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화 〉범족의 토렌6 - 2002[역사]
해는 속절 없이 바뀌어 갔다.
햇살을 받으면 눈부시게 은발로 바뀌는 금발과 까무잡잡한 피부와 매력적인 얼굴과 늘씬한 몸매를 지닌 미녀인 토렌도 이제 17살이 되었다. 때는 지금으로부터 7000년 전 혹은 5000년 전인 시기. 백인종인 범족의 딸 토렌은 황인종이며 우리 민족의 조상이기도 한 웅족의 청년 쇠돌과 결혼한 지 3년이 되었다. 3년 동안 토렌은 더욱 성숙미를 물씬 풍기도록 자랐다. 엉덩이는 더욱 싱그럽게 부풀었고 유방은 더욱 탱탱해졌다. 그에 따라 몸의 실루엣은 더욱 여성적으로 변했다. 키도 180cm로 자라나 남편인 쇠돌 보다 - 거의 구별하기 힘들긴 했지만 - 약간 커졌다. 토렌의 아버지는 그동안 병으로 죽었다. 평균 수명이 30살도 체 안 되는 원시 사회이긴 했지만 평소에 건강해서 더 오래 살 것이라 믿었던 토렌으로서는 큰 충격이던 사건이기도 했다.
그래서 아기를 서둘러 만들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토렌과 쇠돌 사이에 태어난 남자 아이는 아직 1살도 안 된 상태였다. 쇠돌의 자지를 물고 빨면서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쇠돌이 사냥에서 돌아오자 토렌은 쇠돌에게 뛸듯이 안겨왔다.
토렌의 몸집이 쇠돌에겐 좀 버거웠기 때문에 쇠돌은 크게 휘청였고 그 서슬에 결국 두 사람 모두 넘어져 땅바닥에 뒹굴고 말았다.
"쇠돌아, 오늘은 뭐 잡아 왔어"
"멧돼지 2마리"
"와, 푸짐하겠다. 곧 마을 잔치가 열리겠네"
"물론. 우리도 돼지라도 한 마리 잡을까"
"그렇게 함부로 잡다가는 남아나지 않을 거야"
"훗, 그런가"
쇠돌이 갑자기 정색을 하더니 말했다.
"너, 행복하니. 엇"
어느새 토렌이 자지를 열성적으로 핥고 빠는 것이다. 그러면서 토렌이 말했다.
"응... 춥춥. 찹찹. 행복해... 춥춥"
"제발 한 가지만 해라"
"왜? 춥춥. 자지 빨 때 말 하지 말란 법 있니? 찌걱찌걱"
둘은 곧 잔치에 모습을 드러났다. 토렌은 아기를 업은 상태였다. 둘은 번갈아 가며 아기를 보면서 열정적으로 춤을 추었다. 토렌은 춤을 추는 아텐을 보았다. 아텐도 그새 결혼한 상태였다. 그런데 아슈가 자꾸 자신에게 눈길을 주는 것 같았다. 착각일 거라고 토렌은 생각했다. 아슈와 에이린은 슬하에 3살 짜리 아들을 갖고 있었다. 나오는 대로 낳았다면 더 많이 낳았을 터였다. 산아제한은 매우 오랜 옛날부터 이어져 온 일이다. 사실 인간 이외의 동물도 산아제한을 한다.
토렌은 아슈의 눈길을 더 못 이기고 아슈에게 다가갔다.
"왜 그렇게 쳐다 보는 거죠?"
"토렌이 참 이뻐서 그러는 거야"
"내가 하루 이틀 이뻣나요, 뭐. 자꾸 그렇게 쳐다보면 딴 마음이라도 있는 것 같잖아요"
아슈와 에이린, 쇠돌과 토렌 두 커플 모두 열정적인 사랑을 한 상대에게서 느낄 수 있는 기간인 3년을 훌쩍 넘긴 커플이기에 이런 사소한 일이 부부 관계를 깨버릴 수 있는 위험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었다. 범족 마을이 일부 다처제이긴 했지만 딴 남자의 아내인 토렌에게 수작을 거는 것은 안 될 말이었다.
그렇게 일상은 지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북서쪽에서 재앙은 밀려왔다.
삼국유사에 보면 서자 한웅이라는 기록이 있다.
여기서 서자라 함은 첩의 자식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장남이 아닌 아들을 뜻하는 말이다. 또한 삼국유사에서 흔히 한인이라 하여 한 사람이 있다고 알고 있지만 실은 한국 즉 한 나라가 있고 그곳에 서자 한웅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를 일제가 조작하였다는 것이다. 아무튼 한국이란 나라의 서자 한웅은 10대 후반의 젊은 나이로 3천 명에 육박하는 큰 무리를 이끌고 광활한 몽골의 스텝을 지나고 있었다. 삼국사기를 봐도 옛 기록의 군대는 몇 백 명을 넘기지 않음을 볼 때 3천 명은 대단히 많은 무리였음이 분명하다. 남녀노소를 다 합친 수라 쳐도 상당한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는 세력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아무리 가도 한웅의 마음에 드는 지역은 나타나지 않았다. 자신의 형이 물려 받는 지역에서 되도록 이면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기름진 지역이 한웅이 바라는 땅이었다. 그러나 좀처럼 그런 땅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점점 만주 대륙에 가까이 오면서 만족할만한 땅들이 나타났음에도 한웅은 무리를 독려해서 갈 것을 고집했다. 한웅은 천족이라 불리는 자신의 종족이 제사를 지낼만한 높고 근사한 산이 내다 보이는 땅을 원했다.
경험 많은 사람들도 있고 말, 염소 등의 가축들도 풍부해서 무리의 진격은 순조로웠다.
한웅이 마침내 도달한 곳은 쇠돌의 고향인 웅족 마을과 토렌의 고향인 범족 마을 근방이었다. 한웅은 이곳을 자신의 근거지로 삼기로 결정했다. 백두산이 내다 보이기 때문이었다. 풍백, 우사, 운사, 주신, 치우 등 한웅의 신하들은 한웅의 정착 결정을 환영했다. 이들 가운데서도 뒷날 군사 일을 보는 일을 대물림하게 되는 치우 가문의 시조인 치우는 크게 기뻐했다. 정복을 진정한 즐거움으로 생각하는 치우는 그 거대하고 야성적인 몸을 떨었다.
한웅의 병력 규모로 미루어 볼 때 이 시기를 7000년 전으로 추정하는 것이 타당성이 있어 보이기도 한다. 5000년 전이라면 그로 부터 얼마못가 중원에서는 하나라가 나타나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단고기의 기록에 의거하여 이 한웅은 단군 왕검의 아버지로 되어 있는 거불단 한웅이 아니라 커발한 한웅일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고대사일수록 베일에 싸여 있는 법이고 이 야설에서 연대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여기서의 중원은 지금과는 다르다. 중국민족 즉 한족의 본거지는 황하 중상류에 있는 황토 고원이지 황하 하류가 아니다. 황하 하류에서 양자강 하류에 걸치는 노른자위 땅은 수천 년의 고대엔 우리민족이 이에 포함된 동이족의 땅이었다.
이것은 범족 마을과 웅족 마을 모두에게 경천동지할 소식이었다. 불안하게나마 맞춰져 왔던 세력 균형을 단숨에 끊어놓는 일이었다.
일단 범족 마을과 웅족 마을은 지금까지 새로운 세력이 나타나면 해 오던대로 사절을 파견하고 선물을 주어 환심을 사려 했다. 한웅의 집단은 이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거대하고 부강한 대집단이었기에 이들의 긴장감은 대단했다.
웅족의 추장 공공은 선견지명이 있어 자신의 딸 아란을 사절로 파견했다. 공공은 야심찬 인물이었고 자신의 딸 아란이 한웅의 마음에 들기를 바랐다. 웅녀 즉 웅족 마을의 세습무는 어머니에게 많은 교육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늦게 결혼하는 것이 상례였고 그래서 아란도 19살인 지금까지 결혼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였다.
아란은 쑥과 마늘을 비롯한 수많은 약초들의 사용법에 정통해 있었다. 한웅은 조리 있고 당당한 아란에게 매력을 느꼈다. 웅족이 같은 황인종이란 사실도 한웅의 마음에 들었다. 한웅은 여러 측근들에게 이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치우가 말했다.
"한웅이시여, 웅족의 딸과 결혼하시겠다면 저희도 모두 웅족과 결혼해야 합니까?"
"그렇다"
"그러하시다면 범족을 배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피가 섞인다면 종족의 순수성을 지키기가 힘들게 되기 때문입니다"
"나 또한 그리 생각하고 있었다. 치우, 그대가 나서서 범족을 이 땅에서 몰아 내주기 바라오"
한웅과 아란의 결혼이 있던 지 며칠 안 되던 날이었다. 치우와 공공의 천족 웅족 연합군이 범족의 마을을 공격했다. 여기서의 치우는 14대 자오지 한웅의 조상 뻘 되는 사람으로 군사 일을 다루었다.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지만 범족은 황동(놋쇠)을 무기로 사용하는 치우군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 돌칼은 깊이 내리쳐 보아야 큰 위력이 없고 나무 막대기는 더욱 그러한데 황동 무기는 차원이 달랐던 것이다. 범족들은 수도 없이 죽어갔고 그 강토에서 쫓겨났다. 한단고기에 보면 배달국 14대 자오지 한웅(치우 천황) 시절 범족을 사해로 쫓아버렸다는 기록이 있다. 삼국유사에도 호랑이가 동굴에서 견디지 못하고 나갔다는 기록이 있다.
그 과정에서 쇠돌이 죽었다. 토렌과 아기를 지키기 위해 잘 타지도 못 하는 말을 타고 치우군과 맞서던 결과였다. 토렌은 오열했다.
"토렌, 어서 와! 쇠돌이의 죽음을 헛되게 할 참이야?"
아슈는 에이린, 토렌, 두 아이, 말 3마리와 함께 범족 마을을 탈출해 정처 없이 남쪽으로 내달렸다.
그동안 수렵 채집을 한 지식이 있었기 때문에 먹을거리를 찾는 것은 그리 힘든 일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뿔뿔이 흩어진 사람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져 왔다. 되도록 이면 멀리 가야 하겠기에 그들을 받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범족 마을들도 많이 지나쳤다.
어느 이름 모를 냇가에 앉아 에이린은 아슈에게 말했다.
"아슈"
"왜, 에이린"
"토렌이 불쌍해. 아슈, 토렌이랑 결혼해"
"그래도 돼?"
"우리한테 토렌은 좋은 동생이었어. 좋은 배우자도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토렌한테는 내가 말해볼께"
"아냐. 이번엔 내가 말하겠어"
갑자기 풀섶에서 토렌이 튀어나왔다.
"다 듣고 있었다!"
"깜짝이야. 토렌, 아기는 안 보고 뭐하고 있었어"
"둘 다 재우고 왔어. 그럼 나 아슈 오빠랑 다시 빠구리 떠도 되는 거야?"
에이린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다. 섹스 파트너가 없는 생활은 정말로 싫다고. 난 결혼 생활이 지루했어. 한 사람하고만 하려니까 재미가 있어야지"
쇠돌이 떠오르자 토렌의 예쁜 눈매에 살짝 눈물 방울이 맺혔다. 에이린이 말했다.
"어머 그럼 아슈랑 결혼하기 싫겠네"
"아냐. 결혼 생활도 나름의 재미는 있으니까"
그러면서 에이린의 새하얀 가슴을 쥐는 토렌이었다.
"에이린 언니랑은 이럴 수도 있잖아"
"헤헤, 간지러"
"너희 그런 사이였어?"
"이제 숨길 것도 없잖아. 우리 마을 사람들이야 질색을 했겠지만 어디에 있는 지도 모르는걸"
토렌이 잽싸게 아슈의 가죽 옷을 벗겨 내렸다. 금새 아슈는 알몸이 되었다.
"벌써 꼴렸네, 색마같으니"
토렌은 한 번 아슈의 자지를 튕겨 주고는 혀를 쏙 내밀고 웃었다. 그리고는 그 표정을 망가뜨리지 않은 체 머리를 움직여 아슈의 자지에 혀를 닿게 했다. 그리고는 핥았다.
"나도 한다"
에이린이 토렌의 젖꼭지를 한 번 빨아 준 다음 계속 토렌의 유방을 주무르며 아슈의 자지에 분홍빛 입술을 가져다 댓다.
두 미녀는 함께 아슈의 자지에 달라붙어 핥고 빨아댓다. 대단히 아름다운 두 여자가 한꺼번에 자신의 자지를 핥고 빠는 광경을 내려다보고 있자니 아슈는 자지가 저절로 힘있게 발기되는 것을 느꼈다. 비록 갈 데가 없는 처지였지만 자신은 행운아라고 아슈는 생각했다.
토렌과 에이린은 아슈의 자지를 가운데 놓고 핥고 빨면서 가끔 아슈의 자지를 가운데에 둔 체 서로의 혀를 핥아 한꺼번에 일을 처리하곤 했다. 토렌이 아슈의 자지를 자신의 목구멍에 닿을 정도로 깊숙히 빨아 들이자 에이린도 질세라 아슈의 고환을 핥으며 아슈의 항문을 손가락으로 간질였다.
아슈가 더이상 참지 못하고 정액을 내뿜자 둘은 서로 경쟁하며 그것을 먹은 다음 입술을 서로 부딪친 체 혀를 이용한 씨름을 했다. 에이린이 이겨서 더 많은 정액을 맛보았다.
세 사람은 그 뒤 얼마못가 한 범족 마을에 도착했다. 생전 처음 보는 말 다루는 법을 알고 있고 활 솜씨도 좋은 이들은 큰 어려움 없이 융화될 수 있엇다. 셋은 그곳에서 어우러져 살며 현재 만주를 휩쓸고 있으며 얼마못가 산동과 화중을 넘보게 될 한웅의 권력이 언제 이곳을 침범할 지 모른다는 생각에 마을 사람들을 설득하고 있었다.
그러나 설득은 잘 먹혀 들지 않았다.
한웅의 군대는 이곳까지도 세력을 뻗쳐 왔고 다시 셋은 도망자 신세가 되었다. 셋은 그 뒤 내몰린 끝에 꽤 큰 규모가 된 범족 세력 아래서 한웅에게 대항하는 전투를 벌이기도 했다. 에이린은 별 도움이 될 수 없었고 아슈도 인간 사냥엔 별 소질이 없었다. 그렇지만 윤간 당한 이후 앙심을 단단히 품은 것에 더하여 많은 전투 연습을 해온 토렌은 위명을 날리게 되었다. 가까스로 한탄강 부근에서 범족은 한웅의 침공을 저지했다.
그 뒤로도 범족의 불행은 계속되었다. 단군의 치세 때까지만 해도 그들은 가까스로 동북아 한 귀퉁이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지만 그 뒤 해모수의 부여를 비롯한 열국이 일어섰을 때 만주에서 한반도에 이르는 지역에서 전멸당했다.
기원 전 1000년에서 시작되어 3~4세기 및 7세기의 절정기를 거쳐 엄청난 숫자의 우리 민족의 유민및 중국인들이 한반도나 산동을 통해 일본 열도로 흘러들어갔다. 일본인의 유전자 지도를 보면 중국인 고유 유전자가 28% 내외, 한국인 고유 유전자는 25% 내외이다. 그들은 일본 열도에서 독자적인 문화를 구축했는데 그 과정에서 훗카이도(북해도)를 뺀 전 지역에서 범족의 친척인 아이누족을 몰살시키다 시피했다. 아이누족은 지금까지도 미국에 있어서의 아메리카 원주민의 지위, 캐나다나 러시아에 있어서의 이뉴잇족(에스키모)의 지위 정도의 지위만을 근근히 누리며 생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