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8화 〉58화
나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사람이 없는 건물에 들어가서 가슴을 만지작거렸다. 평소에는 가슴에 한 번만 약을 넣고 말았었는데,
모유가 나오는 걸 확인하더니 두 번씩 약을 더 넣어 버렸다. 그래서인지 가슴이 단단하게 뭉친 느낌이 들었고, 이게 젖이 나오려는 징조일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에 휩싸였다.
가슴을 주무를수록 약효가 더 빨리 돌고 유선이 더 자극될 거 같아서 만지고 싶지 않았지만, 가슴이 점점 뻐근해지다가 고통스러울 지경까지 됐기 때문에 중간중간마다 마사지를 해서 풀어줘야만 했다.
으윽....
아직은 모유가 많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어쩌다 한 방울씩 송글송글 맺힐 때마다 엄청난 자괴감에 휩싸였다.
이제 보지와 항문에 탄력 크림은 바를 만큼 발랐으니 이두승과 상종하지 않기로 했다.
“선배 늦었네요.”
“으응....”
방에는 어김없이 선태가 와 있었다. 그는 자기 방에는 거의 가지 않고 내 방에서 살다시피 했다.
그는 이미 알몸인 채로 이불 안에 들어가 있었고, 나도 자연스럽게 샤워를 한 뒤 그의 품 안에 안겼다.
흐응....응....
오늘은 그가 내 가슴을 만지작거리는 게 다행이었다.
“선배, 제가 친구들한테 이상한 말을 들었는데요. 2학년 선배들 사이에서 유명한 여자가 있나 봐요? 우리과에 선배 말고 다른 여자가 있어요?”
“으응? 나는 모르겠는데? 무슨 이야기야?”
나는 시치미를 떼면서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설마 눈치 챈 걸까.
“흐음...그래요? 그럼 됐어요.”
그는 별 일 아니라는 눈치로 다시 내게서 신경을 껐고, 나는 조심스럽게 안도했다.
새학기가 시작하면서 다시 게이트 작전이 학생들에게 떨어졌다. 그리고 나는 예전처럼 습관적으로 작전 참여 신청을 걸었다가 문득 선태가 떠올랐다.
혹시 작전에 참여도 못하게 하는 건 아닐까.
“괜찮아요 선배, 오히려 열심히 해주는 쪽이 좋아요.”
“무슨 의미야?”
“선배가 가진 그 노예 본능은 선배의 뛰어난 실력에서 나오는 거니까, 뛰어난 자기실현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게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이죠. 선배의 헌터로서 성취가 높아질수록 저와의 관계도 깊어질 거라는 거죠.”
“....뭐, 어쨌든 고마워.”
근거가 있는 개소린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다행히 게이트 작전을 다시 뛰면서 코어들을 조금씩 모을 수 있었다.
게다가 학생부 지휘관이 그동안 수많은 학생들이 다치는 걸 보고, 내가 활약하는 걸 봤기 때문인지 적당히 내가 코어를 가져가는 걸 눈감아주기도 했다.
염파 타입 코어도 꽤 모았네.
그리고 다시 6층의 그 방으로 돌아와서 묶인 채로 남자들을 상대할 때였다.
“요즘 왜 안 와?”
이두승이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나타난 것이다. 나는 바짝 긴장했지만 목줄을 하고 팔을 묶여 있는 상태라서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설마 여기까지 주사기를 가져온 건 아니겠지.
여기는 다른 동기들도 있다. 여기서까지 그런 변태짓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의 집에만 가지 않으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다행이도 모유가 나왔던 첫날밤이 지나자 다음날에는 감쪽같이 그쳐 있었다. 가슴이 단단하게 뭉치던 것도 다음날에는 풀어져서 평소처럼 돌아가 있었다.
하지만 주사를 더 맞으면 그가 말했던 대로 모유가 나오는 체질이 돼 버릴 거 같아서 그를 다시 만나는 게 두려웠다.
“안 돼....이제 그만해....”
나는 그에게만 들릴 정도로 속삭였고, 그는 평범하게 자지로 내 항문을 찌르기만 할 뿐이었다.
“걱정 마, 그럴 줄 알고 그때 약을 많이 넣어놨으니까. 이미 유선은 다 개발이 끝나 있을 거야. 그걸 터뜨릴 계기만 있으면 되지.”
“안 돼....하지 마....”
“글쎄, 일단 생각은 해 보고. 대신 다시 내 방으로 와.”
그리고 그날 저녁 두 번 다시 돌아오고 싶지 않던 이두승의 방으로 갔다.
그는 모유 개발은 잠시 멈춰주는 대신 다른 걸 하기로 했다.
흐으윽....하윽....
나는 오랜만에 금속 막대기에 요도를 유린당하면서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이야, 이쪽도 이미 개발을 해놨어? 잘 느끼는 거 같은데.”
오랜만에 당하는 거였기 때문에 처음에는 잠깐 고통이 느껴졌지만, 내 몸은 이내 예전의 기억을 되찾아서 쉽게 쾌락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그리고 그는 다시 탄력크림을 발라주기 시작했는데, 나는 이제 그 크림도 싫었다.
이미 크림으로 인해 보지와 항문이 상당히 좁아져 있었는데, 처녀이던 시절의 그것보다 더 탄탄하게 좁아져 버렸기 때문이다.
덕분에 크림이 발라지기 전쯤에는 거의 잊고 있었던 구멍이 억지로 벌려지는 고통을, 다시 새롭게 겪는 중이었다.
물론 그 고통마저도 지금은 쾌감으로 느껴졌기 때문에 나쁘지는 않았다. 다만 지금이 딱 적당했기 때문에 더 좁아지는 게 싫을 뿐이었다.
그런데 크림이 그냥 보지와 항문에만 발라지는 게 아니라 요도에도 발라졌다. 금속 막대에 발라서 안쪽까지 꼼꼼하게 바르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면 오줌 쌀 때나 사정할 때도 더 기분 좋을 거야.”
“그러지 마....”
씨발 오줌 쌀 때도 쾌감을 받는다니....그건 아니잖아....
그리고 그는 탄력 크림 말고도 다른 약을 내 클리토리스와 젖꼭지에 바르기 시작했다.
으으읏!!
그러자 평소 그곳을 애무당할 때보다 훨씬 민감하게 느껴지고 강렬한 자극이 느껴졌다.
“박피 크림이야, 피부를 살짝 벗겨서 더 예민하게 만들어 줄 거야. 피어싱 때문에 클리토리스도 조금 무뎌졌을 텐데, 내가 좀 벗겨줄게.”
“아, 아니야! 하읏!....너무 예민해지면 힘들어....히야앗!!”
나는 평소보다 더 심하게 꿈틀거리면서 그의 손길을 피하려고 했지만, 그는 술래잡기를 하듯 내 젖꼭지와 클리토리스의 표면을 벗겨 나갔다.
하아...하아....
결국 그가 약을 충분히 발라서 젖꼭지와 클리토리스는 물론이고, 보지 안쪽까지 박피 크림을 발라서 이전보다 훨씬 예민하게 만들어버린 상태로 끝이 났다.
마치 피부가 살짝 벗겨진 상처를 입은 것처럼, 그의 손가락이 닿을 때마다 살살 따끔따끔한 감촉이 느껴지면서 속살을 만져지는 듯한 자극을 받았다.
으으...이 미친 새끼....
결국 그의 방에서 나올 때는 브라에 젖꼭지가 스치는 것도 고통스러울 정도라서 가슴을 잡고 걸어야 할 지경이었다.
그리고 마음 한켠에는 작년 나한테 약을 먹였다가 처분당한 한 살 위 선배 때처럼 이두승도 마스터가 처분해버릴까봐 걱정했었는데 그러지는 않았다.
그가 말한 쓰면 안 되는 약이란 마약이나 수면제 같은 걸 말하는 듯했다.
그러니까 내 몸을 개발하는 이유라면 약도 써도 된단 말이지.
나는 긴 한숨이 나왔다.
어디까지 떨어지는 걸까. 이미 인간 이하인 거 같은데.
그리고 한층 예민해진 몸에 남자들이 더 흥분하면서 달려들 걸 생각하니 오스스 소름이 돋으면서도, 내일 새로운 느낌으로 당할 돌림빵에 대한 기대로 보지가 촉촉하게 젖어왔다.
며칠 뒤 나는 오랜만에 병과장실에 왔다. 그리운 곳이다. 이전의 병과장이 사라진 뒤로 처음 왔다.
새 병과장은 헤비 캐논이 주는 이미지에 걸맞은 딱딱해 보이는 남자였다.
“이전 송교수님께서 한솜양에게 타이탄 작전을 몰아주라는 메모를 남겨두셨는데, 이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있나?”
나를 완전히 잊어버리고 가신 게 아니었구나라는 안도감이 살짝 들었다.
“몰아주는 건 아니고,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 한 우선권을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흐음....”
그는 탐탁지 않다는 표정으로 어떤 서류를 바라보다가, 한참 뒤 입을 열었다.
“옆에 있는 T도시에서 지원 요청이 왔네. 타이탄급 몬스터가 며칠 뒤 출현 예정으로 잡혔다는데, 지원을 갈 생각이 있나?”
“물론입니다.”
“....그래. 내일 T도시로 가는 학교 버스를 타고 이동해. 그곳의 방위군 학생부 지휘관에게로 가면 돼.”
“네 감사합니다.”
나는 인사를 꾸벅 하고 병과장실을 나온 뒤, 조금 걷다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오두방정을 떨면서 ‘예쓰’ 연신 소리를 질렀다.
선태는 내가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걸 굉장히 불안해했지만, 본인의 학교생활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흐음....여자였군.”
T도시 학생부 지휘관은 영 못마땅하다는 눈치였다. T도시 방위군 지휘부에 있는 그의 방에 들어설 때부터 미덥잖다는 눈치를 계속 보냈고, 마치 자신이 뭔가를 놓치기라도 한 것처럼 서류를 계속 살폈다.
“지난번 장수풍뎅이 타이탄급을 혼자서 제압한 학생이 있다던데.”
“접니다.”
그는 끝까지 인정하고 싶지 않은 눈치였다. 표정관리도 안 하는 이놈을 보니 우리 도시 학생부 지휘관은 양반으로 보였다.
“그래, 작전에서 확인해 보면 되겠지.”
그는 내가 묵을 숙소를 가르쳐준 다음 별 말 없이 나를 내보냈다. 하지만 내가 나와서 문을 닫자마자 그가 어딘가로 전화해서 소리 지르는 게 들렸고, 호기심에 잠깐 들어보자 뭔가 잘못됐다며 다른 도시로 빨리 지원 요청을 하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는 끝까지 날 믿지 않았다.
상관없다. 어차피 이번 한 번 보고 말 테니, 저 놈 태도를 보니 다음번에는 지원 요청을 하지 않을 것 같았다.
게이트 예상 시점은 내일 오전이었다.
할 게 없네.
정말 오랜만에 누리는 평화였다. 내 방에 아무도 없고, 범해질 걱정 없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게 얼마만인지,
하지만 그것도 한두 시간이고, 계속 침대에서만 누워서 뒹굴거리다 보니 지루해졌다.
그러고 보니 요즘은 제대로 된 훈련도 안 했었지.
나는 가볍게 몸이라도 풀어둘 생각으로 사격장을 찾아 다녔다.
사실 지난번 타이탄 때는 요행이나 다름없었다. 뒤에서 충전을 도와주는 서포터와, 앞에서 필사적으로 막아주는 지휘관급 가드가 있었기에 망정이지, 혼자 제압했다는 말은 과장이 심했다.
기자들은 부풀리길 좋아하니까.
이번에는 정말로 나 스스로 해결해야 할지도 모른다. 방위군이 공조를 해주긴 하겠지만 나는 타지사람이니까, 지난번처럼 목숨 걸고 나를 도와주지는 않을 것이다.
쾅!....쾅!....
나는 간단하게 헤비 캐논 사격장에서 표적지들을 박살내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아직 여전했다. 그게 한편으로는 다행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성장이 멈췄다는 말이니까.
그리고 소검술 능력과 소총술 능력도 테스트를 해봐야했다. 내가 가진 모든 걸 총동원해야 할 것이다.
예상대로라면 소검술이 지금쯤 S급으로 올라가 있었어야 할 텐데, 아직 둘 다 A급에 멈춰 있다.
“이야, 대단하네요.”
언제부터 보고 있었는지 소총 사격을 끝내고 무기 점검을 하고 있을 때 출입구 쪽에서 한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J도시의 영웅이라던데 역시 경쾌하네요.”
그가 내게 다가와서 악수를 건넸다.
“내일 작전에 같이 참여할 가드 이민도예요. 잘 부탁해요.”
“영웅까지는 아니에요.”
나는 어쩐지 쑥스러웠다.
“그때 영상 봤어요. 방위군에도 초플레 쓸 수 있는 사람이 흔치 않은데 학생인데도 벌써 그만한 걸 쓰다니 대단하시네요.”
나는 그의 입에서 영상이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흠칫 놀라며 몸이 얼어붙었다가 안도했다.
“그러면 그것도 봤을 텐데요? 나랑 같이 있던 가드가 부상당하는 거.”
“가드들한테는 일상이죠.”
그는 여전히 웃어 보이면서 대답했다.
그는 잘 웃는 얼굴처럼 성격도 붙임성 좋고 유쾌했다. 내가 장비와 실력 점검이 끝날 때까지 옆에서 기다리고 있더니, 그동안 다른 팀원들까지 불러서 본부 안에 있는 카페테리아로 갔다.
이번에는 팀원이 여섯 명이나 됐다. T도시에서는 안정성을 중요시하다보니 분대원 숫자를 넉넉하게 쓰는 방침이었고, 굳이 분대원 숫자가 많지 않아도 되는 화력 분대에도 서포터를 세 명이나 붙여서 운용했다.
가드도 이민도 외에 한 명이 더 있었다. 여섯 명이나 되는 분대에 공격 가능한 인원은 꼴랑 나 하나뿐인 것이다.
“이번에는 이미르급이래요.”
방위군은 어느 정도 크기 이상인 몬스터들을 모두 타이탄이라고 규정해 버리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는지, 한 등급을 더 만들었다.
일단은 타이탄으로 분류는 하지만, 그 안에서도 일반 타이탄과, 더 상위 등급인 이미르급 타이탄으로 나눴는데,
지난번 내가 죽였던 장수풍뎅이가 이미르급에 해당했다.
다른 도시에서 타이탄을 제압한 적이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터무니없이 강하다고 느꼈던 게 격이 다른 놈이라서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미르급으로 예측되면 미리 도시들끼리 공조해서 지원을 해주기로 했다.
새로운 게이트가 열리기 시작한 지 일 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조금씩 대응이 발전해가고 있었다. 역시 인간이란 대단하다.
“그럼 과충전 초플레를 직접 볼 수 있는 거야?”
여자 서포터 하나가 눈을 반짝거리며 부담스러운 시선으로 날 바라봤다.
“그렇게 막 쓸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그때는 어쩔 수 없었어요. 가급적이면 안 쓰고 끝내려구요.”
“그건 좀 아쉬운데.”
“충전하는 중간에 폭발해서 다 같이 죽을지도 몰라요.”
나는 민망해하면서 대답했다.
“하지만 적당히 해서 이미르급을 잡을 수 있을까.”
이민도가 느긋한 목소리로 말했고, 모두가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무기는 초플레만 있는 건 아니니까요. 당시에는 다급해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뿐.”
그런 식으로 내일 있을 작전에 대한 잡담과, 그냥 평범한 일상에 대한 잡담을 하면서 밤까지 시간을 보냈다.
휴우....
그리고 가볍게 취한 상태로 방으로 돌아와서 침대에 누웠다. 생각보다 빡빡하진 않구나.
나는 방위군이라고 해서 규율에 엄격하게 통제받고 딱딱한 사람들로 가득할 줄 알았지만 예상외로 유쾌한 사람들인 거 같았다.
물론 이쪽이나 내 쪽이나 지휘관들은 삐딱한 거 같지만 말이다.
다음날 아침 일찍 점호를 하고 작전 지시를 받고 작전 지역으로 이동할 때는 과연 군대답다는 인상을 받았고,
게이트 출현 지점을 넓게 감싼 화력 부대의 가장 중요한 중앙에 내 분대가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