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0화 〉헬 매니아(Hell mania) 1999[판타지](4) (50/84)



〈 50화 〉헬 매니아(Hell mania) 1999[판타지](4)

우정을 강조할수록 배신은 공기처럼 흔한 것이다. 우리 모두  점을 알고 있다. 서로 좋아하고 낯도 익지만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르다는 불안이 응어리져 있다.
내가 말한다.
-나도 껴야겠다. 타냐 항문에다가 박아야지
타냐가 말한다.
-그럼 내 밑에 깔려서 해야겠다. 잭 때문에. 이 연놈들아, 빨리 빨리  오고 뭐해?
아첼이 말한다.
-내가 타냐랑 키스 좀 할 수 있게 체위를 잡자. 저 년, 키스 진짜 끝내준다니까
타냐가 말한다.
-요 계집애야. 이것도 다 너한테 배운 거야
-어이구, 처음부터 너도 만만치않았어
우리는 그렇게 체위를 잡고 1시간 남짓 뒹군 다음에 가장 가까이 있는 인간 도시인 아스나드로 간다.

-진짜 위험한 곳이네
수없이 늘어 선 막사들. 최근 드워프의 광산에서 발명되어 개량을 거듭하고 있는 대포며 투석기. 무장한 온갖 병종의 군사들. 아스나드는 그런 것들에게 둘러싸인 것에도 모자라 까막득하게 높은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드높은 망루들 위엔 낮엔 궁사, 밤엔 가고일이 머무르고 있어 다가오는 적을 향해 오만한 눈을 치켜뜨며 화살을 쏜다.
나랑 아첼은 눈에 띌까  커다란 모자를 함께 쓰고 있다. 뽀족하고 긴 귀를 가리기 위해 두건을 쓴 타냐가 말한다.
-클로드, 아첼. 여기서  벌여
-우리가 미쳤냐. 그러다가 군인들한테 끌려가서 강간이라도 당하면 니가 책임질래?
후버가 말한다.
-좀더 안에 들어가서 하자
타냐가 반박한다.
-그건 곤란해. 우리 모두 도망자라는  몰라? 성벽 안에서 판을 벌였다간 위험해
-그럼 어디로 갈 셈이야? 난  들어가서 풀어야  일이 있어
-우리한테 말할  없는 일이야?
-응
아첼이 말한다.
-쳇. 섭섭하다. 우리가 겨우  정도 밖에 안 됐냐. 우리 서로 사랑하고 있는 거 맞아? 아, 진짜 배신감 느끼네
잭이 말한다.
-그럼, 대장. 너 혼자 갔다 와. 우리가 알아서 알맞은 곳에서 판을 벌일테니까. 언제까지  수 있어?
-내일 낮 12시까지 열두번째 대문 앞에서 기다려. 만약 그때까지 내가 오지 않는다면 폰티모스 탑에서 가장  여관에서 만나자. 날이 언제가 되든 낮 12시에 로비에서
-그렇게 하자. 불만없지?
아첼이 말한다.
-문신은 언제 새길 거야? 후버, 바늘이랑 먹물이랑  사가지고 나와
-알았어. 그동안 창녀촌에서 기술 좀 키워두라고
-후버. 내가 잠든 사이에 바지 벗겨놓고 아첼이랑 실컷 한다는 거 모르지않아. 그러니까 나한테만 말하는 것처럼 쌩까지 마. 니 말은 아첼더러 갈보 노릇 하라는 이야기잖아
-부업으로 괜찮지
-싫어, 새끼야. 아첼이 좋다고 해도 안 돼. 난 취미 없어. 내가  정신일 때엔 절대로 안 돼. 적어도 그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자유롭고 싶어
아첼이 말한다.
-너 여자 동성애는 예쁘다고 그러면서 남자 동성애는 안 된다는 식의 독선은 아니겠지? 내가 이곳에서 끝내 양성애자가 되어버리고 만 건 너무나 아파서 그랬다는 걸 잊지 말아줬음 좋겠어. 니가 그런 사람 아니면 내가 너랑 같이 살기가 버거워져
-머리로야 그렇지. 하지만  안 된다. 그런 남성 우월주의에 나도 많이 물들어있는 건 사실이니까
후버가 말한다.
-나 간다
후버가 아스나드의 성문 너머로 사라진다.
우리는 아무렇게나 걸터앉았다. 허름하지만 깨끗한 옷들을 입고 있어서 그나마 위안이 된다. 타냐가 말한다.
-우리는 지금 기본 장비들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어. 아무리 3류 모험가 집단이라지만 너무 심하지 않아? 적어도 은도금이라도 된  한 자루 쯤은 갖고 있어야 
-왜?
-라이칸스롭에게는 은이나 금으로 된 무기만 효과가 있는데 그런 놈들을 갑자기 만나면 어떻해
-비싸잖아
-돈이 중하니 목숨이 중하니
-돈이 없잖아. 엘프 세계에선 돈이 별로 중요하지 않을지 몰라도 모험하려면 엄청 필요해
아첼이 말한다.
-야, 클로드. 우리 힘 세니까 농가에 나가서 일 도와줄까. 나무를 파낸다던가 바위를 치운다던가 하는 일 말야
-그딴  신관이나 마법사들이 훨씬 잘해. 게다가 노예 시장에선 언제나 인간과 오크가 넘쳐나지. 그밖에도 적잖은 종족들이 거래되고 있어. 항구 도시 나이트메어에 있는 노예 도매상에선 하루에 20만 명의 노예가 거래된다고 하잖아
타냐가 말한다.
-진짜 지저분한 일이야. 좆 같은 니미랄 새끼들. 그딴 짓이 이 세계를 더욱 악독하게 만들고 있어
-넌 그런 말 할 자격 없어. 너 순진한 농투성이들 등쳐먹었지? 게다가 엘프도 인간이나 님프나 하프 엘프나 사튀로이를 거의 반 노예처럼 부려먹기도 하고 트롤이나 켄타우로이는 병사로 쓰고 있잖아
-뭐야?!
타냐가 앉아 있던 바위에서 용수철처럼 일어나더니 허리춤에  에스테크에 손을 댄다. 어저께는 별 반응 없더니 오늘은 다르네.
아첼이 말한다.
-싸우지들 마. 그리고 클로드, 너 타냐한테 덤비면 결코 협력하지 않을 거다. 하지만 타냐, 니가 먼저 덤빈다면 가만두지 않겠어
잭이 말한다.
-아첼 말이 맞아. 우린 서로 밖에 믿을 놈들이 없는 처지야
타냐가 도로 앉더니 말한다.
-후버가 무엇 때문에 갔는지 모르지만, 그 새끼 우릴 저버리면 진짜 안 되는데. 우릴 노예로 팔아먹으면 얼마나 받을까? 2000? 3000? 특히 아첼이랑 클로드 니넨 진짜 비쌀 것 같아
-에라, 빌어먹을. 그나마 우린 현상금이나 안 붙어있지
-워낙 송사리들이랑만 붙다보니까 현상금 한 푼도 안 걸렸지. 우리 파티는 균형이 좋지가 않아. 마법사라곤 나 달랑 혼자고 나머진  전사잖아. 이게 뭐야.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도 끼어 있어야 하는데
-타냐랑 잭은 궁사이기도 
-궁사랑 전사는 같은 걸로 봐도 무방해
-누구 마음대로?
아첼이 말한다.
4
-이렇게 시간 따먹기나 할 거야?
갑자기 굵직한 목소리가 들린다.
-이 봐
나는 돌아보았다. 버릇이 되어서 오른쪽으로만 돌아본다. 왼쪽으로 돌아보았다간 아첼 머리에 가려 보이지를 않는다.
코가 없이 콧구멍만 나있고 흉하게 일그러진 얼굴을 가진 병사다. 코를 잘렸군. 싸움하다 그랬건 일방적으로 당했건 알 바 아니다. 무표정한 얼굴로 팔치온을 들고 있다.
-니네
나랑 아첼을 턱으로 가리키고 있다. 하는 짓이 진짜 기분 나쁘다.
-머리  달린 거 맞지? 인간 머리통이 그렇게 폭이 길리 없지. 하하. 제보를 받고 왔다
서서히 병사들이 꼬인다. 대체로 롱 소드를 가지고 있지만, 스텝을 들고 대거를 찬 경찰도 있다. 최고참인 듯한 코 없는 병사가 말을 잇는다.
-덩치도 꽤 크군. 머리 둘 달린 오우거나 트롤 아냐? 켄타우로이가 동료인 걸 보니 트롤이겠군
트롤?! 올빼미 같은 눈에 초록색 털을 가진 단순무식한 괴물이랑 우리가 똑같다니. 너무 너무 기분 나쁘다.
-아냐
난 망토랑 이어진 모자 자락을 내려버린다. 그러자 코 없는 병사가 웃어재낀다.
-아하하하하. 역시 제보가 맞았어
뭐? 저 새끼 돈 거 아냐. 코 없는 병사가 말한다.
-아첼이랑 클로드가 아스나드에 왔다는 제보가 맞았어! 얘들아, 당장 이리 모여!
젠장. 인기 있는 것도 좋은 건 아니군. 또 스트립 쇼 하게 생겼다. 염병할 일이지.
잭이 곤봉을 휘두르며 말한다.
-이곳엔 미성년자도 많이 오는 곳이야. 그러니 천막  시간이나 줘
-그러지. 안 그러면 줄줄이 사형일테니까
이 동네 진짜 웃긴다. 어릴 때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강간을 당하고, 성폭행이 난무하는데다, 하프링들이 넘쳐나며, 성고문을 벌건 대낮에 거리에서 하는 주제에 금욕주의는 더럽게 발달되어 있다. 본디 가장 음란한 사회일수록 가장 금욕주의가 발작하는 법이라지. 그러고도 제도권에서 하는 성폭행은 모두 거룩하다고 찬미를 한다.
타냐가 말한다.
-깔깔깔깔. 아하하하. 아우 미치겠네. 그렇게 피하려고 하더니 아주 제대로 걸려버렸어
잽싸게 타냐의 두건을 벗겨버린다. 사방에서 들리는 휘파람 소리. 타냐가 서둘러 귀를 가리며 새된 목소리로 말한다.
-너 이게 뭐하는 짓이야?!
-이 봐, 병사들. 엘프의 알몸을 보고 싶지 않아? 나랑 같이 공연하게 될 거야. 이  씹털 진짜 귀여워. 색깔도 머리카락이랑 똑같에
박수 소리 한번 요란하네.
그때 코 없는 병사가  빠지는 소리를 한다. 보아하니 최고참이다.
-야, 쉬는 시간 끝났어. 3시간 뒤에 떼거지로 올테니 준비  하고 있으라고. 군대 따라다니는 창녀   끌고 올께
-타냐
-왜?
-너 성병 치료제 있냐?
-많아
-너 나랑 같이 무대에서 한  하게 될지도 몰라
-어쩔  없지. 기대되는데
군인들이 모두 사라진다. 돈들이여 잘 가라. 곧 오겠지. 춤 몇 번 추고 갈보들이랑 무대에서 몇  하고 돈 번다는 핑계로 타냐랑도 하고. 으흐흐흐, 좋아 죽겠다. 젠장,  지겨운 시간들이 시작되겠군. 타냐가 말한다.
-클로드, 아첼, 잭. 내  잘들어. 우린 빨리 튀어야 돼
-왜?! 돈 벌 좋은 기회인데
-저 군인들이 우릴 가만 내버려둘 것 같아? 실컷 구경하고 난 다음엔 붙잡아서 노예로 팔아먹을 거다. 우리가 시민권이 있냐 뭐가 있냐. 나나 잭은 강한 종족에 속해있으니까 냅둘 수도 있지만 너흰 진짜 아니야
-젠장. 우리도 인간인데
-그렇게 보지 않을 거야. 폰티모스 탑에는 노예들이 아주 적어. 그 탑엔 마법사들이 엄청나게 많고 때문에 서몬 스윔 마법을 터무니없이 막강하게 쓸 수 있지. 따라서 폰티모스 탑은 우림의 생물 군단 다음으로 많은 동물들을 부릴 수 있어. 그러니 그곳은 우리같은 사람들에겐 다소 안전해. 빨랑 가자
우리는 다행스럽게도 군인들에게 들키지 않고 빠져나올 수 있었다.  코 없는 병사 놈이 길길이 날뛸 것을 생각하니 한 시도 지체할 수가 없다.
-야, 타냐. 이러다가 현상금 붙는 거 아니냐?
-아마 그렇겠지. 억지로 죄를 만들어 씌우겠지
-돌겠네
아첼이 말한다.
-염병할. 엿이나 먹어라
잭이 말한다.
-빨리 가자. 폰티모스 탑에선 말 세 마리를 구하도록 해. 기동력이 너무 떨어져
-일단 두 마리만 구하자. 후버를 만난 다음에 구해도 늦지 않아
-타냐.  중요한 걸 잊고 있어. 우리한테는 돈이 없어. 폰티모스 탑에  여비면 다 떨어질꺼야
타냐가 나침반을 보다가 말한다.
-가는 길에 마을 하나가 없겠어. 판이나 벌이자. 이번엔 나도 제대로 할테니까
아첼이 말한다.
-타냐, 아무래도 니가 괜히 겁 먹은 것 같아. 지금이라도 돌아가자
-위험해, 이 갈보야. 군인들이 한 둘이야? 얼추 1000명은 모일 거다. 만약 걔네가 뭐든 할라 그러면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  같아?
아첼이 내뱉는다.
-제길. 그럼 뭐야. 우린  힘들게 생겼잖아
-후버는 아스나드엔 뭐하러  거야?
잭이 답한다.
-대충은 알아. 후버가 10살  아스나드가 후버 고향을 침략해서 남자 어른들 다 죽이고  사람들은 몽땅 노예로 팔아먹었데. 그래서 후버는 복수하고 싶어해. 15살 때부터, 그러니까 11년 전이지. 그때부터 뿔뿔이 흩어진 고향 사람들과 인맥을 만들어 왔데
아첼이 말한다.
-후버도 참 불쌍하구나
아첼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흑흑거린다. 후버의 처지에서 스스로의 처지를 본 것이 틀림없다. 내가 말한다.
-울지 마. 크게 소리가 나면 다른 누군가가 들을 염려가 있어
-흑.... 나 참아낼 거야. 꼭 참아낼 거야. 타냐, 잭, 클로드. 우리 잊은 거 아니지. 우리 파티의 목적, 잊지 않았지?
우리는 고개를 끄덕여준다. 아첼은 울음을 되집어삼킨다.
아첼이 말한다.
-이곳은 진짜 미워할 수 밖에 없는 곳이야
다들 말이 없다. 발걸음을 더 빨리 할 뿐이다.
아스나드의 젖줄이라는 커다란 강을 따라 배 타고 내려오다가 삯을 치르고 내린다. 아첼이 말한다.
-이젠 진짜 돈이 없어
타냐가 말한다.
-걸어가야겠군. 따라 와. 내가 길을 알아
햇살이 따뜻하게 내려쬐인다. 엄청나게 크고 아름다우며 눈부신 빛깔을 지닌 탐스러운 꽃들이 방패 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입사귀를 지닌 큼직한 풀에 달려 있다. 나무들은 매끈하고 매우 큰데다 껍질 두께도 거짓말 좀 보태서 전함 장갑만큼 두껍다.
군비 확산 경쟁의 결과다. 이곳 식물들은 진짜 강하다. 번식력은 엄청나고 크기도 몹시 크며 성장 속도도 매우 빠르다. 밑둥치까지 잘라내도 며칠만에 새로운 나무들이 뿌리로부터 여러 그루 자라날 정도다. 아무리 많은 곡식을 기르고 가축을 풀어 생태계를 잠식해도 이 야성은 지치는 법이 없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튼튼히하고 독을 만들며 번식을 한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돌아가면서 농사를 짓고 목축을 한다. 땅을 쉬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땅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독을 끊임없이 내어 인간을 죽이는 일을 잊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가멸진 생산력은 수천만 인구를 갖춘  나라들을 여럿 만들어내고야 말았다. 지금 정부, 교회, 시장은 트리플이 되어 커다란 파괴를 곳곳에서 일으키고 있는 중이다. 이는 인간이 아닌 종족들의 세계에서도 크게 다르지않았다.
삽을 꺼내 들어 땅을 조금 판다. 그러자 곧 깨끗한 물이 콸콸콸 흘러나온다. 이곳엔 비가 많이 오지 않는다. 안개도 없다. 하지만 얼음의 궁전이 지배하고 있는 드넓은 영역에서 눈이 녹으면 다 지하로 빨려들어가 땅을 흠뻑 적신다. 이곳 생산력의 뿌리다.
우리는 물을 좀 마시고 바쁘게 길을 간다. 카누를 만들 수 있을만한 나뭇잎을 걷어내고 덩굴을 클레이모어로 찍어내며 움직인다.
-본래 팔치온이 있어야되는데
이러한 곳이 되려면 물 뿐아니라 뜨거운 햇빛도 필요하다. 우리는 일부러 열대 우림을 경유해서 폰티모스 탑으로 가고 있다. 이 길이 지름길이기도 하다.
폰티모스 탑은 수천 미터 높이에 있는 산맥에 있으니까 언제나 따사로운 봄이다. 산소 부족 현상도 없다. 정령술사들과 마법사들이 바람을 묶어 놓아서 기압이 땅 위랑 똑 같다. 전에 한 번 가봤었는데 다시 가도 멋있을 거라 여겨진다.
아첼이 말한다.
-타냐, 설마 우림의 생물 군단이 다스리는 곳은 아니겠지
-그 곳을 지나가는 미친 짓은 안 해. 그곳의 모든 생물들은 인간 꼴의 육체에 대한 강렬한 성욕을 가지고 있어. 보통은 같은 종들 한테만 느끼는데 말이지. 난 비비 원숭이나 칠성장어나 흰개미떼에게 강간당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어
-그 다음에 어떻게 되는데
-뒈지는 거지 뭐.  강간당하고 싶냐?
-아니
서서히 폰티모스 탑의 엄청난 위용이 보인다. 여러 개의 탑으로만 이루어진 인구 90만짜리 도시이니 그럴 밖에.
아첼이 말한다.
-우리 잠깐 쉬었다 가자
그순간 갑자기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나랑 아첼은 튕기듯 일어나 클레이모어를 그러쥔다. 잭이 모닝 스타를 치켜든다. 잭이 모닝 스타를 들고 있는 모습은 진짜 완벽해보인다. 타냐는 잭 등에 서서 컴포짓 보에 화살을 매긴다. 숨결이 거칠어진다. 가슴이 울렁거린다.
-심장약 남은 거 있어?
잭이 말한다.
-없어
-젠장. 미치겠네. 나올라면 빨리 나와
아첼이 말한다.
-어디 숨을 데 없어?
-있어. 나무들 빽빽하잖아. 상대가 센 놈이면 도망가야 되니까
머리가 둘이나 달리고 꼬리는 뱀 꼬리인데다 덩치가 송아지만한 개,  오르트로스 한 마리가 풀숲을 헤치고 튀어나온다.
클레이모어를 들이댄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