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화 〉2명? 어렵지 않아요~! (3)
- 제 53 화 -
점심시간이 끝나기 10분 전. 흥분되는 섹스를 마친 성진과 현아는 자신의 옷을 입고 주변을 정리하였다. 요란하게 섹스를 한 것에 비해 주변은 생각보다 어질러지지 않았다. 성진은 간단하게 흔적들을 정리한 이후, 그녀와 함께 VIP라운지 쪽으로 발걸음을 옮겨가고 있었다.
“하아... 좋다. 정액만으로도 든든하고 이렇게 행복할 수가 있구나...”
“그렇게 좋아? 밥도 안 먹었는데?”
“좋아, 네 정액만 마셔도 살 것 같아. 아직도 찌릿찌릿한 게 흥분되기도 하구... 흐흐...”
“에이, 정말 변태 같다. 누나.”
“뭔 소리야, 진짜 변태는 너지. 무슨 주인님 페티쉬라도 있는 거 아니야?”
그럴지도 몰랐다. 그는 섹스를 할 때, 주인님이란 소리를 정말로 좋아했으니 말이다. 어렸을 때부터 사랑을 못 받고 항상 외톨이로 지냈던 성진. 그는 사랑을 갈망하고 있었지만, 그 누구도 충족시켜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나마, 원장이라던 작자가 그러한 역할을 하나 싶었는데, 오히려 그에게 큰 상처를 준 장본인이었다.
그런 사정 때문인지, 성진은 누군가가 자신을 위해 헌신하는 것을 정말 좋아했다. 유경을 사랑하는 이유이자, 혜영과 수정을 마음에 들어 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성진은 주인님이란 말에 담긴, 헌신의 의미 때문에 그것을 좋아하는 것일지 모른다.
노예 혹은 몸종은 주인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까지 버릴 정도로 헌신적인 포지션이다. 꼭 그것까진 아니더라도 성진은 자신을 위해 상대방이 헌신하는 것을 정말이나 좋아했다. 그리고 그것이 그의 섹스 취향으로 발전한 것이다.
“뭐... 그럴지도.”
“에이... 시시하긴. 아! 참, 성진아. 궁금한 게 하나 있어.”
“뭔데?”
“아침에 보니까 미진이랑 민지가 엄청 살갑게 굴던데... 무슨일 있어?”
“아... 그거? 뭐... 말로는 2주 동안 지켜보니까 인정하겠다. 원장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많이 깨달았다. 이런 식의 말들이더라고.”
“오~! 그거 잘됐다. 그럼 다들 너를 인정해준 거나 다름없잖아.”
“그렇지. 겉으로는...”
“겉으로는?”
성진은 말을 하면서 VIP라운지로 가던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현아에게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명목상, 현아는 미진과 친한 사이였기 때문에 말을 꺼내는 것이 쉽지 않아서였다. 현아는 그가 아무 말 없이 자신을 바라보자, 기분 좋은 웃음을 지어 보인다. 마치, 그 미소는 ‘난 언제나 네 편!’이라 말을 하는 것처럼 그에게 전달되고 있었다. 머뭇거리던 성진은 그녀에게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그래, 겉으로는 친한 척을 하고 뒤로는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것 같아. 나를 물 맥일 그런 짓을 꾸민 모양인데...”
“흐음... 뭘까? 그건 나도 좀 궁금한데?”
“정확히는 모르겠어. 다만, 특이한 점은 오늘 저녁에 마사지 평가를 두 명이서 받겠다는 거... 그거 하나야.”
“수상하네...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한 거지? 네 말처럼 무슨 계획이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누구누구가 평가를 받겠다고 했어?”
“주희 씨랑 지영 씨.”
“다들 피부 관리 현장 파트 애들이네. 그럼 1인 1관리사는 기본이란 거 잘 알 텐데... 아니지 이건 몰라도 잘 알겠구나. 헤헤...”
혀를 내밀어 귀여운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 성진은 그런 그녀의 양 어깨를 붙잡아 진지한 눈빛을 보낸다. 그런 뒤, 자신의 입을 열어 한 가지 확답을 받아내려 했다.
“누나, 솔직히 말하면 내가 앞으로 최미진 대리나 민지 씨. 주현 씨나 지영 씨랑 싸울 수도 있을 것 같거든? 주먹질 이런 게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 만약, 내가 그 사람들이랑싸우게 되면 누구 편을 들 것 같아?”
“...... .”
“귀여운 표정으로 회피하려 하지 말고. 섹시한 표정도, 울먹이는 표정도 하지 마. 그냥 내 앞에서 끼부리지 말고 대답해봐. 누구 편이야? 누난.”
온갖 표정을 지어보이던 그녀는 성진의 진지한 말에 살짝 표정을 굳혔다가 이내, 뇌쇄적인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주 달콤한 목소리로 그의 귓가에 속삭인다.
“나는... 섹스를 잘하는 편? 내가 죽을 때까지 박아줄 수 있는 그런 남자 편? 그리고 정액이 맛있는 남자 편.”
“으음... 내 편이란 말이지?”
“당연하지. 내가 말했잖아. 다른 남자는 이제 기분 나쁘다고... 난 절대로 너를 떠나지 않아. 솔직히 말해서 네 흉한 얼굴로 결혼하기도 힘들잖아. 그러면 내가 데리고 살아주지. 평생...”
“뭔 소리야. 이래봬도 나 좋다는 사람들 줄을 섰어. 혜영이, 수정이, 유경이 누나. 다 나 없으면 안달할 걸?”
“으으... 흥! 그래서 그 사람들이랑 결혼이라도 하겠다는 거야? 싫어! 네가 만약에 다른 사람이랑 결혼하면 나는 그 집에 따라가서라도 너랑 붙어있을 거야. 네 물건이랑 평생 살 거라고!”
“나는 나에게 순종적인 여자가 좋은데... 헌신적인 여자나...”
“나도 해 줄 수 있다. 뭐... 네가 원하면 언제든지, 주인님 소리 듣게 만들어 줄게.”
죽어도 그의 곁에서 죽겠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와 괜히 웃음이 나왔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보이진 않겠지만, 그녀도 알아챈 모양이다. 자신의 팔을 잡고 애교를 부리는 그녀. 성진은 그녀를 꽉 끌어안아 대답을 해주었다.
“알았어. 그럼누나는 평생 내 편이란 얘기지?”
“응!”
“그래, 그러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마사지 평가에 대한 이야기나 하자. 지금 내 느낌은 심상치가 않은 것 같거든. 누나는 어떻게 생각해?”
“하긴... 자존심 센 걸로 따지면 우리 VIP라운지 직원들만 한 사람들이 없는데, 그사람들이 하루아침에 바뀔 리는 없고... 나도 찜찜하다.”
“그렇지? 으음... 그럼 어떻게 한다. 오늘 평가안 받는다고 할까?”
“아니야. 잘 생각해보니까 좋은 방법이 따로 있을 것 같아.”
“그게 뭔데?”
“알면서... 나한테 했던 것처럼 그 애들도 따먹으면 되지.”
“에이... 내가 그런...”
“응, 그런 사람으로 보여. 얼굴이 이렇게 쓰여 있잖아. ‘강간범’. 분명 오늘도 마사지할 걸 생각하면서 주희나 지영이 생각 하지 않았어?”
“...... .”
“히히, 거 봐. 2명이라 좀 곤란하겠지만, 접근이 힘들지 두 명 모두 네 정력으로 커버 가능하잖아.”
촌철살인(寸鐵殺人) 그리고 팩트폭행. 그녀의 말처럼 약간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주희와 지영을 어떻게 해볼 생각을... 솔직히 그가 이런 말을 꺼낸 것도 그녀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는지 묻기 위한 의도가 다분히 담겨 있었다. 성진은 그녀의 말에 강렬한 눈빛을 보이며 내숭을 떨지 않기로 했다.
“좋아, 다 까발려 졌으니까. 이제 누나 계획이나 말해봐.”
“히히, 알았어. 내 생각은...”
VIP라운지로 올라가는계단 아래서 성진과 현아는 모종의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현아의 계획을 신중하게 듣던 성진도, 그것을 들으면 들을수록 점점 눈빛이 좋아지고 있었다. 마치, 그것은 제갈량에게서 비책을 듣게 된 유비의 표정과같아 보인다. 그녀가 성진에게 말했던 계획은 과연 무엇일까?
*
“성진 씨~! 저희 왔어요.”
“아, 어서 오세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모두가 퇴근한 저녁 9시 30분. VVIP실에서는 피부 관리 직원의 유니폼을 입은 성진이 주희와 지영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녀들은 이제 막 일이 끝나서 그런지,아직 유니폼을 착용한 상태이다.
“주희 씨. 어떻게... 지금 바로 하시겠습니까? 발 마사지면 바로 그 복장으로도 가능한데요.”
“아, 아니에요. 들어보니까 성진 씨가 그렇게 마사지를 잘하신다는 데... 저희 둘 다 전신마사지로 받으려고요.”
“그러면 복장을 따로 갖추셔야 합니다. 탈의실에 여분의 옷이 있으니 입고 와주세요.”
“네. 지영아, 가자.”
역시 그들은 평소와 다르게 전신 마사지를 선택하고 있었다. 현아가 말한 그대로였다. 그들이 성진을 물 먹일 수 있는 가장 쉬운 일은 성추행, 또는 성폭행 미수 등과 같은 일이었다. 아마, 그들이 2명으로 들어온 것도 증인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마사지 베드 2개를 깔아놔. 그리고 주희랑 지영이가 자리에 눕는 순간, 내가 아는 척을 하면서 들어갈게. 1인 1관리사 원칙 때문에 내가 도와준다고 하면 되지.’
그런 와중에 성진의 든든한 지원군으로 현아가 참전할 것이다. 그녀는 혹시나 있을 불상사를 위해서 자리하는 것이다. 혹시나 있을 촬영, 신고 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더불어, 현아는 주희와 지영의 취향을 알려주며 그녀들을 공략할 수 있는 방법까지 전수하였다. 완벽한 밑그림을 그리며, 성진은 차분하게 몸을 풀기 시작한다.
‘주희 씨는 가슴이랑 유두, 머리를 쓸어주는 것을 좋아하고, 지영 씨는 목 부위이란 말이지...’
슬랜더 체형의 주희는 가슴이 유독 빈약하였다. 현아에게 듣기로도 평소 콤플렉스가 있는 모양이다. 얼굴은 표독스러운 고양이를 닮은 얼굴이다. 성깔도 있어서 그런지, 다루기는 쉽지 않을 것 같지만... 그녀들만의 섹스토크에서 밝힌 취향은... ‘강하고 거친, 당당한 남자’였다.
지영은 적당한 몸매와 적당한 키, 적당한 미모를 갖추고 있었다. 한마디로 밸런스가 잡힌 유형. 적당히 웨이브 진 머리에 귀여운 햄스터를 닮은 얼굴이기도 했다.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것을 좋아하고 취향은 ‘다정한 남자’였다.
성진은 그 정보들을 조용히 중얼거리며, 그녀들을 공략할 방법들을 모색해 간다. 주희의 남자 친구에겐 미안했지만... 먼저 시비를 건 쪽은 그 쪽이기에 성진도 최선을 다해 그녀들을 녹여낼 것이다. 주희와 지영 그리고 현아까지... 처음 시도해 보는 여러 명과의 섹스로 성진의 페로몬은 벌써부터 뿜어져 나오는 듯하다.
“성진 씨. 준비 다 됬어요.”
“아, 그럼 자리에 누워주세요. 이쪽은 주희 씨. 이쪽은 지영 씨...”
“으음... 성진 씨. 혹시 모르니까 좀 조심해서 해주세요. 안 그래도 주희 언니나 제가 엄청 민감하거든요.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아... 그럼요. 최대한 오해 살만한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스마트 폰은 다른 곳에 둘까요?”
“아, 아니요. 그냥 가지고 있을게요. 다른 곳에서 연락이 올지도 몰라서요.”
“네. 그렇게 하세요.”
모두들 마사지 베드에 자리하였다. 성진은 그녀들에게 딱 맞는 마사지 오일을 준비하여 근처에 세팅을 해 놓았다. 그런 뒤, 라텍스 장갑을 착용하고 손목을 풀면서 마사지를 시작할 준비를 했다. 그가 누워있는 주희의 근처로 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그녀의 몸에 마사지를 시작할 때, VVIP실 입구에서는 경쾌한 발걸음이 들려오고 있었다.
“하이~! 나왔어.”
“으응? 현아 언니? 여긴 어떻게 오셨어요?”
“아~ 너희 마사지 해주러 왔지.”
“어, 언니... 이건 평가인데요? 안 그러셔도 돼요.”
“지영아, 1인 1관리사 원칙 몰라? 실전에 대한 평가라면 그런 사항은 기본적으로 깔고 들어가지. 그리고 마사지가 흐름이 끊기면 엄청 기분 나쁘잖아. 성진 씨가 고민하는 것 같아서 내가 도와주러 왔어.”
“어... 그, 그렇지만... 평가가...”
“주희, 너는 조용히 성진 씨에게 마사지나 받고 있어. 내가 조금 이따가 교대해 줄게.”
쾌활한 분위기 속에서도 그녀들을 휘어잡는카리스마가 느껴졌다. 바로 그녀가 들어오자 2대 1구도의 유리한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흐트러지는 모양새였다. 약간 조증이 아닌지 의심될 정도로 꺄르르 웃는 그녀는 라텍스 장갑을 끼면서 누워있는 지영에게 마사지를 시작하였다.
“어, 언니!”
“음음... 괜찮아, 괜찮아. 나는 다 알고 있지요~ 우리 지영이 어디가...”
“언니! 조용히 하세요! 다른 사람도 있는데 무슨 그런 말을...”
“아, 그런가? 그럼 아무 말도 안할게. 대신 마사지는 내가 멋대로 한다?”
완전히 지영을 휘어잡는 모습이었다. 몸 위에 마사지 오일을 뿌리고, 매끄러운 손짓으로 그녀를 농락(?)하는 현아. 그 모습이 어딘가 익숙해 보이는 것은 혼자만의 착각일까? 그녀는 말하지 않았지만, 둘이서 무슨 관계가 있는 듯하였다.
‘그리고 지영이는... 아! 이건 이따가 말해 줄게. 먼저 알면 재미가 없을 것 같거든. 너의 마사지를 받는 지영의 반응도 궁금하고...’
“성진 씨? 마사지 안 하세요?”
“아... 해야죠. 현아 씨가 도와준다고 하셔서 당황했습니다.곧 바로 시작할게요.”
지영에 대한 현아의 말을 생각하다, 주희의 재촉을 받는 성진이다. 그는 그녀의 부름에, 정신을 차리고 계획대로 그녀의 몸을 마사지하기 시작한다. 라텍스 장갑에 구멍을 살짝 뚫어서 그녀의 몸에 전기를 흘려보내는 것도 잊지 않고 있었다. 페로몬도 마찬가지다. 3P 아니, 4P를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그는 매우 흥분하고 있었다. 얼마나 흥분을 했는지, VVIP실의 끈적한 공기는 점점 짙고 농후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