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화 〉4화. PICK ME PICK ME
김유신의 누이 보희가 서악에 올라가 오줌을 누니 오줌이 서울에 가득 차는 꿈을 꾸었다.
다음 날 아침 동생 문희에게 이 이야기를 전하니 비단 치마 한 폭에 꿈을 팔라 하였다.
⋯오줌 어떻게 싸냐고.
※※※
미친듯한 고통도 가라앉고, 밥도 먹었는데 제일 큰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꼬추가 없어진 것도 큰 문제 맞는데, 일단 지금 당장은 오줌싸는게 문제다.
신니⋯임이 해결해준건지 요의는 가셨지만 이건 급한 불 끈거고.
앞으로 먹고 자고 쌀 때마다 그 고통이 반복되는건가?
또 한참을 고민하고 있으려니, 대뜸 머릿 속에 음성 비스무리한 것이 들려왔다.
띠링.
>> [미션] 이 보지는 무료로 싸줍니다
⋯?
뭘 싼다고⋯? 무료로⋯?
보지가 싸준다니, 이거 시발 말장난이라고 이렇게 해놓은건 아니겠지.
사람한테 달려있는 성기의 기능은 두개다. 배뇨를 하던가, 교미를 하던가. 근데 싸준다고?
'계약'을 했을 때부터 대충 병신같은 거라고 예상은 했는데, 첫 미션의 이름부터가 예사롭지가 않다.
이게 뭔가 싶다고. 이름이 이상하니까 일단 거부감부터 들고 동기부여도 안 될 것만 같잖아.
가끔 소설을 보면, 신참으로 태어난 신이라서 능력이 부족하고 이상한 뻘짓도 많이 해대던데, 내가 딱 그 케이스에 걸린건가?
설마 무슨 모험까지 하라고 다른 세계로 데려가는 건 아니겠지? 존나 도움도 안되는 새끼가 신이랍시고 훈수두면 초반은 완전 조지던데.
일단 뭘 시킬 건지는 더 들어봐야 알겠지만 이름이 유치한 걸 보니 신이라는 놈은 딱봐도 정신미숙에 기분파인 뉴비새끼다. 뒤졌어—
이런 저런 상상을 하며 빈틈을 공략해서 복수할 생각을 하고 있는데 얼마 못 되어 다소 감정이 실린 듯한 음성이 들려왔다.
>> 쓸데없는 생각하지마세요.
헉.
이새끼 뭐지, 내 생각도 읽을 수 있는 건가⋯?
야 시발, 이러면 나가리인데. 생각도 읽을 수 있는거면 결국 나만 질질 끌려다닐거 아니냐고.. 진짜, 신이 맞는거야?
"어⋯⋯, 그⋯ 농담입니다"
일단 바로 사과부터 박고 본다. 시발, 참아야지 당장은.
띠링.
>> [미션] 이 보지는 무료로 싸줍니다
>> 갑작스럽게 남성기가 사라져서 당황했을 당신을 위한 보상으로, 첫 미션은 쉬운 난이도로 배정됩니다.
>> 당신이 원하는 모양의 여성기를 고른 후 마음 속으로 상상하세요.
>> 보상 : 당신의 신체에 생식기가 부여됩니다.
>> 제한시간 : 없음
>> 주의사항 : 이 미션을 달성하지 못하면, 용변을 보지 못하는 상태가 그대로 유지됩니다.
⋯그러니까, 그⋯ 보지를 어떻게 고르라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그걸 고르고 상상하면 내 가랑이에 보지가 달린다는 소리같다.
미친 소리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자지가 사라지고, 아무 것도 안 달려있는 것만큼이나 미칠 일이다.
그런데 아침에 느꼈던 그 엄청난 고통과 아무리 잊으려해도,
애써 무시하려해도 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 저 미션이라는 거의 내용을 보니 마냥 모른 척할 수도 없다.
벌써부터 아찔하고 정신이 피로해지는 게, 막막하기만 하다.
저거 진짜 해야돼? 신이 기껏 시킨다는게, 저딴거라고?
"엄마아⋯⋯ 아들 죽겠다⋯"
내 꼬추를 가져가고, 여자꺼를 달아준다니. 이러지마 제발⋯
진짜 하기 싫은데, 이걸 안하면 오줌을 못 본다니까 온 몸을 찌르는 듯한 그 끔찍한 아픔이 또 떠오른다.
안 돼—!! 그거 존나 아팠다. 두 번은 안돼 진짜로. 나는 결국 어쩔수 없이 시키는 대로 미션을 해보기로 했다.
근데 미션을 어떻게 하는거야 씹—
이런거 보통 튜토리얼로 알려주는거 아니야?⋯⋯
진짜 종잡을 수 없이 하나부터 열까지 지좆대로, 자기 마음대로 하고 있다.
머리가 아파질려고 해.. 일단 차분히 미션이란거의 내용을 짚어보니, 여자의 그걸 고르라는 게 핵심인 것 같다.
에휴, 어제 이사 와서 아는 여자도 없는데 누구한테 부탁을 하냐⋯
⋯?
미쳤어. 미친 일을 겪었더니 나까지 미친게 분명하다.
이걸 여자한테 부탁을 한다니, 정말 큰일 날 소리다. 잡혀간다고 진짜.
요즘 시대라서 붙잡아가고 그런게 아니라 이건 진짜 어느 나라 어딜 가서 꺼내도 일단 두들겨맞고 경찰서 직행일걸.
쓸데없는 생각은 버리고, 그냥 조금만 더 열린 마음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뜬금없이 내 자지를 뺏어갔으니까 나도 뜬금없는 짓을 해도 되는거다. 개연성, 그거 그냥 내다버리자고.
그래. 고르라고만 했지, 어떻게 고르라고 딱 짚어준 건 없잖아?
바로 컴퓨터 ON이다.
조옷나 쉽네에—
좀 병신같긴 한데, 생식기 모양을 고르라니까 그래도 좀 신중하게 골라야겠지 싶다.
범생이 기질이 여기서 나오는건가?
일단 시키니까 좀 잘해야겠지 싶고,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계산기 두들기면서 뭐가 이득일지 이미 다 설계했다.
딱봐도 대충 고르면 이후에는 안 바꿔주는 레파토리인데, 그런 실수는 안하지.
내가 소설을 자주 보고 그런건 아니지만, 이건 좀만 생각해봐도 알 수 있는 거다.
빡친다고 게임을 던진다—? 수습 불가다.
..컴퓨터 금방 켜지네. 마음에 들어.
내 컴퓨터도 사실 사양이 좋은 건 아닌데 SSD를 달아놔서 부팅과 인터넷 서핑 정도는 무리 없이 가능하다.
뭐 게임을 여러 개 하는 것도 아니고 정 안되면 피씨방에 가면 되니까 컴퓨터에 몇 백씩 투자하기는 좀 아깝더라.
워, 워.
컴퓨터는 순식간에 켜졌지만, 나의 고민은 길게. 진중하게. 신중하게—
근데 우리나라는 뭘 찾아보려 하면 죄다 검열을 해놔서 제대로 뜨는 게 없다.
그러니까, 소변이라는 정말 건전한 목적으로 여성의 사진을 찾아보려 해도 나오는게 없다는 소리이다.
[ 페이지를 찾을 수 없습니다⋯ ]
[ 불법 유해정보(사이트)에 대한 차단 안내. 지금 접속하려고 하는 정보(사이트)에서⋯ ]
"어휴, 별 같잖은 걸 해놔가지고 귀찮게."
종종 신세를 져왔던 유료 VPN이 내게 있으니까 이런 건 순식간에 우회할 수 있다.
이거 검열하는 새끼들도 분명 우회해서 지들 보고싶은거 다 보고 다니겠지. 뻔하지, 음흉한 새끼들.
[ VPN 바로가기 ]
바로 VPN을 켜고,
이왕 찾는거 더 확실하게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아예 성인물 사이트로 들어간다. 삐뚤어질테다—
[ www.⋯⋯⋯⋯⋯⋯⋯ ]
[ 로딩중- ]
[ 투데이 베스트 | 주간 인기 갤러리 | ⋯ ]
[ —(ㅎㅂ)아무도 안볼때 몰래 (인증) ]
[ —소꿉친구가 나데나데해주는.manwha ]
[ —암컷타락 최면물 리뷰 ]
오⋯ 첫 화면부터 꽤나 자극적이다.
이 사이트는 현실과 2D를 가리지 않고, 온갖 종류의 영상과 사진, 만화나 썰같은게 다양하게 올라온다.
성인만 올라오니까 국제적으로도 문제될 게 없고, 몰카라던가 강제적인 촬영같은 불법 자료도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새로운 내 생식기를 찾기에 딱인 곳이다.
딸치는게 문제가 아니라 당장 소변을 못 봐서 또 바닥을 구를 생각을 하니 돌아버리겠다고.
그리고 여긴 온갖 변태들이 다 모여들어서 인간의 기본 욕구인 성욕을 마구 분출해대는 곳이기도 한데 내성이 없는 사람들은 깜짝 놀랄 수도 있을 만한 수위이다.
난 뭐, 범생이처럼 학교 열심히 다니기는 했는데 고자는 아니라고.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인터넷을 돌아다녔더니 어느새 남들만큼은 알고 딸감으로 쓰게 되더라.
그렇다고 여기가 리벤지를 올린다던가, 협박하고 강요해서 촬영하는 진짜 범죄같은게 자행되는 건 아니니까 소돔과 고모라까지는 아니고⋯⋯⋯
언럭키 폰X정도 되겠다.
하여튼 이번 주는 다들 신학기랍시고 마음에 불이 붙었는지 사이트 내의 인기인은 물론, 새로운 뉴페이스들이 엄청나게 음란한 영상을 올려놨다.
안 쫄리나? 어떤 사람은 아슬아슬하게 얼굴을 가려놨는데, 지인이 보면 한 번에 눈치채지 않을까?
시발, 이러니까 시민단체에서 불법 촬영물이 판치고 있다면서 인권이 유린되고 있다고 그러는거겠지.
이런 음탕한 것들만 잔뜩 올려놓으면, 잘 모르는 사람들은 당최 이게 정상인이 자발적으로 찍을 수 있는건가- 의심할게 뻔한거 아니냐고.
하여튼 이렇게 대놓고 찍은 사진들을 보니, 남한테 들키면 어쩌려고 이러는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인터넷 커뮤니티 애들은 '풀발기 씹가느으응—' 이러면서 난리를 쳐대겠지.
그런 댓글을 상상하고 있자니, 내 자지가 사라진 게 실감이 된다.
아오 진짜—
지금 중요한 건 사라진 내 자지를 그리워하며 상상발기를 할 게 아니라 내가 쓸 생식기의 사진을 찾는 거라서,
음탕한 암캐라고, 밤새 따먹어달라고 천박한 말들로 유혹하는 자극적인 글들을 애써 무시한 채 성인여성의 사진이 올라오는 메뉴를 곧장 선택했다.
1페이지⋯ 2페이지⋯
보이는 사진마다 엄청나게 음란하고, 남심을 자극한다.
그래도, 내 보⋯ 생식기가 될 텐데 좀 잘 골라 봐야지.
솔직히 말하면 보지, 라고 하는 여자꺼가 정확히 어떻게 생긴거고 어느 부분이 어느 이름으로 불리는 건지도 잘 모른다. 실물로 본 적도 없고, 학교 보건수업때 제대로 알려준거도 아니니까.
아닌가? 어쩌면 선생님이 설명하긴 했는데, 쪽팔리다고 킬킬대며 웃어넘기니라 못 들었던 거일수도 있고⋯.
어쨌든 내가 평소에 보지 사진을 보고 자세히 관찰도 했던건 아니라, 이렇게까지 세세하게 보려는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일단 너무 거뭇거뭇한거는 페이지를 열자마자 욕을 하며 바로 닫았다.
소위 걸레가 아니라도 원래 거뭇하거나 살면서 착색이 되는 경우도 있다지만
이제 막 대학생이 된, 아직 여자 경험조차 없는 나에겐 좀 깨끗한 그거에 대한 환상이 있다.
불고기보지, 진짜 듣기만 해도 확 죽어버리는 말이다. 이거 관리로는 해결 못하는건가?
여자의 그게— 입구가 너무 노골적으로 노출된 사진도 일단은 걸렀다.
야동을 좀 보면서 내 취향을 알게 된 건데 난 살이 좀 두툼한게 좋더라. 너무 열려있는건 싫다는 소리다.
주저하지 않고 남자를 잡아먹을 것 같은 완숙한 보지도 있지만, 난 봉긋하게 살이 올라와 그 사이의 깊은 틈으로 균열이 나 있는걸 좋아한다.
자지를 상냥하게 감싸안으면서, 쯔걱- 쯔걱- 상냥하게 빨아들일 것만 같은 그런거⋯
무성한 수풀로 뒤덮힌 것도 탈락이다. 가끔 꼴릴 때가 있긴 한데, 너무 많으면 관리하기도 어려울 거 아니야—
생각해보자. 음모가 많이 나 있는 사람은 다른 부위에도 털이 많을거다. 그러니까 꼭 다리털이 많다던가 그런건 아니지만, 겨드랑이에도 털이 많을 수도 있는거고⋯
어차피 여자들은 다 깨끗하게 정리하고 다니니까 보는 입장에서는 크게 상관없을 수도 있겠지만, 당사자들은 정말 힘들게 관리하고 있을거다.
으— 어떤 사람은 진짜 여자인데도 엉덩이 뒤까지 털이 나있고, 또 누구는 적당히 많아 보이는데 지금 당장은 안 끌리네.
13페이지, 14페이지, 15페이지, 21페이지⋯⋯⋯
한참을 뒤지다가, 이러면 빼도박도 못하게 한남이지— 하는 자조를 하며 잠시 눈을 감았다.
나는 뭘 위해 여성기의 사진을 찾아 헤매고 있는걸까.
다음 번에도 소변을 못 보면 낭패겠다는 생각에 미션에 도전하기는 했는데,
어느새 원래 목적은 잊고 내가 끌리는 모양, 평소에 동경해왔던 모양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난 남자인데⋯'
자지가 사라졌다고, 갑자기 내가 여자라는 생각을 하게 된 거는 아니다.
남자한테 박히고 싶은 거도 절대 아니고, 여전히 여자가 좋다. 여자의 가슴, 엉덩이—
어제까지만 해도 애교 팡팡 터뜨리며 나에게 안기는 여자애를 상상했는데.
그런데,
왜,
난 왜 내 보지를 이렇게 열심히 고르고 있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