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2화 〉동정이 좋아 (2)
동정이 좋아 (2)
"두리야!"
"유, 유미 선생님..."
복도에서 이름을 부르자, 두리가 고개를 숙이고 주위를 힐끔거렸다.
'후훗. 귀여워.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할까봐, 창피한 모양이지.'
나는 두리에게 다정한 말투로 이것저것 물었지만, 두리는 다른 학생들의 시선이 부끄러운지 짧게 예 아니오로 대답할 뿐이었다.
* * *
사실 난 늘 사랑에 빠졌다. 초등학교 때는 국어 선생님이랑 양호 선생님을 좋아했다.
하지만 같은 또래의 여자에게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건 오로지 연상의 여자였다. 누나에 대한 동경이 연상에 대한 환상을 내 가슴 속에 새겨 놓은 것이다.
내 머릿속에는 하루종일 유미 선생님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어느새 내 '자위의 여신'은 여자 아이돌에서 유미 선생님으로 바뀌어 있었다. 나는 매일 저녁 유미 선생님을 생각하며, 자위에 몰두했다.
* * *
토요일 오후, 그날은 대학에 갈 일이 있어서, 두리에게 양해를 구했다.
"미안, 대학에 잠깐 들러야 되거든. 오래는 안 걸릴거야. 미안한데, 아틀리에에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을래?"
"네. 전 괜찮아요."
"번호 알지?"
"네."
두리가 먼저 가 있는 경우도 있고 해서, 아틀리에의 도어락 번호는 이미 두리에게 알려준 상태였다.
* * *
버스 안에서 나는 비밀의 성에 초대받은 듯한 느낌이 들어, 가슴이 설레였다.
집 앞에 도착해, 차고를 힐끔 쳐다보자, K7이 눈에 띄었다. 학교까지 버스로 다섯 정거장밖에 되지 않아, 미미 선생님이나 유미 선생님은 거의 학교에는 차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
"27XX"
외부 계단으로 차고 이층으로 올라온 나는 네자리의 패스워드를 누른 뒤, 아틀리에의 문을 열었다.
이 방 어딘가에 유미 선생님의 냄새가 밴 잠옷이나 속옷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페니스가 걷잡을 수 없이 발기되기 시작했다.
속옷이 갖고 싶었지만, 아틀리에와 연결된 본채 안쪽으로 숨어들 용기는 없었다.
'선생님의 냄새로 가득찬 이곳에서 자위를 하는 것만으로도 좋아.'
그 생각만으로도 한번 발기된 페니스는 시들 줄을 몰랐다.
아틀리에를 이리저리 오고가며 욕망을 가라앉히려고 했지만, 한번 부풀어 오른 욕망은 점점 부풀어 오를 뿐이었다.
"안채를 살짝 둘러보기만 할거야. 이상한 짓만 안하면 돼."
그렇게 자신을 타이르며 나는, 안채로 통하는 문을 열고 살금살금 그리 길지 않은 복도를 지나, 안채의 2층으로 들어갔다.
중2 때부터 자위를 시작한 나는, 그 뒤로 매일 한두번은 사정을 했다. 하지만 그 정도로 발기가 가라앉지는 않았다.
안채에 들어서자, 미미 선생님과 유미 선생님 두 사람의 향긋한 체취가 감돌았다.
'우선 유미 선생님의 방을 찾는 거야. 베개와 잠옷에 밴 선생님의 냄새를 맡고 싶어. 그 냄새를 맡으면서 자위를 하면 얼마나 기분 좋을까.'
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복도에 있는 첫번째 문의 손잡이를 돌렸다. 찰칵 안의 잠금쇠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바로 그때,
"두리야."
갑자기 계단 쪽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너무 놀라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천천히 뒤를 돌아보자, 미미 선생님이 2층에 올라와 있었다.
"미미 선생님...전 그냥..."
눈 앞이 깜깜해지면서 창백하게 굳어졌다.
"유미에게 들었어. 두리 네가 와 있을 거라고."
"....."
"화장실 찾니? 거긴 내 방이야. 화장실은 제일 안 쪽에 있어."
"아..네. 화장실에 가려고..."
"응. 볼일 보고 내 방으로 와 줄래. 할 말이 있어."
그렇게 말한 뒤, 미미 선생님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무릎이 가볍게 떨렸다.
"휴우~"
볼일을 본 뒤, 미미 선생님의 방 문을 노크했다.
"응. 들어 와."
* * *
문을 열고 들어간 나는, 깜짝 놀랐다.
미미 선생님은 스웨터를 입기 위해 안경을 벗고 있었다.
안경을 벗은 미미 선생님의 얼굴은 유미 선생님과 꼭 닮아 있었다. 학교에서 늘 짓고 있던 딱딱한 인상이 아니어서, 부드러워 보였다. 마치 딴사람 같았다.
"왜? 선생님 얼굴에 뭐 묻었니?"
선생님이 다시 안경을 썼다. 그래도 학교에서 보았을 때보다는 훨씬 세련된 모습이었다.
"아, 아니에요. 너무 예뻐서..."
"어머, 두리 너, 선생님을 놀리는 거니? 못 됐어."
"아니...진짜..."
"잠깐 여기 있어. 마실 것 가지고 올게."
미소를 지으며 의자를 권한 뒤, 선생님이 방에서 나갔다.
나는 숨을 들이마시며, 실내에 떠도는 선생님의 달콤한 체취를 몸으로 느꼈다.
그러자, 어느새 시들었던 페니스가 무럭무럭 부풀면서 대가리를 치켜들었다.
미미 선생님이 커피 두 잔을 쟁반에 얹어 방으로 들어왔다.
"아까 유미한테 연락이 왔는데, 오늘 늦어질거래. 모델은 취소. 그러니까 기다리지 말고 집에 가도 괜찮아."
"네..."
"여기서 조금 쉬다가 가도 좋고."
미미 선생님이 의자에 앉자, 나는 침대에 걸터 앉았다.
"정말 책이 많네요."
나는 방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많은 책에 압도되었다.
"좀 많지? 책에 둘러싸여 있으면, 마음이 가라앉거든.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뭐든지 빌려줄 게."
선생님은 우아한 동작으로 커피를 마셨다.
나는 뜨거운 커피를 마시는 사이, 왠지 야릇하게 흥분하기 시작했다.
눈앞에 미미 선생님이 의자에 앉아, 길고 가는 다리를 오므리고 있었다. 저 다리가 조금 벌어지면, 옷자락 속의 포동포동하고 하얀 허벅지가 보일 것 같았다. 운이 좋으면 허벅지 사이의 팬티까지 볼 수 있을 것 같은 묘한 기대감이 들었다.
게다가 미미 선생님이 잠을 자는 침대 위에는 잠옷이 놓여 있고, 선생님의 냄새가 밴 베개가 바로 내 옆에 있었다.
"유미가 왜 두리 너를 그리고 싶었는지 알 것도 같아. 후훗...자매라서 취향이 비슷하거든."
의미심장한 말을 하면서, 미미 선생님이 내 얼굴을 꽤 오랫동안 빤히 쳐다보았다. 나는 그 시선과 어색한 침묵이 불편했다.
나는 찻잔을 내려놓고, 일어서서 책장을 둘러보았다.
전집류와 소설책이 많았지만, 아래쪽 서가에 잡지류가 꽂혀 있는 게 눈에 뛰었다. 책보다는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그 중 한 권을 꺼내 들었다.
한글이 아닌 영어로 된 잡지였다. 나는 무심코 페이지를 넘겼다.
가슴이 철렁했다.
그건 포르노 잡지였다. 모자이크가 전혀 없는 서양의 포르노 잡지가 얌전한 선생님의 서가에 꽂혀 있다니...
"아, 안 돼. 두리야, 그건 안 돼!"
미미 선생님이 새된 목소리를 지르며,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영국에 있는 부모님을 방문했을 때, 몰래 사온 것 같았다. 하지만 남자나 연애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이는 선생님이, 이런 도색잡지를 본다는 게 의외였다.
흑인 남자의 굵은 페니스를 맛있게 빨고 있는 금발의 백인 미녀가 눈에 들어왔다. 페이지를 더 넘기자, 앞뒤에서 깊숙이 삽입된 음부가 클로즈업 된 사진들이 눈에 들어왔다.
모자이크가 없는 포르노 사진을 처음 보는 나는, 그 생생하고 강렬한 사진에 충격을 받았다.
"선생님도 이런 걸 보는구나..."
나는 왠지 기뻤다. 얌전하고 수수한 미미 선생님의 숨겨진 일면을 본 것 같았다.
"이리 내!"
미미 선생님이 빨개진 얼굴로 잡지를 항해 손을 뻗었다. 나는 잡지를 들고 이리저리 방안을 뛰어다니며 도망쳤다.
"두리야, 어서 돌려 줘! 정말 화 낼 거야!"
"싫어요. 선생님이 뭐든지 빌려 준다고 했잖아요?"
"그건 안 돼. 알면서 일부러 그러는 거잖아."
나는 선생님에게 떠밀려 침대에 쓰러졌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위에서 짓누르고 있는 미미 선생님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이제 포르노 잡지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미미 선생님 역시 바싹 얼굴을 대고 나를 내려다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선생님의 뜨겁고 달콤한 숨결이 느껴졌다.
그리고 눈 깜짝 할 사이에 내 입술에 부드러운 선생님의 입술이 포개졌다.
"으으음...."
움찔 몸을 떨면서, 내 온몸이 긴장으로 굳어졌다.
내 눈 바로 위에 있는 미미 선생님의 얼굴이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나는 온몸에 힘이 빠지면서, 가볍게 눈을 감았다.
그리고 살짝 실눈을 뜨고, 안경 속에 감추어진 선생님의 긴 속눈썹을 올려다 보았다.
선생님의 입술 사이로 습기를 머금은 달콤한 숨결이 천천히 새어나왔다. 곧이어, 부드럽고 촉촉한 작은 혀가 내 입술 사이를 비집고 안으로 침입해 들어왔다.
앞니가 벌어지면서, 두리가 내 혀를 안으로 받아들였다. 나는 조심스레 내 혀끝을 두리의 혀 끝에 맞닿게 했다.
딥 키스가 처음인 듯, 두리의 온몸이 떨렸다.
혀끝으로 날름날름 두리의 혀끝을 조심스레 핥던 나는, 조금씩 더 깊숙이 두리의 입 안으로 혀를 집어 넣고, 노골적으로 두리의 입 안 구석구석을 혀로 핥았다.
그리고 뜨거운 숨을 헐떡이며, 탐욕스럽게 소리를 내며 소년의 혀에 달라붙기 시작했다.
교사와 제자라는 금기의 울타리가 무너져 내리자, 나는 더 이상 주저하거나 쭈뻣거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