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0화 〉음란한 두명의 누나 (6)
음란한 두명의 누나 (6)
그때 유라는 평상시와 다른 낯선 느낌을 받았다. 가족 전원이 식탁에 앉아 있을 때였다. 탁자의 맨위에 아빠가 앉고, 오른쪽 맨 끝에 엄마가 앉았다 그리고 왼쪽 맨 끝은 하연의 자리였다. 엄마 옆에는 남동생인 바다가 앉고, 하연 옆에는 유라가 앉았다. 하연이 집을 떠난 뒤, 쭉 그렇게 앉는 것이 식사할 때의 암묵적인 불문율이었다. 가끔 하연이 집에 올 때도 이 자리 배치는 한번도 변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따라 하연이 자기 자리를 유라에게 권한 것이다.
그때는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요즘은 가족 모두가 식탁에 모이는 일도 거의 없어서 정해진 자리에 앉는다는 의식도 희석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식사를 하면서 대화가 활기를 띠기 시작할 때부터, 유라는 이상하게 평소와는 다른 위화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왠지 바다와 하연 언니가 평소보다 더 친밀하게 얘기를 나누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 것이다. 평소와 달리 언니와 남동생이 마주보고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던 것이다.
유라는 특별히 평소와 크게 다른 분위기를 느꼈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언니의 아주 사소한 눈빛과 바다의 말투에서 왠지 평소와 다른 분위기를 느끼고 있었다.
"유라야, 왠일이니? 오늘은 평상시랑 다르게 무척 조용하잖니."
"응? 아니, 그냥."
'유라 누나의 목소리가 왠지 퉁명스러운데.'
유라는 하연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서, 토스트를 한 입 베어 입에 넣었다.
"여전히 유라 넌 참 맛있게 먹는구나. 보는 사람도 기분이 좋은 걸."
하연이 미소를 띠면서, 식탁 분위기를 바꿨다.
"피. 맛있으니까, 맛있게 먹는거야."
유라가 토스트를 다시 한입 베어 물면서 말했다.
"유라 너 누나한테 버릇없게."
엄마가 작은누나에게 가볍게 눈을 흘겼다.
"게다가, 여자 아이가 그렇게 허겁지겁 먹으면 보기 안 좋아."
"더 점잖게 먹으면, 작은누나도 큰누나처럼 여자다워 질텐데."
나 역시 평소와는 다르게 퉁명스러운 작은누나에게 한 마디 툭 던졌다.
"괘히그래!"
토스트를 입에 넣고 있어서, 유라는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어머. 유라는 굉장히 여성스러운걸."
하연이 옆에서 유라의 편을 들었다. 하연은 아름답고 세련된 몸가짐에 상냥하고 늘 자신보다는 동생들을 배려해 주었다. 동생인 유라가 봐도 하연은 완벽하고 여성스러웠다. 입 밖으로 낸 적은 없지만 유라는 어려서부터 언니인 하연을 동경하면서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상해. 왠지 언니가 낯설게 느껴져. 바다와 언니 사이에서 느껴지는 이 낯선 분위기는 대체 뭐지?'
"말도 안돼. 큰누나 쪽이 훨씬 여성스러운걸."
나는 큰누나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머. 바다도 참."
하연이 손을 입가에 대고 가볍게 웃었다. 그런 아무렇지도 않은 행동이 무척 요염하고,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유라는 자신이 느끼고 있는 이질적인 분위기의 원인이 문득 머릿속에 떠올랐다.
'맞아. 언니가 평상시보다 더 예쁘고 요염해졌어. 그래서 낯설게 느껴졌던 거야.'
유라는 그렇게 생각하며, 가만히 하연을 쳐다보았다.
"그치만, 여성스러움은 겉으로 드러난 게 전부가 아니야."
"작은 누나의 어디가 여성스러운데? 난 잘 모르겠는데."
"바다 넌 남자라 잘 모르겠지만, 누나는 유라가 정말 여자답고 귀엽게 느껴지는걸."
'언니...정말 예뻐. 좋아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여자의 얼굴이야.'
유나는 오랜만에 집으로 찾아온 하연이 전보다 훨씬 예뻐진 것 같아, 그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하지만, 역시 평상시와는 너무 달라. 바다를 쳐다보는 언니의 표정이 너무 낯설어.'
유라는 왠지 초조하고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
* * *
밤이 되어, 자기 방에 돌아온 뒤에도 묘한 초조감과 위화감이 유나의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침대에 누워도 유라는 좀처러 잠이 오지 않았다. 한참을 뒤척이다 침대 옆 사이드 테이블 위에 놓인 시계를 힐끔 쳐다보자, 이미 자정이 지나 있었다.
그때, 유라는 문밖 복도에서 발소리를 죽이고 살금살금 걷는 소리를 들었다.
'바다?'
침대에서 상체를 일으키고, 유라는 복도에서 들려오는 발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발소리는 자신의 방 앞을 지나 옆방으로 향하고 있었다. 평소에는 비어 있는 옆방이지만, 지금은 큰누나가 자고 있었다.
'설마...'
유라는 침대에서 내려와, 방문에 귀를 갖다대었다. 살금살금 발소리는 하연이 자고 있는 옆방으로 향하고 있었다.
'기분 탓이 아니야.'
심장이 두근두근 빠르게 뛰었다.
'이런 늦은 시간에 바다가 왜 언니의 방에 들어가는 걸까? 게다가 모두 잠든 이 시간에 발소리를 죽이고 몰래 언니 방에 가다니 너무 이상해.'
유라는 계속 문에 귀를 갖다대고 있었다. 잠시 뒤, 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절컥 문이 열리는 소리가 희마하게 들렸다.
'노크도 하지 않고 몰래? 엄마 아빠는 1층 침실에서 주무시고 계실거야. 바다가 틀림 없어. 그래 바다야. 노크도 없이 엄마 아빠가 언니의 방문을 몰래 열 리가 없어.'
유라의 심장 고동소리가 더욱 커졌다.
'이 깊은 밤중에, 더구나 가족의 눈을 피해, 바다가 왜 언니 방에 들어간 걸까?'
유라는 그대로 잠시동안 방문에 귀를 갖다대고 밖의 기색을 살폈다. 살짝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난 뒤,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었다.
'역시 바다가 언니가 자고 있는 방에 들어간거야.'
그대로 유라는 한동안 숨을 죽이고 밖의 동정을 엿보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정말 무슨 일이지.'
머릿속에 여러가지 생각들이 떠올랐지만, 그 생각들이 명확한 실체가 되거나, 생각이 정리가 되지 않았다. 밤중에 노크도 없이 남동생인 바다가 몰래 언니가 잠들어 있는 방에 들어갔다. 그리고 다시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저녁을 먹을 때, 언니와 바다가 보여 줬던 평상시와 다른 친밀함. 두 사람의 대화 속에서 느껴졌던 야릇한 위화감. 여러가지 일이 머릿속에서 한꺼번에 떠오르면서 마구 얽히는 느낌이었다.
유라의 가슴 속에서 초조하면서 불안한 감각이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 이대로는 다시 잠들 수 없을 것 같았다. 유라는 과감히 자신의 방 문 손잡이를 돌렸다. 소리가 나지 않도록 천천히 손잡이를 돌리고, 살짝 문틈으로 밖을 들여다보자, 언니의 방이 보였다. 방 앞에 인기척은 없었다.
복도에는 희미한 다운 라이트 불빛이 어렴풋이 어둠을 몰아내고 있었다. 유라는 쭈뼛거리며 문을 열고 소리를 내지 않도록 복도로 미끄러지 듯 빠져 나왔다. 그리고 자기 방의 문을 열어 둔 채, 천천히 발소리를 내지 않도록 언니가 잠든 방 쪽으로 다가갔다. 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뛰었다.
'도대체 둘이 뭘 하고 있는거지?'
하연이 자고 있는 방문 쪽으로 몰래 걸어가며 유라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살금살금 걸어가며 유라는 이상하게 어떤 수치스운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라 온몸이 뜨거워졌다.
'확실히, 오늘 언니와 바다의 분위기가 평상시와 달리 뭔가 이상했어. 그렇긴하지만, 설마 그런 짓을 하고 있을 리가 없어. 말도 안 돼. 도대체 난 무슨 바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거지. 더 이상 쓸데 없는 망상은 그만 두고, 다시 방에 들어가서 잠이나 자는거야.'
그렇게 머릿속으로 생각하면서도 유라는 하연의 방쪽으로 계속 걸어가고 있었다. 드디어 하연이 잠든 방 문 앞에 다달랐다. 공포 영화를 보고 있을 때처럼 심장이 격렬하게 뛰었다. 문쪽으로 다가가 귀를 기울였다. 어쩌면, 금방이라도 바다가 이 방에서 나올지도 몰랐지만, 유라는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다.
"아 아아, 아아아..."
문밖으로 희미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여자가 느꼈을 때 내는 좀 야한 느낌의 교성이었다.
'언니 목소리야.'
유라는 심장이 입밖으로 튀어나올 듯이 놀라며. 제자리에 그대로 서서, 굳어졌다. 온몸이 갑자기 차가워지는 것을 느꼈다. 등줄기에 차가운 소름이 달렸다.
"아, 으응...안 돼..."
응석을 부리는 듯한 애교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틀림없이 언니 목소리야.'
유라는 머리 속이 새하얗게 되면서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유라는 방 안에서 새어 나오는 야릇한 신음소리에 제자리에 못박힌 채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일이...이건 말도 안 돼.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언니가 지금 바다와, 남동생이랑 좋아하는 남녀가 침대에서 하는 일을 하고 있는걸까? 남동생인 바다랑?!'
'아니, 뭔가 잘못된 거야. 방금 들었던 요염한 교성 같은 소리는 내가 잘못 들은거야. 그래 환청이야.'
하얗게되어 버린 머리 속에서 갖가지 생각들이 어지럽게 뒤얽혀 있었다.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을 눈앞에서 마주친 유라는 머릿속이 뒤죽박죽이 되어 버렸다.
"아, 으응~ 거기..."
방 안에서 들려오는 하연의 목소리가 더욱 요염하고 가냘프게 변해갔다. 평소의 기품있는 하연의 모습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목소리였다.
'이럴 수가 있는거야? 바다와 언니가 해서는 안 될 몹쓸 짓을 하고 있어. 생각만 해도, 역겨워.'
유라는 메스꺼운 느낌이 들어, 두 사람이 지금 방에서 하고 있는 짓을 머리 속에 떠올릴 수도 없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유라는 머리를 크게 가로저으며, 지금 자신이 직면하고 있는 일을 애써 부인하려고 했다. 그러나 하연의 방에서는 야한 목소리가 쉼 없이 속속 새어 나왔다. 하연의 교성은 점점 더 요염해져 갔다.
"아! 안 돼...아아...거기...목소리가 새어나...아...아아아, 좋아...계속 해. 바다야...멈추지 말고...아응~..."
부정하고 싶어도 부정할 수 없었다. 지금 문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틀림없이 하연의 목소리였다. 지금 이 방 안에서 언니와 남동생이 금기를 깨고, 음란한 짓을 하고 있었다
유라는 비틀비틀 뒷걸음질쳤다. 어느새 온몸에 핏기가 싹 가시고, 몸이 확확 달아올랐다. 그 열기는 특히 하체 쪽, 배 바로 아래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유라는 발길을 돌려, 자기 방으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곧장 침대에 쓰러지듯 누워, 이불 속에 기어들어갔지만, 귓가에는 아까 들은 언니의 요염하고 애교섞인 목소리가 계속 울려퍼졌다.
'언니와 바다가 몹쓸 짓을...남매가 몸을 섞고 있었어. 근친상간...바다가 언니랑 섹스를 하려고, 이런 심야에 언니가 잠든 방에 몰래 들어갔어.'
유라는 너무 경악스러운 사태에 합리적인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확실히, 오늘 언니와 바다의 모습이 너무 낯설었어. 묘하게 너무 친밀하고, 왠지 야한 분위기도 풍겼어.'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믿을 수가 없어. 방금 내 눈으로 보고, 귀로 들었지만, 도저히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어. 현실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방 바로 옆에서 언니와 남동생이 몸을 섞고 있다니. 유라는 도무지 그 사실을 현실로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몸이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아랫배를 중심으로 음란한 열기가 온몸에 조금씩 퍼져나갔다. 유라는 아랫배 쪽으로 손을 가져가, 손바닥을 파묻었다. 음부를 만지는 순간, 온몸으로 욱신거리는 음란한 열기가 퍼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