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화 〉그의 운명, 데미갓 (3) (4/100)



〈 4화 〉그의 운명, 데미갓 (3)

-  4  -



“아아... 자기...!”

“츄르릅... 츄르릅...”





뜨거웠다. 20년 가까이 보아왔던 원장님이라고 믿지 못할 정도로 음란하고 뇌쇄적인 그녀의 자태는 온전치 못한 몸 상태의 성진이 보더라도 충격적인 모습이다. 소파에 누워 있는 힘껏 가랑이를 벌리고, 자신의 소중한 곳을 무참히 핥아가는 남자에게 교태를부리는 몸짓은 50을 먹은 아줌마라고 믿기 힘든 움직임이었다.



“진경아, 어때?”

“응, 자기야~ 말하지 말고 계속 해줘~!”

“흐흐흐... 밝히기는. 보채지 말고 가만히 있어. 오빠가 죽여  테니까.”

“아잉~”


그들만의 공간에서 어떠한 가식 없이 대화를 나누는 두 남녀이다. 성진은 그런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숨이 ‘턱’ 막혀 오는 것을 느낀다. 과거 고아원의 형들이 보여줬던 야한 동영상보다  자극적이고 숨이 막히는 그것은 피로 범벅이 되어 지친 성진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었다.



‘원장님이 저런... 그런데... 저 남자는 우리 고아원에 많은 기부를 해주시던 아저씨 아닌가?’



그녀의 하체에서 열심히 애무를 하던 남성은 성진에게 익숙한 존재였다. 10여년 전부터 고아원에 많은 기부를 해주셨던 사업가였던 것이다. 고아원에서 쓰고 있는 가전제품, 생필품 등등이 그의 주머니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항상 호기로운 모습으로 성진을 비롯한 아이들에게 인자한 모습을 보이던 그는, 지금 원장님의 소중한 그곳에 손가락을 넣어 자신의 마음껏 희롱하고 있었다.



“하아악... 하읍...!”

“크큭... 좋아 죽네, 좋아 죽어. 그렇게 좋아?”


“네... 미칠 것 같아요...”

“네 남편보다 더?”

“네... 남편은 요즘에 힘도 없어서 별로에요.”



음란한 대화에 이어지는 축축한 물소리. 그녀의 하체에서 나온 다량의 애액은주위가 흥건할 정도로 홍수를 이루고 있다. 그런 모습에도 남자는 자신의 손가락을 멈추지 않고 더욱 노골적으로 애무를 한다. 마치 무언가를 바라는 모습으로...


“흐읏...! 흐아아아아...”


“후후... 이제 되었군. 자... 똘똘아.오늘도 즐겁게 해주마.”



그의 손동작이 클라이맥스에 도달할 쯤, 원장님은 눈을 희번덕거리며 전신을 가늘게 떨어간다. 이에 남자는 마침내 손가락을 빼내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런 뒤, 자신의 바지에서 늠름한 물건을 꺼내었다.
엄청나게 크지 않지만 그렇다고 작은 것도 아닌 그의 물건. 그는 그 물건에게 대화를 하듯이 몇 번을 주무르더니 발기된 그것을 바로 축축한 그곳에 박아 넣는다.


“허업...! 자기...!”


“어후...! 쫄깃쫄깃한데?”



그의 물건이 몸속에 꽂아 넣어졌을때, 두 눈을 감고 있던 원장님은 남자의 팔을 잡아 애절하게 그를 부른다.  역시 그녀에게 눈을 맞춰주면서 그녀의 속살을 만난 자신의 느낌을 여과 없이 이야기했다.


‘처벅... 처벅...’




뜨겁게 마주하는 그들의 시선이 엉키며 그들의 열락의 파티가 점점 고조되기 시작한다. 그들의 살갗이 부딪히는 소리는 점점 음란하게퍼지고 이를 가만히 지켜보던 성진의 그곳도 점차 흥분하여 위용을 들어내고 있었다. 청바지로 봉인되어 있으나 대충 그 윤곽만을 보았을 때, 원장실 안의 남성보다 족히 수배는 되어 보일 그것이었다.


‘퍽퍽퍽퍽퍽.’



몇 분이 흘러가며 점차 방안에서 나오는 음란한 소리는 빠르게 변하였다. 빨라지는 허리의 움직임은 거칠 것이 없어 보인다. 밑에 깔린 그녀의 신음 소리는 흥분에 헐떡이는 소리에서 짐승의 울부짖는 소리로 바뀐  오래였다.




“허엉~! 자기야~!”

“소리가 너무 커! 위층에 애들이라도 들으면 어쩌려고 그래?”

“몰라요. 정말... 흐읍... 기분 좋단 말이야~”



평소 정숙하던 원장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저 자신의 열기를 식혀 줄 남자를 구하는 창녀를 보는 것 같았다. 문틈 사이로 그들의 행위를 보던 성진은 멍하니 그 장면을 쳐다보고만 있다. 자신의 아픈 상처는 잊어버린 채, 자신이 닥친 위협도 잊어버린 그였다.


“헉... 헉... 진경아. 싼다!”

“네... 제발요... 흐응...!”

“안에... 안에 할게...”


그 어떤 체위 변화도 없이 그들은 열기를 식히기 위한 종착점으로 달려가는 모습이다. 남자는 원장님의 허리를 잡아 자신의 모든 것을 그녀의  안에 쏟아내고 있었다. 밑에 깔린 원장님도 다리를 그의 허리에 감싸며 그의 동작에 호응하고 있었다.
뜨거웠던 열기만큼 거친 숨이 이어지고 가볍게 키스를 주고받던 그들은 서로의 몸을 떼어 정사의 뒷마무리를 시작했다.




아까부터 멍한 모습의 성진은 그들의 몸이 떨어지자, 점점 현실의 감각이 그의 뇌 속으로 파고 들어왔다. 피투성이가 된 몸에서 전해오는 아픔과 자신이 닥친 상황에서의 당황스러움까지... 정신을 차린 그는 문틈 사이로 원장님께 말을 건네기 위한 타이밍을 제고 있었다. 사업가 아저씨와 원장님의 모습이 정리  때쯤에 자신을 드러내기로 것이다.



“후후. 아주 좋았어. 진경이.”

“하아... 사장님도 최고였어요. 오늘...”

“그래. 아참, 그건 그렇고 성진이 이놈은 언제 오는 거야?”

“모르겠어요. 요즘 아르바이트를 구하러 다닌다던데, 오늘은 조금 늦네요.”


정사로 인한 각자의 흔적들을 지워가던 도중, 그들은 자리에 없던 성진의 이야기를 꺼내고 있었다. 어떠한 용건이 있던 모양인지, 오늘 그들의 만남도 성진을 보려하던 목적이 있는  했다. 성진은 그의 이름이 나오고 그들도 어느 정도 모습을추스르자 원장실의 문을 열려고 문고리에 손을 가져가려고 한다.




“휴우... 아르바이트는 무슨... 어차피 뽑히지도 않을 텐데. 누가 그런 얼굴을 보고 뽑아주나?”

“그러게요. 오랫동안 보아왔던 저도 징그러울 정도거든요.”



문고리에 손을 올리기 직전이었다. 성진에게 들려온 그들의 대화는 그러한 행동을 멈칫하게 만들었다.






“하하하, 진경이 너는 비위도 좋다. 어떻게 그런 애를 키울 생각을 했어?”


“돈 때문이죠. 그 애는 저희 대학 후배 아들이에요. 그런데 글쎄, 남편도 없이 자식을 낳았지 뭐에요. 들어보니까 위암 말기랬나? 다 죽어가던 상태로 저한테 와가지고는  좀 맡아달라고, 자기가 일하면서 벌었던 돈 다준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걸 다 꿀꺽한거야?”


“무슨 일을 했는지 통장에 몇 억이 있더라고요. 그래서바로 OK했어요. 마침 고아원을 하면서 돈도 좀 부족했고. 뒤로 빼돌리는 기부금도 그만큼 적어졌거든요.”


“참나,그래도 저 얼굴을 보면 좀 그랬을 텐데... 나름  키워놨네. 한국대를 지망할 정도면.”

“호호, 머리가 좋아서 공부 아니면  될 것을 알고 열심히 했나보죠. 하기사... 멍청했으면 더 정이 떨어져서 버렸을지도 모르겠네.”



 방 안에서 나온 이야기들은 방금 보았던 남녀의 성행위보다 충격적인 것이었다. 세상에서 자신을 사랑해줄 유일한사람이라 생각했던 원장님이 그의 생각과 다른 말을 내뱉었기 때문이다.





“하하하... 불쌍하네. 성진이.”

“내가 무슨 장님도 아니고, 얼굴이 역겹게 생겼는데 어떻게 정을 붙이겠어요. 그나마 공부도 잘하고 행동도 싹싹하니까 데리고 키운거지.”

“그러는 양반이 왜 애한테 한국대를 가라고 했어?”

“정도 사랑도 없지만 나중에 노후는 대비해야 하잖아요. 그것을 위한 보험이에요. 애한테 투자를 해서, 혹시라도 나중에 성공을 하게 되면 기댈 곳이 생기잖아요.”


“흐음... 그러다 상장폐지 되는 거 아니야? 얼굴이 너무 못생겼으니까?”


“그러니까 당신도 투자 좀 해봐요. 예를 들면 성형비용이라든지... 그럼 또 모르죠. 얼굴이 반반하고 공부까지 잘해서 나중에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지 않겠어요?”


“하하하! 그렇구만. 맞는 말이야. 그래, 나도 한번 거들어보자구.”

“호호호...”




한참이나 성진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그들은 주제를 바꾸어 다른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원장실 안으로 성진이 들어가기 최적의 타이밍은 지금이었다. 그러나 성진은 원장실 안으로 들어가기는 커녕, 점점 그곳에서 멀리 떨어지고 있었다. 자신이 들어왔던 고아원의 문을 지나 매서운 추위로 쌀쌀한 바깥을 향해서였다.


“허억... 허억...”


방금 들었던 그들의 대화로 이성을 잃어버린 성진은 방향을 잃고 정처 없이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그의 상황을 아는지, 하늘에서는 진눈깨비와 비가 섞여 그의 머리 위로 추적추적 내렸다. 점차 식어가는 그의 몸과 흐려지는 그의 정신. 피로가 누적되었던 그는 미친 사람처럼 뛰어다니다, 근처 동네 뒷산의 어느 나무 밑에 지친 몸을 기대게 된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무릎을 꿇고 나무에 머리를 기댄 성진은 아무런 감정 없이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도대체 어떤 잘못을 했기에 자신이 이런 고통을 받는 것인지, 과연 신이 있다면 그것을 따져 묻고 싶었다.




“얼굴도 저주받은 나인데... 왜, 이렇게 인생을 불행하게 만들었어!”



추위로인해 굳었던 핏물이 진눈깨비와 비를 맞으며 다시 그의 몸을 타고 흘러내렸다. 엉망이 된 옷을 비롯하여 하얀색 면 마스크였지만 상처들로 인해 피투성이가  빨간 마스크까지... 그것들은 그를 더 처량하고 안쓰럽게 보이도록 하고 있었다.




“왜! 도대체, 왜! 이렇게 만들어 놨냐고요! 신이 있으면 대답 좀 해봐요!”

‘퍽,퍽, 퍽!’



이성을 잃은 그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신을 욕하며, 상처투성이 주먹으로 단단한 나무를 때리고 있었다. 파워가 실린 매서운 주먹 탓에 나무껍질 파편들이 사방으로 퍼지고... 그럴수록 주먹의 생채기 또한 늘어만 갔다.




‘퍽, 퍽, 퍽!’


“대답 좀 해보라고! 씨발!”

자신의 주먹 상태도 신경 쓰지 않고계속 주먹질을 해 갈 때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쌓였던 모든 울분이 폭발하여 내뻗는 주먹이 직경 1M의 나무에 꽂혀버린다. 그리고 그의 몸속에서 발산된 짜릿한 기운이 나무의 중심부로 실리게 되었다.




‘우르르 쾅쾅!’



그 때였다. 하늘에서 번개가 내려치던 것이...  번개로 인해 성진이 주먹을 꽂던 나무는 반으로 ‘쩍’ 갈라져버렸고 그것과 가까이하던 성진에게도 관통이되어 버렸다. 그러나 그는 번개를 맞은 사람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그대로였다. 단지, 그가 아파보이는 것은 피투성이가 된 옷가지와 피에 절은 마스크 때문이었다.




‘파지지직.’


몸을 관통했던 번개에 찌릿한 감각을 느끼면서 그는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알 수 없는 하얀색 기운들이 ‘파지직’ 소리를 내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는 것이 두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그러자, 성진은  주먹에 강한 힘을 주고 하늘을 향해 큰 함성을 지른다.




“으아악~!”

‘우르르 쾅! 우르르 쾅쾅!’

무엇 때문이었을까? 하늘에서는 아까보다  강력한 번개들이 수차례 성진의 주변으로 꽂히기 시작한다. 그런 뒤, 하얀색 섬광들이 그의 주위에 모여 어두웠던 주위를 환하게 만들어주었다.



“오오, 이런... 특이한 각성을 해버렸네?”



자정이 넘어가는 시각의 산속. 등산로와도 멀어져 있을뿐더러 이런 시간, 이러한 날씨에 그 누구도 동네 뒷산을 찾아오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 성진의 뒤에는 스타일리쉬한 양복을 입은 남성이 커다란 장우산을 들고 그에게 뜻 모를 말을 내뱉고 있었다.
생뚱맞은 등장이었지만, 정신이 온전치 못한 성진에게 그러한 사실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 모양이다. 성진은 묘령의 남성에게 자신의 주먹을 뻗어 전력이 담긴 기운을 발산하려고 했다.


“그만, 사라져라.”



남성의 몇 마디에 의해 사라진 성진의 기운. 성진의 주위에 맴돌고 있던 전류들도 점차 사그라들어 그의 눈앞에 모습을 감추어버린다. 더불어 이성을 잃었던 성진도 어느덧 자신의 정신을 찾아 거친 숨을몰아쉬어갔다.



“허억... 허억...”


“어이, 괜찮아?”

“허억... 당신은... 허억... 누구시죠?”


그런 그에게 안부를 묻던 묘령의 남성. 그러나 성진은 대답을 하지 않고 그의 정체를 살피려고 한다. 묘령의 남성은 그의 질문을 받고 잠깐 안쓰러운 눈빛을 보내더니, 입 꼬리를 씩 올리며 말을 꺼내고 있었다.




“나말이야? 음... 너의 이복형이라고 하면  것 같은데? 뭐... 나이 차이는엄청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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