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화 〉50화
으읏....간지러워....
모든 수업이 끝나고 유미와 팥빙수마저 먹은 뒤, 혼자 집으로 돌아오면서 몰래 가슴이나 사타구니를 손으로 긁었다. 피어싱 때문에 관통 당한 곳들이 하루 종일 가렵고 신경 쓰였다.
주변 눈치를 보며 몰래 살살 비비면서 집으로 돌아오자, 선태가 이미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선배, 이거 너무 불편하네요. 예비키 있죠? 하나 저 주세요.”
“예비키 없어....”
하나 있긴 하지만 이 자식에게 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요? 그럼 어쩔 수 없이 친구를 불러서 복사해야겠네요. 그 피어싱도 전에 만났던 그 친구가 만들어 준 거거든요.”
“아, 아니야. 찾아볼게. 어딘가에 있을지도 몰라.”
나는 지난번 지독하게 당했던 걸 떠올리며 화들짝 놀랐다. 그 놈들이 또 여길 찾아오면 무슨 짓을 당할지 모른다.
차라리 이 놈 하나한테 당하는 게 낫지...
도망칠 생각조차 들질 않았다.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그는 나를 알몸으로 만든 뒤, 자신의 작품들이 잘 달려 있는지를 확인했다.
“흐읏....아파....”
“걱정 말아요 선배, 금방 나을 거예요.”
그가 부드러운 손길로 상처에 연고까지 발라주며 말했다.
“선배네들은 엠티 취소됐다면서요? 다행이에요. 선배를 그 무식한 남자들 사이에 맡겨두고 싶지 않으니, 집에서 상처나 잘 관리하고 계세요.”
다른 학년은 모두 엠티가 취소됐지만, 1학년들이 가는 방위군 본부 현장 답사는 취소되지 않았다.
말이 현장 답사지 사실상 엠티나 다름없는 행사였다.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는 건데, 저 없는 동안 피어싱 빼두시면 안 돼요. 그러면 상처가 아물면서 구멍이 막혀 버리니까. 그럼 어쩔 수 없이 덜 아문 상태에서 다시 뚫어야 돼요.”
으윽....
나는 그의 말만 들었는데도 소름이 돋을 정도로 고통을 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꼬박꼬박 존댓말을 사용했지만 도찬호와는 다른 위압감을 주었다. 마치 나를 완전히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제어하고 있다는 확신에 찬 말투였다.
도찬호나 2학년 선배 등등의 남자들은 나를 제어하기 위해 위협하고, 의심하고, 내가 굴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해했지만,
선태는 그런 걸 보이지 않았다. 아주 오래 전부터 나를 알고 있었고, 오래 전부터 내가 그의 소유였던 것처럼 자기 좋을 대로 말하고 내 몸을 만졌다.
“자, 다리 벌려보세요.”
내가 일어서서 다리를 벌리자, 그가 또 내 사타구니에 얼굴을 들이밀었고, 내가 주춤거리며 허리를 뒤로 빼려고 하자 그가 잡아 버렸다.
으윽....부끄럽게....
그는 내 보지 균열에 코를 처박고는 스읍 하고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여전히 지저분하고 음탕한 냄새가 나네요 선배.”
“으윽....안 씻었으니까 그러지....당연한 거야....”
“아니에요, 다른 여자들보다 훨씬 지독해요.”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나는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그는 계속 킁킁거리면서 내 사타구니 냄새를 맡았다.
더러운 새끼.
“으으윽....아파....조심해....”
그의 손가락이 보지 안으로 들어오자, 클리토리스에 난 상처가 당겨지며 통증이 올라왔다.
“그것도 느껴보세요, 두 번 다시 못 느낄 진귀한 쾌감이니까.”
그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처럼 클리토리스가 자극 받도록 일부러 보지를 쭉쭉 벌려댔다.
그가 부드럽게 보지 구멍을 풀면서, 클리토리스의 통증도 강약을 조절하며 컨트롤하자, 찌릿하고 따끔따끔한 통증이 조금씩 쾌감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선배, 이 고통을 내가 만들어줬다는 걸 잊지 말아요.”
“안 잊어....”
그의 비위를 맞춰주기 위해 대답하긴 했지만, 그가 만들어둔 피어싱 자국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그와 헤어진 뒤 구멍이 아문다 해도 머릿속에서는 지워지지 않겠지.
“좋아요. 이제 올라갈까요?”
“으응? 뭐?”
그는 내 보지를 실컷 가지고 놀더니, 내가 그의 손가락에 완전히 취해서 허리를 꼬물거리면서 느끼자 내 손목을 잡고 바깥으로 끌었다.
“잠깐만! 나 옷 입어야지!”
“필요 없어요 선배.”
아, 안 돼. 누군가 보면 어떡하지.
나는 어떻게든 저항해보려고 했지만 그는 나를 강제로 끌어서 빌라 옥상에까지 올라와 버렸다.
“선배, 여기 서세요.”
나는 옥상에 올라오자마자 몸을 가리고 주저앉아 버렸다. 아직 서늘한 공기가 온 몸을 스치고 지나가기도 했지만, 이제 막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이라서 주변이 밝았기 때문이다.
“아악!....”
내가 웅크린 채로 일어나려고 하지 않자, 그가 내 오른쪽 젖꼭지를 잡아서 들어 올렸다.
“아, 아파! 그만!....”
나는 어쩔 수 없이 끌어올려졌고, 젖꼭지를 수십 개의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부끄러워하지 말아요 선배, 이렇게 멋진 몸이잖아요.”
그리고 강제로 내가 난간을 짚고 서게 만들었다.
나는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주변을 둘러봤고, 아무도 못 보고 있기를 기도했다.
“잠깐만! 여기서?”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자신의 바지도 내리더니 뒤에서 내 보지에 자지를 밀어 넣은 것이었다.
“방에서 하자....내가 뭘 잘못한 거야....”
나는 울상이 됐지만 그의 품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는 내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한 손으로는 허리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젖꼭지를 살살 문지르면서 통증을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선배, 선배는 잘못한 게 없어요. 잘못한 게 있으면 제가 말씀드릴게요. 선배는 생각할 필요 없어요. 제가 다 해드릴 테니까 제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돼요.”
“적어도 방에서 하자....누군가가 찍고 있을지도 몰라....”
“그럼 다행이죠. 다른 사람들이 선배가 제 거라는 걸 알게 될 테니.”
미쳤다.
이 자식은 그 누구보다 미쳐있다.
그의 말투를 계속 듣다보니 누군가와 닮았다는 느낌을 받았었고, 그게 병과장을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이제는 달랐다.
선태는 자신의 입맛에 맞게 나를 조련하고 있다. 마치 개처럼.
도찬호와 선생님이 나를 가지고 놀 때는 그 중심에 본인들이 있었다. 본인들의 성욕 해소가 중심이었고, 본인들의 감정이 중심이었다. 그걸 내가 받아들이길 바라는 수준이었고.
하지만 이놈은 다르다. 이놈의 말과 행동의 중심에는 내가 있었다. 내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내가 어떤 식으로 그를 받아들여야 하는지, 나의 교정에 중심을 두었다.
“좋아요 선배, 좀 더 느껴보세요.”
그는 내가 그의 몸에 더 달라붙고, 그가 주는 쾌감에 흠뻑 취할 때까지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나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날 봐버렸을 것이고, 닫힌 창문들 속에서 낄낄대며 내 꼴을 보고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에 쾌감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몸은 내 불안과 별개로, 그가 상처에 주는 찌릿한 통증들과, 그의 큰 자지로 쑤셔주는 쾌감에 흠뻑 절어서 몸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고, 허벅지와 아랫배가 파르르 경련하고 있었다.
“선배가 가는 모습 사람들에게 보여주세요.”
그는 마치 건너편 어딘가에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내 고개를 잡아들어서 숙이지 못하게 했다. 내 얼굴은 이미 계속 올라오는 절정으로 완전히 흐트러져 있었고, 의식해서 제정신을 찾아보려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이제 자세를 바꿔볼까요.”
그는 나에게 무릎을 꿇게 한 뒤 가슴으로 그의 자지에 파이즈리 하도록 시켰다. 차라리 이렇게 하니 난간에 가려서 약간이나마 안정이 됐다.
으읏....따가워....
하지만 나 스스로 가슴을 비비면서 구멍 뚫린 젖꼭지의 상처를 자극하는 일은 그냥 파이즈리를 할 때보다 훨씬 큰 자괴감을 불러왔다.
그는 비어 있는 손을 내 입에 넣고 혀를 잡아 뺐다. 그가 혀를 잡고 계속 당기고 있자, 잠시 뒤 침이 줄줄 흘러서 내 가슴과 그의 자지에 뚝뚝 떨어졌지만, 그는 놔주지 않았다.
“선배 가슴은 크고 예쁜데 제대로 쓸 줄은 모르네요. 사과하세요.”
“으응? 뭘 사과해?”
“쓸데없이 가슴만 커서 죄송하다고 사과하세요.”
“....쓸데없이 가슴만 커서 죄송합니다....”
“자기 몸에 무지해서 죄송하다고.”
“제 몸에 무지해서 죄송합니다....”
“남자 하나 만족시킬 줄 모른다고.”
“....남자 하나 만족시킬 줄 몰라서 죄송합니다....”
“됐어요. 다시 일어나세요. 차라리 똥구멍이 선배 입보다 낫겠네요.”
으윽....
그리고는 다시 난간을 잡고 일어섰는데, 그가 어린애들 소변을 누게 하듯 무릎을 어깨까지 올려서 잡아 버렸다.
“으윽! 자, 잠깐만!”
나는 당황해서 얼굴을 가렸다가, 가슴과 보지를 가리며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선배 손 치우세요. 모두에게 보여줘야죠.”
그의 자지는 이미 내 항문을 꿰뚫고 들어와 있었다.
이 꼴을 남들에게 보여줄 수는 없다.
나는 고개를 저었고, 그는 그 상태로 나를 흔들면서 항문을 마구 쳐올리기 시작했다.
하읏.....으윽....
하지만 고통과 쾌감 때문에 얼굴이 뒤틀리고, 절정으로 입이 벌어졌기 때문에, 나는 몸을 가리고 있던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야 말았다. 알몸을 보이는 것보다 절정으로 풀어진 얼굴을 보여주는 게 더 수치스럽다.
흐으윽....으윽....
그리고 한참이나 그의 품에서 흔들린 뒤에야 정액을 받아낼 수가 있었다.
“선배, 그나마 똥구멍은 쓸 만하네요....”
“....똥구멍이라고 하지 마....”
정말 별 거 아닌데도, 어릴 때부터 자주 쓰던 단어인데도 그의 입에서 똥구멍이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이제 내려가요.”
겨우 방으로 돌아올 수 있었고, 그는 기어이 내 방 예비 열쇠를 받은 뒤 내일 여행 준비를 해야 한다며 바로 가 버렸다.
나는 비참한 심정으로 그가 주고 간 연고를 오랫동안 내려다봤다.
정말 나를 견디지 못하게 하는 굴욕은 지금부터였다.
씨발....씨발....
어제는 꾹 참을 수 있었던 눈물이, 지금은 참을 수 없게 줄줄 흐르고 있었다. 나는 화장실 거울 앞에 서서 그가 주고 간 연고를 젖꼭지와 클리토리스에 바르고 있다.
그가 돌아왔을 때 내가 그의 말을 잘 들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하는 이 행동이, 아주 사소한 것인데도 범해지는 것 이상의 굴욕감을 내게 줬다.
게다가 어쩐지 어제 내 모습이 학교에 퍼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학교로 가는 길을 견딜 수 없이 무겁게 만들었다.
<그 녀석 꽤 하잖아. ㅋㅋㅋ>
학교로 가는 길에 마스터가 말을 걸어왔다.
전에 도찬호를 대신할 남자를 찾아준다고 했었지. 혹시 선태가 그 남자인 걸까.
“마스터가 찾아온 놈이야?”
<아니, 그런 놈인 줄 알았으면 진작 엮어줬겠지, 학교에서는 정체를 꽁꽁 숨기고 있더라구 ㅋㅋㅋ>
일단은 마스터도 우리과 학생 중 한 명인 건 알겠다. 아니면 병과장을 비롯한 교수 중 한 명이거나.
<하지만 맺어지자마자 며칠이나 떨어져야 한다니 너무 슬프겠다.>
“헛소리 하지 마. 겨우 쉴 수 있게 됐어.”
도찬호가 죽은 뒤로 민규와 호수도 내게 접근하지 않으려고 했으니, 선태가 잠깐 자리를 비운 며칠이 겨우 숨을 돌릴 수 있는 귀한 휴식이었다.
“어, 한솜아, 너 1학년 선태랑 사귄다며?”
실습실에 들어가자마자 문 근처에 있던 동기 하나가 놀라며 내게 물었다. 그러자 다른 동기들의 시선도 모두 내게 쏟아졌다.
도찬호와 사귄다고 했을 때의 그런 축하담긴 눈빛이 아니었다. 마치 혐오스러운 벌레를 보는 듯한 눈빛.
“뭐, 누구랑 사귀든 그건 너 자유지만. 찬호가 죽은 지 일주일밖에 안 됐는데 바로 후배랑 사귀는 건 좀 그러네.”
뭐야 너희들,
언제부터 그렇게 순정파였다고 날 그렇게 바라보는 거야.
모두가 나를 벌레로 보는 듯한, 후배랑 사귀기 위해 찬호를 죽였다는 듯한 그 눈빛들을 견딜 수가 없어서 나는 당황한 채로 실습실 밖으로 뛰쳐나와 버렸다.
“무슨 일이니 한솜아?”
나는 곧바로 교수 연구동으로 달려와서 선생님의 방문을 노크도 없이 벌컥 열어 젖혔다. 다행히 그는 자리에 있었고, 나는 문을 잠근 채로 훌러덩 옷을 벗어 던졌다.
“선생님....저 못 견디겠어요....”
나는 어리둥절해 하는 그의 바지를 억지로 벗기고 그의 자지를 입에 물었다.
잊어버리자.
나한테는 선생님이 있으니까, 동기들 따위 잊어버리자.
나는 그 어느 때보다 정성스럽게 그의 자지를 빨아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