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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화 〉불감증 그녀를 몸으로 치료하다. (3) (45/100)



〈 45화 〉불감증 그녀를 몸으로 치료하다. (3)

- 제 45 화 -



“성진 씨. 요즘 원장님 피부가 엄청 좋아진 것 같지 않아요?”




한창 그녀의 발을 마사지하면서 이야기꽃을 피워가던 사이, 혜영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주제는 ‘그녀의 피부가 엄청 좋아졌다.’라는 것이었다. 일을 하느라 성진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었지만, 요즘 VIP라운지에서는 혜영의 좋아진 피부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직원도, 고객들도 모두 그 비결을 알고 싶어 했다.


“저는 통...  모르겠네요. 일이 너무 바빠서 그런가...”


“성진 씨. 앞으로  쪽 일을 하시려면 관심이 많아야 하죠. 고객들이 저희 샵을 다니는 이유가 뭐겠어요? 피로도 풀고 피부 미용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 그러는 경우가 대다수죠. 그러니, 좋은 화장품이 있으면 공유를 하고 저희 VIP제품 라인업에 올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안 그런가요?”


“뭐... 그렇죠. 맞는 말씀입니다.”

“저희가 물어봐도 말씀을 해주시지를 않으니... 몇몇의 고객 분들이 자꾸 물어보세요. 원장님 몰래 쓰는 화장품이 뭐냐고.”


 정도가 되자, 그도 혜영에 대해 곰곰이 생각을 해봤다. 분명 자신이 처음 봤을 때는 점점 늙어가는 38살의 여자가 분명했는데, 요즘을 생각해보면 또 달라 보인다. 한... 13~14살 정도 어려보이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뭔가 있어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에 떠오르고 있었다.



“성진 씨. 나중에 성진 씨가 원장님께 여쭤봐 주세요. 비결이 도대체 뭐냐고... 보니까 많이 친하신  같던데. 저희 사장님도 그렇고...”

“아,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후후, 좋아요. 그리고 하나, 궁금한 것이 있는데 물어봐도 될까요?”

“그게, 뭐죠?”


“아니... 현아 씨는 어떻게 구워삶은 거예요? 오늘 싸웠던 원인은 성진 씨였지만, 싸움을 했던 것은 현아 씨였잖아요. 평소에는 미진 씨랑 그렇게 친하더니, 오늘은 죽지 못해서 안달이더군요. 혹시 아세요...?”



그것은 자신도 의아한 일이었다. 과연 그녀가 왜 그런 모습을 보일까... 아예 말도 하지 않으려고 하면서, 구박을 당하던  때... 왜 자신을 도와주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차라리 얼굴에 다 드러나는 유경이나 혜영처럼 알기 쉬우면 좋을 텐데 그녀는 이수정 실장처럼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아... 아마 섹스 때문이겠지... 뭔 사단이 나도 그것 때문에 났을 거야.’


갑자기 자신을 보고 피해자의 목소리가 증거라니, 노예가 되라는 둥...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해대니까 열이 뻗힌 거였다. 그래서 그 상황을 이용해 그녀를 노예로 만들었던 것이고... 오히려 그녀는 성진에게 약점 잡힌 것이 없었으니  나을지 몰랐다. 하지만, 그는 여러모로 잡힐 약점이 수두룩 빽빽하다.



그녀의 몸 안에 싸지른 정액이며, 그녀의 몸에 난 빨간 자국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는 어떤 식으로 해도 가해자가  가능성이 높은 ‘남자’란 성별을 가지고 있었다. 성진은 그것들을 되짚어보니, 몸에 소름이 돋는 것이 느껴진다. 자신의 처지를 이제야 생각하게 된 것이었다.


‘아니지... 오늘 반응으로 봐서는 신고를 한다거나 그럴 것 같지는 않았어. 불쾌해하는 사람치고는 나를 열심히 도왔단 말이야. 불리한 상황인데도... 그럼, 조금만 더 지켜볼까. 그녀의 반응에 따라 대처법을 생각하면서...’

‘파지지직’


“아흣...!”



현아에 대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꽉 찼을 때였다. 완벽하게 컨트롤 되던 전류들이 그의 감정에 따라 발현되어 수정의 몸에 스며든 것이다. 편안히 마사지를 받고 있던 그녀도 깜짝 놀라서 약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괘, 괜찮으세요? 실장님?”


“아, 괜찮아요... 갑자기 따끔거려서 놀라기는 했지만요. 방금 그건 뭐였어요?”


“저도 잘은 모르겠지만... 사실, 제가 정전기가 자주 발생하는 타입이라 어쩌다 아주 가~끔씩 이러더라구요. 마사지하면서 처음이었지만요.”


“아... 조금 위험한 체질이네요. 마사지를 하다가 고객님께서 놀라실 수도 있으니.”



그녀와 담소를 나누면서 편하게 마사지를 하고 있지만, 그녀는 엄연히 평가관이었다. 혹시나 낮은 점수를 주는 불상사에 대비하기 위해, 성진은 재빠르게 변명을 하기 시작한다.



“요즘은 거의 다 나았습니다. 원장님이나 현아씨를 마사지할 때도 아무렇지도 않았는데요. 이젠 괜찮습니다.”


“휴... 그럼 다행이군요. 그나저나 성진 씨. 갑자기 정전기 하니까 생각났는데... 만약 사람이 전기를 다룰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 전기...요?”


“네, 저는 재미있을 거라 생각해요. 남에게 짜릿한 감각을 일깨워 줄 수 있으니까 기분도 좋을 것 같고요. 또... 자신이 발전기가 되어서 전기도 생산해 낼 수가 있잖아요. 피카츄처럼.”


‘파지직!’


“꺄읏...!”

“아... 죄, 죄송합니다. 또 갑자기 정전기가...”


“하아... 괜찮아요. 정말이에요. 짜릿하고 정말 좋은 걸요?”



미친년인가? 성진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들 깜짝 놀라서 싫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짜릿하다며 좋다’라 말한다. 거기다, 갑자기 그의 능력을 들먹이면서 어떻게 생각 하냐고 묻는데...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번에는 정말 당황해서 정전기를 발생시킨 것이다.


성진은 하던 마사지를 멈추고 그녀가 ‘전기’에 대해 말한 의도를 생각하려한다. 하지만, 곧 바로 알아맞히긴 어려운 것. 그는 다시 마사지에 집중하면서 대화의 주제를 다른 것으로 바꾸려고 말을 건네었다.




“하하하... 아이 같으세요. 실장님. 그런 사람이 어디 있다고... 그런데, 실장님. 평소보다 말씀이 많으신데요?”

“아... 이건 직업병인가 봐요. 손님들 이야기에 말을 맞춰드리다 보면, 이렇게 중간에 오디오가 비는 것이 찝찝하거든요. 마사지할 때만 이래요.”

“아... 그렇군요. 그래서 현아 씨도...”

“네, 피부 관리사들이 다들 말이 많아요.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지만...”


다행히 별  아니었다 생각한다. 그녀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눈치이고 자연스럽게 다른 주제로 넘어가는 상황이다. 성진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그런데요. 성진 씨. 저는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이 딱 주위에 있었으면 좋겠어요.”


“무슨...?”

“전기 말이에요. 전기를 다루는 사람이 저의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구요.”


다시 또 원점이다. 전기에 대한 이야기. 성진은 아까부터 저 능력에 집착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정말로 자신이 전기를 다루기에 이야기하고 싶진 않았지만, 그녀가  그리 집착하는지 정말로 궁금했었다. 그래서 그는  이유에 대해 물어보고자 한다. 오해를 수 있으므로 노골적이지 않게 지나가는 것처럼 말을 건네 보려한다.




“실장님, 무슨 꿈이라도 꾸셨어요? 제 마사지가 너무 좋아서 잠깐 잠드셨다던지...”

“...... .”


“아하하... 조크였어요. 별로 재미없죠. 제가 너무...”


“성진 씨. 혹시... 세... 아니, 섹스 해봤어요?”

“아...”





점점 갈수록 가관이었다. 마스크 팩으로 얼굴이 덮여져 정확히 보이진 않았지만, 망설였던 것을 보니 그녀도 부끄러웠던 모양이다. 성진은  한 번 몹시 당황스러웠으나, 매우 태연한 척 그녀의 몸을 마사지하고 있었다. 이젠 종아리였다.




“고객님, 종아리 들어가겠습니다.”

“...... 성진 씨, 대답 해주세요. 해봤어요? 해봤냐구요.”



 여자는 이상한 곳에 집착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성진은 고개를 절레절레 휘저으며, 마지못해 그녀의 말에 대답을 한다.



“무슨... 제가 이런 얼굴로 어떻게 해봤겠어요. 실장님도 보셨잖아요. 엄청 흉한 거...”

“봤어요... 유경 씨랑 그러는 거...”

“네...?”


“성비서님랑 섹스 하는 모습 봤다구요. 지금 이 마사지 침대 위에서...”


성진은 하던 마사지를 멈추고 그녀를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자신의 실수를 자책하였다. 방음이 되고 아무도 오지 않을 거라 생각한 자신이 바보였다. 성진은 점점 뒤로 걸음을 옮겨 그녀에게 1M 정도 떨어진 상태에서 말을 꺼냈다.


“원하시는 게... 뭐죠? 저에게 그런 말씀을 꺼내는 저의가 뭐냐고요.”


“성진 씨...”


“휴우... 혹시 다른 분들처럼 제가 이곳에서 일하는 게 불만이라던 지, 그런 건가요? 그런 거면 제가 진작...”


“성진 씨!  이야기 좀 들어주세요. 저... 사실 불감증이에요.”


*


마사지나 할 상황은 아니라 생각한다. 성진은 그녀를 설득하여, 지금까지 하던 마사지를 모두 멈추고 마사지 베드 위로 그녀를 똑바로 앉혔다. 그녀는 얼굴에 있는 것들도 모두 걷어져서 반질반질하고 투명한 피부가 드러나 보였다. 그래도 나이는 어쩔 수 없는지, 약간의 주름이 눈가에 보이고 있었다.




“자, 따뜻한 국화차에요. 좀 마시면서 진정시키세요.”

“...... .”


‘호로록.’




성진의 얼굴을 올려다본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가볍게 감사 표시를 하였다. 그리고 그가 건넨 국화차를 입가에 가져갔다. 한 모금 마시자 온 몸에 펴져가는 따뜻한 기운. 그의 말대로 긴장했던 몸도 진정되는 것을 느낀다.



“실장님... 말씀하시기 힘들겠지만, 그 말을 꺼낸 이상 솔직하게 이야기해주세요. 성비서님과 제가 했던 일들. 그리고 실장님에 대한 것들까지... 빠짐없이 모두 다요.”

“...... 알겠어요.”


그녀는 성진의 말에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 원인을 모르는 불감증으로 인해 성혼 직전까지 같던 혼사 이야기가 흐지부지 되었던 것, 결혼 상대였던 첫사랑은 자신의 불감증을 이해해주지 못했던 것. 그리고 일에만 죽어라 매달린 5년의 세월. 수정은 우울한 표정으로 자신의과거의 삶을 며칠 보지도 않은 신입직원에게 털어놓고 있었다.





“그래서요...”


“일에만 매달릴수록 저의 감정도 메말라가는 것 같더라고요. 남자에도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그날, 성진 씨와 비서님의 섹스...를 하는 장면을 본 거예요. 몹시 과격하고도 열정적인 그것을요...”





아직도 그녀의 눈에 선한 광경이었다. 그 흉한 성진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본 성비서는 그와 열정적으로 키스를 하고 있었다. 자신은 도무지 이해가  되는 모습. 역겨운 얼굴의 그와 저리 열정적으로 섹스를 하다니...
어이가 없었지만,  편으로는그에 대한 이유가 궁금했다. 그렇기에, 그녀는 성진이 사정하는 그 순간까지  장면, 한 장면을 모두 놓치지 않고 있었다. 자신을 성비서에 대입하면서 말이다.




“모두를 확인했어요. 성비서님이 성진 씨에게 만족한다는 표정을 지을 때까지...  분의 섹스를 모두 확인했어요. 그리고 그 모습을 봤죠. 성진 씨의 몸에서 전기가 뿜어져 나오던 사실을...”


“아...”


 때는 자신이 아직 전기를 완벽히 다루지 못한 상황이었다. 유경은 그런 그를 위해 최적의 실험 상대이기도 했다. 지수의 가호를 받고 그의 기운을 몸에 흡수한 상태였기에 충분히 많은 양의 전기를 받아낼 수가 있었다. 성진도 그  당시가 또렷이 기억이 나고 있었다.

“그 때는 저도 많이 놀랐어요. 집에서 잊으려고 계속 노력했죠. 하지만, 그렇게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2주 뒤에 성진 씨는 저희VIP라운지에 들어오게  것이고요.”


“...... .”

“처음에는 반대를 많이 했어요. 신성한 이곳에서 불순한 행동을 한다든지, 전에 있던 야동 사건이라던 지... 얼굴도 못생기고 실력도 전혀 없을 거라 생각했죠. 그런데... 성진 씨에 대해 점점 알아갈 수록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묵묵하고 이성적이고 남자답고... 딱 저의 첫사랑이 생각날 만큼이요...”


“실장님. 하고 싶은 말씀이 도대체 뭔가요.”




성진과 수정은 두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 강렬한 불꽃이 타오를 것처럼, 서로를 잡아먹을 것처럼 시선을 향하고 있었다. 뒤이어, 말 한마디 꺼내기 어려운 정적이 찾아오고... 수정은 자신의 손에 들린 국화꽃 차를 들이키면서 천천히 요구사항을 꺼내고 있었다.



“성진 씨... 우리 섹스 해봐요.”


“...... .”


“왜요... 안될까요?”

“수정 씨. 이런 얼굴을 가지고 있는데, 그런 소리가 나오세요?”


뭔가가 찝찝했다. 오늘 오후까지만 해도 그녀와 섹스를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기분이 좋을까? 그녀의 몸은 과연 어떤 느낌일까... 상상만 해도 즐거운 것이다. 그녀는 최고들만 모인 VIP라운지에서도 막강한 미모를 자랑하고 있었고,  몸매 또한 끝내줬다.


하지만... 현아에 대한 일과 맞물려 고민이 되는 상황이다. 그녀는 자신의 얼굴을 보고 구토까지 했는데, 이제는 말조차 걸어주지 않고 있는데... 자신에게 호감을 보인 그녀마저 그렇게 될까봐 겁이 난 것이다.
또, 그녀가 이번 일을 두고도 현아처럼 협박을 할 수 있으니 그것 또한 두려웠다. 그랬기 때문에 그는 자신의 얼굴을 보여주며 확답을 받고자한다. 이런 얼굴과도 섹스를 할 수 있다면 적어도 50% 이상 각오가 된 상태라고 생각했다.


“어때요. 할 수 있겠냐고요.”


“...... 네, 좋아요. 저는 상관없어요.”

“알겠어요. 그럼 후회하지 마세요.”






말이 많던 그녀는 이제 없었다. 다시 냉정한 표정의 평소의 이실장이 돌아온 상태이다. 성진은 그런 그녀를 보며, 재밌는 상상을 했다. 자신의 밑에 깔려 거친 호흡을 헐떡이는 그녀를 상상한 것이다. 저런 표정에 얼굴이 빨개져 헐떡인다라... 그것은 그의 ‘취향’에 불을 지피는 신호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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