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6화 〉민지 씨마저... (4)
- 제 66 화 -
고요한 민지의 침실. 그녀는 침대 위에서 덩그러니 혼자 남아, 무릎을 감싸 쥐고 무언가를 고민하고 있었다. 그 무언가는 자신에게 일어난 상황들을 천천히 되짚어보는 것이었다.
곤하게 잠을 자고 있다가, 흥분되는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는 멋진 남자가 나와 그녀에게 애무를 했다. 그러다, 잠에서 깨고 보니... 자신의 앞에는 정말로 모르는 사람이 와 있는 상태였다. 그는 말했다. 그녀의 귓가에 속삭이며 자신을 보고 ‘강간범’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의 말에 저항 할 수 없었다. 남자친구와 헤어진 이후로 욕구불만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시점. 미진이나 진짜로 친한 지인들에게만 털어놨던 ‘강간’에 대한 판타지로 인해서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았다. 목에 차가운 느낌이 들어 공포심이 일긴 했지만...
그것으로 인해어쩔 수 없다며 ‘강간’을 당하는 자신의 상황을 합리화 시킨 것이다. 그렇게 민지는 처음 느껴보는 우악스런 손길을 받으며 그녀의 모든 곳을 그에게 내주고 말았다.
기분은 좋았다. 아니, 좋았다고만 할 수 없었다. 미칠 정도로 흥분이 되었고, 섹스만 계속 할 수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는 마음이었다. 그가 요구했던 임신에 대한 것들도 치가 떨릴 정도로 두려웠는데, 그와 섹스를 하고 난 이후, 그것을 자연스럽게 들어주고 싶을 정도였다.
비록, 안대에 가려 그의 존재는 오로지 몸에 느껴지는 감촉들과 거대한 그의 물건으로만 느끼고 있었지만... 그의 요구를 들어주고 싶었다.
미쳤다고 생각한다. 생판 모르는 남성에게 질내 사정을 당하고 그러한 사실을 아이처럼 좋아하던 자신. 지금도 그것을 생각하면 온 몸에 전율이 오르고 숨이 가빠져온다. 민지는 자신의 다리 사이에서 몽글몽글 쏟아져 나오는 정액을 매만져 보았다. 그곳이 찌릿찌릿하면서 알 수없는 쾌감이 전신에 퍼지는 기분이 들었다.
‘할짝...’
미진과 현아가 했던 것처럼 그의 정액을 핥아보았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황홀한 그의 맛. 그 어떠한 디저트보다도 달콤하고 끌리는 맛이 입 안에 감돌았다. 민지는그의 맛을 음미하면서 자신의 손가락을 코끝으로 가져가 그의 향기를 맡는다.
머릿속에 그라는 존재가 점점 떠오르기 시작했다. 건장한 체격의 자신을 범했던 남자가 복면을 벗고 그녀의 앞에 얼굴을 들이민다. 죽도록 싫어했던 그라는 사람. 하지만, 민지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그를 향해 계속 시선을 두었다. 작은 실 눈 사이로 그녀를 바라보는 따뜻한 눈빛 때문이다.
그것은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성진에 대한 혐오감을 점점 녹아내리게 만들었다. 남자친구와 헤어져 쌓였던 스트레스도 낙하산 인사로 샵에 들어온 것에 대한 질투까지 모두 허물어트리고 있었다. 민지는 그가 자꾸 자신의 앞에 아른 거리자, 무릎에 얼굴을 묻고 고개를 젓는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그를 보고 싶음에 참지 못할 것 같았다.
미친년이라고 해도, 정신이 나간 년이라고 해도 좋았다. 흔해 빠진 삼류 성인 소설의 내용처럼 강간을 당하고도 그 강간범을 잊지 못하는 자신. 거기다, 그 강간범이 극도로 싫어하던 사람이라니... 민지는 자신의 저주받은 육체와 정신을 원망하며 쓸쓸하게 침대 위로 쓰러지기 시작한다.
‘띡, 띠딕, 띠디딕, 띠리링~’
침대에 쓰러진민지는 축축하게 젖은 커버를 매만지며 그를 기다린다. 아직도 온기가 남아 그의 체취가 생생히 느껴지는 그것. 민지는 자신의 몸을 부르르 떨면서, 그가 다시 앞에 나타나줬으면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후회가 되었다. 괜히 짜증이 나서 그를 쫒아 보낸 것이 후회되는 순간이다.
“아... 보고 싶다.”
“누굴 보고 싶은데...?”
“강간범... 성진 씨가 보고 싶어... 으, 응?”
아무도 없어야 할 곳에 자신이 그렇게 바라던 남자가 서 있는 것이 보인다. 그 뒤로는 현아와 미진이 자리하고 있었지만, 그녀들은 신경조차 쓰이지 않는다. 민지는 자신의 눈을 비비며 헛것을 본게 아닌가 확인을 한다. 헛것이 아니다. 다시 그가 찾아와 주었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흘러나온 안도감에 그녀는 눈물을 쏟는다. 슬픔이 아닌 기쁨의 눈물이다.
성진은 눈물을 흘리고 있는 그녀에게로 다가가, 얼굴에 손을 얹어 눈물을 닦아주었다. 귀엽게 훌쩍이는 그녀의 얼굴과 가녀리게 떨고 있는 나신이 그의 시야에 들어오고 있었다. 대충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신을 찾고 있던 모양이다. 그를 괴롭힐 때의 독기는 없고 순수한 그녀의 모습만이 그를 향하고 있었다.
성진은 만족스런 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이기 시작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주인님이야.”
멀어지는 그의 얼굴. 민지는 멍한 표정으로 주인님이란 단어를 곱씹다,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답을 하려 입을 열었다.
“어, 어디 가지 마세요. 주인님...”
*
참을 수가 없었다. 완전히 그에게 순종하는 민지의 모습을 보니, 그 또한 성욕이 폭발하는 듯했다. 성진은 몇 시간 전과 같이 그녀의 탱탱한 육체를 마음껏 유린하기 시작했다. 이를 지켜보던 현아와 미진도 태초의 모습으로 변해 그의 행동에 동참하고 있었다. 서로를 물고 빨고 핥고... 미진의 침실에서는 음란한 광경이 연출되고 있었다.
“민지야, 화장대를 바라보고 엎드려 봐.”
길고 긴 애무의 시간이 지나고... 성진은 민지의 몸을 일으켜 후배위 자세를 잡았다. 그런 뒤, 그의 물건을 삽입하여 오물거리는 촉감을 즐긴다. 지렁이가 꿈틀거리는 것처럼 그의 물건을 조였다, 풀었다 하는 그녀의 근육들. 피스톤 운동을 하지도 않는데 알아서 그의 물건을 애무하고 있었다.
민지의 옆에는 미진과 현아가 누워 놀고 있던 성진의 손을 자신들의 음부로 이끌었다. 빨갛게 부어올라 얼마나 짙은 애무를 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흔적들이다. 성진은 각각의 음부에손가락 2개씩을 넣어 질 내부를 매만져 간다.
“하앙... 하아...”
“흐으응...!”
“주, 주인님... 저는...”
“알아서 움직여 봐. 지금 바빠서 말이야.”
성진의 양 손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덕분에, 그의 허리는 움직일 줄을 몰랐다. 자신의 양 옆에서 신음을 흘리고 있던 언니들을 바라본 민지는 고개를 돌려 그에게 박아줄 것을 요청하려 한다. 하지만, 그의 신경은 온통 양 손에 집중이 된 듯하다. 뭔가 강한 아쉬움을 느낀그녀는 알아서 해보라는 그의 명령에 자신의 허리를 슬며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 이 느낌... 뱃속을 긁어주는 이 느낌... 전 남친이랑 비교할 수가 없어. 그 조루 새끼보다 훨씬 좋아. 단단하고 굵고 시도 때도 없이 박아 줄 수 있는 강인함이 있는 물건이야.’
처음 보는 거대한 물건이었다. 안대를 썼을 때는 몰랐는데, 막상 그것을 확인하니 두려운 마음이 가득해져 갔다. 하지만, 일단 그녀의 내부로 넣은 뒤로는 달라졌다. 무섭고 두렵기만 했던 그것이 든든하고 믿음직스러워진다. 지금까지 운이 없었는지, 조루이거나 평범한 일반 남성을 만나왔던 그녀는 처음 느껴보는 감각이었다.
성진도 지금의 상황이 마음에 들긴 마찬가지였다. 각각의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는 미녀들이 자신의 밑에 깔려 신음을 내뱉는 모습은 환상적이었다. 성진도 그것에 자극을 받아 더 열심히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더불어, 민지의 움직임도 충분히 느끼는그였다.
“하으읏...! 흐으으응...!”
“흐아아아... 아아아...”
“꺄읏! 으으읏!”
섹스러운 신음들이 일품이다. 성진은 그들의 쾌감을 극한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 모든 역량을 총 동원하기 시작했다. 미진과 현아의 음부에 박혀 있던 손가락에 엄지손가락을 더해 클리토리스를 공략했고, 자신의 허리를 천천히 움직여 민지의 계곡을 홍수로 만들었다. 그녀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쾌감의 늪에 빠져 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한다.
“신음 소리가 너무 크다. 다들 입 막아.”
그녀들은 뜨거운 열기에 취해가면서도 그의 명령을 들으려 근처에 있던 베개, 이불 등으로 자신의 입을 막고 있었다. 억지로 신음을 참으려 하니, 그녀들의 흥분감도 최고조에 이른다. 성진도 그녀들의 모습을 확인하고 현아와 미진에게 약한 전류가 동반된 애무를 해주어 오르가즘에 오를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프슛, 프슛’
“으으으읏!”
“흐으으읍!”
게임 캐릭터인 ‘드라군’이 생각날 정도로 현아와 미진의 몸이 휘어진다. 그리고 그녀들의 음부에서 분수가 쏟아져 나왔다. 아름답게 휘어지는 물줄기가 양쪽에서 뻗어 나오며 엄청난 장관을 이뤘다. 성진도 자신의 움직임을 잠시 멈추고 그녀들의 몸을 쓸어주며 절정의 후희를 느끼도록 배려해 주었다.
“민지야...”
“으읏... 네...”
“너도 언니들처럼 되고 싶지?”
“저도 그렇게 되고 싶어요...”
가늘게 몸을 떨면서 거친 호흡을 몰아쉬는 그녀들을 내버려 두고, 이제 그는 오롯이 민지에게 신경을 쏟으려 한다. 성진은 그녀의 허리 부분을 붙잡아 박음질 시작했고, 그녀에게 지속적으로 말을 걸고 있었다.
“하아... 민지야, 좋다... 네 안이 정말로 좋아.”
“가, 감사합...! 으으읏!”
‘퍽퍽퍽!’
“민지야, 저기 앞에 보여? 거울에 지금 네 모습이 선명하네?”
민지는 그의 말에 고개를 들어, 앞에 보이는 화장대의 거울을 바라봤다. 잔뜩 상기된 얼굴과 멍한 눈동자, 입가에 떨어지는 침까지... 평소의 자신이 아닌 것 같았다. 야동에 나오는 배우들이나 성을 파는 음란한 창녀 같은 느낌이다. 자존심 하나로 먹고 살았던 지난날과 남녀 사이에서 철저하게 갑이 되었던 김민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
“아아... 저, 저게... 나야?”
“그래, 나에게만 보여 줄 수 있는 민지의 모습이야. 어때 사랑스럽지?”
거울로 보이는 그의 흉한 얼굴. 잔뜩 미소를 머금었지만 그 모습은 징그러워 보였다. 옛날 같았으면, 고개를 바로 돌릴만한 모습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작은 실눈 사이로 보이는 그의 눈빛 때문인지, 주위의 뜨거운 공기 때문인지... 그를 계속 바라보고 싶었다. 자신의 몸속에 물건을 박아 넣으면서 기뻐하는 저 표정을 계속 바라보고 싶었다.
‘움찔!’
“으윽... 갑자기 조이는데? 왜그러는 거야?”
“흐읏... 좋아서요.”
“왜?”
“주인님께서 즐거워하시니까, 저도 기뻐서 그랬어요.”
만족스러웠다. 온갖 구박과 눈치를 주던 직속 상사 민지가 이러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 정말 좋았다. 그를 갈구던 입술은 그를 칭찬하고있었다. 그에게 도도했던 몸짓도 이젠 그의 즐거움을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자, 그의 안에 남아있던 민지에 대한 미움도 모두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그녀의 옆에서 후회를 즐기는 미진처럼 그의 마음속에 각인되기 시작한 것이다.
‘찰싹!’
“으아앙...!”
“갑자기 감동을 주면 어떡해?”
“죄, 죄송합니다.”
“기분 좋으니까... 그런 짓은 항상 환영이야.”
욕정에 불타는 그녀의 신체를, 그의 따뜻한 말투가 포근히 감싸는 듯하다. 꿈속에서 들었던 목소리였다. 민지는 그 목소리를 듣자, 가벼운 오르가즘에 빠진다. 몸을 덜덜 떨면서 그의 물건을 강하게 조인 것이다.
“그럼... 나도 선물을 줘야겠지?”
그녀의 몸이 덜덜 떨리고 그의 물건을강하게 조여 오는데도, 그는 그것을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몸을 굽혀 그녀의 양 가슴을 거칠게 쥐고 있었다. 그런 뒤, 자신의 허리를 움직여 거센 피스톤 운동을 하기 시작한다. 그녀의 몸 안에 사정을 하기 위함이었다.
“하아... 하아아...”
‘퍽퍽퍽퍽퍽!!!’
“민지야, 싼다...! 으으윽...”
‘꿀렁, 꿀렁...’
엄청난 빠르기의 박음질이다. 성진은 그녀의 가슴을 강하게 쥔 채로, 자신의 정액을 그녀의 몸 안에 뿌리고 있었다. 가늘게 떨고 있던 그녀는 그의 정액이 몸 안에 들어오자, 그 진동이 거세어지는 것을 느꼈다.
홀로 지진을 마주한 것처럼 강하게 몸을 떨고 있는 것이다. 성진은 그녀의 몸을 꽉 잡아 남아 있는 정액을 모두 토해냈다. 그리고 민지의 목덜미와 귓가를 가볍게 애무하고 있었다.
“흐읍! 흐으으읏!”
멍해 있던 그녀의 눈동자가 흰자위를 보이고... 거울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던 민지도 그녀의 마지막 순간을 똑똑히 바라보며 정신을 잃고 있었다. 거울을 통해 비친 그녀의 모습은 그 누구보다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