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7화 〉파르페 - 1999[SF 판타지]
파르페
!진창 [email protected]#[email protected]%
:
파르페는 길고 유연한 다리에 검은 망사 스타킹을 신고 있다. 희고 고운 맨발은 드러나있다.
스타킹과는 대조되는 하얀 가운은 단추가 끌러져 매혹스런 가슴 한가운데를 훤히 드러낸다.
신발을 신고 올 것을 그랬나.
계단은 돌로 만들어져 있고 그나마 제대로 다듬어져 있지도 않다. 덕분에 발이 좀 아프다. 하지만 굳건한 의지로버텨내야지.
위쪽에서 라이트 데블(Light devil) 키킨이 모습을 드러낸다. 박쥐 귀, 검은 산양의 뿔, 암회색 살결, 부리부리한 붉은 눈동자, 채찍 같은 꼬리, 건장한 몸. 허리에만 헝겊 조각 비슷한 걸 두르고 있을 뿐이다. 오예, 진짜 섹시하다.
파르페가 눈을 살며시 내리깐다.
헝겊 조각 아래로 길쭉한 페니스가 늘어져 있는 게 보인다.
바로 지금이야, 출격 개시!
키킨 바로 앞에서 계단 턱에 발을 긁는다.
-아야~!
파르페가 계단 아래로 구른다. 다리가 벌어지며 사이로 은빛 털 숲에 둘러싸인 진분홍빛 음부가 보인다. 이 날을 위해 음부 털이랑 항문 털을 염색해 둔 보람은 있을 것이다.
키킨이 파르페에게 다가온다. 됐어. 다리를 접으며 파르페가 말한다.
-죄송해요. 험한 꼴을 보였군요.
-이런 꼴이라면 얼마든지 보여도 좋아.
-이러시면 성희롱인데. 뭐 괜찮아요.
-발바닥에 상처가 났군.
키킨이 파르페의 왼쪽 발을 붙잡고는 두 갈래로 된 혀로 핥아댄다. 발바닥에서부터 시작해 온몸을 꿰뚫는 쾌감에 파르페가 신음한다. 안돼. 이성을 잃어서는 안 돼.
키킨은 악마들 가운데서도 급진파에 속했다. 하지만 신들과의 전쟁에서 또다시 패배한 뒤 우리 편에 붙었다. 그뒤 몇 백 년 간 키킨은 마르텔 국립 병원의 원장으로 군림하고 있다.
쉽게 넘어가지않는 상대라는 인상을 줘야하는데. 그래야 출세할 수 있을텐데 말야! 라이트 데블을 의인화시킨 것이 올바른 처세학적 접근법이었다면 이 전략이 유효할 것이다.
파르페가 갸름하고 초절하게 아름다운 얼굴을 조금 찡그린다. 찡그러움에조차 싱그러운 아름다움이 깃들어있다.
스스로 하얀 가운을 풀러버린다. 도톰하고 붉은 입술을 벌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를 내지르며 왼손으로는 탐스런 젖통을 오른손으로는 음부를 애무하는 걸 거부할 수 없다.
마지막 남은 산술적 이성마저 사그러져 간다.
그런 모습마저 아름답게 비쳐지는 건 파르페의 외형이 여리면서도 야하기 때문일 것이다. 182cm에 53kg이라는 수치가 암시주듯 32-22-32로 하늘거리는 몸매는 한없이 갸날퍼 사내가 보았다면 보듬고 싶은 느낌을 불러일으킬만한 것이다.
파르페는 키킨의 걸죽한 혀를 받아들여 악마의 침을 삼키고 의사의 침을 뱉어낸다.
키킨이 길고 거대한 페니스를 파르페의 음부에 깊숙이 집어넣는다. 너무나 크고 길어서 중간 까지 밖에 들어오지 않는다. 남는 부분을 파르페가양손으로 거머쥐고 주무른다.
-아, 아!
키킨이 중얼댄다.
-미쳐라, 암퇘지야!
탄력 넘치는 파르페의 엉덩이가 넘실거린다. 파르페는 벽의 코너에 낀 체로 세차게 들어오는 키킨의 페니스를 맛본다.
-돌아 봐
파르페는 턱을 벽에 붙이고 궁둥이를 높게 치켜든다. 곧 억센 키킨의 좆이 들어 올 것이다. 이제 강간을 했다고 말할 지도 모른다고 협박하면 되는거다. 모든 게 잘 될 거야. 파르페의 음부에서 끈적거리는 물이 졸졸 떨어지고 있다.
크고 강력한 것이 들어온다. 더욱 더 깊숙이. 밀어대는 힘이 너무 강해서 혀를 깨물 것 같다.
-허억~허억. 나 미치겠어요!
잘 못 듣는 건가. 웬 웃음 소리지.
-여보~! 죽어도 좋아
웃음 소리가 더 높아진다.
파르페가 뺨을 벽에 짓눌리며 가까스로 옆을 본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의사, 간호사, 환자들이 파르페를 둘러싸고 폭소를 터뜨리고 있다. 도대체 뭐지.
파란 머리카락을 가진 파르페가 온몸을 시뻘겋게붉히고는 위를 본다.
엄청나게 커다란 숫개가 허리를 힘차게 움직이고 있다. 날 속이다니! 괘씸한 키킨. 정의와 자아의 이름으로 너를 용서하지 않겠다!
-죽여주던데요
그래, 좋다고. 이걸 어떻게 수습하지. 키킨은 보이지도 않는다.
일단 개를 떼야지.
파르페가 벌떡 일어나려다 숫개랑 같이 넘어져버린다. 그들이 덮어준 하얀 가운도 함께 벗겨진다.
숫개가 화를 내며 파르페를 물려고 들자 의사인 메랑도가 발로 후려쳐 기절시킨다. 외과 의사인 메랑도가 분위기를 전환시키려는 장난의 차원에서 말한다.
-숫개의 귀두는 사정을 한 뒤에도 한동안 부풀어 있어 암컷의 오르가슴을 돕는 구실을 하지요. 사람도 그랬다면 좋겠는데. 하하하
환자 가운데 깡패 출신인 도미크가 웃으며 말한다.
-파르페 씨, 좋겠수다
숫개랑 같이 뒤엉켜 쓰러져있는 판이다. 가슴은 바닥에 닿아서, 음부는 숫개에게 덮여 가려져 있지만 새하얀 몸은 대부분 드러나있다. 소아과 의사인 파르페가 말한다.
-기절해도 여전히 꼴려있나요?
메랑도가 말한다.
-한동안은요
-그거 참 편리하네요. 이번 기회를 좀 즐겨야겠네요
파르페는 한쪽 손을 바닥에 대고 그걸 축으로 삼아 몸을 앞뒤로 힘있게 움직인다. 엉덩이가 작게 돌면서 음부와 음핵이 더욱 효과 있게 자극된다. 여러 사람 앞에서 하는 것은 또다른 자극이 되어 파르페의 입가에 침을 고이게 한다.
멋쩍은 지 사람들이 사라져간다.
메랑도랑 도미크만이 남았다. 수염을 지저분하게 기른 육중한 흑인인 도미크는 희번뜩거리는 눈으로 파르페를 바라보고 있다. 너무나도 탄력 있어 뵈는 엉덩이다. 저런 걸 한낱 숫개 따위에게 양보해야하다니.
납치를 해서 좀 데리고 놀아야겠어.
파르페는 자포자기적 심정에서 몸을 땀에 절게 만든다. 이젠 출세고 뭐고 다 글러버린 거야. 대학 6년을 마친 의사가병원 한복판에서 이런 꼴을 여러 사람에게 보이다니.
오히려쾌락이 상승해간다.
허리를 들이밀었다 빼는 순간 파르페는 앞쪽으로 엎어진다. 땀이 송글송글 맺힌 음부 털은 훤히 드러나 있다. 메랑도가 가운으로 재빨리 덮어준다. 메랑도가 말한다.
-좋은 기회일수도 있어요. 환자와의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 수도 있잖아요.
-그걸 말이라고 하세요?
-죄송합니다.
-됐어요.
파르페는 하얀 가운을 걸치고는 계단을 뛰듯이 올라간다. 뒤에서 메랑고랑 도미크가 웃음을 참느라 키득대는 소리가 들린다. 그래, 실컷 비웃어라!
이래서는 이 병원에 붙어 있기도 힘들겠어. 복도를 지나가며 파르페는 생각한다. 소문이 났는 지 곳곳에서 수런대는 소리가 들린다.
아휴, 약 올라!
파르페가 자판기를 언듯 본다.
카카오가 묘한 눈빛으로 파르페를 보고 있다. 새까맣고 건강한 살결을 가진 카카오는 청록빛 머리카락에 운동으로 다져진 단단한 몸매를 지녀 병원내 레즈비언들에게 인기가 많다. 하지만 정작 카카오는 철저한 양성애자로 보인다.
파르페는 고등학교 때 2년 동안 카카오랑 같은 반이었다. 카카오는 파르페 보다 훨씬 공부를 못했고 결국 간호사가 되었다. 하지만 레지던트를 거쳐 파르페랑 거의 같이 의사가 되었다. 카카오는 정형외과 의사다.
시험관한테 몸이랑 돈을 제공하고 의사가 된 걸 모를 줄 알고. 그래. 혹시 또 몰라. 파르페가 카카오에게 다가간다.
-안녕
-안녕. 무슨 일이니?
-내 둘레에 불미스런 일이 터져서 말야. 너만은 내 동지겠지? 아무리 세상이 삭막하더라도
-당연하지
서로 믿지 않으면서 지껄이는 중이다.
파르페는 그 틈에 카카오가 든 커피에 약을 약간 탄다. 후훗, 이건 모를 거다.
카카오는 오후 2시가 넘을 때부터 배가 살살 아픈 걸 느낀다. 일상적인 복통일 거야.
가장 걱정인 건 메랑도 과장과의 관계다. 요즘 슬슬 파르페에게 끌리는 듯 하단 말야. 개랑 붙어 질질 싸댄 덕분에 파르페 인기가 급락하겠지만 안심할 수는 없어. 끝까지 메랑도를 붙들어둬야 한다. 카카오는 메랑도가 혼자 있는 틈에 다가가 말을 붙인다.
-한동안 수술이 없더군요
-앞으로 50분 동안은 짬이 있지
둘은 눈짓을 주고받곤 메랑도가 이끄는대로 약 창고에 들어간다.
-오, 메랑도. 이곳은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곳이에요
-그러니까 더 좋다는 거지. 사회적 위신을 걸고. 파르페가 진짜 용감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
그 년은 바보다. 계단에서 개랑 붙다니 제 정신이야.
카카오는 누운 체 허리를 가슴 쪽으로 잡아당겨 발을 머리 앞으로 던지는 자세를 취한다. 이게 메랑도랑 하는방법이다.
-끄으응, 카카오는 역시 혀가 최고야. 아니! 내 똥꼬까지 핥다니. 해가 동쪽에서 뜨겠는 걸
-레즈 클럽에서 배웠어요. 조금은 역겨웠지만
-수고했어
카카오는 역겨웠다. 메랑도의 항문은 열렸다 닫혔다하며 혀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메랑도는 주먹을 통째로 카카오의 음부에 집어넣고도 모자랐는지 다른 손의 손가락 두 개를 집어 넣어 열려고만 한다.
-아, 아파요
-아프라고 하는 거야, 이 년아
메랑도가 힘있게 튼튼한 어께를 움직인다.
-아악~! 아악! 음부가 찟어질 것 같아 - 요!
메랑도가 얼굴을 카카오의 음부 가까이에 댄다. 주먹을 넣은 체다. 덕분에 늠름한 페니스가 카카오의 입 안에 들어간다. 카카오의 목이 빠르게 움직여 혀의 움직임을 암시한다.
메랑도가 혀로카카오의 음핵을 핥는다. 순간 카카오는 배에 강한 복통을 느낀다.
-안 돼
하고 카카오는 말하려했다. 하지만 입 안을 가득 채운 체 위아래로 살짝 움직이는 페니스 때문에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더우기 메랑도는 카카오의 입 안에 신나게 오줌을 싸던 중이고 카카오는 끙얼대며 마셔대고 있었던 중이던 것이다.
분무기에서 물이 뿜어지듯 카카오의 항문에서 설사가 튀어나와 메랑도의 머리랑 팔을 더럽힌다. 파르페가 커피에 탄 약은 의학 지식을 통해 합성한 고속 설사약이었던 것이다.
-추잡한 년!
메랑도가 외치며 카카오의 몸 이곳저곳을 함부로 때린다. 이런 맛 때문에 카카오는 메랑도를 떠나지 못한다. 메랑도는 난폭하고 위선적이고 역겹지만 이런 행동들속에서 카카오는 묘한 쾌감을 느낀다. 상당한 고통의 일부가 감칠맛나는 쾌감으로 바뀌어 나타나는 것이다.
메랑도가 가운을 대충 걸치고는 화장실로 달린다.
배에서 허벅다리까지 설사에 더럽혀진 카카오가 걷는다. 멋지게 출렁이는 젖통의 탄력과 시원스럽게 실내 공기를 맞는 음부의 감촉을 즐기면서. 메랑도가 말한다.
-니 몸 색깔이랑 똥 색깔이랑 비슷하구나
-초록은 동색이지요
-프로이트식 해석이군. 웬지 이런 말은 바에서 하는 게 어울릴 것 같은데
-약 판매대랑 바랑닮았지 않나요. 약물 남용 가능성, 악덕 상혼, 서로 등쳐먹으려 애쓰는 고객과 주인으로 된 구조라는 측면에서는 바 보다 병원이 나을 까닭이 없지요
-윤리학적이면서도 변태학적인 언어로군
따쓰한 물을퍼붓는 샤워기 밑에서 카카오의 암갈색 여체를 껴안으며 메랑도가 중얼댄다.
1999-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