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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9화 〉그의 진정한 능력은 (5) (39/100)



〈 39화 〉그의 진정한 능력은 (5)

- 제 39  -



“성진 씨! 아직도 못했나요?”

“성진 씨~! 저희 쪽으로 오는 소포 좀 받아주세요.”


“성진 씨~! 오늘도 재고 조사하셔야 해요. 하루에 한 번씩 해주세요.”

“성진 씨~! ...... .”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던 그에게도 엄청난 위기가 찾아왔다. 그의 능력을 뛰어넘은 과중한 업무량이 닥친 것이다. 손이 덜덜 떨릴 정도로  편지를 작성하고 있는데 갈구지 않나, 지금 하고 있는 업무가 있는데 다른 일을 부탁하지 않나...
그에게 적대적이던 행정 스텝 2명이 가장 열심히 그를 괴롭히고 있었다. 피부 관리사인 강지영과 조주희 역시, 잡다한 일을 부탁하면서 그녀들을 열심히 돕는 중이다.

“휴...”


“휴우우? 성진 씨. 지금  숨 쉰 건가요?”


“아닙니다.”


“이 정도 일은 금방 해야 VIP라운지에 들어올 자격이 돼요. 자기 할 일도 못하면서 짜증이나 내기는... 생긴 것처럼 능력도 쥐꼬리만큼 없네요.”

“...... .”

“뭘 그렇게 보세요? 제가 무슨 틀린 말 했나요?”


“...... 아닙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흥! 입만 살아서는...”



성진의 상상 속의 그녀는 하도 맞아서 피떡이 된 상태였다. 귀염상의 얼굴도, 글래머러스한 몸매도 모두 피투성이가 된 채로 기절한 것이 바로 그녀였다. 하지만, 그것을 실제로 하다간 법의 처벌을 받게 된다. 이미 교도소에 다녀왔던 그이기에 전과가 쌓인 몸이라 함부로 행실을 하기도 어려웠다. 앞으로를 위해서 그저... 지금은 참고 있는 것이 가장 옳은 일이다.






“아, 그리고 오늘 마사지 평가 있으니까 그렇게알고 계세요.”


“누구를 하면 될까요?”

“오늘은 피부 관리 파트의 현아 씨가 평가할 거예요. 이후, 스케줄은 시간이 나는 대로 통보 할 테니 그렇게 아세요.”

“네.”


민지의 일방적인 통보를 듣고 다시 성진은 하던 일을 마저 하기 시작했다. 그녀들과의 피부 접촉. 그가 가장 바라고 바라던 것이었다. 유경과 혜영의 마사지를 하면서 자신의 능력에 대해서 많이 공부한 그에게 그 능력을 사용할 기회가 생겼다. 현아를 시작으로 모든 직원을 그의 손아귀에 넣는 일이다.





‘뭐... 주현 씨나 현아 씨는 생각 좀 해봐야겠어. 일단, 목표는 김민지, 조주희, 최미진, 강지영. 이렇게 4명이다. 내가 없으면 안달 날 정도로 만들어 주겠어.’

‘띵동~’

“어서 오세요~ 고객님!”

“어, 어서 오세요~ 고객님!”



한 번에 여러 가지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손 편지에 집중하던 그는 고객이 들어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남들과 같이 인사를 따라한다. 고객들은 못 보던 사람이 데스크에 앉아있자 대다수 관심을나타내었고, 성진은 기분 좋은 목소리로 그들을 맞이해 주었다.
또  명의 고객을 응대한 뒤, 다시 손 편지가 있는 자리로 다가가는 성진. 자신이 쓰고 있던 편지지를 마주하니 기분이 나빠지고 있었다.



“에이... 볼펜 자국이 남았네. 다시 써야겠다.”



*


VIP라운지의 모든 영업이 끝나는 시간 9시. VVIP실에는 피부 관리사의 복장을 갖춘 성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사무실의 컴퓨터에 저장된 현아의 피부 데이터베이스를 뽑아 그에 맞는 크림들과 화장품들을 준비한 것이다. 이러한 자료도 받지 못할 뻔 하다가 혜영에게서 겨우겨우 받아낸 것들이다. 지금 그의 손에는 혜영을 포함 총 8명의 데이터베이스가 표시되어 있었다.


“으음... 데이터베이스에 별   나와 있네...”



집 주소는 물론이고 나이, 전화번호, 종교, 가족에 대한 것들까지 들어있는 것이었다. 학력도 있어서 무슨 이력서 같은 느낌도 준다. 그 외에는 대상의 피부 타입, 어떤 화장품을 써왔는지의 약력 등등이 각각 표시되어 있었다. 물론 가장 중요한 조사 대상인 그것들이 가장 많은 자리를 차지한 상태다.



“뭐야... 남자친구 유무도 기입한단 말이야...?”



개인 프라이버시인 남자친구의 유무까지 적혀 있는 그것. 성진은 현아를 비롯해 다른 7명의 데이터베이스를 주르륵 살펴보았다. 확인해보니, 주희, 민지, 주현까지 남자친구를 사귀고 있었다. 민지는 최근에 헤어졌기 때문에 아직 최신화가 되지 않은 것 같았다.



‘똑똑’

“네.”


“성진 씨? 준비 다 하셨어요?”




갑자기 들려오는 노크 소리에, 그는 읽고 있던 데이터베이스 자료를 서류철에 끼워 넣는다. 그리고 VVIP실의 문 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환하게 웃고 있는 사복차림의 현아가 두 눈에 들어온다. 그녀를 발견한 성진은 꾸벅 인사를 하면서 반갑다는 말을 건넸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미안해요. 퇴근하셔야 하는데, 괜히 이런 시간에 불러서...”

“아, 아닙니다. 저는 상관없어요. 현아 씨 편하신 시간에 제가 맞춰드려야죠.”


“굿~! 아주 좋아요. 저도 요즘 엄청 피곤하거든요. 퇴근도 늦어, 고객님들 상대하랴, 밖에서 남자들도 만나랴... 정말  시간이 없다니까요. 피로가 많이 쌓인 것 같아요.”

“그러세요? 그럼, 여기 앉아주세요. 제가 시원하게 마사지를 해드릴게요.”




그는  마사지 전용 베드를 가리켰다.민지에게 듣기로 성적인 문제로 인해, 그녀들이  마사지 중심으로 받겠다는 의사를 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요...? 다른 곳은 안하시게요?”


“민지 씨에게 듣기론, 모두들 발 마사지를 받는다고 들었는데요.”

“아~ 그건  애 생각이고요. 아마 다들 의견이 다를 거예요. 저는 전신 마사지를 받고 싶거든요. 옛날에 교육 받을 때는 가끔 다른 사람들의 마사지를 받기도 했는데, VIP라운지로 오고선 통 그런 적이 없네요.”

“그러시군요. 그럼, 저  마사지 베드로 안내해 드릴까요?”

“그래요. 그 전에 복장을 갖추고 나올게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10여분 뒤, 마사지 베드 위에 현아가 올라서 있었다. 검은색 단발머리와 구릿빛 피부, 적당한 살집이 인상적인 그녀는 다른 사람들에게 무언가 동글동글한 인상을 주고 있었다. 사교성 있고, 활달한 성격. 관상학적으로 이야기하면 수(水)의 형상을 가지고 있는 그녀이다. 보통그런 사람들은 뛰어난 사교성으로 이성 관계가 복잡한 경우가 많다. 또한, 섹스를 즐기는 경우도 많았다.


‘아, 아니지... 현아 씨는 나에게 우호적인 분이니까, 그런 생각들은 접어두자.’





그녀의 평소 행동과 생김새를 보고는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관상에 대한 이야기가 떠올랐던 성진이다. 그는   고개를 저은 뒤에 자신에게서 잡다한 생각을 지워갔다. 적대적인 직원들이라면 또 모를까, 그녀는 자신에게 우호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순수한 마사지로 평가받고 싶은 것이 그의 마음이었다.





“성진 씨. 저는 준비 됐어요.”


“알겠습니다. 그럼 자리에 누워주세요. 마사지는 어떻게해드릴까요?”

“흐음... 성진 씨가 알아서 해주세요. 제일 자신 있는 것으로요. 아까 말씀드렸죠? 피로가 많이 쌓였으니까 신경도  써주세요~!”



그녀가 마사지 베드에 눕는다. 성진은  위로 그녀의 몸집만한 수건을 덮어주었다. 그리고 라텍스 장갑을 착용하고 마사지 크림을 손에 발라 열을 내기 시작한다. 아무런 사심 없이 혜영에게 배웠던 기술만으로 그녀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안되면 치트키라 할 수 있는 전기를 이용해 그녀의 몸을 자극하면 되므로 부담 없이 마사지에 임하는 성진이다.



“으으윽...  손길부터 죽여주는데요?”

“아하하... 감사합니다. 어떠신가요? 강도는 적당하세요?”


“네... 아주 좋아요. 혹시 어떤 식으로 마사지 하실 계획이에요? 들어보고 싶어요.”

“먼저 목부터 어깨, 팔, 등허리, 허벅지, 종아리, 발. 이런 순으로 하려고 합니다.”


“그럼 엉덩이나 머리 부분도 따로 해주실  있나요?”


“아, 머리 부분은 가능한데, 엉덩이 쪽은 조금... 위험해서요. 혹시나 불쾌하실 것 같아서 안하려고요.”


“에이...  같은 프로에게는 상관 없어용~ 엉덩이도 해주시고, 전면 마사지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시간이 오래 걸릴 텐데...”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 그러는 거예요. 제가 한 몸 희생하면 되죠. 쿠쿡...”


“알겠습니다. 그럼 말씀하신 대로 하도록 하겠습니다.”




현아의 몸 위에서는 그녀의 피부에 가장 적합한마사지 크림과 화려한 성진의 손길이 결합되어 환상이 케미를 이루어갔다. 혜영도 인정한 그의 재능. 현아는 그의 마사지를 받으면서 연신 만족스러운 소리를 하고 있었다. 최근 일을 하느라 쌓인 피로들과 뭉친 근육들도 점점 녹아들어 그 존재를 찾아볼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우와... 원장님께 말로만 들었지, 정말 잘하시네요. 전신 마사지를 받지 않았다면 큰일 날 뻔했어요.”


“감사합니다. 현아 씨. 저도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정말 마사지를 배운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거예요?”

“네, 정확히 배운 것은 한 달 조금 안되지만...”



그의 말을 듣고 현아는 순수하게 감탄하였다.   배웠다는 사람이 무슨 5년 이상의 경력이 있는 자신과 비슷한 아니, 그 이상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질투라는 감정도 살짝 일고 있었지만, 금방 사라지고 이내 순수한 감탄만이 그녀의 마음속에 가득하였다.



“흐음... 충분히 자부심을 가져도 될 실력이에요. 저 보다 나은데요?”


“아, 아닙니다. 어찌 현아 씨에 실력에 비교를...”

“후후, 귀엽기는... 성진 씨. 어때요? 요즘 많이 힘들지 않아요?”

“괜찮습니다. 그냥 일 배운다고 생각하고 죽어라 하고 있습니다.”

“흐응... 그건 아닌 것 같은데...”


“하하하...”





솔직히 말하면 죽을 것 같은 게 그의 심정이다. 아직도 손 편지를 쓰느라 자신의 오른손은 덜덜 떨려 마사지를 하는데, 100%의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거기다, 민지의 갈굼으로 평온했던 마음도 흔들리는 상태. 남의 험담을 좋아하지 않는 그이기에 그저 조용히 있을 뿐이었다.





“착해도 너무 착한 것 같아요. 성진 씨는.”


“고맙습니다.”


“거기도 엄청 크고 맛있겠어...”

“...... 네...?”


“아, 아니에요. 신경 쓰지 말고 계속 해주세요.”




중간에 이상한 말이 튀어나왔지만 애써 태연한 모습을 취하는 그녀이다. 성진도 마사지에 집중하고 있어서 그런지 정확하게 듣지 못한 상태라, 방금 그녀의 말에 더 이상의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분명... 거기가 엄청 컸지... 외국인... 아니, 무슨 동물 마냥 큰 물건이었어...’




여러 남자 경험이 풍부한 현아는 얼마 전, 성진과 유경의 섹스 장면을 생각하고 있었다. 우연치 않게 VVIP실에 들렸다가 그들의 관계를 지켜봤던 그녀는 아직도 그것을 잊지 못한 상태다.
항상 마스크를 쓰고 다녀서 몰랐던 그의 흉한 얼굴, 그리고 도깨비 방망이처럼 울퉁불퉁한 그의 상징. 그래서였는지, 그들이 섹스를 하고 있는 장면은 마치, 미녀가 야수에게 잡아먹히는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


‘그게 그렇게 좋았을까...? 그  성비서의 표정은 정말 볼만 했는데 말이야...’


눈가에 흰자위가 비치고 몸을 덜덜 떨던 성비서의 모습은 그녀에게도 매우 충격적이었다. 항상 정중하고 누구에게나 친절한 평소의 그녀와 마사지 베드 위에서 신음을 내뱉는 그녀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현아는 지금도 성진의 손길을 받으면서 몸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낀다. 그의‘능력’이 사용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 방망이의 위력을 몸으로 체감하고 싶어 했다.



아마, 그녀 또한 가장 먼저 마사지를 신청하면서 그런 상황을 꿈꾸고 있는 것 같았다. 꼭 원장실에 있는 누구처럼... 그랬기에, 다른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상황에서, 가장 프라이버시가 보호되는 VVIP실에서... 성진에게 마사지를 받고 있는 것이다.




“현아 씨... 지시하신 부위들은 모두 끝냈습니다.”

“네...? 허벅지나 엉덩이도 모두 하셨나요?”

“네.”

“어, 어느새...”


그를 유혹할 방법을 찾고 있던 현아는 무척이나 당황하였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후면 마사지가 모두 끝난 것이다. 엉덩이에 마사지를 할 때쯤 그를 유혹하려고 했는데... 다른 곳에 정신이 팔린 사이에 모두 끝이 난 것이다.



“아... 그, 그럼 배 부위도 해주셨으면 해요.”

“그렇지만 시간이...”

“혹시... 집에 일찍 가보셔야해요?”


“그건 아닙니다만... 현아 씨가 늦은 밤, 집에 들어갈 것을 생각하니 걱정되어 그렇습니다.”

“후훗... 그런 거라면 괜찮아요. 제가 살고 있는 곳이  근처에 있어서 금방 가거든요. 그럼 성진  앞에도 해주시겠어요?”




기회가 지나가버리면,  그 기회를 만들면 되는 것이다. 현아는 머릿속에 여려 구상을 하면서 그와 연결될 상황들을 만들려고 했다. 섹스라는 것을 매우 즐기던 그녀이기에, 둘이서만 있는 찬스를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은 그녀이다.  침대 위에서 그의 능력을 확인하고 싶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말씀하신대로 해드리겠습니다. 대신 평가는 좋게 해주셔야 해요?”

“물론이죠! 잘 박아만 주신다면... 아, 아니... 이 상태로 마사지 해주시면 만점 드릴게요.”


흥분이 되어서 그런지, 계속 말이 헛나가는 그녀이다. 오로지 평가에만 목숨을 걸고 있는그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눈치. 현아는 득의의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몸을 다시 마사지 베드위에 뉘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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