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7화 〉77화 (77/100)



〈 77화 〉77화

“그럼 주인님들 안녕!~”

나는 경쾌하게 인사를  뒤 방송을 종료했다.

주인님들이란 시청자들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알몸을 보여주고 나니 사람들이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고, 내게 이런 저런 것들을 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나 역시 그동안 다른 남자들에게서 느끼지 못했던 묘한 쾌감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상황을 즐기게 됐다.


- 눈나 우리도 애칭 정하자

- 애칭 좋다

보지를 보여준 직후였다. 알몸에다가 보지까지 뚜렷하게 보고나니 조금 열기가 진정이 됐는지 대화할 수 있는 상태가 됐지만, 곧바로 튀어 나온   말이었다.

“애칭? 너희들이 뭐가 귀여워서?”

나는 얼굴을 찡그리면서 대답했다. 물론 나는 완전히 알몸이 돼 있는 채로였다.  번 알몸이 되고 나니까 시청자들이 다시 옷 입지 말라고  것이다.

- 눈나 보지 피어싱 또 보여줘

이 자식들은 시도 때도 없이 피어싱을 보여 달라고 했고, 그런 요구가 있을 때마다 나는 다리를 벌려 보이면서 클리토리스에 애틋하게 매달려 있는 피어싱을 잘 보이게 해줬다.

- ㅈㄴ 저기에 한발 싸지르고 싶다

어쩐지 각자 자기 자지들을 잡고 흔들고 있을 거 같은 지저분한 채팅들이 주르륵 올라왔다.

애칭이라는 문화는 이미 알고 있었다. 다른 스트리머들이 시청자들을 유치하거나 오그라드는 단어로 부르는 걸 이미 본 적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게 바보같이 느껴지기도 하고, 입 밖으로 내기에 부끄럽기도 했기 때문에 애써 무시하면서 대충 ‘야 야’부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 하자, 너희들이 만들어봐.”

여전히 내키지 않았지만 그들이 길길이 날뛰었던 여운이 아직 남아있었기 때문에 거부할 수가 없었다.

그러자 자기야부터 시작해서 애기들 등등 온갖 지랄 맞은 애칭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는데, 그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게 있었다.

- 주인님

짤막한 도네 소리와 함께 ‘주인님’이라는 TTS음성이 울리자 시청자들이 한마음이 돼서 ‘주인님’을 밀기 시작했다.

으으....

그건 좀 껄끄러운데....

나는 본능적으로 고선태와 마스터가 떠올랐다.

‘니 주인이 누구인지 기억해.’

고선태가 사라지기 직전 마스터가 내게 했던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원래부터 누군가를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게 껄끄러운 일이었지만, 그것 이상의 거부감이 들었다.

자칫 마스터의 마음에  들면 고선태를 처리했을 때처럼 방송을 못하도록 금지시켜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른 거 없니? 주인님은 좀 그런데.”

하지만 그게 오히려 쐐기를 박는 꼴이 됐다.

내가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이자 더욱 열광하면서 ‘주인님’으로 가자는 채팅으로 도배가 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원래는 여러 항목을 놓고 투표할 생각이었지만 의미가 없어 보였다.

휴우....

“하여간 변태 새끼들, 그럼 주인님으로 하자. 주인님들로 하면 되지?”

내가 그렇게 말을 해주자 시청자들이 드디어 해냈다면서 축제 분위기가 됐다.

그렇게나 좋을까.

사실 진짜 주인도 아니고 절반쯤은 돈이나 바치는 물주 신세에 불과하면서 말이다.

주인이란 강한철 같은 사람을 말하는 거지. 고선태도 아니다. 그는 피어싱을 달아버린 거 말고는 제대로 된 주인 노릇도  했으니까.

- 그럼 도게자 하자

- 노예 맹세 ㄱㄱㄱ

으윽....그거 하는구나.

그냥 애칭만 주인님으로 하는 게 아니었나.

예전에 도게자를 검색해봤을 때 인터넷에 나왔던 모습, 알몸인 여자가 도게자를 하면서 굴욕적인 말을 하는 그 모습이 떠올랐고, 이제 내가 당해야 할 꼴이었다.

몸이 덜덜 떨리고 심장이 세차게 뛰면서 쓰러져 버릴 거 같았다. 앉아있기도 힘들다.

그냥 방송을 꺼버리고 도망쳐버리고 싶다.

하지만 그렇게 했다가는 인터넷에서 내가 거금을 먹튀했다는 몰아가기가 떠돌 것이고, 성인 채널은 물론이고 일반 채널에서 방송하는 것까지 지장이 생길 것이다.

일단은 좀 진정이 될 때까지는 이들이 요구하는  다 들어주는 수밖에 없다.

후우....나는 채팅창을 보면서 긴 심호흡을 했다.

시청자들은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논의를 하더니 내 처우를 결정했다.

“돼, 됐어?”

나는 카메라가 방 중앙을 향하도록 조절한  그곳에 섰다. 그리고는 무슨 의민지 모르겠으나 시청자들이 바라는 대로 방송 시작할 때 입고 있던 옷을 사각형 모양으로  접어서 바닥에 정리했다.

팬티 덜 됐다

- 안쪽이 보이게 해야지

그러자 득달같이 틀린 부분을 지적해왔다. 사실 은근슬쩍 넘어가고 싶었던 부분이었는데,

잘 정리해둔 옷 위에 브라를 놓고 팬티를 펼쳐놓는데, 보지와 닿는 안쪽 부분이 잘 보이도록 위로 향하게 놔두라는 거였다.

이제 보니 아까 흘린 애액으로 젖어 있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그것만큼은 숨기고 싶었다.

이상하게  보지를 보일 때보다 애액을 살짝 흘려서 젖어 있는 팬티를 보여주는 게 더 수치스럽고 굴욕적인 기분이 들었다.

- ㅗㅜㅑ 저거 애액임?

- 머꼴이다 머꼴

어쩔 수 없이 그들이 원하는 모양새대로 해줬더니 곧바로 팬티의 젖은 부분을 찾아서 시끌벅적 소동을 일으키고 있었다.

“이제 됐지?”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시청자들에게 물은 뒤, 본격적으로 도게자를 하기 위해 내 옷 옆에 섰다.

후우....결국....하는구나....

나는 미쳐버릴 거 같은 굴욕감에  몸이 파르르 떨렸지만, 동시에 마치 억지로 막고 있는 물풍선에서 물이 삐져나오는 것처럼 보지에서 애액이 핏핏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카메라를 향해 바닥에 완전히 이마를 대면서 엎드렸다.

“저 유한솜은 주인님의 육변기입니다. 건방진 저를 마음껏 벌해주세요.”

시청자들이 지정해준 대사를 억지로 짜내듯 말한 뒤, 얼굴이 터져버릴 거 같은 심정으로 다시 고개를 들었다.

평소대로 희롱하는 채팅들과 환호하는 채팅들이 보이자 겨우 조금 안도할 수 있었다.

그래도 잘 해냈나보구나.

환호하고 탄성하는 글에 대한 기쁨보다, 더 이상 나에게 화내고 욕하는 글이 보이지 않는다는 안도가  컸다.

- 보지 안쪽도 보여줘

나는 바닥에 앉은 뒤 그들이 시키는 대로 손으로 보지를 벌려서 그들에게 보여줬다. 이두승이 만들어 놓은 탐스러운 연분홍빛 속살에 시청자들이 환장하려고 했다.

그 뒤로도 엎드린 뒤 엉덩이를 들고 보지를 벌려 보이거나, 이 상태로 아이스크림을 가져와서 펠라를 하게 하는 등, 굴욕적인 명령들이 내게 떨어졌고, 내가 순순히 그들의 말을 잘 듣는다는 걸 보여주자 사람들이 조금 진정하는 듯했다.

그래서 사람들의 눈치를 보다가 겨우 방종 선언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흐으윽....내일은 어떡하지....

이미 잔뜩 달아있는 보지를 이대로 놔둘 수가 없었기 때문에 곧바로 욕조로 달려가 온수에 몸을 녹이면서 자위했다.

어떻게든 진정을 시켜서 방송을 끄긴 했는데, 다시 방송을 켤 자신이 없었다.

오늘은 그래도 남은 시간이 얼마 없었기 때문에 대충 몸을 이리저리 까보이는 정도에 그칠 수 있었다.

하지만 내일이 되면, 학교가 끝난 저녁부터 밤이 될 때까지 온갖 악질적인 장난에 시달리게 될  뻔했다.

그나마 다행인 게 있다면 직접 남자와 접촉하는 게 아니라는 것인데, 솔직히 그 부분도 어떻게 흘러갈지 불안하기만 했다.

그렇다고 해서 방송을 켜지 않으면 그것 나름대로 또 문제가 있었다.

방송을 끄고 욕조에서 차분하게 머리를 굴리자, 이미 내가 있는 도시는 물론이고 학교와 실명을 공개해 버렸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게다가 헤비 슈터라는 점도 기사로 알려졌다.

내가 이대로 도망가 버리면 단순히 인터넷에서 욕을 먹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내게 돈을 퍼부었던 누군가가 앙심을 품고 학교로 찾아와 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스스 소름이 돋았다. 분명 도네로 자주 보이는 이름들이 있었고, 어림잡아 수백만 원은 썼을 거 같은 사람도 있었다.

결국 가장 안전한 거는 일단 방송을 유지하면서 사람들의 비위를 맞춰주는 거였다. 그리고 그들을 만족 시켜주든, 질리게 만들든 다시 일반 채널로 돌아갈  있는 구실을 찾아야 했다.

그 다음에 방송을 접든 아니든 할 수 있을  같았다. 지금 그만두는 건 너무 위험했다.

긴장했던  조금 진정이 되자 다시 욕조 앞에 있는  스크린으로 오늘 찍었던 방송을 켰다.

그리고 내가 도게자를 시작하던 부분부터 돌려봤다.

알몸으로 비참하게 엎드려 있는 모습과, 바로 옆에 잘 정돈돼 있는  위에 애액 자국이 남아 있는 팬티를 보니 나도 모르게 흥분됐다.

이렇게나 음탕한 모습이었다니.

 자신의 모습인데도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음탕하게 느껴지면서 성욕이 치솟았다. 그 뒤로 시청자들의 명령에 따라 보지를 벌려 보이는 모습들, 굴욕적인 자세를 잡아 보이던 모습들과 따뜻한 목욕물이 주는 몽롱한 기분에 빠지니,

방금까지 나를 휘감고 있던 불안과 걱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내일 당하게 될 비참한 내 모습을 상상하며 쾌락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다음날, 내가 그들을 너무 과소평가했던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 있어서 위험하고 무서운 남자는 동기들이나 강한철처럼 남자답고 폭력적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진정 무서운 건 오히려 규태나 이두승 같은 부류, 음흉하고 속내를 알  없는 음침한 놈들이었던 것이다.

시청자들은 밤새 나를 어떻게 가지고 놀지 궁리라고 해온 것처럼 이것저것 나에게 쏟아놓기 시작했고, 나는 속으로 경악을 하면서도 힘으로 억압당할 때와는 또 다른 억압감에 슬몃 흥분됐다.

“자, 오늘 입고  속옷이야.”

그들은 내가 언제 방송을 켜고 꺼야 하는지조차 정해줬다. 상냥하다고 해야 할지, 터무니없다고 해야 할지, 그래도 다행히 잠잘 시간과 학교 갈 시간은 확보를 해줬다.

우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알몸인 채로 방송을 켜야 했다. 그리고 다리를 벌리고 보지를 활짝 벌려 보이면서 아침의 보지 상태를 시청자들에게 보고하고, 오늘 입고 나갈 속옷과 옷가지를 그들에게 보고해야했다.

물론 속옷과 옷은 마스터가 정해준 것이지만, 이것들을 시청자들에게 보고하고 통제 당한다는 게 묘하게 나를 흥분되게 만들었다.

그리고 방송을 켜놓은 채로 옷을 입으면서 학교에 갈 준비를 마친 뒤, 주인님들에게 인사를 하는 것이 오전 방송일과였다.

물론 집에 돌아오면 씻지 않은 채로 곧바로 방송을 켜서 방과 후 보지 상태를 보고하는 것도 있었다.

후우....미친놈들....진짜 미친놈들이야....

다행히 학교에 다니는 것까지 방송을 찍게 시키지는 않았다. 별로 재미없을 거라고 생각  건지. 다른 사람들에게 이 채널이 들키면 위험할 거라고 생각한 건지.

으윽....

나는 밖으로 나오면서도 잔뜩 움츠러들어 있었다.

아침부터 방송을 켰기 때문인지, 시청자들에게 속옷과 옷을 가르쳐 줬기 때문인지, 왠지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는 듯한 감각이 자꾸 들었기 때문이다.

학교로 가는 동안 지나치는 모든 사람이 어쩐지  시청자들 같았고, 내가 방송에서 보여줬던 옷을 잘 입고 있는지 감시하는 사람들로 느껴졌다.

그러다 보니 수업  동기들의 얼굴을 보는 것도 껄끄러웠다.

분명 이 중에 내 시청자가 있을 것이다. 내 눈치를 보느라 학교에서는 내게 접근을 하지 않고 있지만, 분명 숨어 있을 것이다.

학교에 가는 것까지 방송을 찍는 건 아니라고 했지만, 완전히 자유로운 것도 아니었다.

시청자들은 내가 언제 소변을 눠야 하는지까지 정해왔다.

진짜 미친놈들인가.

그리고 소변을 누는 보지 모습까지 영상으로 찍어서 정해진 시간마다 게시판에 올리도록 했다.

그걸 지키지 않는다고 시청자들이 내게 체벌을 할 방법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걸 잘 알면서도 무시할 수가 없었다.

이미 그들에게 노예 선언을 해버려서인지, 속옷까지 통제 당하며 아침 보지 상태까지 보고하는 일련의 노예 생활을 하기 시작해서인지,

그들이 내게 보복할 수 있는 게 별  없다는  머리로는 알면서도 그들의 명령을 거역할 수가 없었고, 그들이 시키는 대로 화장실에서 소변을 누는 모습까지 찍어서 게시판에 올렸다.

- 히야 ㅈㄴ 꼴린다

- 오늘은 이거다

그러자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처럼 글을 올리자마자 조회수가 쭉쭉 올라가면서 댓글들이 달렸고,

그들의 명령을 잘 수행했다는 안도감에 긴 한숨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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