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0화 〉39화. 맺어짐⋯ (3) (40/80)



〈 40화 〉39화. 맺어짐⋯ (3)



커졌다.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었다.

오늘 처음 만났을 때부터 계속 어필을 해온 게 드디어 결실을 거두고 있었다.

볼록 튀어나온 앞섶은, 겉으로 보기에도 확연히 큰 크기임을 알 수 있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점점 커져가면서 기둥의 형상이 드러나는 거에 넋을 놓을 뻔했다.


아아-



드디어, 날 여자로 봐주기 시작한 거구나.


언젠가는 돌아가겠다느니, 여자의 몸이 되어도 원래 마음만은 지키겠다느니 그런 각오는 요 며칠 사이에 묻어버린 지 이미 오래였다.
매일 밤마다 꿈속에서 남자를 알아가며 달아오른 몸을 더이상 참을 수 없었으니까.

그래서 친구를 불러냈다. 친구를 불러내서, 이렇게 되기까지 태연한 척 분위기를 만들어왔다.

그리고, 잘하지도 못하는 술을 마셔댄 끝에 마침내 지금  순간까지 왔다.


“흐응..♡”

기쁘다. 날 보고 발기했다는 게 기쁘고 너무 뿌듯하다. 이제, 조금만, 조금만  하면 끝까지 해낼 수 있을 거야.

일부러 신음을 내면서, 취해서 정신이 없는 듯 테이블에 얼굴을 기댄다.


테이블에 팔을 올리고, 거기에 얼굴을 괴고는 혀 꼬인 말로 친구를 불러댄다.


“석현아아—”

의자에 푹 기댄 채로 괜시리 주변을 둘러보며 푸우— 한숨을 내쉬던 친구는, 내 말을 듣자마자 돌아보며 어리버리한 모습으로 대답했다.


“어, 어. 말해—”

흐흥- 너도 취했구나. 고개를 들면서 눈을 마주치는데도 볼록해진 앞섶을 가릴 생각을  하고 있다.  벌어진 다리 사이를 한 번 쳐다보고, 입맛을 다신다.

“나, 취했나봐아⋯ 으우, 어지러—”

술에 취해서 몸을 못 가누겠다며, 흐트러진 모습을 일부러 어필한다.

너무 어지럽다고, 정신을 못 차리겠다고 말한다.

“어지러어— 으으,   기댈래⋯”



그러면서 대뜸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석현의 옆자리에 가서 앉는다.


“어어..? 야, 야-”

“으우-, 어지럽다구우⋯⋯.”


석현의 옆에 바짝 붙어 앉아서는, 그의 목에 얼굴을 파묻고 하으- 한숨을 내쉬어 본다.

하아- 하아—.

뜨거운 숨을 내쉴 때마다, 그의 목구멍으로 침이 꿀꺽 넘어간다. 누구의 소리인지도 모를 정도로 심장 소리가 쿵, 쿵 크게 울려댄다.

내가 몸을 기대면서 커다란 가슴이 그의 팔에 짓눌려 있다. 그의 허벅지에 따스한 손을 올려놓고는, 은근슬쩍 바지를 스윽- 쓸어내본다.


아아- 탄탄해.
튼실한 그의 허벅지 근육이 느껴진다. 살덩이뿐인 여자의 다리와는 다르게, 남자다움이 느껴졌다.


하지만 내가 바싹 붙어있는 탓일까, 석현은 마치 얼음이 얼어버린 것처럼 굳은 채로 침만 꿀꺽 삼키고 있었다.




하아— 하아—.

거친 숨소리가 몇 번을 오가고 나서야, 그가 날 돌아본다.


“..괜찮냐..?”




으응—? 안 갠차나—.
고개를 올려 그의 귓구멍 속으로 늘어지는 목소리를 흘려보낸다. 뜨거운 숨결을 불어 넣은 탓일까, 그의 몸이 흠짓 하면서 또다시 바지 앞섶이 한  움찔거린다.

앗, 또 움직였어.
그의 남성에 힘이 들어가기라도 한 것일까, 내 몸짓 하나하나에 바지 앞섶이 계속 들썩이며 알기 쉬운 신호를 보내온다.


그게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고, 그 안에 숨겨져 있는 남자다움을 기대하게 된다.


아아, 이제 못 참아. 진짜로. 계속 달아오른 몸이 마지막 어필을 하라며 자꾸만 나를 재촉해온다.


하으—



“석현아아..”

허벅지에 올려두었던  손을 스윽 움직여서는 마침내 그의 고간에 올려둔다.

그의 목덜미에 얼굴을 다시 파묻고는 뜨거운 숨을 내쉰다.

“나, 더는 못 마실 거 가타....”

“어, 어-? 아, 그만 나갈까? 아하하.”

  마시겠다는 내 말에 석현이 어색하게 웃으며 이만 나가자는 말을 한다.


으응— 교태를 부리며 짧게 대답을 하고는, 바지 위로 볼록 튀어나온 커다란 기둥의 흔적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어준다.


“그러니까,”


석현이 호흡을 크게 내쉬며 내 입모양을 주시한다.


그걸 보고는 한 번 뜸을 들인 뒤에, 꿀이 떨어지는 듯한 목소리로 그를 유혹했다.

“나, 쉬었다 가고 싶어...♡”



읏—
어디엔가 쉬러 가고 싶다는 말을 하자마자, 석현은 내 손을 거칠게 부여잡고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드르륵-, 하는 소리와 함께 의자가 거칠게 밀리고 덩달아 내 심장도 쿵쿵쿵 뛰기 시작한다.


“앗..♡”


석현은 아무 말도 하질 않았다. 그저, 날 잡아끈 채 빠르게 카운터로 나아가 계산을 마쳐버렸다. 흐으—  진작에 취해버린 상태라 가격이 얼마가 나왔는지는 듣지 못했다.


내 손을 꽉 잡은 채로 계단을 성큼성큼 내려가며 날 밖으로 끌고 가는 모습에서, 또다시 남자다움을 느꼈다.

‘아♡’


그의 손에 이끌려 건물 밖으로 나왔을 때는, 이미 완연한 밤이 되어 공기가 바뀌어 있었다.

밤의 찬 공기가 얼굴을 간지럽히고 지나가지만, 몸이 달아오른 탓인지 전혀 춥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뜨거워서 어서 이 체온을 나누어 갖고 싶을 뿐이었다.

 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남자에게 붙잡힌 채 이끌려가는 여자로서 그의 뒤를 따라갔다.


날 돌아보지도 않고,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거칠게 끌고 갈 때마다 이상하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아흣⋯ 이게 진짜 남자야—.
가냘픈 손을 꽈악 쥔 채로 날 이리 저리로 끌고 가는 과격한 모습이 너무 좋다.

부끄러운듯한 표정을 지으며 억지로 따라가는 듯 끌려다니고 있지만,  바지 주머니 속에는 만나기 전부터 사가지고 온 콘돔이 여럿 들어있었다.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겠다. 아니, 어디에 갈지는 뻔하지만⋯ 그저 그에게 온몸을 맡기고는 다가올 시간을 기대하고 있다.


나 이제 곧.. 조금 있으면 드디어...♡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라 그런 걸까, 그리 오래 걷지 않아 빨간색 네온이 반짝이는 골목에 들어설 수 있었다.


눈이 부실 정도로 정신없이 반짝이는 붉은 색의 네온사인들.

그리고 우리 둘은 그사이를 걸어가다가, 중간에 있는 어느 건물로 들어갔다.




석현은 내가 여자인 걸 의식하고 있는 건지, 나를 뒤로 물리고는 카운터에서 무언가 이야기를 주고받은 뒤 카드키 하나를 받아왔다.

이런 데에 와 본 경험은 없었기 때문에 그걸 은근히 바라보다가, 그가 돌아서자마자 다시 취한 척을 하며 ‘으으우—’ 라는 식으로 신음만을 뱉어냈다.


빨리, 빨리 올라갔으면 좋겠어.
건물에 들어온 순간부터 몸이 더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어서, 빨리 들어가서 다 벗어버리고 안기고 싶다.


꿈에서 봤던 것처럼, 석현에게도 내 몸을 내주고 여자의 기쁨을 느껴보고 싶다. 더이상 꿈속에서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 그걸 누리고 싶어졌다.


기다리기 힘든  그도 마찬가지였을까. 열쇠를 받자마자 다시 내 손을 세게 부여잡고는 위층으로 날 끌고 올라갔다.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계단으로 한층 한층 올라가는 동안 숨이 더 가빠져온다.

“하아-”


하지만, 예전에 도서관에서 날 배려해주었던 것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서둘러 올라가려는 듯 날 거칠게 잡아당기고만 있었다.

그치만, 이런 모습도 좋아..♡

“...”


그렇게 날 거칠게 잡아끌던 석현은 복도를 지나쳐 어느 방 앞에  가지고는 문을 열었다.

도어락을 열고, 카드키를 꽂으니  앞에 불이 들어온다.

그리고 문이 닫히자마자, 석현은 나를 거칠게 돌려세우고는  머리를 붙잡은 채로 기습적으로 입을 맞춰왔다.


“읍—”


앗, 수줍은 소녀의 입맞춤 따위는 생략한 채로, 어른들의 키스를 시작했다..

입이 억지로 벌어지고, 혀가 들어온다. 꿈속에서처럼 남자의 혀가 좁은 입술을 비집고 들어와서는 내 혀와 끈적하게 엮이고 있다.


츄읍- 츄읍—


“흐응⋯”

들뜬 신음이 터져 나온다. 둘 다 어색한 움직이지만, 서로의 타액을 교환하며 혀를 섞어댄다.

꿈속에서의 경험 탓일까, 잠시 입을 떨어뜨릴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혀가 튀어나온다.

“하으—”

진작부터 흥분한 석현은 그걸 눈치채지도 못한 채 본능적으로 다시 나에게 입술을 맞춰온다.


흐압— 츄읍—

숨을 쉴 새도 없이 키스를 주고받으며, 점점 달아오르는 몸을 느낀다.


귀에서부터 빨갛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얼굴이 후끈거리면서 열이 오르기 시작하고 비부가 축축해졌다.

 역시도 바지의 앞섶이 터져나올듯 커다랗게 고간을 부풀리고 있었다.

꿈에서는 자발적으로 봉사를 했지만, 지금만큼은 석현의 손이 이끄는 대로 내 몸의 모든 걸 맡긴 채 그저 녹아내릴 뿐이다.




“하앙.. 좋아.. 키스 좋아..♡”


고작 키스를 한 것뿐인데도 그동안 참아왔던 성욕이 터져 나오며 뱃속이 뜨거워지기 시작한다.


“츄읍⋯ 츄읍—”

까치발을 든 채로 거의 매달려있다시피 하며 꼬옥 껴안은 자세로 키스를 주고받는다.

“하읍, 앙, 하앙-”


점점 그의 손이 내 엉덩이로 내려오고, 조금씩 내 몸을 주무르고 있었다.  역시도 그저 몸의 본능이 이끄는 대로, 커다랗게 부풀어 오른 그의 고간을 어루만지며 호응해주었다.


아- 아—
몸이 만져지는 걸 방해하는 옷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진다.

그게 거슬려서, 중간중간 키스를 주고받으면서 옷을 하나 둘씩 벗어버린다.

여성스러움을 어필하려고 입었던 꽃무늬의 블라우스를 벗어던지고, 새하얀 다리를 감싸고 있던 바지도 벗어버린다.

츄읍- 츄읍—

석현 역시도 내가 옷을 벗는 걸 도와주며, 하나를 벗을 때마다 한 번씩 혀를 섞어온다.

그렇게 겉의 옷들을 벗어 던지고, 속옷 역시도 벗어내기 시작한다.

그의 손길이 내 손에 맞추어 브레지어의 후크 쪽으로 따라온다.

스윽—


아직은 어색한 그의 손놀림이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후크를 풀어내고, 여자의 그곳을 가리고 있는 팬티마저 벗어버린다.


“하아-, 하아—”

알몸이 되어버렸다.
남자의 앞에서, 난생처음으로 여자의 육체를 드러내 버렸다. 현실의 남자 앞에서 내 몸을 보여줘 버렸다.


꿈속에서는 몇 번이고 경험했던 일이지만, 이렇게 석현 앞에서 몸을 드러내 보이니 부끄럽기만 했다.

“읏⋯”


부끄러운 마음이 마구 몰려오지만, 여기서 그만둘 수는 없는 일이다. 응, 오늘 끝까지 해버릴 테니까.




체격 차이가 제법 나버리게  그를 올려다보면서, 이번에는 내가 그의 옷을 벗겨준다.

그가 윗옷을 벗어버리는 동안, 바지를 대신 내려주며 그의 커다란 고간을 해방시켜준다.

“앗-”

속옷을 입고 있음에도 불룩하게 튀어나온 남자의 그곳이 인상적이다.


그와 키스를  번 더 주고받으며, 그곳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져준다.


그렇게 속옷마저 벗겨내고, 완전히 알몸이 된 남녀가 격렬한 키스를 주고받으며 침대로 쓰러졌다.


팡—


매트릭스가 흔들리는 소리가 울려 퍼지며,  몸이 침대 위로 눕혀졌다.


하아, 하아—


뜨거워진 몸 때문일까,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씻지도 않았는데 알몸으로 천장을 보게 되니 부끄럽기도 했다.


그걸 보고 있던 석현은 침대에 눕혀져 있는 내 몸의 위에 오르더니 또다시 입을 맞춰왔다.


“흡- 츄읍, 츕, 하아—”


끈적하게 타액을 교환하고 나서 내 목을 몇 차례 빨아준 그는 이번에는 젖꼭지로 입을 옮겨갔다.

“아앙— 앙-”


그가 젖꼭지를 입에 물고 조심스럽게 깨물고, 비틀고, 빨아댈 때마다 애교 섞인 신음이 터져 나온다.

어색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열심히 하려는 노력이 보여 사랑스럽다.


그간 혼자 괴롭혀오던 것이, 마침내 남자의 입에 닿아서 낯선 자극이 몰려온다.

석현이 가슴을 애무해주는 것은 그리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경험이 없는 것일까, 젖가슴을   주무르고는 이번에는 여자의 다리 사이로 시선을 옮긴다.

“흣—”


그의 얼굴이 닿으면서 뜨거운 숨결이 내 보지를 자극했다. 흐앗⋯ 너무나도 낯선 자극에 몸이 움찔 떨려온다.

그렇게 난생처음으로 다른 사람의 손길에 가장 은밀한 곳을 맡긴 채 남자가 해주는 애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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