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화 〉38화. 맺어짐⋯ (2)
약속 시간에 늦지 않게 만나기로 했던 학교 안의 분수대로 갔을 때는, 친구가 이미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서야 날 발견한 친구는 나를 보고는 순간 놀란듯한 표정을 지어주었다.
“아..안녕?”
왠지 부끄러워서, 조심스럽게 인사를 건네본다.
“어.. 왔냐..?”
왜 네가 부끄러워 하는 거야?
참나, 콩닥콩닥하는 내 마음도 모른 채 어리숙하게 있지 말란 말이야!
“야아⋯”
둘 다 뭔가 우물쭈물하고 있다가, 결국 답답한 내가 친구의 옷깃을 부여잡은 채로 말을 꺼냈다.
“어, 어? 왜⋯?”
“저기.. 나⋯”
으, 말할까? 막상 입 밖으로 내자니 부끄러워서 망설이게 된다. 으아아..!
“나⋯ 나, 어때⋯?”
앗, 말해버렸어-!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그런데, 내 말을 듣고도 친구는 여전히 당황한 채 입을 우물쭈물하고 있었다.
“어..? 어떻냐고..?”
아 진짜. 답답해. 그래서 결국 내가 대놓고 물어봐 버렸다.
“나.. 예뻐⋯?”
으아아— 이것보다 더 부끄러울 수 있을까. 나 어떻냐고, 예쁘냐고 대놓고 물어봐 버렸어.
그렇게 직접적으로 물어보니까 그제서야 친구가 정신을 차리고는 감상을 말해주었다.
“어.. 예쁘네⋯. 깜짝 놀랐어.”
아⋯, 다행이다-
날 보고 예쁘다고 해줬다. 오늘 잘 보이고 싶어서 한참을 고민하면서 차려입은 건데, 나한테 칭찬을 해줬어.
예쁘다는 말을 들으니까 마음이 뭔가 사르르 녹아내리면서 뱃속이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으응.. 고마워—”
기분이 좋다. 얼굴이 달아오른다. 몸이 뜨거워진다. 가슴이 몽글몽글해진다.
그 한마디가 너무 좋아져서, 자신감을 얻고는 또다시 친구의 소매를 잡아끌었다.
“나⋯ 손 잡아줄 수 있어⋯?”
손을 잡고 싶다고 갑자기 말을 꺼내놓고는, 대답을 들은 채도 안 한 채 내가 먼저 잡아버렸다.
아—, 손 커다래.
내 작은 손으로 친구의 커다란 손 안을 억지로 비집으려니까, 이내 친구가 그걸 잡아주었다.
“...”
“...”
둘 다 아무 말이 없었다. 고개를 들어 친구를 올려다보니, 부끄럽기라도 한 것인지 괜히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나도, 부끄럽단 말이야⋯.
그래서 괜히 손을 한 번 꼬옥 잡고, 따스한 체온을 느꼈다. 상대의 체온이 손을 타고 내 심장에까지 전해졌다.
가슴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하고, 마음속에서 무언가 뜨거운 게 차올랐다.
그렇게 우리 둘은 서로 손을 맞잡은 채로, 아무 말도 없이 식당으로 걸어갔다.
가게는 그리 멀지 않았기 때문에 오래 지나지 않아 도착할 수 있었다.
“앗, 고마워⋯”
그제서야 붙잡고 있던 손을 풀고는, 의미 모를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 왠지 잡고 싶어져서⋯”
“어, 어.. 그래-”
으, 괜한 짓을 했나 부끄러워서 딴청을 피우고 있으니까, 이내 친구가 어깨를 한 번 으쓱하더니 가게 안으로 날 데려갔다.
초밥을 먹으러 가게 안으로 들어갔을 때는, 다행히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적당한 자리를 골라 앉으니까 직원이 와서는 몇 분이시냐고 물어보고, 물을 세팅해주고 갔다.
“뭐 먹을래?”
“아, 난 지난번에 먹었던거⋯⋯.”
사실 다 좋아하는데, 괜히 또 먹다가 남길 것 같아서 지난번처럼 모듬초밥을 하나 시켜달라고 했다. 사준다고는 했지만 남기면 미안하니까..
“여기 주문이요!”
친구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직원을 불러세운다.
왠지 부끄러워서 조그맣게 말하게 되는, 아니- 애초에 목소리 자체가 얇고 작아져 버린 나와는 다르게 굵고 크게 울리는 남자다운 목소리였다.
“모듬초밥 둘에 연어 두 개, 새우 한 개 더 주시고요, 우동은 하나만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주문한 음식은 얼마 걸리지 않아 나와서 바로 먹을 수 있었다.
“고마워, 잘 먹을게—”
“그래- 많이 먹어라. 더 먹을 거면 시키고.”
“으응..”
아무래도 시험이 끝난 후에는 처음 만나는 거여서, 우리 둘은 초밥을 조심스럽게 젓가락으로 집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너 시험 잘 봤어?”
시험 결과는 어땠냐고 친구가 물어봤다.
“으응.. 그냥저냥, 좀 못 봤어.”
0점을 받았다고는 말하기가 민망해서, 대충 못 봤다고만 둘러댄다.
“엥-? 내가 족보도 갖다줬잖아. 공부 안 했어—?”
의외라는 듯 눈을 크게 뜨고 반문하는데, 딱히 할 말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게, 네 생각을 하면서 자위를 하느라 공부를 못했다고는 말 못 하니까⋯.
“그냥.. 실수를 좀 했나 봐—”
실수.. 아니야⋯. 일주일 내내 널 생각하면서 몸을 달랬던 거, 더이상 실수가 아니야⋯.
그런 말을 애써 삼킨 채, 태연한 척 이런저런 이야기를 이어갔다.
시험 얘기, 과제 얘기, 세상 돌아가는 얘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초밥을 먹는데, 대신 먹여달라고 졸라볼까— 이런 생각도 떠올랐다.
음, 이건 좀 무리수겠지. 대신 먹여달라고 말하면서 좀 있다가는 날 먹어달라고, 음담패설을 해보려다가도 너무 나간 거라는 생각에 꾸욱 참았다.
그냥, 지금은 혼자 참고 있는 게 맞으니까⋯.
하여튼 그런 식으로 여러 이야기, 여러 생각을 하다 보니 난 진작에 다 먹었고 친구만 혼자서 남은 걸 마저 먹고 있었다.
정말 잘 먹는구나. 친구가 호탕하게 음식을 먹는 걸 보면서 괜히 웃음이 나왔다.
“엥? 왜 웃어? 나 뭐 묻었어?”
“으응, 아니이⋯ 그냥—”
히히,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저 모습을 더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 오래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단둘이 앉아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몸이 또다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아...♡’
잠깐 잊고 있었던 뜨거운 감정들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며칠을 애달파하며 그려왔던 그 사람이 눈앞에 있음을 깨닫고는, 여자의 마음이 날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친구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석현아..?”
마지막 남은 우동을 먹던 친구가 날 쳐다본다.
“너 오늘 시간 더 있지...?”
“어, 다른 약속은 없는데.”
앗- 다행이다. 오늘, 시간 더 있구나.
그 말을 들으니까 점점 심장이 뛰면서 어쩌면 좋을지 머리가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러엄.. 나 오늘 술 사줄 수 있어..?”
그래서, 술을 사줄 수 있냐고 물어봤다. 같이, 마셔줄 수 있냐고.
“어-? 너 술 잘 못하지 않아?”
으응.. 술을 잘하지는 못한다. 지난번에 자취방에서 같이 맥주를 마셨을 때도 금세 취해버렸고.
그치만, 취하는 건 아무래도 좋았다. 오히려 난 취하는 걸 원하고 있었다.
“그냥, 시험 끝난 기념으로 마시고 싶어서. 안될까..?”
남자의 마음을 자극할 수 있도록 애처롭게 눈치를 보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물어본다.
그러자 친구는 까짓것 좋다며 자기가 사준다고 말했다.
“뭐, 안될 건 없지—? 조앗쓰-, 내가 사줄 테니까 오늘 달려보자! 내가 너 술찐 탈출하게 해줄게—!”
“응..!”
아- 잘 됐다. 내 주량을 늘려주겠다며 순수한 의도로 응해온 친구이지만, 내 속마음은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어디로 가서 마실지 핸드폰을 뒤적거리던 친구는, 이내 적당한 곳을 고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선 계산을 마쳤다.
“나가자-”
그리고, 다시 한번 손을 마주 잡았다.
이번에도 조금 놀라는 친구를 보고는, 그냥, 왠지 잡고 있으면 안심이 된다고- 묻지도 않은 변명을 해본다.
친구가 데리고 간 술집은, 잘 모를 일본어로 간판이 쓰여 있었고 그 안에는 테이블이 여럿 있었다.
조명은 어둡고, 벽 한쪽으로는 커다란 테이블이 있고, 널찍한 창밖으로는 시내가 다 보이고 있었다.
간판과는 달리 일본 느낌이 전혀 나질 않는 내부였지만,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좋았다.
그저, 이런 데는 처음이라서 어쩌면 좋을지를 몰라 마냥 친구의 등만을 쳐다본 채 졸졸졸 따라갈 뿐이었다. 아, 등 넓어⋯.
신종 바이러스 때문에 많이들 위축된 탓일까, 가게 안에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넓은 내부에 테이블이 얼마 차 있지 않았으니까.
자리에 앉은 우리 둘은 마스크를 벗고는 뭘 시킬지 메뉴를 골랐다. 테이블에는 알록달록한 뻥튀기가 세팅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걸 하나, 둘씩 집어먹으며 메뉴판을 넘겼다.
“안주 뭐 시킬래?”
“응..?”
아, 안주도 따로 시키는 거였지. 뭘 시켜야할지 몰라서 메뉴판을 보는데 가짓수가 너무 많았다.
샐러드, 고기, 마른 안주, 해물, 면⋯.
뭐가 좋을지 몰라서, 아니- 사실은 이게 본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는 식으로 친구에게 선택권을 넘겨주었다.
“너가 먹는 거 같이 먹을래.”
“그래? 그럼 이거 시킬까?”
친구가 가리킨 메뉴는 한둘이 아니었다. 케이준 치킨샐러드, 오곡크래커, 감바스, 베이컨 콘치즈⋯⋯.
“너무 많은 거 아니야?”
그렇게 물어보자 친구는 별거도 아니라며 시험 끝난 기념이니까 끝까지 마셔보자고 웃으면서 대답했다.
“야야, 오늘 술찐 탈출하려면 많이 마셔야 돼— 걱정하지마-”
술찐이라니, 내가 술을 워낙 잘 못 마시니까 오늘 좀 마시면서 주량을 늘려주려고 하는 거였다.
그러니까, 마시고 또 마시고⋯ 내가 취해버려도 계속 마시게 한다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니까, 몸이 바들바들 떨려오면서 뱃속이 뜨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취해버리면, 정신을 못 차리면.. 이번에는 어떻게 될까..?
혼자 살색의 상상을 하며 몸이 달아오르는 걸 조금씩 느끼고 있었더니 드디어 주문했던 안주와 술이 나왔다.
소주 몇 병과 잘 모르는 외국 맥주들, 그리고 보드카가 테이블 위에 놓인다.
난 저 술들이 무슨 맛인지, 도수가 센 건지, 비싼 건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냥, 몇 시간 후의 일을 기대하며.. 어떻게 분위기를 만들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을 뿐이었다.
“야- 내가 개쩌는 비율로 만들어줄 테니까, 일단은 가볍게 시작하자—”
그런 말을 하더니 보드카와 다른 술의 뚜껑을 따고는 한 잔에 담은 채로 막 섞기 시작한다.
뭔가 비율을 맞춘답시고 눈을 찡그리면서 잔을 따르는 게 신기했다.
“너 이런 거 많이 해봤어?”
“어— 그냥 고딩때 친구들이 알려준 거 따라 하는 거지?”
그렇구나, 왠지 내가 모르는 사람들과 술자리를 같이 했다는 게 이상하게 느껴진다. 이 감정은 서운함일까?
그렇게 친구가 만들어준 술을 한 잔, 두 잔 받아 마시다 보니 벌써부터 취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으— 나만 받아 마시는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에 친구의 빈 잔을 채워주겠다고 했다.
“야아.. 내가아 따라줄게에..?”
왠지 핑 도는 머리를 애써 고정한 채, 친구의 잔에 술을 따라준다.
혹시 넘치기라도 할까봐 조금씩, 조금씩 병을 기울였다.
조르르-
친구는 아직 취하지도 않았는지, 얼굴을 발갛게 물들인 채로 술을 따르는 나를 귀엽다는 표정으로 구경하고 있었다.
조르르—
앗-, 왠지 너무 많이 따른 거 같아서 손을 거두려는데 실수해버렸다. 분명, 그만 따르려고 했는데 잔이 넘치도록 부어버렸다.
“앗.. 미안—”
급한 마음에, 테이블에 놓여 있던 티슈를 확- 뽑아들어서 테이블에 흘러버린 술을 닦아내었다.
티슈로 스윽 닦을 때마다 조절에 실패한 손에 그릇이 부닥치고, 티슈를 한 장 더 뽑을 때마다 티슈각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달그락거렸다.
‘아으.. 민망해—’
벌써부터 이 정도로 취해버린 거야?
새삼 나의 처참한 주량을 다시 확인해버리고 말았다.
그런 내 모습을 보던 친구는, 생각보다 너무 주량이 약하다는걸 다시 한번 깨닫고는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어우⋯ 너 진짜 술 못하네- 더 마실 수 있어?”
앗, 여기서 그만두면 안 되는데. 아직 한참 더 있어야 한단 말이야. 나 혼자만 취해서는, 오늘 그걸 못하게 된다구⋯
“야아아..! 아직 괜찮아~ 오랜만에 마셔서..? 정신은 있으니까? 괜찮아—?!!”
날 걱정해주는 말에 ,깜짝 놀라서는 절대 안 취했다며 한참 더 마실 수 있다고 대답했다.
앗, 너무 크게 말했나 봐. 멀리 떨어진 테이블에서 이쪽을 돌아보는 것만 같았다.
“후아-”
그렇게 한 병, 두 병⋯ 점점 더 술을 비워가고 안주를 다 먹어갈 때쯤이었다.
난 진작부터 거의 마시질 않으며 쉬고 있었고, 친구 혼자 그걸 다 먹고 있었기 때문에 친구의 얼굴도 이젠 제법 달아오른 상태였다.
‘아⋯’
그 모습을 보니, 왠지 마음이 끓어오르면서 무언가를 할 시간이 됐다고 본능적으로 느꼈다.
“저기이.... 석현아..?”
“..으응—?”
아, 대답이 느려진 걸 보니까 너도 취했구나.
친구가 취한 걸 확인하고는, 입고 있던 블라우스의 단추를 몇 개 열어젖히고는 끈적이는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하아-, 여기이.. 좀 덥다아—”
진작부터 커다란 가슴 때문에 터질듯했던 단추를 풀러 버리니, 옷이 더욱 벌어지면서 가슴을 드러내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걸 본 친구는 무척이나 놀란 표정을 지으며 아무 말도 하질 못했다.
그런 표정을 보니, 배 안쪽에서 따뜻한 게 끓어올랐다.
“하아—”
애달픈 한숨을 내쉬고는, 말을 이어간다.
“왜 이렇게 더운 걸까아—”
괜히 몸을 움직여가며, 은근슬쩍 가슴골을 보여준다.
꿀꺽—
침이 넘어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친구의 반응을 천천히 지켜보며, 뜨거운 한숨을 내쉬는 채로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린다.
“으응- 머리도, 왠지 답답해—”
머리를 정리하는 것처럼 두 팔을 머리 뒤로 가져가고는 이리저리 움직여준다.
블라우스의 소매가 짧은 탓일까, 팔을 움직일 때마다 조금씩 겨드랑이가 드러나고 후끈해진 주변의 공기가 통하기 시작했다.
“흐응⋯”
몸을 베베 꼬며 은밀한 부위들을 보여주고 있으니 친구의 시선이 조금씩 몸에 닿기 시작했다.
앗- 지금 내 겨드랑이 봤구나—
뜨거운 순간을 꿈꾸며, 정성스럽게 정리한 매끄러운 겨드랑이를 보여주고 말았다.
한참 전부터 달아오른 몸 때문에 매끄러운 굴곡 사이로 한줄기 물이 흘러내린다.
후아아- 덥다아— 혼잣말을 한 채로 은근슬쩍 소매를 벌려가며 여자의 체향을 풍겨대고, 그걸 멍하게 바라보는 친구의 시선을 즐긴다.
몸이 즐거워진다. 기분이 좋아진다. 숨이 뜨거워진다.
너도, 역시 남자구나—
다른 생각은 전부 묻어둔 채, 그저 본능대로, 여자의 몸이 이끄는 대로 유혹을 이어나간다.
겉으로는 티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걸까, 바보 같은 젖꼭지가 발딱 세워지고 비부가 촉촉하게 젖어가기 시작한다.
단추를 풀어 재꼈음에도 커다란 가슴 사이의 열기가 빠져나가질 않는다. 커다랗게 붙어 있는 젖가슴은 그저 누군가가 어루만져서 바깥 공기를 맡게 해주길 바라며, 식지 않는 뜨거운 땀을 흘려댄다.
쬬옵- 소리를 일부러 내면서 입맛을 다셔보기도 하고, 혀를 빼꼼 내밀어 입술을 적셔보기도 한다.
아직 남아있는 안줏거리를 집은 채로 베에— 입을 벌리고 혀를 쭈욱 내밀어본다. 이내 혀를 말면서 입안으로 집어넣고는 하아아- 신음을 터뜨려준다.
친구는 그걸 지켜보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고는, 애써 민망한 척 푸우- 소리를 내며 의자에 털썩 기댄다.
그리고 그걸 본 나는, 그의 바지 앞섶이 불룩해져 있는걸 확인할 수 있었다.
“아..”
섰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