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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화 〉혼란한 미래 속의 한 줄기 빛 (6) (12/100)



〈 12화 〉혼란한 미래 속의 한 줄기 빛 (6)

- 제 12 화 -

“허억... 허억...”
“흐응... 괜찮아, 경훈이? 이제 그만할까?”
“아, 아닙니다. 더 버틸 수 있습... 으억...!”
“좋지 않아 보이는데... 뭐, 네가 그렇게 원하니까 계속 해줄게.”
‘퍽,퍽, 퍽.’


지수의 침실에서 가장 넓은 자리를 차지하는 침대 위. 그곳에서는 밑에 깔린 남성과 그 위에서 허리를 움직이는 여성의 치열한 전투가 치러지고 있었다. 전투의 양상을 살펴보면 밑에 있는남성이 위에 있는 여성에게 압도당하고 있음이 느껴진다.


“경훈아... 흐응... 빨리 움직여봐. 아까 보이던 그 자신감은 어디로 간거야?”
“사, 사장님... 사실... 정말 못하겠습니다. 정말 죽겠어요.”
“에이, 설마... 하앙... ‘치토스’를 가진 경훈이가 벌써 죽을 리가 없지. 안 그래?”
“으윽... 주, 죽을 것 같아요. 사장님...! 츄릅~”


위에서 계속 요분질을 하던 지수는 그의 말을 듣기 싫었던지, 얼굴을 숙여 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경훈은 그녀의 키스를 피하려고 고개를 이리저리 피하려 했으나 강한 완력의 힘 앞에 굴복하게 되었다. 벌써 사정을 4번째 하고 이제 5번째를 앞둔 상황. 정액의 양도 3번째까지는 찔끔 나오다가 이제는  이상 나오지 않고 있었다.


그에 자신감이 넘치던 경훈은 3번째 사정 이후, 점점 그녀가 두려워져만 갔다. 자신이 계속 사정하는 동안에 그녀는  번도 절정에 오른 적이 없었다. 지수의 촉촉한 계곡은 자신이 감당하기에 너무 버거웠다. 오물오물 씹어주는 감촉과 상하로 움직이는 허리까지... 지수의 움직임은 섹스에 통할  것만 같았다.

경훈은 그러한 모습에 점점 자신감을 잃어갈 뿐만 아니라 문득 자괴감도 들기 시작한다.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는 더 이상 감흥이 일지 않으며, 오직 이 지옥 같은 섹스가 끝나기만을 간절히 바라는 그였다.


“츄릅... 윽... 으아악~!”

큰 소리의 비명이 지수의 침실에 메워졌다. 그것은 경훈의 목소리였는데,비명을 지른 이후 혼절하여 정신을 잃게되었다. 그의 몸 위에 있던 지수는 흰자위를 번뜩이는 경훈을 잘 살펴보고는 몸을 일으켜 그의 곁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선 허연 정액들이 무더기로 바닥에 쏟아져 내렸다.


“뭐, 아직 죽지는 않았네. 이 녀석도 역시 똑같았어.”
“사장님, 몸은 어떠세요?”
“응, 괜찮아. 나름 물건은 나쁘지 않았던  같은데... 섹스를 하는 태도가 영 별로란 말이야.”
“그럼, 다른 사람들처럼 또...?”
“그래, 상대편 여자를 배려할 줄 모르고 자신의 만족만 채우려던 거지. 자신이 잠자리에서 왕인  아는 그런 허세도 영 별로였고.”


지금까지 그녀와 성관계를 맺은 남자들은 그랬다. 겉으로는 그녀의 지위에 굴복하여 복종하지만, 속마음은 그녀를 지배하고자하는 마음. 지수는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자고로 섹스란, 서로의 성적 교감을 위해 몸으로 대화를 나눈다. 그것을 통해 서로 전희를 느끼며, 만족감을 얻어가는행위이기도 했다.

허나, 그녀가 만난 대다수의 남자들은 그렇지 못했다. 겉으로 아무리 위하는 척해도 속마음이 표출되는 행동에서는 대화를 하려는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지수는 지금까지 자신과 섹스를 했던 남자 대다수를 거의 반병신 혹은 정신적인 병신을 만들어버렸다. 그녀의 능력으로 말이다.

“유경아. 경훈이 녀석 대충 방에 치워버려.”
“하지만... 지금 손님용 방에는 성진군이 자고 있어요. 남는 방이 없습니다만...”
“응접실에 소파 있잖아. 거기에 재우면... 아! 잠깐만... 내가 성진이를 잊고 있었네. 유경아,  애는 놔두고 성진이나 불러와.”
“아마, 잠을 자고 있을 텐데 그래도 불러올까요?”
“그래. 상관없으니까 빨리 불러와.”
“알겠습니다.”

지수는알 수 없는 말을 성비서에게 지시한 뒤, 근처에 있는 의자로 다가가 다시 몸을 뉘였다. 그녀의 다리 사이에 허여멀건 한 액체가 그 모습을 더욱 음란하게 만들고 있었지만, 그녀는 신경도 쓰이지 않는 모습으로 무언가를 고민하고 있을 뿐이다.


*

“사... 장님, 부르셨습니까?”

오랜만에 악몽이 아닌 곤한 잠을 자던 성진은 성비서로 인해 지수가 있는 침실로 끌려오게 되었다. 아직 몽롱한 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한 그는 해롱거리는 정신을 겨우 유지한 채, 지수의 앞에 자리했다.

“곤히 자고 있었나보네? 내가 괜히 깨웠나?”
“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속마음은 그렇지 않았지만, 애써 괜찮다는 말을 하는 성진. 그의 속마음을 들여다본 지수는 비릿한웃음을 그의 앞에 살짝 흘려 보인다. 그리고는 침대 위에서 정신을 잃은 채, 쓰러진 경훈을 가리키며 말을 이어갔다.


“성진아, 어쩌지? 경훈이가 날 만족시켜주지 못해서 나, 엄청 힘든데.”


그녀의 손가락을 따라 경훈의 모습을 본 성진은 갑자기 정신이  깨는 것을 느낀다. 입에 거품을 물고 눈을 까뒤집은 그의 모습은 결코 정상이 아니었다. 최부장의 말처럼 거의 반병신이 된 것 같은 그의 상태에 성진은 강한 어조로 말을 하였다.

“뭡니까! 사장님. 지금 경훈이의 상태가 이상합니다! 빨리 병원에 가지 않으면...”
“아, 아... 괜찮아. 단지 너무 흥분해서 기절한 것뿐이야. 조금 쉬면 나아질지도 모르지. 그나저나, 성진아. 나 너무 힘들다니까?”
“저는... 그게, 무슨 말씀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아이참, 너랑 섹스하고 싶다고.”


성진은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섹스에 미친 사람이 있다면 지수가 그런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그이다. 탐욕에 섞인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에 조직 보스로 대접하던 성진의 예의는 점차 허물어져 갔다.


“저는 싫습니다.”
“왜?  정도면... 엄청 예쁘고, 막... 꼴리지 않아?”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역겹기만 합니다.”

그녀의 제안을 계속 거부하는 성진이었지만, 그의 물건은 의지와 다르게 점차 그 위용을 찾아가고 있었다. 바지를 입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모양과 크기가 압도적이라 지수 역시, 그가 흥분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을 정도였다.


“호호, 너의 몸은 네 말과 다르게 매우 정직한데?”
“보, 본능일 뿐입니다.”
“그래? 그럼 정말로 나랑 하기 싫은 거야?”
“네, 싫습니다.”
“흐응... 어쩔 수 없지. 그럼 경훈이로 남은 욕구를 채워야겠다.”

자신의 큰 가슴을부각시키기도 하고 다리를 벌려 그 음란한 계곡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성진은 그녀의 유혹에 넘어오지 않았다. 그러자, 지수는 경훈이 누워있는 침대로 다가가 죽어버린 물건을 매만지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사, 사장님!지금 경훈이는정상이 아닙니다. 그만두시죠!”
“응? 내가 왜? 나는 하고 싶은데?”
“아무리 그래도 지금 경훈이는 아니지 않습니까? 왜 그렇게 멋대로 행동을 하십니까.”
“뭐야, 그럼 네가 경훈이 대신 나를 만족시켜줄래? 그러면 경훈이를 내버려둘  있는데...”

남의 생각을 하지 않는, 오로지 자신만 생각하는 그녀를 보니 과거에 마주했던 어느  존재가 그의 머릿속에떠오른다. 자신을 하찮은 존재로 취급한 ‘헤라’라는 신이었다. 인간들에게 절대적인 ‘헤라’나 지금 이 상황에서 절대적으로 군림하려는 ‘지수’는 독선적이고 오만했으며, 항상 자신의 주변 상황을 컨트롤 하려한다.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하, 하지만... 사장님은 경훈이와 관계를 맺지 않았습니까...? 저는 그것이 싫습니다.”
“그게  싫지? 어차피 너의 그 저주의 굴레를 벗어버리려면 10명의 여자와 사랑을 해야 하잖아. 그런 것에 구애 받다가는 영원히 ‘헤라’에게서 벗어나지 못한다?”


헤르메스가 그에게 알려준 방법이 지수의 고운 입가에서 흘러나왔다. 인간들 중에는 유일하게 자신만이 알고 있는 ‘신탁’인데 그것을 지수가 거론하고 있었다. 성진은 그녀의 말을 듣는 동시에 엄청나게 당황하였다. 허나, 그것을 표현하지 않고 계속 시치미를 떼고 있었다.

“무슨... 소리죠? 헤라는 누구고 10명의 여자와 사랑은  어떤 겁니까.”
“시치미 떼긴... 여하튼, 내가 말해 줄  있는 것은 여기까지야. 더 알고 싶으면, 섹스를 통해서 나를 만족시켜봐. 안 그러면 평생 그런 얼굴로 살아야 할 거야.”

성진이 맞게 된 운명과 그의 얼굴, 헤라의 이름까지 거론이 되었다. 그렇다면 그가 제우스의아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터, 절박한 심정으로 성진은 무릎을 꿇기 시작한다.

“사장님! 저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계신 거죠? 그렇다면, 저 좀 제발 도와주세요!”
“...... .”
“사장님!”
“구, 십, 십일, 십이, 십삼...”

지수는 그가 사정을 하든 말든 계속 숫자를 세기에 바쁘다. 성진도 자신의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그녀가 하는 행동의 저의를 파악하려 했다. 계속해서 숫자를 세는 그녀의 행동. 어떻게 보면 뜬금없는 행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과의 상황과 어떤 연관성이있을 거라 생각하는 성진은 그 전의 상황들을 복기하고 있었다.

“하, 하겠습니다! 사장님과의 세, 섹스... 하겠습니다.”
“삼십 일... 땡! 시간초과야. 오늘 우리 일은 없던 일로 하자.”
“사장님! 부탁드리겠습니다. 부디... 세, 섹스를 하게 해주세요.”


지수가 원하는 답변이었지만, 안타깝게도 그녀가 부여한 시간이 이미 끝나버린 뒤였다. 그녀는 냉정한 표정으로 성진의 눈앞에서 가운을 입는다. 어느 정도 확실한 의사 표시를 한 셈인 것이다. 그러자, 성진은 그녀에게로 다가가 가운을 잡고 거듭된 부탁을 하게 되었다. ‘헤라’가 부여한 저주 때문에 교도소도 가게  성진은 절박한 마음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정말로 나랑 하고 싶은 거야?”
“네, 정말로 하고 싶습니다. 부탁드립니다.”

그의 마음이 지수에게 닿았던 것일까. 지수는 경훈을 내려다보며 한마디의 말을 꺼냈다. 자신과 정말로 하고 싶은지를 묻는 말이었다. 성진은 그녀의 말에 격하게 수긍하며, 고개를 열심히 끄덕였다.

“흐음... 어쩌지. 나는 이미 몸이 식어서 할 마음이 없는데...”
“사장님과하고 싶어서 미치겠습니다!”
“호호호, 이거 재밌는데. 아까는 그렇게 빼더니 이렇게 사정하는 꼴은 아주 볼만 하구나. 그럼 어떻게 할까... 한 번 기회를 더 줘볼까?”
“네,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래, 좋아. 하지만, 처음에 했던 제안을 거절했으니 조금 난이도를 높여야겠지.”
“그게,무슨 말씀...”
“으음, 뭐가 좋을까... 아, 그거 재밌겠다. 저기에 있는 성비서와 섹스를 해서, 오르가즘에 차오르게 만들면 나와 섹스를 하게 해줄게.”


인내심 없는 그녀를 기다리게 만든 벌이었다. 지수는 그것이 괘씸하여 성진에게 이룰 수 없는 미션을 전달했는데, 그것은 바로 그녀의 비서인 성유경의 오르가즘을 요구한 것이다. 그는 모르고 있었지만 유경은 과거 성매매 업소에서 일한 것으로 인해 레즈비언이자 지독한 남성혐오주의자인 사람이었다.


그곳에서 손님을 받다보면 매너 있는 사람이나 호구보다는 욕망에 미친 남자들이 90% 이상이었다. 거친 플레이와 독특한 취향에 사로잡혀있는 그들. 그러다보니, 정상적인 사고를 갖고 있던 점점 변해가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남성에게 애정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녀의 비서인 유경도 덕분에 난감한 상황이었다. 남자가 많아서 불편했던  일도 지수 덕분에 그나마 참고 일하고 있던 그녀이다. 누구에게나 친절한 모습과 상냥한 그녀의 태도는 남성에 대한 혐오감을 감추기 위한 위장일 뿐이었다.  모두가 자신을 지옥에서 구해준, 지수에게 도움이되기 위해서 말이다.


성진에게 친절하게 군것도 또한 그랬다. 그 어떤 애정도없는 행동 아니, 오히려 속으로는 그를 혐오하고 있을지도 몰랐다. 그런 자신을 오르가즘에 차오르게 하라니... 유경은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지수를 향해 시선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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