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화 〉4화. PICK ME PICK ME (5/80)



〈 5화 〉4화. PICK ME PICK ME

김유신의 누이 보희가 서악에 올라가 오줌을 누니 오줌이 서울에 가득 차는 꿈을 꾸었다.


다음 날 아침 동생 문희에게 이 이야기를 전하니 비단 치마 한 폭에 꿈을 팔라 하였다.


⋯오줌 어떻게 싸냐고.


※※※


미친듯한 고통도 가라앉고, 밥도 먹었는데 제일 큰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꼬추가 없어진 것도 큰 문제 맞는데, 일단 지금 당장은 오줌싸는게 문제다.


신니⋯임이 해결해준건지 요의는 가셨지만 이건 급한 불 끈거고.
앞으로 먹고 자고 쌀 때마다 그 고통이 반복되는건가?

또 한참을 고민하고 있으려니, 대뜸 머릿 속에 음성 비스무리한 것이 들려왔다.


띠링.

>> [미션] 이 보지는 무료로 싸줍니다



⋯?


뭘 싼다고⋯? 무료로⋯?


보지가 싸준다니, 이거 시발 말장난이라고 이렇게 해놓은건 아니겠지.
사람한테 달려있는 성기의 기능은 두개다. 배뇨를 하던가, 교미를 하던가. 근데 싸준다고?

'계약'을 했을 때부터 대충 병신같은 거라고 예상은 했는데,  미션의 이름부터가 예사롭지가 않다.
이게 뭔가 싶다고. 이름이 이상하니까 일단 거부감부터 들고 동기부여도  될 것만 같잖아.


가끔 소설을 보면, 신참으로 태어난 신이라서 능력이 부족하고 이상한 뻘짓도 많이 해대던데, 내가 딱 그 케이스에 걸린건가?
설마 무슨 모험까지 하라고 다른 세계로 데려가는 건 아니겠지? 존나 도움도 안되는 새끼가 신이랍시고 훈수두면 초반은 완전 조지던데.

일단 뭘 시킬 건지는  들어봐야 알겠지만 이름이 유치한  보니 신이라는 놈은 딱봐도 정신미숙에 기분파인 뉴비새끼다. 뒤졌어—

이런 저런 상상을 하며 빈틈을 공략해서 복수할 생각을 하고 있는데 얼마 못 되어 다소 감정이 실린 듯한 음성이 들려왔다.

>> 쓸데없는 생각하지마세요.

헉.


이새끼 뭐지, 내 생각도 읽을  있는 건가⋯?
야 시발, 이러면 나가리인데. 생각도 읽을 수 있는거면 결국 나만 질질 끌려다닐거 아니냐고.. 진짜, 신이 맞는거야?

"어⋯⋯, 그⋯ 농담입니다"
일단 바로 사과부터 박고 본다. 시발, 참아야지 당장은.

띠링.

>> [미션] 이 보지는 무료로 싸줍니다
>> 갑작스럽게 남성기가 사라져서 당황했을 당신을 위한 보상으로,  미션은 쉬운 난이도로 배정됩니다.
>> 당신이 원하는 모양의 여성기를 고른 후 마음 속으로 상상하세요.
>> 보상 : 당신의 신체에 생식기가 부여됩니다.
>> 제한시간 : 없음
>> 주의사항 : 이 미션을 달성하지 못하면, 용변을 보지 못하는 상태가 그대로 유지됩니다.



⋯그러니까, 그⋯ 보지를 어떻게 고르라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그걸 고르고 상상하면 내 가랑이에 보지가 달린다는 소리같다.

미친 소리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자지가 사라지고, 아무 것도 안 달려있는 것만큼이나 미칠 일이다.


그런데 아침에 느꼈던 그 엄청난 고통과 아무리 잊으려해도,
애써 무시하려해도 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 저 미션이라는 거의 내용을 보니 마냥 모른 척할 수도 없다.

벌써부터 아찔하고 정신이 피로해지는 게, 막막하기만 하다.
저거 진짜 해야돼? 신이 기껏 시킨다는게, 저딴거라고?


"엄마아⋯⋯ 아들 죽겠다⋯"


내 꼬추를 가져가고, 여자꺼를 달아준다니. 이러지마 제발⋯


진짜 하기 싫은데, 이걸 안하면 오줌을 못 본다니까 온 몸을 찌르는 듯한 그 끔찍한 아픔이 또 떠오른다.
안 돼—!! 그거 존나 아팠다. 두 번은 안돼 진짜로. 나는 결국 어쩔수 없이 시키는 대로 미션을 해보기로 했다.


근데 미션을 어떻게 하는거야 씹—


이런거 보통 튜토리얼로 알려주는거 아니야?⋯⋯

진짜 종잡을 수 없이 하나부터 열까지 지좆대로, 자기 마음대로 하고 있다.
머리가 아파질려고 해.. 일단 차분히 미션이란거의 내용을 짚어보니, 여자의 그걸 고르라는 게 핵심인 것 같다.

에휴, 어제 이사 와서 아는 여자도 없는데 누구한테 부탁을 하냐⋯



⋯?



미쳤어. 미친 일을 겪었더니 나까지 미친게 분명하다.
이걸 여자한테 부탁을 한다니, 정말 큰일 날 소리다. 잡혀간다고 진짜.
요즘 시대라서 붙잡아가고 그런게 아니라 이건 진짜 어느 나라 어딜 가서 꺼내도 일단 두들겨맞고 경찰서 직행일걸.

쓸데없는 생각은 버리고, 그냥 조금만  열린 마음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뜬금없이  자지를 뺏어갔으니까 나도 뜬금없는 짓을 해도 되는거다. 개연성, 그거 그냥 내다버리자고.

그래. 고르라고만 했지, 어떻게 고르라고 딱 짚어준  없잖아?
바로 컴퓨터 ON이다.




조옷나 쉽네에—


좀 병신같긴 한데, 생식기 모양을 고르라니까 그래도 좀 신중하게 골라야겠지 싶다.

범생이 기질이 여기서 나오는건가?
일단 시키니까 좀 잘해야겠지 싶고,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계산기 두들기면서 뭐가 이득일지 이미 다 설계했다.

딱봐도 대충 고르면 이후에는 안 바꿔주는 레파토리인데, 그런 실수는 안하지.
내가 소설을 자주 보고 그런건 아니지만, 이건 좀만 생각해봐도 알 수 있는 거다.


빡친다고 게임을 던진다—? 수습 불가다.


..컴퓨터 금방 켜지네. 마음에 들어.
내 컴퓨터도 사실 사양이 좋은 건 아닌데 SSD를 달아놔서 부팅과 인터넷 서핑 정도는 무리 없이 가능하다.


뭐 게임을 여러 개 하는 것도 아니고 정 안되면 피씨방에 가면 되니까 컴퓨터에 몇 백씩 투자하기는 좀 아깝더라.


워, 워.
컴퓨터는 순식간에 켜졌지만, 나의 고민은 길게. 진중하게. 신중하게—



근데 우리나라는 뭘 찾아보려 하면 죄다 검열을 해놔서 제대로 뜨는 게 없다.
그러니까, 소변이라는 정말 건전한 목적으로 여성의 사진을 찾아보려 해도 나오는게 없다는 소리이다.

[ 페이지를 찾을  없습니다⋯ ]

불법 유해정보(사이트)에 대한 차단 안내. 지금 접속하려고 하는 정보(사이트)에서⋯  ]


"어휴, 별 같잖은  해놔가지고 귀찮게."

종종 신세를 져왔던 유료 VPN이 내게 있으니까 이런 건 순식간에 우회할 수 있다.
이거 검열하는 새끼들도 분명 우회해서 지들 보고싶은거 다 보고 다니겠지. 뻔하지, 음흉한 새끼들.

[ VPN 바로가기 ]


바로 VPN을 켜고,
이왕 찾는거  확실하게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아예 성인물 사이트로 들어간다. 삐뚤어질테다—




[ www.⋯⋯⋯⋯⋯⋯⋯ ]


[ 로딩중- ]

투데이 베스트 | 주간 인기 갤러리 |  ]
[ —(ㅎㅂ)아무도 안볼때 몰래 (인증) ]
[ —소꿉친구가 나데나데해주는.manwha ]
[ —암컷타락 최면물 리뷰 ]

오⋯  화면부터 꽤나 자극적이다.
이 사이트는 현실과 2D를 가리지 않고, 온갖 종류의 영상과 사진, 만화나 썰같은게 다양하게 올라온다.

성인만 올라오니까 국제적으로도 문제될 게 없고, 몰카라던가 강제적인 촬영같은 불법 자료도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새로운 내 생식기를 찾기에 딱인 곳이다.

딸치는게 문제가 아니라 당장 소변을  봐서 또 바닥을 구를 생각을 하니 돌아버리겠다고.

그리고 여긴 온갖 변태들이 다 모여들어서 인간의 기본 욕구인 성욕을 마구 분출해대는 곳이기도 한데 내성이 없는 사람들은 깜짝 놀랄 수도 있을 만한 수위이다.


 뭐, 범생이처럼 학교 열심히 다니기는 했는데 고자는 아니라고.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인터넷을 돌아다녔더니 어느새 남들만큼은 알고 딸감으로 쓰게 되더라.


그렇다고 여기가 리벤지를 올린다던가, 협박하고 강요해서 촬영하는 진짜 범죄같은게 자행되는  아니니까 소돔과 고모라까지는 아니고⋯⋯⋯
언럭키 폰X정도 되겠다.

하여튼 이번 주는 다들 신학기랍시고 마음에 불이 붙었는지 사이트 내의 인기인은 물론, 새로운 뉴페이스들이 엄청나게 음란한 영상을 올려놨다.

안 쫄리나? 어떤 사람은 아슬아슬하게 얼굴을 가려놨는데, 지인이 보면  번에 눈치채지 않을까?


시발, 이러니까 시민단체에서 불법 촬영물이 판치고 있다면서 인권이 유린되고 있다고 그러는거겠지.
이런 음탕한 것들만 잔뜩 올려놓으면, 잘 모르는 사람들은 당최 이게 정상인이 자발적으로 찍을 수 있는건가- 의심할게 뻔한거 아니냐고.

하여튼 이렇게 대놓고 찍은 사진들을 보니, 남한테 들키면 어쩌려고 이러는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인터넷 커뮤니티 애들은 '풀발기 씹가느으응—' 이러면서 난리를 쳐대겠지.


그런 댓글을 상상하고 있자니, 내 자지가 사라진 게 실감이 된다.


아오 진짜—

지금 중요한  사라진 내 자지를 그리워하며 상상발기를 할 게 아니라 내가  생식기의 사진을 찾는 거라서,

음탕한 암캐라고, 밤새 따먹어달라고 천박한 말들로 유혹하는 자극적인 글들을 애써 무시한 채 성인여성의 사진이 올라오는 메뉴를 곧장 선택했다.



1페이지⋯ 2페이지⋯
보이는 사진마다 엄청나게 음란하고, 남심을 자극한다.

그래도, 내 보⋯ 생식기가 될 텐데 좀  골라 봐야지.

솔직히 말하면 보지, 라고 하는 여자꺼가 정확히 어떻게 생긴거고 어느 부분이 어느 이름으로 불리는 건지도  모른다. 실물로  적도 없고, 학교 보건수업때 제대로 알려준거도 아니니까.
아닌가? 어쩌면 선생님이 설명하긴 했는데, 쪽팔리다고 킬킬대며 웃어넘기니라 못 들었던 거일수도 있고⋯.


어쨌든 내가 평소에 보지 사진을 보고 자세히 관찰도 했던건 아니라, 이렇게까지 세세하게 보려는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일단 너무 거뭇거뭇한거는 페이지를 열자마자 욕을 하며 바로 닫았다.

소위 걸레가 아니라도 원래 거뭇하거나 살면서 착색이 되는 경우도 있다지만
이제  대학생이 된, 아직 여자 경험조차 없는 나에겐  깨끗한 그거에 대한 환상이 있다.

불고기보지, 진짜 듣기만 해도 확 죽어버리는 말이다. 이거 관리로는 해결 못하는건가?



여자의 그게— 입구가 너무 노골적으로 노출된 사진도 일단은 걸렀다.

야동을 좀 보면서  취향을 알게  건데 난 살이 좀 두툼한게 좋더라. 너무 열려있는건 싫다는 소리다.

주저하지 않고 남자를 잡아먹을 것 같은 완숙한 보지도 있지만, 난 봉긋하게 살이 올라와 그 사이의 깊은 틈으로 균열이 나 있는걸 좋아한다.


자지를 상냥하게 감싸안으면서, 쯔걱- 쯔걱- 상냥하게 빨아들일 것만 같은 그런거⋯



무성한 수풀로 뒤덮힌 것도 탈락이다. 가끔 꼴릴 때가 있긴 한데, 너무 많으면 관리하기도 어려울  아니야—

생각해보자. 음모가 많이 나 있는 사람은 다른 부위에도 털이 많을거다. 그러니까 꼭 다리털이 많다던가 그런건 아니지만, 겨드랑이에도 털이 많을 수도 있는거고⋯

어차피 여자들은 다 깨끗하게 정리하고 다니니까 보는 입장에서는 크게 상관없을 수도 있겠지만, 당사자들은 정말 힘들게 관리하고 있을거다.

으— 어떤 사람은 진짜 여자인데도 엉덩이 뒤까지 털이 나있고,  누구는 적당히 많아 보이는데 지금 당장은 안 끌리네.


13페이지, 14페이지, 15페이지, 21페이지⋯⋯⋯

한참을 뒤지다가, 이러면 빼도박도 못하게 한남이지— 하는 자조를 하며 잠시 눈을 감았다.


나는 뭘 위해 여성기의 사진을 찾아 헤매고 있는걸까.


다음 번에도 소변을 못 보면 낭패겠다는 생각에 미션에 도전하기는 했는데,
어느새 원래 목적은 잊고 내가 끌리는 모양, 평소에 동경해왔던 모양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난 남자인데⋯'


자지가 사라졌다고, 갑자기 내가 여자라는 생각을 하게 된 거는 아니다.
남자한테 박히고 싶은 거도 절대 아니고, 여전히 여자가 좋다. 여자의 가슴, 엉덩이—
어제까지만 해도 애교 팡팡 터뜨리며 나에게 안기는 여자애를 상상했는데.


그런데,


왜,



난 왜 내 보지를 이렇게 열심히 고르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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