억들과 현재상태에 대해서 충분히 고민을 하다, 이윽고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기 시작하였다.
“누나, 사실은 사장님의 말씀이 맞아.”
“저, 정말이야?”
“응. 미안한 말이지만 지금 누나를 봐도 심장이 뛰지 않는 것이 사실이야.”
“흐윽... 흐윽... 흐아앙~!”
그의 말에 충격을 받은 모양인지 유경은 눈물을 쏟아내고 있었다.
성진은 담담한 눈으로 그것을 지켜볼 뿐이었다. 그러다, 자신의 말을 계속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누나. 누나를 사랑했던 기억들은 모두 그대로야. 서툴렀던 우리들의 데이트도 기억에 있고...”
“흐으... 흐읍... 흐으...”
“그러니까 너무 울지 마. 나도 나을 수 있도록 노력할게. 어디, 예쁜 얼굴 좀 보자.”
얼마나 울었는지, 공들여한 화장도 번진 상황이다.
꼭 데이트를 망치고 방에서 울던 그녀가 떠오르는 것 같았다.
성진은 그런 그녀에게 미소를 지어주며, 오렌지 빛 입술 사이로 자신의 혀를 집어넣었다.
유경은 어린 아이의 모습을 한 그가 키스를 해오자, 순간 당황하였다.
그러나 이내 자신의 마음을 진정시키고 그의 키스를 받아들여갔다.
과거 그 흉한 얼굴의 작은 눈 사이로 비춰지는 눈빛이 그에게서 보였기 때문이다.
비록, 예전과 같은 따스함은 없었지만 자신의 마음을 진탕흔들어 놓는 그의 시선은 여전했었다.
“츄릅... 츄릅... 쩝... 쩌업...”
옛날과 비슷한 그의 혀놀림이다.
키스가 끝난 뒤의 유경은 그의 행동 모두가 익숙한 느낌이 들어서 안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그에게 확답을 받기 위한 말을 건네려고 한다.
“성진아...”
“응?”
“나... 버리지 않을 거지?”
“참나... 그게 무슨...”
“사장님이 말씀했던 것처럼 기억을 지우거나 그렇게 하지 말아줘. 너의 곁에서 항상 있고 싶어...”
진실된 그녀의 눈빛이 또 한 번 그의 마음을 자극하였다. 성진은 옆에 있는 지수를 잠깐 바라본 뒤, 그녀에게 시선을 돌려 그에 대한 대답을 말해 주었다.
“당연하지. 누나뿐만 아니라 혜영이, 수정이, 미진이, 현아, 주희, 민지, 지영이까지 모두 함께할 거야.”
“정말이지?”
“그럼.”
“믿을게, 성진아...”
그의 대답을 듣고서 그의 작은 몸을 와락 껴안는 유경.
성진도 그와 같이 그녀의 몸을 껴안아 주었다.
그러자, 옆에서 모든 상황을 보고 있던 지수가 헛기침을 하면서 유경에게 빨리 끝내라고 핀잔을 준다.
오래있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유경은 그의 품에서 나와 지수에게 가벼운 목례를 하였다. 그런 뒤, 곧장 ‘Venus Corporation’의 본사를 향해 이동하기 시작한다.
모든 사람들이 떠나고 휑한거실을 바라보는 성진.
아쉬움이 느껴지는 지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지수는그런 성진의 옆으로 가까이 붙어 음란한 육체로 그를 품에 안았다.
그리고 그의 손을 자신의 민소매 안으로 집어넣도록 하여 가슴 위에 올려놓는다.
성진은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주물럭거린다.
“성진아, 앞으로 어떻게 할래? 네가 새로운 삶을 살고 싶으면 그렇게 해도 좋아. 내가 그 쪽 부분으로는 다 도와줄게. 내 가족관계증명서에 정말로 아들로 넣어줄 수도 있고.”
입가에 미소를 띤 그녀는 그가 부탁을 하기만 한다면, 뭐든지 다 해주고싶었다.
항상 쾌락에 목이 마른 지수에게 그는 유일한오아시스이다.
지수는 어떻게든 그를 옆에 두고 평생을 함께하고 싶었다.
인간으로 죽는다면 저승에 다녀와 그를 평생 자신의 곁에 붙여 놓을 것이고, 신이 된다면 그를 어떻게든 꼬셔서 모든 것을 함께 할 것이다.
성진은 그런 그녀의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 침묵으로만 일관하고 있었다.
“성진아, 그냥...”
“엄마, 나 있죠... 정말 나쁜 놈인 것 같아요.”
“왜?”
“아까 봤던 유경누나나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지는 않는데... 계속 내 것으로 만들고 싶어요. 내가 이런 거 나쁜 것 맞죠?”
“인간으로는 나쁜 거지. 하지만, 너는 신의 아들이야. 구태여 인간들의 도리를 너에게 적용할 필요는 없어.”
“하아... 그 소리는 헤라에게 들었던 궤변이랑 똑같네요.”
“후후,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지. 하지만... 그녀들은 너를 사랑하고 있잖아. 너의 주위에 머무르고, 너와 섹스를 할 수 있다면 계속 이러고 평생을 살 거야. 그런 관계는 법률로 어떻게 정의하기 힘들지. 사랑은 위대한 것이잖아.”
“그런가요?”
“그래. 그러니 앞으로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렴. 엄마는 항상 네 편이야.”
정말 엄마와 같은 말을 하면서 품 안에 그를 꼭 껴안는 지수였다.
성진도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보았던 모성애를 느끼면서 그녀의 품에 고개를 묻는다.
일찍돌아가신 어머니가 있었다면 이런 느낌일까?
그런 상상으로 그녀를 정말 어머니라고 생각하려 했었다.
그녀가 자신의 남은 손을 뻗어 그녀의 팬티 안으로 넣기 전까지 말이다.
그의 손이 들어간 음부는 이미 젖을 대로 젖어 홍수가 일어난 상황이었다.
“어, 엄마! 갑자기 뭐하는 짓이에요.”
“뭐긴... 사랑을 하고 싶단 이야기지.”
“에이, 분위기도 좋았는데 꼭 이러고 싶어요?”
“네가 계속 가슴을 만지니까 흥분되잖아. 자! 침실로 가자.”
그의 몸을 번쩍 들어 침실로 향하는 지수. 잠시 뒤, 그와 그녀가 들어간 침실에선 살이 부딪히는 음란한 소리와 미친 사람처럼 신음을내뱉는 지수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