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2화 〉70화. 교육
둘 뿐인 화장실은 너무나도 적막해서 석현이의 목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변기에 앉아.”
“응⋯”
드디어 허락해주는 걸까. 한참이나 참은 탓인지 조급해진다.
앉으라고 하자마자 원피스를 들추고는 서둘러 팬티를 벗어 내리는데, 온기가 남아있지 않은 변기의 감촉이 어색하게 느껴졌다.
“읏, 차거⋯”
“많이 차가워?”
“으응, 조금⋯.”
석현이가 고개를 가까이하면서 물어보자, 석현이에게서 나는 술 냄새가 화장실 세제 냄새를 대신한다.
“참을 수 있지?”
“응.”
완전 친절해.
작은 거라서 금세 끝날 텐데, 겨우 변기 차가운 거 가지고 걱정해주는 게 너무 고맙다.
하지만 석현이의 말뜻은 그게 아닌 것 같았다.
꾹 참고 있던 힘이 풀리려는데, 순식간에 석현이의 제지가 들어왔다.
“아니, 차가운 거 말고. 오줌 참으라고.”
“어⋯?”
“기다려.”
나 너무 바보같아. 혼나고 있는 주제에 건방진 착각을 해버렸다.
기다리라는 말에 다시 힘을 줘봤지만, 한 방울이 찔끔 떨어지는 걸 막을 수는 없었다.
어떻게든 다시 참아보려는데, 쿡쿡 찌르는 느낌이 들고 몸에서 식은땀이 나려고 했다.
“하으, 흐으⋯”
“기다려.”
“으우⋯”
너무나도 연약한 탓인지, 원피스를 들추고 있는 팔이 바들바들 떨려온다.
팔다리가 긴장한 탓에 움찔거리고, 하복부를 조이는 힘이 점점 약해지고⋯
이게 남자와 여자의 차이구나⋯.
하지만, 석현이가 두 눈을 부릅뜬 채 나를 내려다보면서 떡하니 앞을 막고 있으니 도저히 멋대로 그만둘 수는 없는 일이었다.
다행히도 석현이는 내 얇은 팔뚝이 흔들리는 걸 보고는 조금은 누그러진 태도로 다른 지시를 내렸다.
“많이 힘들어?”
“조,조금⋯”
“팔 들어 봐.”
“응.”
“아니, 그렇게 말고. 위로 쭉. 그래, 그렇게.”
갑자기 팔을 들라니, 꼼짝마 자세를 하는 것처럼 두 손을 어정쩡하게 드니까 그렇게 하지 말고 하늘 위로 쭉 뻗어보란다.
“부끄러⋯”
팔을 쭉 뻗으니 겨드랑이가 훤히 드러나는 바람에 민망해진다.
이미 서로 볼 거 다 본 사이인데도, 술기운 탓인지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 팔 사이가 굉장히 원망스러워진다.
서로에게서 나는 알싸한 술냄새와 미약한 땀냄새가 섞여 정신을 더욱 취하게 만든다.
석현이는 그런 것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내가 입고 있는 원피스를 벗겨내기 시작했다.
원래라면 민소매이기 때문에 아래로 벗어도 되지만, 석현이의 손길에 맡긴 채 아래서부터 위로 옷이 벗겨져 간다.
딱 달라붙는 옷이 아니기 때문에 수월하게 벗겨지다가도, 커다란 젖가슴에 걸려버렸다.
거기서 주저하지 않고 원피스를 확 위로 잡아끄는데 브래지어를 착용하고 있음에도 가슴이 출렁이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다시 팔 내리고.”
“하아,하아⋯”
결국 옷이 벗겨진 채 속옷 차림으로 변기에 앉아있게 되었다.
비부를 가려주어야 할 팬티가 다리 사이에 걸쳐있는 탓에, 그곳이 점점 축축해지는 걸 숨기기 어려워진다.
“읏, 으읏⋯ 마려워⋯.”
“아직 아니야. 더 기다려.”
눈동자가 촉촉해진다. 다리가 오들오들 떨리고 그곳에 주고 있는 힘이 풀려간다.
“빨리, 빨리 싸게 해줘⋯”
“내 말 안 듣고 술 마셨잖아. 그렇지?”
“미안⋯ 미안해⋯ 흐읏.”
“그래서 벌 받는 거잖아. 그럼 잘 참아야겠지?”
“응. 흐윽, 그런데 너무 마려워⋯!”
“그럼 딱 30초만 더 참자.”
30초라니. 지금이라도 터져 나올 것 같아서 눈물이 글썽글썽 맺힌다.
하지만 그걸 거부하기는 어려웠다.
술기운 때문에 사고가 빠릿하진 않아도, 석현이를 실망시키고 싶지는 않다는 마음만은 또렷하게 남아있다.
나 때문에 화난 석현이가 이런 식으로라도 기분을 풀어주길 바랄 뿐이었다.
“삼십, 이십구, 이십팔⋯”
주인과 시선을 교환하는 애완동물처럼 눈을 똑바로 바라본 채 발만을 동동 구르며 참아본다.
“이십칠, 이십육, 이십오, 이십사⋯”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고 움찔거릴수록, 어쩐지 석현이의 다리 사이가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십칠, 십육, 십오, 십사⋯ 카운트가 줄어들수록 석현이와 나 사이의 관계가 다시 명확해져 간다.
땀에 젖은 머리카락이 옆얼굴에 붙은 채로 온몸에 열기가 오르지만, 성급하게 보채지 않고 마지막 순간을 향해 인내할 뿐이었다.
“십, 구, 팔, 칠⋯”
조금만, 조금만 더⋯
허벅지 위로 올려둔 손에 힘이 들어간다.
그리고 삼, 이, 일- 마지막 초를 센 순간, 마침내 그만 참아도 된다는 허락이 내려졌다.
“지금 싸.”
“읏, 흐읏⋯!”
배가 부풀어 오를 정도로 참고 있던 물줄기가 세차게 쏟아져나온다.
솨아아아────
“히익⋯”
변기를 때려대는 민망한 소리에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보지만, 귀가 빨개지는 것까지 숨길 수는 없었다.
끝을 모르고 나오는 추태에 석현이를 보기가 민망해진다.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이런 부끄러운 거, 더럽다고 엄청 싫어하지 않을까.
여자의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는 생각에 한없이 작아진다.
그만 좀 나왔으면 좋겠는데 아무리 있어 봐도 세찬 물줄기가 계속해서 쏟아진다.
그래서 한참 동안 물줄기를 비워내고 나서도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읏, 흐읏⋯”
“하아, 하아─”
창피한 마음에 작은 신음을 토해내고 있는데, 어쩐지 석현이의 숨소리가 거칠다.
“...!”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보니, 석현이의 얼굴은 한껏 고취되어 있었다.
그리고 석현이의 바지 앞섶이 완전히 볼록해져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 상황에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었다.
“저기 석현아⋯?”
“후우⋯, 희지야.”
“으응⋯”
“잘했어. 후⋯ 앞으로 말 잘 들을 거지?”
“앗, 응⋯!”
두 눈을 마주친 채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니 참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석현이의 손길이 좋고, 무엇보다도 석현이 역시도 이렇게나 좋아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핸드백에 챙겨온 보드라운 티슈로 그곳을 닦아내고 물을 내리는 동안에도 석현이의 그곳은 전혀 가라앉지 않은 상태였으니까.
아무리 바보같은 나라도 너무 알기 쉽다.
이런 사소한 거로도 좋아해주는데, 다른 남자들 앞에서 끼 부리지 않고, 술 마시지 않고⋯ 그런 약속이 얼마나 큰 의미를 갖고 있었는지 깨닫게 된다.
엄청 커져 있는 거, 계속 보게 되면 가만히 있을 수 없잖아.
우리 둘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다시 가까워졌다.
벗어둔 원피스는 여전히 한쪽 구석에 걸려있지만, 이번에는 서로의 위치가 달라질 차례였다.
석현이가 뚜껑을 내리고 거기에 걸터앉자, 나는 자연스럽게 내 위치를 깨닫고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하아아⋯”
알몸이지만 전혀 부끄럽지 않다. 오히려 기대되어서, 바지를 끌어 내리고 물건을 꺼내는 와중에도 뜨거운 한숨을 내뱉는다.
그리고 석현이의 손길에 따라 머리가 이끌려진 나는, 다리 사이에 얼굴을 푹 처박고는 엄청난 희열을 느꼈다.
강렬한 체취와 뜨거운 열기⋯
다른 남자들 사이에 끼어서 술을 마시는 동안 맡았던 냄새랑은 너무나도 다르다.
취하게 만들어서 기회나 엿보려던 그딴 한심한 것들과는 다르게, 당당하게 머릿속을 파고드는 진짜 남자의 냄새이다.
“흐읏,흣...!”
나를 암컷으로 만들어 준 자지를 알아보고는, 몸이 곧바로 반응하며 다리 사이를 축축하게 적셔댄다.
내 몸 어디든 이걸로 푹푹 박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얼굴을 다 가려버릴 정도로 커다래서 이걸 목구멍에 쑤셔 넣으면 끈적한 침이 줄줄 새어 나올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빨고 싶어졌다. 입에 넣고 맛보고 싶어졌다.
“흐읏, 이거 너무 죠아...!”
“⋯그렇게 좋아?”
“헤엑, 헤엑⋯ 너무 죠아⋯ 빨리 입에 넣게 해줘⋯!”
아까의 교훈 덕분인지, 멋대로 입에 넣지 않고 열심히 허락을 구해본다.
어떻게든 허락받고 싶어서, 빳빳하게 솟아오른 자지에 얼굴을 이리저리 문질러대며 애교를 부려본다.
작디마한 콧대 옆에 커다란 물건이 닿으니 그 크기가 굉장하다.
볼테기에 자지를 비벼댈 때마다 새하얀 얼굴 위로 끈적한 쿠퍼액이 묻어난다.
“빨고 싶어?”
“헥, 헥⋯”
당장이라도 얼굴을 처박고 미친 듯이 빨아대고 싶다. 끈적하게 모은 침을 발라대면서 뿌리 끝까지 맛보고 싶다.
그런 마음으로 커다란 물건 옆에 얼굴을 비벼대며 석현이를 올려다보니까, 귀엽다는 듯이 픽 웃기만 한다.
“귀엽네.”
“빨릿, 빨리잇⋯♡”
“빨게 해줄 테니까, 약속 하나만 해.”
“응! 뭐든 할 테니까⋯ 빨리⋯!”
“앞으로 다른 남자랑 말 섞지 마. 다른 남자 앞에서 입 벌리지 말라고. 그럼 빨게 해줄게.”
다른 남자 앞에서 입도 벙긋 하지 말라니, 자기 앞에서만 말하고 자기 자지를 빨 때만 입을 벌리라는 소리이다.
“헤엑, 헥, 아랏서⋯! 너한테만 입 벌릴 테니깐⋯!”
너무 좋다.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정해줄수록, 나와 석현이의 관계가 더 깊어진다는 걸 알 수 있다.
석현이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게 분명하다.
그리고 석현이는 내 뺨을 한 번 쓰다듬어 주더니 흡족한 듯한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좋아, 빨아봐.”
“학, 하악⋯!”
드디어, 드디어⋯!
석현이가 허락을 해주자마자 바로 입을 벌리고는 귀두부터 기둥까지 차례로 맛보기 시작한다.
두 입술 사이에 자지를 비비며 축축하게 적셔대고, 때로는 혀로 감싸 안으며 귀두의 굴곡을 간지럽힌다.
얼굴을 움직일 때마다 진한 냄새가 훅 들어오고, 그럴 때마다 입에서는 침이 흐른다.
“죠아, 너무 죠아⋯ 쬬옥, 쬭─”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자지여서, 입술을 모아 사이사이 쪽 소리를 내며 키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츄읍, 츕, 츄압, 하압⋯”
두 손으로 쥐고도 남는 크기에, 아무리 깊게 넣으려 해도 입안에 다 담기지가 않는다.
“조금만 더 넣어봐.”
“응. 흐으읍, 흡─”
너무 커⋯
깊게 해주고 싶어서 고개를 더 처박아보지만 헛구역질만 날 뿐이었다.
“커헉, 컥⋯ 미아녜⋯ 안 들어가⋯”
“후, 부족한데⋯”
“다,다시해볼게.”
으읏, 읍-
더 깊게 넣어보지만, 목구멍이 찔리는 건 무리이다.
어쩌지⋯ 석현이가 실망할까 봐 조금이라도 더 열심히 빨아본다.
깊게 넣는 건 무리지만 최대한 쯉쯉 소리를 내면서 정성을 다하고 있다는 어필을 해본다.
하지만 석현이는 그걸로는 부족했던지, 앞뒤로 왕복하고 있는 내 머리를 부여잡고는 자기가 흔들기 시작했다.
“⋯! 읍, 흐읍, 흡─”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머리를 흔들 때마다 입속 깊은 곳까지 자지가 들어왔다.
석현이의 허벅지에 손을 짚고 어떻게든 버텨보려 하는데, 거칠게 흔들어 대는 걸 따라가기가 어려웠다.
“커헉,컥,컥,커헉-”
목구멍이 범해질 때마다 고여있는 침에서 끓는 소리가 나지만, 석현이는 절대 놔주질 않았다.
“으읍,읍,흐으읍⋯”
허벅지를 짚고 있는 손에 힘을 줘 보지만, 연약한 몸이 거침없이 흔들리면서 머리가 어지러워진다.
목구멍이 막힌 탓에 숨이 가빠지고, 얼굴에 피가 쏠리고, 눈물이 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점점 시야가 흐려지고 눈이 뒤집히려고 할 때쯤, 석현이는 내 머리를 부여잡은 채로 자지를 잡아뺐다.
“케헤엑, 켁⋯ 콜록, 콜록─”
잠시나마 숨이 통한 탓에 속에서 끓는 기침이 나왔다.
힘을 잃고 삐뚤게 위를 바라보고 있는 고개에서 침이 뚝뚝 떨어지는데, 어쩌면 눈물이나 콧물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콜록, 콜록⋯”
“⋯많이 힘들어?”
연거푸 기침하며 거칠게 숨을 몰아쉬자, 석현이가 얼굴을 닦아주며 괜찮냐고 물어주었다.
여기서 힘들다고, 그만해달라고 하면 멈춰주긴 하겠지만⋯ 석현이는 한참 부족하다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나 역시도 부족했다.
나를 더 써주었으면 한다.
아까 전의 그 손놀림, 상상보다 더 거칠고 사정을 봐주지 않는 남자다운 손놀림으로 나를 사용해줬으면 한다.
오늘 나 때문에 화났던 만큼 나한테 전부 싸줬으면 한다.
그래서 자세를 다시 고쳐앉고는, 입을 크게 벌리며 석현이에게 부탁했다.
“더, 더 써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