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1화 〉2명? 어렵지 않아요~! (1) (51/100)



〈 51화 〉2명? 어렵지 않아요~! (1)

-  51 화 -

“어서 오세요, 원장님. 커피  잔 타드릴까요?”

“아, 그럼 좋죠. 여기 수정 씨랑 성진 씨 것도 하나  타주세요.”

“물론이죠. 호호...”



5명이 들어찬 휴게실에, 3명의 인원이 추가되자 넓었던 휴게실도 북적북적해 보인다. 미진은 그들이 들어서는 것을 보고  바로 커피를 만들기 시작했다. 사회생활에서 가장 필수라  수 있는 상사에 대한 예의인 것이다. 커피 머신으로 다가간 그녀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아메리카노 2잔을 뚝딱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것들을 혜영과 수정에게 공손히 전달하였다.


“자, 수습은 이거. 내가 타주는 것도 영광인  알아.”

혜영과 수정에게 전달한것과 달리, 성진이 받아든 종이컵에는 노란색 커피믹스가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대충 봐도 커피 믹스에 물을 붓고 그 껍데기로 휘휘 저은 것 같은데... 그러한 모습은 무척이나 성의가 없어 보였다. 반면, 미진은 엄청 대단한 일을 한 것처럼 의기양양한 표정이었다.


“감사합니다.  마실게요.”

“잠깐, 미진아. 성진 씨도 아메리카노로 줘.”

“응? 내가 왜?”

“기왕에 하는 거 한 잔주면 어때서? 실장님이 진하게 마시니까 샷이 하나 남잖아.”

“이건 내가 마시려고. 정 마시고싶으면 알아서 만들어 마시라고 해.”



친한 현아의 말에도 빈정거리던 미진은 남아있던 에스프레소로 마저 아메리카노를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마시던 커피를 싱크대에 버리더니,새로운 커피를 홀짝인다. 그녀가 전에 마시던 커피는  이상이 남아있었다. 딱 봐도 그를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처사였다.


“하아... 너 정말...!”

“현아 씨, 그만하세요. 저는 괜찮아요. 커피라도 주셔서 다행이죠. 저는 만족합니다.”

“아니에요. 성진 씨. 제가 최근에 한 마디 하려고 했는데, 마침 잘됐어요. 미진 씨랑 민지 씨. 잠깐 이야기 좀 할까요?”

“워, 원장님. 무슨 말씀을...”


폭풍이 휘몰아치는 것 같았다. 커피 믹스로 인해 촉발된 바람이 점점 거세어져 거대한 태풍이 된 것이다. 혜영은 무척이나 열이 받았지만, 원장이라는 직함에 걸맞은 침착함을 보이며 모두에게 설교를 하였다. 나긋나긋한 목소리와 아주 냉철하고 도도한 표정은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그녀의 얼굴이었다.

“최근에 여러분들이 성진 씨에게 하는 모습을 보니까 조금 심한 것 같아서요. 저도 같은 직원이고 상사이다 보니 여러분의 마음은 이해하고 있지만... 그래도 너무 과중한 업무량이지 않나요?”

“으음... 마, 맞습니다.”

“또, 저번에 있었던 손 편지에 대한 업무나 고객님들에 대한 전화 홍보, SNS 및 블로그 업데이트 등등... 이제 들어온 지 2주가 된 수습 직원에게는 업무량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여러분들도 신입 때,  정도 업무량을 했었나요?”

""아니요...""

“그래요. 긴 말하지 않을 게요. 앞으로 성진 업무는 수습 직원에 맞는 정도로 할당해 주세요. 아시겠죠?”

""네...""

“그리고 성진 씨에게 빈정대는 말투도 삼가주시고요. 수습이지만, 미래가 유망한 직원입니다. 미진 씨나 민지 씨 말고도 다른 직원 분들. 여러분께도 부탁드립니다. 아시겠어요?”

"""네..."""

“안 그래도 일이 매우 힘든데, 동료들과 서로서로  지냈으면 해요. 성진 씨도 선배들에게 깍듯하게 대해 주시고요.”

“네, 원장님.”

“좋아요. 그럼 다들  보세요.”


혜영의 카리스마로 일단락되는 이번 사건. 한소리를 듣게 된 미진과 민지는 그녀에게 인사를 한 뒤, 빠르게 휴게실을 벗어난다. 주희와 지영도 그녀들의 눈치를 보다가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에, 수정과 현아는 자리를 벗어나 그녀들을 뒤따라갔다. 옳건 그르건, 혜영이 그녀들에게 쓴 소리를 한 것은변함이 없기 때문이었다.

“휴...”

“고맙습니다. 원장님.”

“아니에요. 저도 조만간에 한 마디를 하려고 했어요. 성진 씨가들어오고 나서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산만해졌거든요. 원장으로서 당연한 일이죠.”

“실장님은 그럼...”

“맞아요. 저는 악역, 수정 씨는 그것을 위로해 주는 착한 사람. 어쩔 수 없어요. 이런 식으로 해야 조직이 돌아가거든요. 특히 이렇게 여자들이 많은 곳에선, 더더욱 그런 것이 필요하죠.”

“그렇군요...”

심란할 것이다. 지금까지그가 봐온 혜영은 심성이 고약한 사람이 아니었다. 남에게 쓴 소리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그녀이다. 허나, 지금은 조직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그런 말을 내뱉었다. 불편한 감정을 무릅쓰고 악역을 자처하였다. 침울해 보이는 그녀의 표정. 성진은 그런 그녀를 말없이 품에 껴안고 있었다.

“어멋! 서, 성진 씨... 다른 사람들이 보면...”

“이 정도야 괜찮잖아요. 혜영아.”

“으읏...”

“그렇게 내가 좋았던 거야? 나를 지켜주고 싶어서?”


 수없는 말을 하던 그는 자신의 품 안에 수줍게 안긴 혜영에게 귓바람을 불어 넣는다.그리고 그녀는 따뜻한 온기를 받아 가볍게 몸을 떨어 보인다.

“그게 무슨...! 흐응...”

“혜영아, 악역보다는 사랑에 빠진 소녀가 어울리는 것 같아. 악역은 이렇게 예쁘게 생기지 않았거든...”


중저음의 달콤한 목소리. 고요한 호수처럼 조용한 목소리였으나, 정확히 그녀의 귓가에 박히는 그것이다. 악역보다 사랑에 빠진 소녀. 뭔가 찝찝한 감정이 남아있었는데, 그의 말을 듣고서 그것이 사르르 풀리고 있었다.



38살이나 먹은 여자에게 소녀라니... 얼굴이 빨개지면서 부끄러워지고 있었다. 혜영은 그가 자신의 우울한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그런 말을 했다고 생각했다. 흉한 얼굴을 가지고 있지만, 이렇게 마음만은 따뜻한 남자. 그리고 정력도 강하고 섹스도 잘하는 남자... 이런 남자가 세상에 또 있을까 싶은 혜영이다. 오늘도 그녀는 얼굴을 붉힌 채, 그가 말한 말을 천천히 곱씹으며 그의 품 안에 얼굴을 묻는다.


*


빌딩의 계단. 이곳에선 미진을 비롯한 4명의 직원들이 모여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방금까지는 수정이 함께하고 있었는데, 그녀는 그들을 계속 위로해주다 사무실로 복귀한 상태였다.

“아아아, 짜증나! 폐기물 때문에 한소리를 들었잖아.”

“미진 언니, 너무 티났나 봐요. 저희도 이제 그만 할까요? 일은 잘하는 것 같던데...”

“아니, 계속할 거야. 그 녀석이 스스로 샵을 나갈 때까지... 계속 괴롭혀 줄 거야.”

“하지만 원장님이...”

“잘 생각해봐. 원장님께서 우리 같은 기존 직원들이랑, 이제 갓 들어온 수습직원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누굴 선택하겠어? 당연히 우리지. 생각이 있으면 그렇게 하실 거야.”

“그러시겠죠...?”

“두고 봐. 앞으로 어떻게 될지 똑똑히 보여줘야지. 아, 우리 마사지 순서 있잖아.”

“네.”

“그거로 좀 어떻게 해 볼 수 없을까? 예를 들면, 성추행으로 묶어버린다든지... 그런  있잖아.”

“그럴 수도 있겠네요...”

미진의 말에 모두들 고민에 빠져 들어간다. 잠시 동안의 정적이 흐르고, 이 사태를 관망하던 지영이 손을 들어 한 마디 말을 꺼낸다.

“마시지하니까요... 생각이 하나 떠올랐어요.”

“무슨 생각?”

“아니, 마사지라는 것을 혼자 받을 필요는 없잖아요. 둘이서 함께 받는 거예요. 예를 들면 저랑 주희 언니. 미진 언니랑 민지 언니. 이런 식으로요.”

“으음... 그래서?”

“그래서 2인 1조로 마사지를 받을 때, 은근 슬쩍 폐기물을 성추행으로 엮는 거죠. 굳이  필요가 없는 곳을 한다고.”

“오오... 좋은 방법인 거 같아. 근데, 그게 왜 2인 1조로해야 하는 거지?”

“한 명은 마사지를 받고  명은 증인이 되는 거죠. 그래야 더 확실하지 않겠어요?”

“어머머... 지영 씨 머리 똑똑하다. 나는 그런 생각까지는 못했어.”

“히히... 그럼 이렇게 하세요. 저랑 주희 언니가 먼저 마사지를 신청한 다음, 바로 엮어버릴 게요. 대신 저희가 전신 마사지를 받는다고 해야 해요.”

“그건 상관없지. 주희 씨? 주희 씨는 어때요?”

“저, 저도 좋아요.  쓰레기 면상을 샵에서 지울 수만 있으면 뭐든지  같거든요.”

“후후, 그럼 그렇게 하는 것으로 결정?”


인간들이 악해지면 어디까지 악해질지 궁금할 정도이다. 마음에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를 매장시키려던 그녀들. 다시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일을 하기 위해 복귀를 하기 시작한다. 스스로 범의 아가리로 들어가는 것을 모른 채... 그들은 웃고 있었다.

*



퇴근 뒤, 유경의 침실. 그곳에서는 열심히 몸을 움직이는 한 남성과 그 밑에 깔려 눈이 풀려있는 여성이 열정적으로 몸을 맞대고 있었다. 성진과 유경. 그들은 단 하루를 보지 않은 것이었지만, 마치 10년을 강제로 떨어져 있던 연인처럼 서로의 몸을 갈구하는 모습들이었다.



“아읏...! 흐으... 서, 성진아... 잠깐만...!”

“시끄러워. 누나는  혼나야 돼. 뭐? 나보고 바람피우는 거 아니냐고? 그게 나한테 할 소리야?”

“하앙... 죽어. 이러다 나 죽는다고... 하아앙...!”

유경은 몸부림치고 있었다. 고통이 아닌 쾌락의 바다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저항하려 했지만, 도저히 저항하기 힘든 절대적인 쾌락이 그녀를 덮쳐온다. 고요한 파도가 아닌 거센 바람과 파도가 그녀를 온전히 놔두지를 않았다. 그것은 바로 성진이 안겨준 쾌락. 그는 그녀가 한 말에 적반하장(賊反荷杖)의 모습으로 그녀를 거칠게 탐하고 있었다.

어제 그는 현아와의 섹스를위해서, 절친한 친구 경훈을 유경에게 팔아먹었다. 현재 경훈은 지수의 명령으로 인해 F&B 사업에 뛰어든 상태. 바쁘기도 바쁜지라 그녀가 쉽게 연락하기 힘들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보험으로 메신저까지 보내놓았다.
하지만,유경의 확인 문자와 그의 메시지의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성진이 보낸 메시지보다 유경이 보낸 메시지를 경훈이 먼저 확인하여 그가 매우 난감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일이 모두 끝나고 퇴근을 하니, 유경은 얼굴이 퉁퉁 부은 채로 울고 있었다. 그가 바람을 폈다는 생각에 그런 것이다. 덕분에, 성진도 그녀를 설득하는 것에 애를 먹었다. 아무리 이야기해도 믿어주지 않으려는 것이다. 다 그가 미처 대비를 못한 상태에서 벌어진 일. 성진은 좋은 머리를 계속 굴리면서 그녀를 설득하려 한다.


‘누나, 우리 날 좋은 날 골라서 데이트... 할래?’

‘으, 응?’

‘데이트. 누나랑 팔짱끼고 데이트 하고 싶어요.’

데이트. 설마설마 했는데, 그녀가 반응을 보였다. 데이트의 ‘데’자만 꺼내도 움찔 거리는 그녀. 성진은 곧 바로 그녀의 반응을 캐치하여, 데이트를 하자고 졸라댔다. 남들이 봤을 때, 구토를 했을 법한 애교까지 부리면서 그녀를 설득하였다. 그리고  결과는... 지금처럼 이어진 열정적인 섹스였다.

‘퍽퍽퍽 퍼퍽...’

“누나... 으윽... 다시 그런 소리할 거야 안 거야.”

“안 해... 저, 정말로 안 할게... 의심해서 미안해... 흐으읏!”

“반대로  누나가 그런 낌새라도 보이면, 다 죽여 버릴 거야. 으윽... 남자는 진짜 죽일 거고, 누나는 내 물건으로 죽일 거야. 평생... 평생 내 옆에서 붙어살아야해...”

“하앙... 알았어. 그러니까 제발... 으웁...!”



바들바들 몸을 떨던 그녀는 자신의 입을 막아 신음소리가 방에서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였다.  2주째, 금욕 중인 지수가 자신의 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무슨 이유에선지, 그 누구와도 일절 섹스를 하지 않던 상태. 그것으로 인해, 매일 같이 열락의 시간을 보내는 지수를 향해 히스테리를 부린다.

‘좋아? 그렇게 좋아? 누군 이렇게 참고 있는데, 또 누군 매일 같이 오르가즘에 오르고... 부럽다 부러워...’

‘어, 언니... 아니, 사장님. 죄송합니다.’

‘하, 남친 없는 사람은 서럽다. 유경아, 서럽다구...’



지금도 그녀가 듣고 있을지 모른다. 귀가 아주 밝은 그녀이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입을 막는 그녀이다. 하지만, 그녀의 그러한 노력은 성진이 건네는 말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그가 아주 다정스런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을 건넸기 때문이다.



“누나, 우리 데이트 언제 할까?”

“우읍...! 흐응~”

“같이 손잡고 길거릴 걷기도 하고, 쇼핑도 하고, 영화도 보고, 밥도 같이 먹고, 재밌을 것 같지 않아?”

“하앙...! 재밌을 것 같아.”

“빨리 하고 싶어?”

“빠, 빨리 하고 싶어요... 흐아앙!!”

“알았어. 그럼 내가 계약금으로 누나 몸 안에 사정을 할게... 어때? 좋지?”

“으응! 빨리... 빨리 해줘...!”



성진은 그녀의 눈을 계속 응시하며, 거칠게 허리를 움직인다. 그녀의  안에 흔적을 내고 싶은 마음이 그의 행동에 투영되는 듯했다. 그는 그렇게 그녀의 허리를 잡고 입을 맞춘다. 혀와 혀가 엉키면서 끈적한 소리가 울려 퍼지고, 이내 그녀의질 깊은 곳에 녹진한 정액들을 흩뿌리고 있었다.

“흐으웁!! 으웁!!”

“츄릅... 츄릅...”

깊은 질내 사정으로 인한 쾌감으로, 그녀는 얼굴을 돌리려한다. 하지만, 성진은 그녀의 턱을 붙잡아 고개를 고정시켰다. 아주 부드럽게... 그녀의 마음이 풀어질 수 있도록... 그는 최선을 다해서 진심을 전달하고 있었다. 유경도 그의 뜻을 알아챘는지, 그의 혀를 휘감아아주 감미로운 키스를 하기 시작한다. 깊은저녁, 그들은 그렇게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너희들 정말 조용히 안할래!!! 시끄러워!!!”



2주일 째, 금욕 중인 지수의 비명도 그들의 사랑을 방해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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