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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4화 〉64화 (64/100)



〈 64화 〉64화

이두승은 한참이나 나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나는 당연히 이런 말을 들으면 좋아할 줄 알았지만 그는 약간 당황한 듯한 반응을 보였고, 곤란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역시 선태 때문이겠지.

지금 그 말을  나조차도 선태에게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으니, 하지만 마스터의 말을 듣는 수밖에 없었다.

“음....한솜아,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는데, 지난번   벌써 잊어버린 건 아니지?”

그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나는 그를 말로 설득할 자신이 없었다. 천천히 입고 있던 코트를 벗고, 옷을 한꺼풀씩 벗어나가면서 알몸이 됐다. 빌라 내부의 찬 공기 때문에 오스스 소름이 돋았다.

그는 내 가슴과 사타구니에 빨려 들어갈 것처럼 내 몸을 훑어보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자기  문을 열었다.

하지만 막상 방 안으로 들어오자 어색한 공기가 방안을 채웠고, 가만히 있자 추워진 나는 코트를 다시 어깨에 걸쳤다.

“그 자식 도대체 뭐야?”

서로 어색하게 앉아 있다가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우리가 한 짓도 정상적인 짓이 아니라는 건 알지만,  자식은 차원이 다른 미친놈이던데.”

듣자하니 2학년 동기들의 연락처를 전부 구한 뒤, 하나씩 불러내서 폭행하거나 약으로 마비시켜서 붙잡았었다고 한다.

“나도 모르겠어....어쩌다 이렇게 돼 버린 건지.”

“지금 여기 와 있는 것도 그 자식이 시킨 거야?”

“아니, 걔는 몰라.”

“그럼 왜 여기 와 있는 거야? 날 죽이려고?”

이두승이 시니컬한 말투로 대답했다. 내 몸에 대한 욕망보다 선태에 대한 공포가 더 큰 듯했다.

마스터는 왜 여기 오라고 했을까.

“돌아가.”

그가 고개를 돌려 버리면서 말했다.

나도 시무룩한 채로 고개를  숙여버렸다.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하지만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 마스터의 명령은 절대적이니까.

나는 코트를 벗고 일어섰다. 이두승이 가장 좋아하고 열을 냈던  떠올리게 해주면 될 거 같았다.

“무, 뭐하는 거야.”

내가 알몸인 채로 다가가자 그가 당황하며 나를 올려다봤다.

그리고 나는 그의 눈앞에 내 사타구니를 바짝 가져다 댄 채로 보지를 벌리며 말했다.

“봐, 니가 가지고 놀던 요도, 아직 개발이  된  같은데, 마무리를 하고 싶지 않아?”

그의 시선이 음탕하게 매달려 있는 피어싱과 내 요도 사이에서 파르르 떨리는  보인다.

꿀꺽....

그가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려오고, 그의 손이 천천히 내 종아리를 타고 올라와 내 허벅지를 감싸 안았다.

흐읏....

그는 그대로 내 보지에 얼굴을 파묻더니 혀로 보지를 핥기 시작했다. 나는 그의 머리에 손을 얹은 채로 혀의 감촉을 느끼면서 허리를 움찔거렸다.

그러자 머리가 하얗게 얼얼해지며 모든 걱정과 불안이 사라져갔다.

그도 점점 내 몸에 취하더니 나를 끌어 내려서 침대에 눕혔고, 거칠게 나를 범하기 시작했다.

“좋아....더....계속 해줘....”

나는 눈을 감은 채로 그의 미숙하지만 열정적인 피스톤질을 느꼈다. 그와는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그가 직접 내 구멍에 자지를 집어넣은 적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항상 약이나 딜도 같은 걸로 내 몸을 개발하는 대에만 정성을 들였지 처음 학교에서 당했을 때를 빼고는 섹스 자체에 큰 관심이 없는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마치 짐승이  버린 것처럼 내 위에서 마구 허리를 움직이고 있다. 내 몸 구석구석을 빨고, 깨물면서, 마치 나를 잡아먹어버리고 싶은 것처럼 온 몸을 꿈틀거리면서 날 기분 좋은 쾌락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하아.....하아....”

그가  허리를 꽈악 조르며 내 자궁 안 깊숙이 정액을 쏟아놓기 시작했다. 그의 자지가 꿈틀거리며 울컥울컥 정액을 내뿜는 게 보지를 통해 느껴질 정도였다.

그는 아무  없이 내 품에 안겨서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나는 그의 머리와 등을 쓰다듬어주면서 그를 안아줬다.



“하지만 이래도 되는 걸까?”

그렇게 한차례 섹스를 하고 나더니 그는 평소의 모습대로 돌아왔다. 그가 천천히 내 손목에 수갑을 채우면서 말했다.

오랜만에 느끼는 가죽 수갑의 감촉에 벌써부터 보지가 젖어오는 걸 느끼며, 앞으로 당할 학대에 기대가 됐다.

“뭐 어때, 아무 것도 모르고 집에서 딸이나 치고 있겠지.”

내가 그렇게 말해주자 그가 씨익 웃으면서  몸을 묶는 걸 계속 했다.

“그것도 해줘.”

이두승이 잠깐 안대를 들고 내 표정을 보더니, 다시 바닥에 놓아 버렸다. 하지만 나는 안대가 채워졌을  더  쾌감을 받았기 때문에 그것도 해주기를 바랐다.

그가 약간 찝찝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안대를 채워줬고, 입에 볼개그도 물려줬다.

안대도 그렇지만 입에 재갈이나 개그가 물려서 말을 할 수가 없게 되면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쾌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앞으로 무슨 일을 당하든 그만해달라고 애원조차 할 수 없고, 그저 신음소리만 내면서 그에게 정복당할 일만 남았다는 데에서 오는 공포감이 내  몸을 찌르르 울리면서 쾌락에 빠지게 만들었다.

“전에 하던 걸 이어서 하고 싶지만, 솔직히 아직은 선태가 무서워서 말이야.”

그가  가슴을 주물럭거리며 말했다. 아마도 모유가 나오는 약을 말하는 거겠지.

그가 유선 개발을 이미 끝내놨다고 했지만, 그 뒤로 특별히 자극을 주지 않았기 때문인지 모유가 다시 나오지는 않았다.

이번에는 내 몸에 아무 것도 꽂히지 않은 상태로, 그의 침대 옆에 놓인 가구가 됐다. 마치 작은 식탁이 된 것처럼 엉덩이를 들고 바닥에 엎드렸고, 그는 묶여 있는 나를 다리받침으로 쓰거나 물건을 올려놓기도 했다.

그러다가 이따금씩 생각이 나면  보지를 만지작거리면서 장난치다가 자지로 쑤셔주기를 반복했다.

볼개그를 물고 있던 탓에 바닥은 내 침으로 웅덩이가 졌고, 내 볼이 침으로 엉망이 돼 있었다.

으읍!!...

조금 시간이 지나자 그도 슬슬 재미가 붙었는지  보지와 항문에 진동 딜도를 박아놓고 방치하는 등의 플레이를 했다. 가슴과 클리토리스에 달려있는 피어싱에도 추처럼 로터를 매달아 당겨지게 만들었고, 그러면서도 피어싱으로 전해지는 진동이 나를 쾌감으로 몰아세웠다.

흐으읍....

그가 주는 쾌감에 흠뻑 취한 채로 몇 시간을 지낸 뒤였다.

“이제 돌아가지 않아도 돼?”

이두승이 내 볼개그를 풀어주더니 물었다.

“하아....하아....괜찮아....계속해....밤새 가지고 놀아줘....”

나는 계속 신음소리를 내면서 구멍들에 박혀 있는 딜도들을 느꼈다.

“뭐 그럼 어쩔 수 없지.”

그는 다시 내 입에 볼개그를 물리더니 밤새 날 가지고 놀았다.

다음날 아침 바닥에서 묶인 채로 눈을 떴다. 이 자식은 날 풀어주지도 않고 이대로 재웠다.

으읍....으읍....

 몸이 뻐근하고 아파서 견딜 수가 없었기 때문에 그를 깨우기 위해 안간힘을 써서 소리를 냈다.

“일찍 일어났네.”

한참이나 소리 지른 뒤에야 그가 부스스 일어나서 나를 풀어줬다.

“흐으....이러다 죽으면 어떡하려고 그래....”

나는 누운 채로 뻐근한 몸을 풀면서 말했다.

“안 죽었으니 됐지. 난 이제 학교 갈 건데, 너는?”

나도 일단은 학교에 가야 한다. 선태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 두려웠지만 어쩔 수 없다.

핸드폰을 보니 어제 저녁에 그로부터 연락이  있었지만, 저녁 이후로는 연락이 없었다.

으으....무섭게....

오히려 연락이 없는 게 나를 더 무섭게 만들었다. 얼마나 화가  있는 걸까.

설마 이 자식을 자극해서 나를  힘들게 하려는 게 마스터 생각인가? 치가 떨릴 지경이었다.

“뭐하는 거야?”

이두승이 가볍게 아침식사로 빵을 먹고 있다가 내 꼴을 보고 놀라며 말했다.

“흐응....묶여 있었더니 참을 수가 없어서....”

나는 그가 풀어줬지만 바닥에 여전히 누운 채로 보지를 만지작거리며 자위를 하고 있었다. 매일 아침을 선태가 박아주는 걸로 시작했기 때문에, 습관이  버린 건지 허전한 기분이 들었다.

이두승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내가 하는 꼴을 바라보면서 빵을 마저 먹더니, 나에게로 다가와서 보지를 박아줬다.

“어쩐지 여자친구랑 사귀는 느낌인데.”

이두승과 같이 학교로 걷고 있을 때 그가 말했다.

“끔찍하니까 그런 말 하지 마.”

특히나 이 자식한테 그런 말을 듣는 건 다른 놈들보다  역겨웠다. 여자를 실험체로밖에  보는 자식.

“당장 아침까지만 해도 그렇게 좋아했으면서  그래?”

“....그건 내가 원해서 그러는 게 아니야.”

그렇게 말하기는 했지만, 이제 남자들이 나를 그렇게 만들어 버린 건지 내가 정말 남자들에게 사용되기를 바라고 있는 건지  수가 없게 돼 버렸다.

분명한  이 자식의 어설픈 자지로도 일단 박히기만 하면 정신 못 차릴 정도로 기분이 좋다는 것뿐.

“하아....”

“왜 그래?”

내가 한숨을 길게 내쉬자 이두승이 물었다.

“여기서 헤어지자, 괜히 너랑 같이 있었다가 선태나 다른 1학년한테 들키면 곤란해지니까.”

그러자 이두승이 충분히 납득했다는 표정으로 뒤도 안 돌아보고 멀리  버렸다.

저런 자식이 사귀네 어쩌네 운운하다니.

그보다 선태를 만나면 뭐라고 둘러대야 하지. 학교에서 안 만나더라도 집으로는 돌아가야 한다. 계속 이두승네 방에서 지낼 수는 없으니.

다행인지 오늘 선태가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이두승이 다른 1학년들이 말하는 걸 들었다고 내게 몰래 말해줬다.

설마 내 방에서 계속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니겠지?

나는 그 자식이 내 방에서 뭔가를 꾸미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지난번 동기들을 전부 납치해버렸을 때처럼, 심상치 않은 짓을 꾸미고 있을지도 모른다.

후우....

나는 수업이 끝난  내 방 문에 손을 댄 채로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 문을 열면 그 자식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나에게 가할 사악한 체벌을 마련해둔 채로,

끼이익...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아무도 없었다.

어디 갔지?

하지만 나는 안심할 수가 없었고, 금방이라도 그가 돌아올 거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에 스스로 알몸이  채로 침대 위에서 기다렸다.

하지만 그는 오지 않았다. 밤새 두려워서 밤도 제대로   없었지만 다음날 아침 눈을  때까지도 아무 일 없었다.

그가 사라졌다?

나는 이런 일을 한 번 겪은 적이 있다.

고기흥 때.

그리고 마스터가 처리할 거라고 했지.

나는 작년 나에게서 노예 선언을 받아갔던 강한철을 떠올렸다. 나중에 듣기로 그는 헤비 가드과 4학년이라고 했다.

그때 그가 바빠서 나와 쉽게 만나지 못할 거라고는 했었지만 그 날 이후로 한 번도 얼굴을 보지 못했다.

그는 마스터와 연결이 돼 있었다.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고기흥을 죽이고도 아무 문제없이 지낸 것 같았다.

 다시 강한철을 이용해 고선태를 죽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섬뜩한 기분이 됐다.

마스터는 사람 목숨을 벌레 목숨처럼 생각하는 듯했다.

그런 걸 생각해보면 굳이 어플의 능력으로  몸을 조작하지 않더라도, 내 주변 사람을 이용해서  죽이는 것도 손쉽게 할  있으리란 생각이 들어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혹시 이미 그러고 있는 건 아닐까.

이미 강한철과 마스터가 연결이 돼 있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강해 보이던 강한철이 마스터의 지시를 듣고 있는 걸 생각해보면,

그런 식으로 마스터와 연결이 돼 있는 사람이  없으리란 법이 없다.

설마 유미도?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유미였다.

지금이야 친하게 지내지만 첫 만남이 너무 어색했다.

이상할 정도로 나에게 집착했고, 생판 처음 만나는 나를 위해 이것저것 해주려고 했다. 단순히 유쾌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버리기에는 그녀 자신의 동기들과는 친하지 않았다.

그 외에도 의심이 가는 사람은 많았다. 처음으로 나를 범해버렸던 도찬호나, 나를 정신적으로 개조해놓은 병과장, 뜬금없이 사귀자고 달려들었던 고선태, 얼마 전 갑자기 찾아왔던 민규와 호수도 의심이 갔고, 어제 이두승에게 가라고 마스터가 말했던 걸 생각해보면, 이두승도 의심이 갔다.

하나씩  따져보니 믿을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모두 마스터와 연결이 돼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이불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두려울 정도로 아무 것도  수가 없었다.

히익....

나는 학교로 가는 길에 지나치는 모든 사람들의 눈치를 보게 됐고, 어쩌다 시선이라도 마주치면 소스라치게 놀라며 소름이 돋았다.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유미만큼은 마스터와 연결이 돼 있으면 안 됐다.

지난번 타이탄 작전 때 내가 그녀에게 했던 말들, 그것들이 마스터에게 들어갔을지도 모른다.

그녀를 만나 확인해 보고 싶으면서도, 그녀가 가진 진실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 찾아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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