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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화 〉11화 (11/100)



〈 11화 〉11화

크읏....

갑자기 취기가 확 올라온다. 머리가 어지럽고 시야까지 흐려지는 기분이다.  둘러싸고 ‘벗어라’라고 소리치고 있는 민규와 호수의 목소리도  안 들리는 것 같다.

방금 젠가 블록을 절반쯤 밀어냈을 때, 갑자기 손가락이 발작하듯 움직이면서 옆에 있던 블록을  버렸다. 덕분에 아직 빈자리가 세 개밖에 없던 튼튼한 탑이 무너져 버렸다.

내 의지가 아니었다.

술기운도 아니었다.

<빨리 안 벗고 뭐해 ㅋㅋㅋ>

스크린에서 비웃고 있는  새끼, 분명 저 새끼가 뭔가 수작을 부린 것이다.

“아아, 한솜이 너무 빼니까 재미없네.”

박수치면서 좋아하던 민규가 지쳤는지 아쉬운 표정이 됐다.

“야야, 됐어 그만하자 이제. 여자한테 벗으라고 하는  좀 그렇지.”

호수도 박수를 멈추고, 벌칙용으로 놔둔 자기 술을 마셨다. 도찬호는 잠자코 있었다. 이렇게 그냥 끝내주면 좋겠지만.

<뭐야? 이렇게 그냥 끝내는 거야?>

치잇....

“버, 벗을게. 계속 하자.”

아직은 괜찮다. 겨우 속옷 차림이 되는 정도니까. ‘역시 한솜이는 여자라서 힘도 약하고 배려도 해줘야 돼’ 라는 인상이 박히는 것보다 낫다.

“오올~ 역시 상남자.”

민규가 대단하다는 듯이 날 바라보며 말했다.

씨발, 상남자라고 하질 말든가, 내 알몸을 보고 싶다고 하질 말든가, 하나만 해라 씹새끼야.

나는 도찬호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술잔을 시원하게 비운 뒤, 상의 끝자락을 잡았다.

후우...

그리고 단숨에 벗어 버렸다.

옷이 벗겨지면서 커다란 가슴이 출렁거렸고, 남자들 시선이 내 가슴에 꽂히는 게 느껴졌다.

나는 손으로 가슴을 가리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게 어깨를 펴 보였다.

“씨발, 까짓  계속 해 씹새끼들아. 오늘 니들 다 자지 까고 만다.”

“화끈하다 씨발, 한  해!”

민규가 신난다는 듯이 내 잔에 맥주를 따라줬고,  같이  잔씩 비웠다.

으읏.....

그런데, 이거 장난 아니잖아.

도찬호는 별로 안 그러는 거 같았지만, 민규와 호수는 아예 대놓고  맨살 구석구석을 살펴봤다. 가슴골을 한참 쳐다보기도 하고, 겨드랑이 쪽을 보기도 하고, 앉아 있어서 살짝 접힌 뱃살을 보기도 하면서, 감탄하듯 내 부드러운 몸을 감상했다.

그들의 시선이  몸에 꽂히니 어쩐지 보지가 살살 뜨거워지면서 간질간질해지기 시작했다.

씨발 존나 젖어있겠는데....

보지가 뜨끈뜨끈한 느낌이 드는 게, 애액이 열심히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게 느껴졌다.

<오오, 좋아, 한솜이가 결단을 내렸는데 나도 질  없지.>

이 씹새끼가 갑자기 이상한 말을 하더니,

<남자들이 멈출 때까지 옷벗기 게임을 계속할 것.>

좆같은 미션이 떨어졌다.

차라리 아까 멈췄어야 했던 걸까.

이미 늦었다.

여기까지 온 이상, 계속 밀고 나가는 수밖에 없다. 이놈들 중에  놈 알몸이 되면 그대로 끝날 것이다.

정신 바짝 차리고 젠가 블록을 빼내는 데 집중했다.

으으....아슬아슬하다....

하지만 그게 쉽지가 않았다. 허세를 부리고는 있으나, 내가 엎드리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가슴골에 남자들의 시선이 화살처럼 박혔고, 나는 어쩐지 사타구니가 애액으로 흠뻑 젖어서 얇은 돌핀 팬츠까지 젖어있는 기분이라 엉덩이를 바닥에 찰싹 붙여야 했다.

시선이 신경 쓰이고 자세가 불편하다보니 손가락이 잘 조절되지 않았다.

“아앗!”

“오오! 또 한솜이다. 유한솜 선수 집중력이 다 떨어진 걸까요.”

젠가 탑이 무너지자 민규가 깝죽대며 약 올렸다.

“아 씨발, 존나 짜증나네.”

나는 부들부들 떨리는 내 손을 마사지하면서 술잔을 바라봤다. 너무 많이 마셨다. 이제는 훈련자가 장난치지 않는데도 손가락이 잘 안 움직일 정도였다.

물론 그건 이 새끼들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덜렁대던 민규도 팬티바람이 돼 있었고, 멀쩡한 건 호수뿐이었다.

민규나 도찬호   한 명만  번  실수하면 끝낼 수 있는데,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나는 잠깐 내 사타구니를 내려다봤다. 다행히 바지가 젖어있지는 않았다.

“자, 잠깐만 화장실 좀.”

“얼마든지.”

내가 화장실에 다녀온다고 하자, 민규가 신사적인 적 장난스럽게 받아쳤다.

화장실에 들어가자마자 바지를 내려서 팬티를 확인했다.

바지는 괜찮았지만, 역시나 팬티는 애액으로 범벅이 돼서 물에 흠뻑 젖은 것처럼 돼 있었다. 겉으로 얼핏 봐도 젖은 게 티가 날 정도였다. 만약 옷 벗기 게임을 하면서 젖어 있었다는 걸 들키면 큰일이  것이다.

“아으 씨발!”

나는 팬티를 벗어서 휴지통에 던져 버린 뒤, 휴지로 애액을  닦고 새 팬티로 갈아입었다. 다행히 화장실에도 여분 속옷을 놔뒀다.

“씨발, 내 알몸 보고 싶다고 했지?”

나는 자리로 돌아온 뒤 앉지 않고, 그 자리에 서서 단숨에 바지를 벗어 버렸다. 그리고 그 바지를 민규 새끼 얼굴에 던져 버렸다.

“오오 씨발! 존나 꼴린다.”

민규는 자기한테 던져진 바지를 멀리 던져버린 뒤 내 사타구니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건 호수나 도찬호도 마찬가지였다.

으윽....역겨운 새끼...

민규의 손이 자신의 사타구니로 가 있었다. 발기한 자지를 어쩌지 못하겠다는 몸짓,

나는 자리에 털썩 앉았다.

“계속 할 거야?”

내가 던지듯 물었다.

“당연히 끝까지 가야지.”

민규가 탑을 다시 세웠다.

“오오 보인다 보여!”

내가 블록을  때가 되자 어김없이 민규와 호수의 방해가 시작됐다.

손으로 쌍안경을 만들어서 눈에 대고는, 내 가슴골이나 사타구니를 노려보면서 보인다며 지랄을 했다.

“아 씨발 저리 꺼져.”

나는 그 놈들한테 손을 휘휘 저으며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간신히 블록을 빼낸 뒤, 자세를 바로 잡았다.

“휴우....씨발 그 다음 누구야.”

도찬호는 이제 거의 한계인 것 같았다.

굳이 벌칙이 아니더라도 다 같이 술을 마실 때가 있었기 때문에, 완전히 술에 꼴아 있었고, 손가락도 두꺼운 게 부들부들 떠는 꼴이 안쓰러웠다.

분명 저 놈이 마지막 패배자가 될 것이다.

“오오! 도찬호 꼬추인가! 유한솜 가슴인가! 도찬호 꼬추인가! 유한솜 가슴인가!”

씨발 민규 새끼는 도찬호한테도 가서 깝쭉대기 시작했다.

“아아 아쉽습니다. 도찬호 꼬추는 다음에 보는 걸로.”

“이 씨발 안 닥치냐.”

기어이 도찬호가 버럭 화를 냈고, 민규가 낄낄대며 자기 자리로 돌아왔다.

하지만 정말 아쉽게도 도찬호는 실수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내 차례가 됐을 때, 무슨 생각인지 민규는 항상 하던 방해를 하지 않고 일어섰다.

나는 그가 뭔가 하기 전에 빠르게 해치워버릴 요량으로 손가락을 블록에 가져다 댔고,

절반쯤 밀어냈을 때였다.

“우왓! 씨발, 한솜이 엉덩이골 좀 봐!”

아앗!

다름 아니라 팬티만 입고 앞으로 엎드린 바람에 훤히 드러나 버린 내 엉덩이를 뒤에서 보고 있었던 것이다.

“야이씨! 어딜 봐!”

나는 황급히 놀라며 남은 손으로 내 엉덩이골을 가리기 위해 몸을 돌렸다.

와르르!

아아....

그러나  바람에 탑에 절반쯤 들어가 있던  손가락이 탑을 쳐 버리고 말았고, 탑은 허망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오오! 드디어  것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마치 계산이라도 했던 것처럼 민규가 억지 연기를 하며 말했다.

“자, 잠깐만, 진짜 벗어야 돼?”

나는 당황해서 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호수가 약간 찝찝하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뭐, 더 하긴 좀 그렇긴 하네. 여기까지만 하자.”

호수가 말했다.

“뭐? 여기까지 와서 그만 둔다고? 한솜아 진짜 그만 둘 거야? 재미없게  그래.”

민규는 절대 멈추지 않을 것처럼 말했다.

“야, 아무리 그래도 속옷까지 벗으라는 건 그렇지, 어쨌거나 여잔데.”

호수는 역시 찝찝해서 안 되겠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민규도 호수를 설득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했는데 나를 바라봤다.

“한솜아, 이제 진짜 재밌어지려고 하는데 그만 둘 거야? 오늘 한솜이 되게 재밌었는데, 실망이야.”

씨발, 가슴  보여준다고 실망이니 뭐니 운운하는 너야말로 뭐하자는 인간이냐.

“찬호 너는 어때?”

민규는 도찬호에게까지 갔다.

“뭐, 계속 하면 재밌긴 하겠지만, 한솜이가 그만 하자면 그만 하자. 아무래도 여자를 억지로 벗기는 건 찝찝하잖아. 하지만 규칙은 규칙이니까, 끝내더라도 이번만은 벗고 끝냈으면 좋겠는데.”

날 수풀에서 강간했던 놈이 그렇게 말한다.

어떡하지. 여기서 더 자존심을 세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미 충분히 희롱 당했다. 그만 해도 된다.

“쳇, 그럼 시작하질 말든가, 이럴 거면 규칙을 왜 정한 거야.”

민규가 포기한 듯한 말투로 투덜거렸다.

“버, 벗을게 씹새끼들아. 멈추지 말고 계속 해.”

하지만  눈빛들, 역시 여자들이란 하는 눈빛, 나에게 실망했다는 눈빛,

뭐 나에게 실망해?

고등학생 때 영재 재능이 생긴 이후로 수석을 놓쳐본 적도 없고, 재능이 없을 때도 최상위권에서 내려온 적이 없는 나다.

그런데 겨우 이까짓 걸로 실망이니 어쩌니 하는 걸 견딜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나를 아랫사람처럼 깔보는 도찬호의 거만한 눈빛, 재수 없다.

<오오 한솜이 정말 끝까지 가는 거야?>

‘씨발 니가 끝까지 하라며.’

나는 조심스럽게 브라를 풀어서 벗은 뒤, 곧바로 팔로  가슴을 가렸다. 가슴이 크다보니 젖꼭지만 겨우 가리는 정도였고 그 위아래로는 전부 보여 버렸다.

“역시 한솜이!”

민규가 다시 쾌활해지면서 엄지를 척 들어보였다.

게임이 다시 시작했고,

나는 곧바로 내 말을 후회했다.

어떻게든 내 젖꼭지를 보려고 바닥을 기는 민규로부터 가슴을 방어하면서 젠가 블록을 빼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오오 보인다, 보인다.”

“씨발 안 꺼지냐.”

하지만 그는 내 말을 듣는 척도 안 했다.

우르르....

결국  바퀴 돈 뒤 다시  차례에서 탑이 무너지고 말았다.

마지막 팬티마저 빼앗기게 생겼다.

“오오!”

민규는 벌써부터 눈을 초롱초롱 빛내면서 기대하기 시작했다. 아까는 불편해하더니 호수도 잔뜩 기대하고 있는지 침을 꿀꺽 삼키는  보였다.

하아....

그래도 이거만 벗으면 끝이니까, 빨리 끝내버리자.

“에라이 변태 새끼들아.”

나는 일어선 뒤 한 손으로는 가슴을 가리고, 한 손으로는 팬티를 잡았다. 하지만 그 상태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어어?

팬티를 내리려면 가슴이나 보지 둘 중 하나는 가리는 걸 포기를 해야 했던 것이다.

여태 그걸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으읏....

“오오! 존나 예쁘다.”

민규가 내 젖꼭지에 빨려 들어갈 것처럼 노려보면서 말했다.

나는 결국 가슴을 가리던 팔을 내려서 보지로 가져왔다. 그리고 최대한 보지가 드러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손으로 팬티를 꾸물꾸물 내렸다.

어쩐지  몸이 화끈거린다. 술기운 때문인가.

그 다음 다시 가슴을 가렸다.

“어? 한솜이 왁싱 했어?”

계속 잠자코 있던 호수 새끼가 내가 털이 없는 걸 알아차리고 입을 열었다.

“아 몰라, 닥쳐. 다 벗었으니까 이제 됐지? 다시 옷 입는다.”

“에엥~ 그건 아니지.”

그러자 민규가 고개를 저었다.

“손 치우고 완전히 알몸 보여준 뒤에 끝내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런 규칙인 거로 아는데?”

민규가  좆같은 말을 한다. 씨발 그런 규칙이 어딨어.

“이럴 거면 그냥 속옷만 입고 있는 거랑 뭐가 달라.”

“씨, 씨발 그럼 어쩌라고?”

당황해서 내 혀가 꼬이기 시작했다.

“열중쉬어 자세로 10초간 서있기 하는 건 어때?”

으윽....

씨발 진짜 그런 규칙이 있긴  건가?

하지만  자식들의 눈빛을 보니 그냥 끝내줄 것 같지는 않았다. 계속 이대로 반나체를 보이고 있느니, 그냥 보기만 하는 거라면 후다닥 끝내버리는 게 나을 거 같았다.

“그럼 핸드폰으로 타이머 켜, 딱 10초만 할 거니까.”

내가 말하자 민규가 자신의 핸드폰을  뒤 일어섰다.

그리고 민규 본인이 팔을 뒤로 하고 다리를 살짝 벌린 열중쉬어 자세를 잡았다.

“자, 이렇게 하는 거야. 흐트러지면 다시 처음부터. 오케이?”

“오케이는 씨발, 빨리 타이머나 켜.”

민규가 타이머를 켠 뒤, 나에게 잘 보이도록 들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손을 떼면서 민규가 했던 것처럼 다리를 벌리고 팔을 뒤로 잡았다.

그러자 지금까지 그렇게 소란스러웠던 남자들이 작은 잡음 하나 내지 않으며  몸 구석구석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젖꼭지가 단단하게 발기해 버렸고, 보지가 간질간질해졌다.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툭....

으읏....

내 보지에서 애액이 한 방을 흘러 떨어졌다.

봤을까....

민규의 시선이 바닥으로 떨어진 애액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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