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5화 〉민지 씨마저... (3) (65/100)



〈 65화 〉민지 씨마저... (3)

- 제 65 화 -



“어떻게 됐을까? 민지.”

“뭐 어떻게 되긴... 성진이 밑에 깔려서 헐떡이고 있겠지.”

“그럴까...? 벌써 들켜서 신고라도 당한 거 아닐까? 아무리 연기라고 하지만, 해본적도 없는 일을 수월히 할리도 없고.”

“에이, 너는 아직 몰라서 그러는데, 성진이 그 애는 연기력이 장난이 아니야. 나도 가끔 섹스를 하면서 느끼지만,  번은 오르가즘 대신 소름이 돋은 적도 많아. 평소에는 정말 착한데...  섹스를 하거나 카리스마가 필요한 부분에서는 엄청 대단하다니까?”

“그건... 네 말이 맞는  같아.”

“나도 평소에는 까불까불하지만... 그럴 때는 얌전히 있잖아. 어쩔 수 없어. 성진이 말을 따르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거든. 남자만 복상사로 죽나? 여자도 죽을 수 있지.”



민지가 사는 빌라로 향하는 길. 현아와 민지는 성진에 대한 것들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지금 그들은 성진과 약속한대로 민지의 집에 찾아가는 중이다. 그와 그녀 사이에 무슨 트러블이 생겼으면 해결을 해줘야 하는 중책을 맡고 있었다.
더불어, 궁극적으로는 민지를 샵에 다시 복귀를 시키는 것이 우선이었고, 부수적으로는 그와 민지의 사이가 섹스로 인해 좋아지기를 기대하는 심리가 그녀들에게 깔려있었다.

과연 그 일을  수행할 수 있을까 하는 미진에게 성진의 힘을 일깨워 주는 현아. 자신도 오랜 시간 동안 지내보진 않았지만 그의 능력을 충분히 안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미진도 그녀의 설득에 따라, 고개를 끄덕이는데... 지금 그녀들이 궁금해 하는 민지의 집에서는 뜨거운 열기가 가득 퍼져나가고 있었다. 베테랑 중의 베테랑인 그녀들조차도 녹아버릴 만큼 뜨거운 열기이다.


현아와 미진은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내심 그와의 섹스를 기대하면서 민지의 숙소를 향해 빠른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지금은 웃고 있지만, 나중에 그녀들의 표정이 어떻게 될지 짐작이 가는 상황이다. 그들은 그렇게 범의 아가리를 향해 제 발로 찾아 들어가고 있었다.



*

 시각, 민지의 침실. 미리 예고한 대로 용광로와 같은 열기가  가득 침실을 매우고 있었다. 침대의 가운데에는  명의 남녀가 반라의 상태로 미친 듯이 몸을 움직이고 있었는데, 여자의 상태가 조금 특이하다. 안대를 쓰고 마른 수건을 이용해 두 손을 묶는 등, 일방적으로 당하는 모습 같았기 때문이다.

“하앙... 좋아요. 좀 더 긁어주세요.”

“좋아? 모르는 사람이 이렇게 박아 주니까 좋냐고!”

“네에...! 좋아요. 좋아서 미칠 것 같아요!”

“참나... 너, 내가 하루라도 박아주지 않으면, 거기가 벌렁벌렁 거리겠다?”

“저, 저도 그럴 것 같아요. 그러니까 매일매일 박아주세요... 흐으응!!”



정상위 자세로 몇 번을 사정했는지 모르겠다. 이미 그녀의 음부에서는 정액이 줄줄 새어나와 그녀의 애액과 함께 하얀 거품들을 일으키고 있었다. 지금은 그녀가 성진의 위로 올라타서 연신 허리를 움직이는 중이다.
성진이 허리를 쓰지 않아도 알아서 그녀가 물건을 조이는 상황. 그녀의 밑에 깔린 그는 가끔 엉덩이를 때려주면서 지금의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하아... 하아... 최고야...”

“뭐가, 최고야.”

“내 밑에 박혀 있는 거... 정말 최고에요.”


그의 물건을 칭송하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을 지경이다.민지는 입가에 침을 줄줄 흘리면서도 성진의 물건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었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그녀에겐 그녀의 밑을 쑤셔주는 물건이 최고의 존재였다.

성진은 자신의  위에서 방아질을 하는 민지를 바라보며 묘한 흥분감을 느낀다. 그녀에게 있어서 강간을 하는 자신은 전혀 모르는 미지의 남자. 그런 사람에게도 임신시켜달라고 부탁하는 그녀가 엄청 음란해 보인다.

출렁이는 그녀의 가슴이나 침으로 반짝이는 그녀의 입술, 가로등 불빛으로 인한 그녀의 실루엣도 그 음란함을 증폭시키고 있었다. 성진은 그녀의 모습을 차분하게 감상하면서, 가슴에 두 손을 갖다 대었다.

“하읏!”

“어때? 내가 이렇게 만져주니까 좋아?”

“흐아... 네, 좋아요.”

“정말 재밌네? 너... 강간범한테 그렇게 말해도 좋은 거야? 임신시켜달라니, 박아달라니. 또, 당신의 물건이 최고라니... 너무 야하잖아.”

“하아... 몰라요. 그런 거. 그냥 지금 이 순간이 좋을 뿐이에요.”

“그래? 네가 계속 좋다고만 이야기하니까,갑자기 재미가 뚝 떨어진다. 안되겠어. 이제 그만해야지. 이 정도 사정했으면 임신은 100% 할 것 같고... 너만 재미 보니까, 오히려 나는 재미가 없어. 그만하자.”


성진은 그녀의 허리를 들고 깊숙이 박혀 있던, 자신의 물건을 완전히 빼냈다. 그녀의 애액과 그가 쏟아 부은 정액이 뒤섞여 몸 위로 쏟아져 내린다. 우뚝 솟아있는 그의 물건 또한 불빛에 비춰 번들거리고 있었다. 성진은 아주 냉정하게 그녀의 곁에서 벗어나 벗어 놓았던 옷가지와 외투를 입으려한다.


‘쓰윽... 스르륵.’

“아, 안돼요! 절대 못가요!”

“뭔 소리야! 원래 네 집이잖아. 그냥, 나가 준다니까?”

“싫어요. 가지 마세요...! 흐윽... 흑...”

“뭐야... 우는 거야?”

“흐아앙~ 가지 마세요!”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아니, ‘강간’이란 행위를 것도 처음이지만... 강제적으로 섹스를 한 이후, 자신을 향해 울음을 터트리는 것은 처음이었다. 미진이 섹스를 하던 도중에 울음을 터트리기는 했으나 그것은 기쁨의 눈물.
반면, 지금 민지가 우는 것은 서러워서 우는 울음이었다. 성진은 어이가 없어서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다 침실의 불을 킨 뒤, 쓰고 있는 안대를 풀어주었다.

어둠에 적응되었던 그녀의 눈에 환한 불빛이 비춰진다. 불의의 눈뽕에 눈을 계속 깜빡이던 그녀는 자신의 앞에 복면을 쓴 남자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어디선가 본 따스한 눈빛. 비록, 그의 눈은 작고 볼품없었으나, 그의 눈빛만큼은 꿈에서 본 남자와 다르지 않았다. 민지는 벌써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그의 다리에 매달려 애원을 하기 시작한다.



“제발요... 가지 마세요...”

“미안하다. 내가 다 잘못했어. 처음 보는 사이였지만, 재밌었다.”

“흐아아앙~ 싫어.가지마라고... 주인님...”

“으...응? 무, 뭐라고?”

“주인님, 가지 마세요...”


‘주인님.’ 민지가 어떻게 알았는지, 그가 가장 사랑하는 단어로 성진을 부르는 그녀였다. 덕분에, 장난을 치던 그도 뒤를 돌아 민지를 향해 시선을 돌린다. 두 눈이 퉁퉁 부어 자신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무릎을 꿇고 있는 그녀가 애처롭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띡, 띠딕, 띠디딕, 띠리링’

그 때였다. 현관에 있는 문이 열리면서 현아와 미진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들이 들이닥치면서 가장 먼저 보게 된 것은 복면을  성진과 그의 옆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민지였다. 얼마나 울었는지 두 눈이 퉁퉁 부어있는 그녀의 얼굴. 현아와 민지는 지금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 그들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한다.



“저기... 누구...?”

“나 성...”

“언니들! 이 사람 못 가게 잡아주세요!”


대답을 하려던 복면의 성진보다 무릎을 꿇고 있던 민지가더욱 빨리 말을 하였다. 그녀는 벗은 몸이 부끄럽지도 않은지, 단단하게 그를 꽉 붙들고 있었다. 현아와 미진은 그녀의 그들의 곁으로 다가와 대충 구색을 맞춰주었다. 민지가 한 눈을 판 사이에 성진이 계속 자신을 알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민지야, 괜찮아?”

“어머머... 다리에 흐르는 정액들  봐... 어떻게 된 거야?”

“이 사람이 저를 강간했어요.”

“무, 뭐? 그럼 큰일이잖아!”

“시, 신고해야지. 112, 112!”

성진은 돌아가는 상황이 자신에게 불리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민지의 태도도 아까와 다르게 오만방자했고, 자신을 도와야하는 현아와 미진도 그녀에게 호응하여, 경찰에 신고를 하니 마니 하는 상황이다. 그는  모습에 어이가 없어서 자신의 억울함을 입 밖으로 내뱉으려하였다. 그런데...

“아니요! 신고는 하지 마세요. 그냥  사람이 나가지 못하게만 해줘요.”

“아, 아니... 민지야. 강간범이잖아! 신고해야지!”

“그래, 민지를 이렇게 울렸으니까 빨리 신고나 때리자.”

“하지 마세요. 저... 이 사람 없으면 안  것 같아요.”

""어...? 뭐, 뭐라고?""

“시, 신고만 하지 말아주세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그의 몸을 꽉 붙들고 있는 민지. 그녀의 표정을 보니 지금 말한 사실들조차 진심이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현아와 미진은 서로를 어이없다는 듯이 바라보다가 성진을 향해 시선을 돌린다. 그조차도 입이 떡 벌어져 많이 당황한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한동안 서로를 멍하니 바라보며 두 눈들을 깜빡이고만 있었다.



*

“민지야, 다시 말해봐. 뭐라고?”

“꿈에 나타난 사람이랑 똑같은 눈빛을 가지고 있어요. 어쩜 우리는 운명일지도 몰라요. 비록, 그 시작은 강간으로 시작됐지만...”


성진은 민지를 앞에 두고 좌, 우에 미진과 현아에게 둘러싸인 형태였다. 처음에는 자신의 정체를 밝히려고 했지만, 상황이 재밌어서 그랬는지 현아와 미진은 그러지 말라고 입모양으로 애원하고 있었다.

“그니까... 네 말을 들어보면 강간범이랑 사랑에 빠진 거네?”

“...... 네.”

“하아... 이 일을 어쩌면 좋니? 현아야.”

“흠흠... 거기 강간범 씨? 어떻게 하실 거예요? 얘가 완전히 당신한테 빠진 것 같은데... 책임은 지실 거죠?”

“내가 왜...?”

“애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어딜 가려고요. 평생 끝까지 책임을 져야지. 저기 다리 사이를 보세요. 얼마나 싸댔으면 아직도 정액이 새나오는 건데요.”


장난스런 태도의 현아는 그녀 다리 사이로 손을 뻗어, 쏟아지는 정액을 손가락으로 훔친다. 그리고 그것을 맛있게 쪽쪽 빨았다. 미진도 그것을 지켜보고는 똑같이 따라한다. 오물오물 씹으면서 환한 미소를 짓는 그녀들. 민지는 그것을 보고 어이없다는 듯이 얘기했다.


“언니들, 미쳤어요? 그거 엄청 비리잖아요.”

“맛있어. 너도 먹어봐.”

“하아... 벌써부터 흥분되는 것 같아.”



미친 여자들의 미친 콤비네이션. 아마도 주위에 퍼져있는 최음 페로몬 때문일 것이다. 처음에 그녀를 덮쳤을 때, 발생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의 눈에만 보이는 건지... 지금 성진의 눈에는 분홍색 기운들이  안을 가득 떠돌고 있었다.  그래도 음란한 현아와 미진이 자신의 본색을 드러내는 것은 당연했다.

‘민지 씨도 그러한 영향이 크겠지. 페로몬 때문에 나를 사랑하고 있다 느끼는  분명해. 원래 현아 누나의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쯤에서 얼굴을 까야겠어.’

이쯤 되면 많은 노력을 했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민지에게는 지금의 상황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상황이라는 것을 밝혀야 했다. 성진은 그런 생각으로 자신이 쓰고 있던 복면을 벗었다. 자신의 정액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던 그녀들도, 그의 갑작스런 행동에 시선을 돌린다. 그녀들의 시야에 그의 흉한 얼굴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어, 어...  사람은...?”

“맞아요. 민지 씨. 당신이 그렇게 괴롭히고 싫어하던 이성진입니다. 지금까지 죄송했습니다.”

“흐극...! 흐극...!”



갑작스런 그의 등장에 그녀는 딸꾹질을 하고 있었다.머리도 혼란스러웠다.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던 이성진이라는 존재와 자신에게 쾌락을 안겨주던 강간범의 존재가 한 곳으로 겹쳐져 보인다. 그것이 섞이면서 그에 대한 감정들도 뒤죽박죽이 되어버린다.



“민지야, 사실은 우리가...”



그의 정체가 탄로 나고 민지의 표정이 단단하게 굳어진다. 이를 지켜보던 미진과 현아는 그를 변호하기 위해서 모든 사실을 털어놓는다. 그가 어떻게해서 이 집에 들어왔으며, 또 그녀에게 강제로 섹스를 한 것은 자기네들이 유도한 결과였다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했다. 그것을 듣는 민지는 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한다. 불쾌감. 지금 당장은 그러한 감정이 차오르고 있었다.

“그니까, 민지야.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샵으로...”

“나가주세요.”

“미, 민지야...”

“신고...! 까진 안할 테니까 다들 나가줘요. 혼자 있고 싶어졌어요.”


멍한 표정으로 자신의 무릎을 감싸는 민지. 그녀의 표정에는 여러 가지 감정들이 복잡 미묘하게 섞여있는 듯하다. 현아와 미진은 그런 그녀를 더 설득하려고 했지만, 성진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녀들을 말린다. 어서 나가자는 손짓을 하면서 말이다.



“현아 누나랑 미진 씨. 일단 나가요.”

“하지만...”

“잠시 생각할 시간을 줘야할 것 같아요. 솔직히... 강간이라는  여자에게 힘든 일이잖아요. 아무리 성판타지가 그렇다고 하지만...”

“그, 그럼... 자살이라도 하면 어떡해?”

“아니요. 그 정도까지로 보이지는 않아요. 지금은 민지 씨의 말대로 잠시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그녀에게 멀리 떨어져 대화를나누던 그들은 현관을 벗어나 집 밖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리고 혹시나 있을 최악의 상황에 1시간 정도를 밖에서 시간을 보내다, 다시 민지의 집으로 향하기로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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