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화 〉16화
“기, 김주선! 너 이 새끼, 감히 어딜 훔쳐봐!”
나는 다급하게 사타구니와 가슴을 가리며 화냈다.
“아, 아니야! 엘리베이터 놓쳐서 여기로 올라오다가 우연히 본 거야.”
“봤다고?”
“아니, 아니, 아무것도 못 봤어.”
멍청한 녀석이 당황하면서 손사래를 쳤다.
“어딜 봐. 눈 깔아 임마.”
“미, 미안.”
하아.....
나는 한숨을 푸욱 쉰 뒤 생각을 정리했다.
그래도 이 자식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이미 날 봐버리기도 했고, 열쇠를 빌미로 날 협박할 깡도 없을 거 같고.
다만 이 찐따 새끼한테 빚을 진다는 게 마음에 안 드는데.
아니지, 빚을 지는 게 아니잖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병신이 나를 도울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거지.
“저, 한솜아.”
“왜 새끼야.”
갑자기 그 녀석이 짐을 내려놓더니, 자기가 입고 있던 셔츠를 훌러덩 벗었다.
으윽. 근육 하나 없는 추한 몸에 인상이 찌푸려진다.
“이, 이거라도 입어.”
그가 고개를 아래로 깔고 자기 옷을 내게 건넸다.
“.....”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그 옷을 받아 들었다.
“아, 새끼 덩치 존나 작네, 여자보다 작아서 어디 써먹겠냐.”
가슴에서 꽈악 조이는 걸 억지로 끌어 내렸지만, 크롭 셔츠처럼 배꼽까지밖에 안 내려왔다. 물론 내 가슴 때문이겠지만.
“미, 미안.”
“....아니다. 이거라도 어디냐.”
잠시 둘 다 침묵했다.
“그런데 한솜아, 왜 여기서 그러고 있어?”
아 맞다 열쇠. “야, 미안한데. 307호가 내 방이거든? 과대한테 열쇠 있으니까 그것 좀 받아다 줄래?”
“과대가 줄까?”
하긴, 그 꼼꼼한 놈이 주선이가 아니었더라도 남자한테 내 방 열쇠를 줄 리가 없다.
“폰 좀 줘봐.”
나는 주선이 핸드폰으로 과대에게 전화를 건 뒤, 사정이 있어서 그러니 주선이한테 내 방 열쇠좀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됐지? 이제 다녀와.”
“으, 응. 이거 가져다주고 열쇠 받아올게.”
그가 묵직해 보이는 심부름 봉투를 들고 자기 방으로 사라졌다. 잠시 뒤 다시 방에서 나오더니 과대가 있는 방으로 갔고, 수월하게 나에게 열쇠를 전달해 줬다.
“왜?”
그가 비키지 않고 나를 멀뚱멀뚱 바라보고 있어서, 내가 물었다.
“응?”
“왜 그러고 서 있냐고.”
“아....그....내 옷....”
“씨발 나중에 돌려줄 테니 빨리 니 방으로 가. 내 알몸 보고 싶어서 그래?”
그러자 그가 화들짝 놀라며 얼굴을 붉혔고, 급하게 자기 방으로 도망쳤다.
후우....
나는 숨을 고른 뒤, 재빨리 뛰어서 내 방을 열고 들어왔다.
철컥!
문에 달려 있는 잠금장치는 전부 걸어 잠근 뒤, 방 구석구석을 뒤졌다. 혹시라도 도찬호 패거리가 숨어있지는 않을지 걱정됐기 때문이다.
아....지친다.....죽겠다 진짜....
나는 일단 샤워실로 간 뒤 따뜻한 물을 틀어놓고 머리끝에서부터 받았다. 몸이 따뜻해지면서 근육들이 이완되자, 보지와 항문도 풀어지며 안에 있던 정액이 주르륵 흐르는 기분 나쁜 감촉이 느껴졌다.
과대 새끼, 이런 것도 챙겨놨네.
나 혼자 쓰는 방이었지만 아까 잠깐 들렀던 도찬호의 방보다 훨씬 컸다. 게다가 그럴싸한 욕조까지 있었다.
나는 깨끗하게 샤워한 뒤, 따뜻한 물을 받아놓고 욕조에 몸을 푸욱 담갔다.
기분 좋은 온기에 눈이 살살 감긴다.
나른한 기분이 되자 손이 절로 보지 쪽으로 갔다. 혹사당했던 보지를 부드럽게 마사지해주자, 남자들이 강제로 눌러 담던 거친 쾌감이 아닌, 여유 있고 기분 좋은 쾌감이 살살 올라왔다.
따뜻한 물에 적당히 이완된 보지를 만지며 나른한 쾌락을 즐기다가 침대로 돌아와 잠들었다.
흐음....으음....
다음날 아침에도 나는 기분 좋게 욕조 안에 몸을 담근 채로 눈을 감고 자위를 하고 있었다. 고통스러운 거 없이 부드럽고 천천히 온 몸으로 퍼져나가는 쾌감, 어쩐지 이 감각에 중독된 거 같다.
쿵쿵!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내 몰입을 깼고, 나는 기분이 상한 채로 욕조 밖으로 나왔다. 핸드폰을 보자 과대로부터 버스가 곧 출발할 거라는 문자가 와 있었다.
“어디 다녀왔어?”
짐을 챙겨서 복도를 걷는데 도찬호가 은근슬쩍 다가와 말을 걸었다.
하아....차라리 이 새끼들한테 한 번 더 대주는 게 나았을 것이다.
“신경 꺼.”
“다른 남자들이랑 있었던 건 아니고?”
그가 웃으며 비아냥거렸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버스에 도착해서 나는 선뜻 올라타지 않았다. 학생들이 모두 올라탄 뒤 맨 마지막에 탔고, 역시나 뒤쪽에서 도찬호 패거리가 내 자리를 비워놓고 기다리고 있는 게 보였다.
그들이 나를 노려보고 있었지만, 나는 모르는 체 해버리고 앞쪽 빈자리에 앉아 버렸다.
그러자 계속 잠잠하던 어플 스크린이 떴다.
<한솜아, 이상한 생각 하는 거 아니지? 집에 도착할 때까지 제대로 해야 엠티 미션 수행한 거겠지?>
씨발....
나는 주먹으로 내 허벅지를 철퍽철퍽 때려서 화풀이한 뒤, 벌떡 일어나 성큼성큼 도찬호가 마련해둔 자리로 갔다.
잠깐 인상을 쓰고 있던 그가, 내가 자신들에게 다가가는 걸 보고 씨익 웃어 보였다.
“좋아, 니 자리를 잊지 말라구.”
도찬호가 내게만 들릴 정도로 속삭였다.
그러나 내 자리는 도찬호의 옆이 아니었다. 그와 호수는 피곤했는지 자기들끼리 자 버렸고, 나는 민규의 옆에 앉았다.
마찬가지로 창가 쪽으로 몰아붙여진 뒤, 민규가 내 가슴을 주물럭거리는 걸 참았다.
“어제 도망가 버린 벌을 받아야겠지 한솜아?”
나는 입술을 깨물고 창밖으로 시선을 돌려 버렸다. 학생들은 해가 뜨기 직전까지 술을 처마신 듯했고, 버스가 출발할 때쯤에는 아무도 깨어있지 않았다. 오로지 나와 민규만 깨어 있었다.
으읏....
그가 내 옷과 브라를 들어 올려서 가슴을 내놓아 버린 뒤, 내 젖꼭지를 살살 만져서 탱탱하게 발기 시켰다.
“짜잔! 한솜이가 좋아하는 걸 찾아왔지.”
미친 새끼가 또 어디서 빨래집게를 주워왔다.
으윽!....
그가 내 젖꼭지에 집게를 물리자 더 이상 아무렇지 않은 체 할 수가 없었다. 나는 내 입을 틀어막고 고통을 참아야 했다.
그리고는 빨래집게 안에 손가락을 집어넣더니, 살살 당겼고,
아흑!!....
갑자기 확 잡아 당겨서 집게를 떼 버렸다. 찌릿한 엄청난 고통이 젖꼭지를 울리면서 가슴을 살살 얼얼하게 만들었고, 나는 고통을 참지 못하고 팔로 가슴을 가리며 엎드려 버렸다.
“헤헤, 한솜아 이 정도는 해야 벌이 되지 않을까? 자아, 다시 들어봐.”
나는 덜덜 떨면서, 팔로 가슴을 반쯤 가리고, 젖꼭지만 겨우 그에게 내밀었다.
“맛보기를 했으니까, 이번에는 두 개 동시에 간다.”
아아악!!
이번에는 그가 양쪽 젖꼭지에 다 물린 뒤, 세차게 떼어내 버렸고, 미리 알고 있었으면서도 고통을 참아낼 수가 없었다.
“그, 그만해줘....”
“한솜아, 어제 못 한걸 지금 다 몰아서 해야 할 거 아냐. 빨리 다시 대.”
“제발....아니면 내가 빨아줄까?”
그러자 그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그가 잠깐 도찬호와 호수가 잠들어 있는 걸 확인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대신 이거 달고 해.”
이 변태새끼, 집게에 왜 이렇게 집착하는 거야.
나는 젖꼭지들에 빨래집게가 물려진 채로 고개를 숙여서 그의 자지를 빨아주기 시작했다.
으음....음....
“한솜이 이제 혀를 꽤 잘 쓰게 됐네.”
그가 귀여운 애완동물에게 하듯 내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이상하게도 자지를 한껏 입에 머금은 채로 그가 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는 것이 기분 좋고 편안하게 느껴졌다.
“으음....좋아...계속 해....”
그가 눈까지 감고 내가 빨아주는 걸 만끽했다.
으음!....
열심히 그의 자지에 봉사해주고 있는데, 그의 손이 뱀처럼 내 엉덩이골로 기어 들어왔다. 그리고는 내 항문을 살살 돌리면서 간질이더니, 조금씩 손가락을 밀어 넣기 시작했다.
으음.....음.....
그는 손가락으로 계속 내 항문과 보지 구멍을 오가며 괴롭혔고, 나는 그가 주는 쾌감을 받으면서 자지 빠는 대 열중했다.
으읍!!
그러다가 갑자기 그가 내 입 안에 잔뜩 사정하기 시작했고, 나는 사방에 흘리지 않도록 입을 앙 다문채로 사정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잠시 뒤 나는 그의 정액을 머금은 채로 고개를 들었다.
그런데 이 빌어먹을 자식이 나한테는 좆을 빨게 시켜놓고 잠들어 있었다.
나는 근처에 떨어져 있던 과자 봉지를 주워서 그 안에 정액을 뱉었다.
으으 텁텁해라....
나는 생수로 입을 헹군 뒤, 그 물도 봉지에 뱉어 버렸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젖꼭지에 물려 있던 집게를 뗀 뒤, 옷을 정리했다.
“여기서 내릴 사람?”
다행히 버스가 학교 근처까지 올 때까지 도찬호 패거리들은 깨지 않았고, 빌라촌 근처에서 과대가 버스를 세워줬다.
나는 민규가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내렸다.
“방학 잘 보내 한솜아.”
과대가 내리는 나에게 찡긋 웃어 보였다.
“너도.”
나는 혹시라도 뒤늦게 깨어난 도찬호 패거리가 내가 없어진 걸 알고 따라 올까봐 황급히 건물들 사이로 숨어 들어왔다.
으읏!....
그다지 멀지 않은 내 방까지 걸어가는 동안 몇 번인가 남자들을 만났는데, 그럴 때마다 본능적으로 온 몸이 움츠러들며 공포로 휩싸였다.
그들이 내 몸을 본 것도 아니고, 내가 있는 줄도 모르고 그냥 지나쳐가는 거였지만, 내 의지로는 어쩔 수 없는 반응이 일었다.
으윽....침착하자....모두가 나를 범하려 드는 건 아니야...
도찬호나, 그 인간 말종 새끼들이나 그러는 거지....
대부분은 여자한테 무작정 달려들고 그러진 않아.
어떻게든 억지로 내 마음을 다잡아보려고 했지만, 남자들을 지나칠 때마다 그들의 눈치를 보면서 움츠러들고 슬금슬금 거리를 두게 되는 걸 막을 수가 없었다.
후우.....지친다....
그 짧은 거리를 이동하면서도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는 심정이 들었다.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나는 침대에 몸을 던졌다.
정말 아슬아슬하게 임신을 피할 수 있었다.
이번에 겪어보니 대충 열댓 번 정도 사정당하면 자궁이 꽉 차는 것 같다.
조금 숨을 돌리자 어플 스크린이 떴다.
<잘 놀았어 한솜아? 이번에도 영상을 많이 뽑아줬네. 이러다 내가 먼저 말라 죽겠다 ㅋㅋㅋㅋ>
“닥쳐....”
좆같은 새끼....이 놈도 이번 엠티에 왔었을까?
<이제야 좀 니 처지를 좀 알겠니? 넌 아무것도 아니야.>
“....”
<넌 더 이상 에이스 유한솜이 아니야, 누구나 한 번쯤 따먹고 싶어 하는 암캐 유한솜이지.>
“닥치라고....”
<니가 아무리 울고불고 빌어도, 사람들은 니 보지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야.>
“시끄러...김주선은....”
어, 내가 방금 무슨 소리를....
<오잉? 천하의 유한솜이 찐따 김주선에게 매달리고 있는 거야? 감히 말도 못 걸게 했던 김주선에게? 의외인 걸? ㅋㅋㅋㅋ>
“시, 시끄러, 말이 헛나온 거야.”
<ㅋㅋㅋㅋ 하긴 누구나 다 찐따 김주선이 될지언정, 암캐 유한솜이 되고 싶지는 않을 거야. 이해해.>
“.....”
<그건 그렇고 집에 왔으면, 귀가 인사를 해야겠지?>
나는 힘겹게 몸을 일으킨 뒤 알몸이 됐다. 그리고 다리를 벌리고, 보지를 손으로 벌린 채 스크린을 보며 말했다.
“.....다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