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화 〉36화. 이제는 (삽화有)
‘1학기 중간시험 결과’
그렇게 며칠이 지난 어느 날, 내 컴퓨터 화면에는 중간시험을 본 과목들의 채점 결과가 나와 있었다.
“경제학원론.. 읏, 0점⋯”
0점. 손을 마우스 위로 올리고 버튼을 누르고 난 후 표시된 점수는 단 1점도 얻지 못한 0점이었다.
“읏, 아읏⋯”
다시 손을 마우스 위로 올리고, 점수를 표시하는 버튼을 또다시 눌러준다.
“..경제수학, 아응-, 14점..”
이번에도 처참한 점수이다. 0점은 아니지만 수업을 듣는 사람 중 제일 낮은 점수일 게 분명하다.
“하응..!”
..손을 또다시 마우스에 올리고, 다음 과목을 확인한다.
“기초..통계.. 핫, 하악..”
글씨를 소리내어 읽던 입에서 이내 신음이 터져 나온다.
“앙, 아앙, 하앙—”
점수를 확인하는 버튼을 누르자마자 마우스 위에 올라갔던 손을 다시 바지 안으로 집어넣었다.
손바닥이 비부에 닿는 순간 고개가 앞으로 튀어 나가면서 신음이 터져 나온다. 아읏— 책상에 맞닿은 갈빗대가 크게 펼쳐질 정도로 숨을 들이쉬고는, 잠시 찌릿찌릿한 느낌을 즐긴다.
네모 박스 안의 숫자를 읽기만 하면 되는데, 여자의 그곳을 희롱하는 손길에 맥을 못 추리고 흐느적거린다.
“아읏..! 기분 좋아- 그치만, 손가락 넣는 건 안대에⋯”
필사적으로 삽입을 참아내고는, 보지에 힘을 꾸욱- 꾸욱— 주면서 기분 좋은 자극을 느껴간다.
“점수.. 점수는..”
점수를 확인해야 하는데, 자꾸만 못된 짓을 하게 된다. 점수 말해야 해⋯ 말해야대..♡
“흣, 하앙—”
못된 손이 들어가 있어서 볼록하게 튀어나온 팬티가 보지에서 흘러나오는 애액에 젖어 물들어간다.
“점..수우⋯ 앙♡”
앙앙 신음을 터뜨려가며 손바닥으로 고간을 비벼댄다. 손을 들썩일 때마다 스윽- 스윽- 소리가 나면서 팬티에 쓸리는 소리가 난다.
“아앙..!”
한 손은 속옷 안에서 찌걱 지걱 음란한 물소리를 내며 지분거리고 있고, 한 손으로는 젖꼭지를 꼬집어 대며 찌릿찌릿 몸을 자극하고 있다.
달아오른 몸이 들썩이면서 엉덩이가 의자에서 떨어지고, 발꿈치를 들어 올린 채 엉거주춤한 자세로 책상에 매달리게 된다.
발딱 서버린 젖꼭지를 한 손가락으로 빙빙 돌렸다가, 이내 두 손가락으로 꽈악 꼬집고, 좌우로 돌려댄다.
“아앙- 앙, 이거 조아..!”
쮸걱쮸걱쮸걱쮸걱—
손바닥을 마찰시키는 것보다 빠르게 보지 입구를 비벼대면서 물을 튀기는 소리를 낸다.
“앗, 점수으.. 점수우...!”
시험 본 거 점수를 말해야 해— 말해버리고 편해지고 싶은 마음이 차오른다. 한 손으로 젖가슴을 주무르고, 다른 손으로는 보지를 쯔걱쯔걱 비벼대면서 소리내어 읽는다.
“아앙— 점슈, 점슈느은⋯”
손을 움직이는 속도가 빨라지고, 츄압- 츄압— 소리가 나기 시작하면서 마침내 여자의 기쁨이 차오르기 시작한다.
“빵저엄... 빵저엄—♡”
그 순간 온몸이 경직되면서 보지가 큥큥거리고, 등줄기를 타고 올라온 찌릿찌릿한 전기에 몸에 경련이 일어났다.
“흐잇.. 힉- 히익⋯ 흐아앙—!!”
오르가즘을 또 한 번 느낀 나는, 발꿈치를 들은 채로 책상에 고개를 처박고 있었다.
까치발을 서서 바닥을 디딘 채로 쭈욱 펴져있는 발바닥. 팬티는 두 발목 사이에 대충 걸쳐져 있었고, 뒤로 주욱 빼낸 엉덩이를 움찔 떨어댔다.
찌릿찌릿한 자극에 다리를 오므려 보지만⋯ 양 옆으로 다리가 부들부들 흔들릴 때마다 축축하게 젖어버린 보지에서는 씹물을 뚝 뚝 흘리고 있었다.
하아- 하아-
한 차례의 격렬한 절정 끝에 거칠게 숨을 내쉬어 본다.
망쳐버린 시험 점수들을 확인하면서 자위를 하고 말았다.
시험이 끝난 이후로도 계속 심해지고 있었던 성욕 때문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런 짓을 반복하게 되었다.
하지만 욕구불만인 상태는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읏, 부족해⋯⋯.”
이걸로는 부족하다. 이런 걸로는 채워질 수 없다. 몸이 더 원하고 있다.
나 혼자, 그것도 삽입을 하지 않은 채로는 발정 난 걸 해소할 수가 없었다.
“흣⋯”
축축하게 젖어버린 바닥에 주저앉아서는 내가 왜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한숨을 내쉬었다.
“나 어떻게 되어버린 걸까⋯.”
나 이상하게 변해버린 걸까. 왜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답은 이미 알고 있었다.
몇 주 사이에 이렇게 빠르게 변해버린 이유는 다 그 빌어먹을 미션들 때문이니까.
내가 이렇게 성에 집착하고, 여자인 몸에 손을 대기 시작한 거는 전부 도서관에서 그 악마 같은 년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나서부터이니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인정할 수 없었다.
분명, 처음에만 하더라도 아무리 내 겉모습이 변하게 되더라도 마음만큼은 지켜내겠다고 다짐했었잖아.
내가 아무리 여자처럼 변하고, 예전의 모습이 사라지게 된다고 하더라도 절대 신이라는 녀석들의 장난에 놀아나지 않을 거라고 결심했단 말이야.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여자의 기쁨을 알아버리고, 몸에 손을 대기 시작하고, 남자에게 안기길 원하면서 빠르게 추락하고 있었다.
이미 정신을 차렸을 때는, 시험 같은 건 완전히 망쳐버린 채 쾌락만을 탐구하며 스스로 위안을 하고 있는 암컷이 되어가고 있었다.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이건 내 잘못이 아니다. 이건 다 그 녀석들 때문이야. 날 바꿔놓고는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고 발뺌하는 그 여신이나, 갑자기 나타나서는 미션을 하지 않을수록 발정하게 만들 거라며 왜 안 하는 거냐고 협박하는 그 악마년 탓이다.
전부 그 녀석들 탓이고, 난 아무 잘못이 없다. 난 그냥 놀아나고 있을 뿐이다.
절대 내 마음이 흔들려서가 아니다. 여자의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깨달아 버렸기 때문이 아니다.
“하아.. 하아..”
또다시 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악마가 시키는 미션들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일까.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몸이 달아오르고, 못된 생각들을 하게 된다.
몸의 불만을 충족시켜줄 사람을 떠올리게 되고, 항상 날 위하겠다며 응원을 보내준 친구를 떠올리게 된다.
“읏.. 이건 다 악마때문이야⋯⋯.”
이건 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내 의지로는 이겨낼 수 없는 일이란 말이야⋯!
계속되는 암컷의 본능에, 나는 그저 나약할 인간일 뿐이라며 의지가 깎여나가기 시작한다.
인간이 어떻게 신을 이길 수 있겠어..? 분명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그동안 잘 참아왔다고, 더 이상은 참지 않아도 된다는 유혹의 말을 듣게 된다.
“석현아⋯”
하나뿐인 친구가 생각난다. 몸이 변하고 나서 사귈 수 있었던 유일한 학교 친구. 내가 힘들었을 때 힘이 되어주겠다고 한 소중한 친구. 그리고 여자가 되어버린 나에게 남아있는 유일한 ‘남자’ 친구.
이렇게나 가까이에 남자가 있었다.
나보다 키가 크고, 나보다 몸집이 크고, 나보다 힘이 세고, 이렇게 되어버린 나보다 훨씬 남자답다.
누군지도 모를 사람이라면 지금 이 순간도 거부감이 들었겠지만, 이 사람한테만큼은 날 허락할 수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 도와줄 게 있으면 말하라고 그랬지⋯⋯.”
날 도와준다고 했다. 내 편이 되어준다고 했다. 내가 이렇게 된 후에도, 변함없이 날 대해주겠다고 했다.
그러니까, 이번에도 부탁해도 되는 거 아닐까?
너한테 한 번 더 매달려도 되는 게 아닐까?
마음속에서 욕망이 마구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아핫..”
갑자기 기뻐진다. 날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웃음이 나오기 시작한다.
“아하핫-”
내 몸을 믿고 맡길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다. 달아오른 여자의 몸을 해소해 줄 사람이 있어서 기쁘다.
이내, 완전히 생각이 꽂혀버린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흠뻑 젖어버린 바닥을 대충 닦고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거울 속에 비친 발그레 달아오른 얼굴을 한 번 쳐다보고는 무언가 중얼거린다.
“언제든.. 연락하라고 했지⋯?”
시험 끝나고 한번 만나자고 했을 때 내가 거절했었다. 언제든 편할 때 말하라고 했으니까, 지금도 되는 거겠지..?
입고 있던 옷을 다 벗어버리고는, 거울 앞에 서서 잘 익은 여자의 몸을 감상한다.
“응, 정했어..”
이제야 마음을 정했다. 그동안 오래 버텨왔으니까, 난 편해질 자격이 있는 거야. 더이상 힘들게 있을 필요가 없어—.
앗- 그치만, 내 몸을 줄 생각을 하니 순간 부끄러워진다.
남녀가 몸을 겹치면 무슨 일은 하는 것 인지쯤은 당연히 알고 있다.
비록 진짜 경험은 없지만, 인터넷에서 많은걸 보며 자라왔다.
그렇게 성인이 되고, 이제와서는 마침내 여자가 되려고 하고 있다.
발정이 난 상태이기 때문인 걸까. 어째서인지 다른 선택지를 떠올릴 수가 없고 모든 생각이 여자가 되는 그 일로만 향한다.
“응⋯”
부끄럽지 않게, 부끄러운 일이 생기지 않게 잘 닦아야겠지⋯⋯.
몸을 잘 준비하고, 톡을 보내서 오늘 약속을 잡기로 계획을 떠올린다.
그동안 잘 쓰지 않았던 라벤더 향 바디워시가 눈에 들어온다.
향긋난 냄새를 살짝 맡아보고는, 샤워솔에 덜어내어 몸에 거품을 묻히기 시작했다.
젖가슴과 엉덩이를 정성스럽게 문지르며 거품을 낸다.
등과 허리, 다리까지 꼼꼼하게 향을 묻힌다.
또, 예전에 어쩔 수 없이 사두었던 걸 다시 꺼내들어 음부를 청결하게 닦아낸다.
그리고는 문득 겨드랑이와 음부가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털이, 이제는 제법 자라 있었다.
분명 처음 여자의 것을 달게 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아주 약간만을 남기고는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겨드랑이도 여자의 몸이 되고 난 직후에는 매끈한 상태였고.
하지만 그동안 관리를 전혀 하지 않았던 탓일까. 부끄럽게도 가장 은밀하고도 부끄러운 두 부위에는 풀숲이 자라나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다른 사람에게 보여준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아서, 하다못해 민소매도 입을 일이 없어서 신경을 잘 쓰지 않았었다.
그런데, 오늘.. 그걸 하려면⋯⋯.
창피해진다. 이런 몸을 내보이면 분명 부끄러워질 게 뻔하잖아.
너무나도 추한 모습이다. 이런 상태로 밤을 맞이하면 성욕에 미쳐버린 걸로 밖에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런 모습으로는 안 돼⋯⋯.
수납장에 넣어두었던 일회용 면도기를 새로 꺼내고 쉐이빙 폼을 덜어내어 거품을 다시 낸다.
그리고는 그 거품들을 겨드랑이 사이와 음부 위로 조심스럽게 발라준다.
좋은 모습만을 보이고 싶다. 내 몸의 매력들만을 보여주고 싶다.
그런 이유로, 팔 한쪽을 높이 들고서는 날을 가져다 대었다.
베이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굴곡을 따라 날이 스쳐 지나간다.
커다란 젖가슴이 다른 쪽 팔에 의해 눌려 있어서, 그 크기 탓에 날을 쥐고 있는 손의 움직임이 방해된다.
“으.. 불편해⋯.”
불편하지만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아주 정성스럽게 털을 정리했다.
약간의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도록 세심하게 확인한 후에 반대쪽도 그걸 반복한다.
후으—.
자세가 불편한 탓에 시간이 제법 걸려버렸다.
오래 벗고 있었던 탓일까, 제법 한기가 도는 듯해서 다시 따뜻한 물을 틀고는 거품을 씻겨낸다.
잘 정리되었을까?
혹시라도 민망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거울 앞에 서서는 양 팔을 천장 위를 향해 쭈욱 뻗어본다.
커다란 가슴이 팔을 따라 들어올려진다.
그리고는 매끈해진 겨드랑이 사이로 샤워기에서 나온 물줄기가 주르륵 흘러내린다.
“응.. 됐어-”
팔 쪽의 정리를 마치고는, 이번에는 포동하게 살이 올라있는 둔덕으로 눈길을 돌린다.
씻겨져 나간 폼을 다시 발라주고, 아까보다는 좀 더 수월하게 날을 대어 깔끔하게 정리한다.
인터넷에서 알게 된 지식으로는, 이걸 조금씩 남겨서 모양을 만들기도 한다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모두 깨끗이 해버리고 싶어진다. 매끈하게 하고 싶은 그런 이유로, 한 올도 남기지 않은 채로 깔끔하게 정리해버렸다.
샤워를 마치고 나온 몸에는, 보드라운 피부 외에는 더이상 아무것도 남아있질 않았다.
젖은 몸을 잘 닦아준 후에, 머리를 말려서 최대한 깔끔하게 빗어낸다.
비록 화장은 여전히 하지 않고 있지만, 조금이라도 잘 보일 수 있도록 얼굴에 로션을 바르고 립밤을 칠해준다.
가장 마음에 드는 옷을 골라서 이리저리 둘러보고, 자세를 돌려가며 옷매무새를 점검한다.
그렇게, 한 명의 여자가 된 나는 크게 심호흡을 한 뒤 친구에게 톡을 보냈다.
[나] 좀 있다 만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