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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화 〉혼란한 미래 속의 한 줄기 빛 (9) (15/100)



〈 15화 〉혼란한 미래 속의 한 줄기 빛 (9)

- 제 15 화 -


‘푹퍽 푹퍽 푹푹퍽퍽’

몸의 리듬을 따라 지수의 하체를 무참히 짓밟던 성진은 이내 사정감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정상위 자세로 바뀐 체위에서  30분을 그렇게 허리를 흔든 결과였다. 그가 머리에 쓰고 있는 종이봉투는 젖을 만큼 엄청난 땀이 흐르고, 몸 주위에서는 하얀색 스파크가 넘실거리고 있었다.

“하아... 하아...”
“사장님, 이제  것 같습니다...”
“아... 내, 내 안에... 어서 해줘... 하앙...”


그의 밑에 깔린 지수는 지치지도 않는지 묻는 대답에 바로 답을 해주었다. 긴 시간 동안  했던 행위에 그녀의 우물이 마를 법도 했지만, 성진의 능력으로 인해 꿀물이 끊임없이 새어나왔다. 특히, 그의 몸에서 방출되는 페로몬과 전류는 그녀에게는 신선한 자극이 되어 흥분된 상태가 유지될 수 있도록 만들고 있었다.

지수의 허락에 맞춰 성진도 거침없이 허리를 놀리기 시작했다. 오로지 그녀의 몸 안에 자신의 흔적을쏟고 싶다는 일념 하에 그의 욕구를 채워가던 성진. 더불어 그의 몸에 잠식하고 있던 페로몬과 전류들 또한 공명하여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날뛰는 모습을 보인다.

“흐윽... 그럼 안에 싸겠습니다!”
‘파지지직!’


성진의 신호에 맞추어 그녀의 몸속에 들어오는 정액들. 지수의 몸은 그것을 꿀렁꿀렁 거리면서 자궁 안쪽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의 몸속으로 들어오는 것은 그것들뿐만이 아니었다. 그의 주위에서 발광하는 페로몬과 전류들까지 그녀의 몸에 침입한 것이다.

흥분감에 쌓인 지수로서는 그것들을 통제하기 힘든 상태였다. 평소라면 냉정하게 그것들을 제어하겠지만, 성진이 가져온 쾌락으로 인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아니, 이성을 찾기를 거부하고 있었다.

‘어엇...! 이, 이 느낌은... 그, 그럴수가...!’


그러자, 지수의 몸에서는 무언가 알 수 없는 능력이 휘몰아친다. 그리고 그녀를 지탱하던 힘이 보호기제를 발동하여 그녀의 몸을 본래의 ‘신의 몸’으로현현시키려 하였다. 인간들에게 권능을 발휘할  사용되었던 그녀의 본신이 점점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에 지수는 그것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이미 늦은 상황. 그녀는 그것에 순응한 채, 환한 빛에 쌓여 자신의 몸이 변해가는 것을 느껴간다.


“누구...시죠?”

지수의 몸 깊숙이 사정을 하며 그 촉감을 느끼던 성진은 그녀의 몸이 자신과 멀어지는 것을 느낀다. 그는 서서히 눈을 뜨고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확인하려 하는데... 그의 앞에는 환하게 빛을 뿜어내는 어떤 존재가 자신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성진은 그러한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며 질문을 건네고 있었다.

“하아... 내가 너무 방심했어. 너의 그 능력을 제어했었어야 했는데...”
“저의 능력이요?”
“그래, 네가 그 전기를 다루는 능력과 페로몬을 뿜는 능력이 인간이던  육신을 신의 본체로 현현시켜 버렸어. 네가  큰 자극이 너무 강렬했는지, 신성력이 방어기제를 작동한 거야.”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그래,  그런 것이 있다고만 알아둬라. 그건 그렇고... 너는 지금  모습을 보고 뭔가 떠오르는 것이 없니?”


그녀의 질문에 성진은 아름다운 그 자태를 위아래로 감상하고 있었다. 환하게 빛나는 후광과 여신이라고 불려도 될 정도의 미모. 그리고 그녀에게서 나오는 미증유의 힘까지... 과거 고아원 뒷산에서 느꼈던 ‘헤라’의 힘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헤라... 제가 3년 전에 봤었던 헤라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그래, 나는 그녀와 같은 존재이자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이다. 너의 앞에선 ‘김지수’라는 존재로 있었던 거지.”
“사장...님이요?”
“너도 이제 알겠지만, 우리처럼 신이란 존재는 여전히 너희 인간들과 함께하고 있지. 다만, 그 존재를 숨기고 너희들 틈 속에서 인간처럼 생활하고 있단다. 나도 다른 신들과 마찬가지로 최근까진 김지수라는 존재로 삶을 살아왔고.”


무언가 이해가 되는 말이었다. 앞선 지수의 모습을 보고 ‘헤라’를 떠올렸던 것은 이상한 게 아니었던 생각이었다. 그녀 역시, 헤라와 같은 절대적인 신이란 존재. 독선적이고 오만한 행동들은 그러한 이유 때문인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러시군요. 헌데, 아프로디테님. 궁금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뭐지?”
“왜... 제 앞에 모습을 드러내신 거죠? 서, 설마 아프로디테님도 헤라처럼 저에게 원한이 있는 건가요?”
“오히려 그 반대야. 나는 헤라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렇기 때문에 너를 내가 가지고 있는 조직으로 끌어들인 거다.헤라를 방해하기 위해서. 그녀는 나의 자식들을 신탁이라는 명목 하에 잔인하게 죽였거든.”

자신의 조직원 가운데 나이가 엇비슷한 경훈을 교도소로 보내어 성진과 함께 하도록 하였고, 그의 동정심을 유발해 조직이 있는 곳으로 인도하였다. 최부장이 그에게 좋은 감정을 느낀 것 역시, 뒤에서 그녀가 조정하고 있었다. 모든 것은 헤라의 질투를 방해하기 위한 아프로디테의 안배인 것이다.


“아...”
“네가 우리 조직에 들어온 것 역시, 나의 계획이었어. 너의 능력을 키워주고 헤라가 만든 저주의 굴레를 스스로 해쳐갈 수 있도록 하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 계획이 조금 달라졌지.”
“계획... 말이죠?”
“내가 판단했을 때, 너의 능력은 조금만 다듬으면 신과 대적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할 것이야. 제우스가 신들 가운데 가장 강한 왕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기본적인 힘도 힘이지만 그가 번개를 다루는 신이기 때문이지. 너는 한계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지만, 전기를 다룰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렇기에 충분히 너의 능력을 단련하게 되면 헤라, 그녀와도 맞설 수 있을 것이다.”
“정말인가요? 제가 헤라와 싸울 수 있다는 게.”
“그래, 하지만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르지. 아무래도 맞서 싸우는 것보다는 헤라가 제시한 방법을 해결한 뒤에 그 저주에서 해방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한다. 네 능력이라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어.”
“하지만, 이런 얼굴로 어떻게...”
“흐음... 그건 그렇지.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야. 헤라가 너를 괴롭히는 것은 내가 막지 못해도  얼굴만은 어떻게 풀어줄 수가 있어.”

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다. 성진은 자신이 듣고자하는 이야기가 나와 그녀의 말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어쩌면, 수능을 쳤을 때보다도 더한 집중력일지도 모른다.


“빨리 말해주세요.”
“후훗, 보채기는... 알았다. 당장 말해주지. 너의 얼굴은 내가 권능을 사용해서 원래의 네 얼굴로복구시켜줄 수 있어. 나도 헤라에게 꿀리는 신이 아니거든.”
“그, 그럼 좀 부탁드립니다. 당장이라도 할 수 있으면 뭐라도 하겠습니다!”
“네, 그 의지는 가상하다만... 내가 지금 그 얼굴을 당장에 고쳐줄 수 있는 건 아니야. 강력한 헤라의 힘을 지닌 저주이니 그것을 당장 고치기는 나도 어려워. 하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
“도대체 그건 어떤 거죠?”


그의 질문에 한동안 말이 없던 그녀는 슬그머니미소를 지어보였다. 누구라도 당장 보면 반할 법한 미소. 허나, 성진은 그 미소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에게 가장 중요했던 것은 그녀의 입가에서 나올 말들이었다.

“그건... 네가 1000명의 여자들과 섹스를 한다면 얼굴의 저주가 풀리게 될 거야.”
“1000번이요...?”
“아니, 1000명의 다른 여자들과 섹스를 하라는 거다. 우리 신들의 권능을 받으려면  정도의 치성은 들여야 받을 수 있다. 더구나헤라의 권능을 없애려면 말이야. 과거 피그말리온 사례처럼 정말 자신의 조각상을 사랑하고 엄청난 정성을 보여야 그런 것이 가능하지. 나는 그의 정성에 응답을 해서 조각상을 사람으로 만들어주었어.”


피그말리온이라는 이름은 성진도 들어본 적이 있었다. 긍정적인 기대나 관심이 좋은 영향을 미치는 효과를 뜻하는 ‘피그말리온 효과’로 유명한 단어였다. 그 사건의 장본인인 그녀는 과거를 상기시키며 성진도 그 정도의 정성을 들일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아프로디테님... 제가 정성을 들여야 한다는 것은 충분히 알겠는데... 왜, 하필이면 여자 1000명과 섹스를 해야 하나요. 이렇게 얼굴도 못생긴 마당에... 서, 설마 아프로디테님까지 저를 못살게 굴려고 하시는 겁니까?”
“그건 아니야. 성진아. 나는 너에게 충분히 만족감을 얻었고, 덕분에 너를 아주 좋게 생각하고 있지.”
“그렇다면 더 쉬운 미션을 주셔야죠. 왜 이렇게 난이도 있는 미션을...”
“그렇지 않아. 너는 충분히 할 수 있단다. 모르고 있겠지만, 너에겐 전기를 다루는 능력 말고도 다른 능력이 있어. 바로 최음 페로몬을 뿜어내는 능력이야.”
“최음 페로몬이요? 저는  모르겠는데요?”
“당연하지. 네가 섹스를 할 때, 내쉬는 호흡에서는 최음 성분이 담긴 페로몬이 주위에 흩뿌려진다. 그것으로 인해 상대방의 여자들은 성적으로 흥분을 하게 되지. 절대적인 신인 나에게까지 통하는 것을 보니 얼굴이 큰 장애가 되지는 않을 것 같구나. 정 그러면 오늘처럼 봉투라도 쓰고 하지 그러니?”


그녀는 자신이  말이 웃기다는 듯 입을 가리고 호호 웃고 있었다. 성진은 그런 그녀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으나, 그녀의 성격을 잘 알고 있어 거기에 뭐라 항변하지 못하고 있었다. 괜히 한소리 했다가 자신의 얼굴을 고쳐주겠다는 약속까지 날아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휴... 아, 알겠습니다. 그럼... 그건 언제부터 시작되는 건가요?”
“나랑 계약을 맺은 이후에 시작이 되지. 계약 방법은...”
“설마... 또?”
“후훗, 네가 생각하는 대로 물론 나도 너와 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이번에는 키스뿐이면 계약이 성립된단다. 어떻게 할래? 아쉬우면 섹스라도 해줄까?”
“아, 아니요. 괜찮습니다.”
“싱겁기는.”

가볍게 웃음을 짓던 아프로디테는 성진이 있는 곳으로 다가와 그가  종이봉투를 벗겨내었다. 봉투가 그 옆으로 치워지고, 그녀의 시야엔 흉한 그의 얼굴이 들어왔다. 그녀는 느린 속도로 다가가 그의 입술에 가벼운 입맞춤을 하여 계약이 시작되었음을 알린다. 그러자, 환한 빛이 성진의 몸에 잠시 머물렀다가 사라져버린다.


“이제... 끝난 건가요?”
“그래. 앞으로 1000명의 여자와 섹스를 하게 되면 네 얼굴도 본래대로 돌아갈 거야.”
“그럼... 그 대상은 여신도 포함되는 거죠...?”
“뭐, 여신도 포함될수 있겠지. 어쨌든 여자니까. 으, 응?”

아프로디테는 그의 말에 대답을 해주다가 무언가 이상한 생각이 들어 성진을 쳐다보았다. 그는 자신을 향해 조심스럽게 다가오면서 발기된 물건을 그녀의 몸에 들이밀려 하고 있었다. 얼굴을 고치기 위한 1000명의 여인 중에 첫 번째로 자신을 선택한 셈. 이에, 아프로디테는 건방짐을 혼내주려다가 은근한 미소를 띠우며 그의 행동에 호응하기 시작한다.

인간일 때보다 신의 본체로 현현했을 때는 100%의 힘을 쓸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지금의 아프로디테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건방지고 못생긴 꼬맹이를 진정한 힘으로 녹아내리게 만들려고 하였다. 아프로디테의 음흉한 생각이 흘러가는 밤. 그들은 그렇게 또 한 번 몸을 섞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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