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화 〉17화 1학년 2학기
남은 방학 기간은 특별한 일 없이 지나갔다. 내가 몰래 도망쳐 버린 것 때문에 도찬호 패거리로부터 연락이 올 줄 알았지만, 잊어버린 건지 용서해준 건지 아무 연락이 없었다.
훈련자놈도 해수욕장 엠티 이후로는 특별히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그래서 조금 쉬면서 완력과 지구력 트레이닝을 좀 할 수 있었고, 여대생 평균만큼까지는 아니어도 중고등학생 수준까지는 끌어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걱정되는 게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개발 레벨]
[가슴 : 2/9], [유두 : 2/9], [보지 : 1/9], [음핵 : 1/9], [항문 : 0/9], [요도 : 0/9]
[복종도 : 남 1/9 여 0/9], [노출증 레벨 : 0/9]
다름 아니라 해수욕장에서 그렇게 당하고 나니, 남자에 대한 복종도가 1레벨 올라버린 것이다.
이게 게임처럼 레벨이 오르면 내 몸이 변하는 게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반대로 내 변화를 수치로 표현해주는 것일 뿐, 다시 말해, 내 마음 속에 남자에 대한 공포와, 복종심이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2학기 개강일이 됐다.
<첫 날은 산뜻하게 등장해야겠지? ㅋㅋㅋ>
또 다시 내가 입어야 할 옷을 지시했다.
상의는 내 큰 가슴이 잔뜩 부각될 쫄티에, 하의는 실내에서 계속 입게 시켰던 짧은 돌핀 팬츠였다.
“이 꼴을 하고 학교에 가라고?”
게다가 팬티는 지난번 수영복보다 더 심한, 속이 비치는 실크 G스트링을 입혔다.
<돌핀 팬츠 위로 속옷 라인이 보이면 꼴불견이니까.>
“씨발 그게 안 보이는 게 더 심하잖아 새끼야.”
<정 그러면 입지 말든가. 난 상관없어. ㅋㅋㅋ>
“....”
나는 닥칠 수밖에 없었다.
이 새끼는 정말로 속옷을 안 입혀서 보낼 놈이었기 때문에 더 대들 수가 없었다.
나는 또 다시 민둥민둥해진 보지를 잠깐 쓰다듬었다. 벌써 대여섯 번 정도 레이저 제모를 한 것 같다. 이제는 털이 거의 나지 않았다.
사타구니의 털이 점점 사라져갈수록 우울한 감정이 생겨났다. 개발 레벨이니 복종도니 이런 추상적인 것들보다, 이 자식이 내 몸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게 가장 쉽게 체감 되는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잠자코 그 망측한 속옷이라도 챙겨 입었다. 하지만 입으나 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엉덩이는 전혀 가려지지 않았고, 보지 부분도 얇은 실크 소재라서 피부와 균열이 다 비쳐 보였다.
옷을 입은 뒤 거울에 비춰보니, 속옷 라인이 안 보이는 돌핀 팬츠가 이렇게나 야할 줄 몰랐다.
엉덩이 아랫살은 훤히 드러나 있고, 바지가 엉덩이에 찰싹 달라붙어 있어서 엉덩이 라인이 그대로 다 보였다.
다리 각도에 따라서는 허벅지 사이로 팬티를 뚫고 비치는 보지 균열까지 보였다.
씨발....존나 야하잖아....
뭔가 야릇한 기분이 들어서 거울에서 떨어졌다.
이 꼴을 하고 학교에 가는 동안, 지나치는 모든 남자들이 내 가슴 윤곽을 한 번 보고 내 엉덩이를 한 번씩 보는 걸 그대로 당해야 했다.
일일이 다 따질 수는 없는 노릇이니 그냥 그 시선조차 즐겨버리기로 했다.
“이야....한솜이 무슨 일이야....”
역시나 과방에 들어서자마자 동기들의 시선이 쏟아졌고, 이젠 불편해 하지도 않고 내 온 몸을 핥듯이 훑어봤다.
“지난번 수영복 때도 느낀 거지만 한솜이 몸매 장난이 아니야.”
“부럽냐? 너도 여자 되든가.”
“되고 싶은 건 아니고, 너 같은 여친이 생기면 좋겠네.”
예전 같았으면 이런 농담이 나오면 서로 게이냐고 조롱했었지만, 이젠 내가 남자였다는 사실이 완전히 지워져 버렸는지 다 같이 즐기며 낄낄댔다.
“그보다 너무 대담해진 거 아냐? 돌핀 팬츠를 입고 학교에 오는 건 처음 봤는데.”
“더운 걸 어떡해.”
나는 대충 둘러대며 소파에 풀썩 앉았다.
첫날이라서 대부분의 수업이 대충 실력 테스트를 해보는 걸로 끝날 것이다.
나는 약간 초조해졌다.
마음 속 구석에, 어쩌면 도찬호에게 밀릴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생겼다.
방학동안 완력 트레이닝을 하고, 헤비 캐논 무기 숙련도 트레이닝을 하면서 느낀 건데, 남자일 때보다 성장 속도가 느리다.
물론 영재 재능 때문에 보통 사람들보다는 성장속도가 빠른 게 맞지만, 원래 남자 유한솜일 때보다 훨씬 느리다는 거였다.
그래서 나는 제자리인데, 이놈들이 언젠가 나를 추월해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고, 방학이 끝날 때쯤에는 도찬호한테 어쩌면 추월당할지도 모르겠다는 초조함까지 생겼다.
이 자식들도 어쨌든 정식 헌터 지망생이고, 나를 범한다고 해서 연습까지 게을리 하는 놈들이 아니다.
응?
그러다 문득, 시선을 느껴서 앞쪽을 바라보니 정면에 앉아 있는 놈 시선이 남자처럼 다리를 벌리고 있던 내 바지 안쪽을 향하고 있다.
내가 그를 쳐다보자 화들짝 놀라며 시선을 돌렸다.
나는 조심스럽게 벌리고 있던 다리를 오므렸다.
씨발 보였나.....
치마를 입었을 때도 행동 하나하나가 불편했는데, 이 바지는 더 심했다. 어쩐지 몸가짐도 여자처럼 교정되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원래 내 차치였던 동기들의 시선을 빼앗아 버린 놈이 등장했다.
도찬호가 들어왔다.
그는 내가 했던 것과 달리, 동기들의 인사에 살갑게 반응해줬고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을 흘려줬다.
“와우! 뭐야 한솜이, 여대생들은 첫 번째 방학 보내고 나면 완전히 변신해서 온다더니, 엄청나잖아.”
그가 사양하지 않고 내 온 몸을 살펴보며 말했다.
“뭐야, 쟤야?”
도찬호는 혼자가 아니었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남자를 뒤에 달고 나타난 것이었다.
“네 선배, 쟤가 1학년 마스코트예요.”
씨발 내가 언제 그런 게 됐냐.
“예쁘긴 하네. 남친은?”
“아마 없을 걸요? 그치 한솜아?”
이 새끼들 당사자를 앞에 두고 지들끼리 평가하고 있다.
당연하지 새끼야.
라고 말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도찬호 앞에서는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으, 응....”
“와우 니들 반성해야 하는 거 아냐? 아직까지도 남친 안 만들어줬어?”
그러자 선배라는 사람이 놀라며 말했다.
“뭐 대신 나한테도 기회는 있다는 거네?”
그가 헤실헤실 웃으면서 내 앞으로 다가왔고, 악수하자는 듯이 손을 내밀었다.
“2학년 고기흥이야, 언제 밥이나 같이 먹자.”
“아, 네 선배.”
나는 가볍게 손을 내밀어서 그에게 맡겼다.
“자, 번호 좀 줘.”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내게 핸드폰을 내밀었다. 나는 잠깐 당황하면서 주변을 둘러봤다. 누군가 이 상황을 멈춰줬으면 좋겠다는 심정이 들었다.
하지만 남자들은 멍한 표정으로 이 꼴을 지켜볼 뿐이었다.
어쩔 수 없이 내 번호를 찍어줬고, 그는 후배들의 인사를 받으며 과방을 나갔다.
“잠깐 나 좀 보자.”
도찬호가 웃으면서 나를 불렀고, 나는 전혀 저항하지 못하고 그를 따라갔다.
그는 건물의 꼭대기층, 7층에서 옥상으로 넘어가는 중간 계단으로 날 데려왔다.
수업을 하거나 과방이 있는 등 학생들이 주로 활동하는 곳은 5층까지인 데다가, 옥상으로 가는 문이 항상 잠겨 있었기 때문에, 이곳은 하루 종일 한두 명 올까 말까 하는 음침한 곳이었다.
이미 5층에서 더 위로 올라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나는 잔뜩 겁을 먹기 시작했고, 몸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었다. 하지만 도저히 도망칠 용기가 나질 않았고, 뒤돌아보지도 않고 당당하게 앞서가는 그의 뒤를 뒤따랐다.
“왜 부른 거야?”
내가 잔뜩 움츠러든 채로 물었다.
“왜긴? 그동안 못 봤으니까 모닝떡이라도 칠까 해서 불렀지.”
으윽....
이제는 이런 말까지 서슴없이 하는구나.
하지만 나는 이런 그의 성희롱에도 제대로 대꾸할 수가 없었다. 이미 내 몸에는 남자들이 가한 폭력과 그들에 대한 공포심이 자리 잡아가고 있었다.
“그, 그게 무슨 헛소리야....”
“하지만 이쯤 되면 너도 즐기고 있는 거 아냐?”
뭐? 그게 무슨....
“휴학도 안 했고, 처음 펜션에서 강간당했을 때도 신고 안 했고, 니 집에서 그렇게 당했을 때도 신고 안 했잖아? 오늘도 그런 야한 옷을 잘도 입고 나왔고 말이야.”
으읏....확실히....그처럼 생각하는 게 무리도 아니다.
평범한 상황이라면 말이다.
“민규가 그러더라고, 어떤 여자들은 강제로 당하는 걸 즐기거나, 자기 알몸을 남들한테 보여주는 걸 즐기기도 한다고. 그리고 아마 한솜이 니가 그런 거일 거라고 하더라고.”
민규 그 새끼는 도대체 뭘 보고 다니는 걸까.
집게에 그렇게 집착하더니 이상한 거까지 도찬호한테 가르쳐 주고 자빠졌다.
“그, 그런 거 아니야. 사정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학교에 나오는 거뿐이야.”
“개성 때문에?”
“그렇다고 볼 수 있긴 하지....”
“흐음....하지만 민규가 좋은 걸 알려줬지, 테스트를 하는 법이라고 하더라구.”
그러더니 그가 내 상의를 걷어서 올려 버리고, 바지를 내렸다.
“무, 무슨 짓이야!”
내가 옷을 다시 추스르려고 하자 도찬호가 인상 쓰며 내 팔을 잡아 버렸다.
“가만히 있어.”
으윽.....
나는 울상이 된 채로 그가 하는 걸 내버려 뒀다.
그는 브라까지 올려서 맨가슴이 드러나게 했고, 팬티까지 허벅지에 걸쳐서 사실상 알몸이나 다름없는 상태로 만들어 버렸다.
“이렇게 해보면 알 수 있다니까, 조금만 기다려보지.”
그는 내 몸에 손대지 않고, 팔짱을 낀 채로 내 몸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으읏....
잠시 뒤 나는 어쩐지 젖꼭지가 간질간질하면서 발기됐고, 보지도 뜨거워지면서 애액이 나오는 게 느껴졌다.
혹시 누군가 지나가면 어떡하지...
나는 아래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힐끔힐끔 보면서 몸을 파르르 떨었다.
뚝....
“오오...진짜였네.”
다름 아니라 내 보지가 울음보라도 터진 것처럼 애액을 줄줄 흘리고 있었고, 기어이 방울져서 허벅지에 걸려 있던 팬티로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가 손가락으로 보지 균열을 열자, 뭉쳐 있던 애액이 물처럼 주르륵 흘러 내려서 팬티와 바지를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것 봐, 너 그....민규가 뭐라고 했는데 까먹었네. 아무튼 당하는 걸 좋아하는 거 맞다니까.”
그가 내 보지를 부드럽게 비비고, 보지 안에 손가락을 넣어서 부드럽게 구멍을 풀어 버리면서 말했다. 홍수라도 난 것처럼 애액이 계속 뿜어져 나왔고, 그의 손을 타고 줄줄 흘러 내렸다.
“하읏!....아, 아니야...그럴 리 없어....후으으....”
“이렇게 질질 싸면서 그렇게 말해봤자 누가 믿겠어. 안 그래 변태 한솜아?”
“꺄흣....아니야....”
그가 마음껏 내 보지를 가지고 놀다가, 질릴 때가 되자 내 몸에 손을 슥슥 비벼서 애액을 닦아 냈다.
“잠깐 그러고 있어. 민규 놈이 또 준 선물이 있지.”
그가 꺼낸 건 종이를 철할 때 쓰는 슬라이드 클립이었다. 그리고 그걸 내 젖꼭지에 대려고 했고, 나는 움찔거리며 몸을 피했다.
“가만있으라고 했다.”
으윽.....
그가 손을 멈춘 채로 인상 쓰며 날 노려봤다.
“제발....이러지 마....”
나는 울먹거리면서도, 그가 들고 있는 슬라이드 클립에 내 젖꼭지를 가져다 댔다.
찰칵!
으읍!!....
기어이 내 젖꼭지에 클립이 물렸고, 나는 터져 나오는 비명을 참기 위해 내 입을 막았다.
하아....하아....
그는 내가 고통스러워하는 걸 개의치 않고, 반대쪽에도 달기 위해 가슴을 꽉 쥐었다.
으윽!....하윽.....
그리고 양쪽 젖꼭지 둘 다 클립이 달렸다. 도찬호는 절대 클립에 손을 대지 못하게 했다.
“모닝떡이라도 칠까 했지만 급하게 싸버리는 건 내 취향이 아니라서 말이야, 일단 참고 있으면 이따가 해줄게.”
“이, 이거는 왜 한 거야....”
나는 고통을 완화시키기 위해 가슴을 주무르며 인상을 찡그렸다.
“민규가 이렇게 하면 더 잘 느끼게 될 거라고 하더라고. 사람 몸은 같은 자극을 계속 받으면 적응하는데, 이상하게 젖꼭지랑 클리는 반대라나 뭐라나. 뭐 종족번식 어쩌고 뭐라고 했던 거 같은데 그건 모르겠고, 이렇게 하면 좋다는데 해봐야지.”
“그, 그래서 언제 떼 줄 건데?”
그가 잠깐 고민하든 듯한 표정을 지었다.
“오래 달고 있을수록 좋다던데. 그래 오늘 개강파티 있으니까, 그때까지 달고 있어.”
“무, 뭐? 안 돼!”
“만약 그때 확인했을 때, 뗀 흔적이 있으면 가만 안 둘 줄 알아.”
그가 험악한 인상을 쓰며 날 위협했고, 나는 눈을 내리깐 채 조심스럽게 옷이나 추슬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