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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의 노예 암캐들 (17)화 (17/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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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연은 터질 듯 고동치는 심장과 설레이는 가슴을 진정시킬  없었다.


올해 대학의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해, 전부터 동경하던 광고 에이전시 에 입사한지 4개월.


매일이 설레임으로 가득찬 서하연이었지만, 오늘처럼 설레였던 날은 없었다.

입사하기 전부터 호감을 품고 있던 남자가 그녀의 옆자리에 앉아 있었다.

회식이 끝나, 길가에서 택시를 잡으려는 그녀의 옆에 그 남자의 검정 벤츠가 다가왔다.

회식에서 마신 맥주 탓에 취기가 올라 화끈거리는 뺨에 뒷좌석 차창으로 흘러들어 오는 여름밤의 서늘한 공기가 상쾌하게 느껴졌다.


회사의 회식 뒤에, 방향이 같으니까, 타라는 건호의 제안에 하연은 조금 망설인 끝에 건호의 벤츠 뒷좌석에 동승했다.

건호는 친절하게도 하연을  근처에서 내려주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한강 미디어 그룹의 회장이자, 한강기획의 실질적인 오너인 건호는 하연보다 8살 많은 32살로, 아직 독신이었다.

하연은 창밖을 바라보면서, 가끔 곁눈질로 잘 생긴 30대초의 회사 오너를 힐끔거렸다.


'혹시 회장님에게 감사의 인사로 내 집에서 커피를 대접하고 싶다고 말하면, 주제넘다고 생각할까? 여자 혼자 사는 집에 아무 남자나 들이는 정조관념 없는 여자라고 생각할지도 몰라.. 하지만 회장님은 아무 남자가 아닌걸.. 어쩌지.. 이 기회를 놓치면 영영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는데.. 하지만 가벼운 여자처럼 보이는 건 싫어..'


가슴을 설레며, 머릿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건호가 하연 쪽으로 몸을 바싹 기대 왔다.

"하연 씨라고 했죠?"

"네.."

"실례가 안 된다면, 하연 씨의 첫인상에 대한 내 솔직한 생각을 말해도 될까?"

운전 기사에게 들리지 않게 건호는 하연의 귀에 바싹 귀를 갖다대고 속삭이듯 말했다.


"네, 회장님.."


"섹시.. 넌 정말 섹시해. 얼굴도 몸매도."


"......."

"남자들한테 섹시하다는 말, 자주 들었을 것 같은데.  말이 맞지?"


"전...."

당황한 하연은 대답 대신 말을 흐렸다.

갑작스러운 젊은 회장의 성희롱성 발언에 수치심을 느끼며 당황한 탓만은 아니었다.

하연은 자신의 마스크와 몸매에 꽤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성적 매력에 대해서는 잘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사귄 남자들에게,


"서하연, 너에겐 남자를 홀리는 매력이 있어."

"넌 정말 '하고 싶은 여자'야."

따위의 말을 여러번 들었다.

남자들은 칭찬으로 그런 말을 했겠지만, 솔직히 하연은 전혀 기쁘지 않았다.


마치 색을 밝히는 음란한 여자로 여겨지는 것 같아, 불쾌한 느낌이 들 때도 있었다.

"전.. 전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스스로 섹시하다고 생각한 적은 별로 없어요."

하연은 건호의 말을 부정하며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아니, 그렇지 않아.  정말 섹시해. 이지적이고 독립적인 너의 자아가 그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 애써 부정할 뿐이야."


"회장님 전..."


"사적인 질문 하나 더 해도 될까?"

"네..."

"지금 사귀는 남자 친구 있어?"

"어, 없어요.. 지금은..."


"지금은? 전에는 있었는데 헤어져서 지금은 비어 있는 골대란 얘기네?"


"네? 아, 네 지금은 비,  골대예요..."

하연은 젠틀하다고 생각한 회사 오너의 입에서 '빈 골대'란 저렴한 말이 튀어나오자, 내심 놀라면서 우물우물 얼버무렸다.


"언제부터 비어 있었지?"


"작년 가을에 헤어졌으니까.. 반년 정도 되는 것 같아요."

하연은 건호의 사적인 질문에 솔직히 대답했다.


작년 가을, 하연은 졸업을 앞두고 2년 동안 사귀었던 복학생 선배와 헤어진 뒤, 취업준비로 남자를 사귈 정신적 여유뿐 아니라 물리적인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

"하나 더."

"......."


"서하연, 네 왼쪽 눈가의 애교점, 엄청 섹시해."


건호가 처음 자신을 풀네임으로 부르자, 하연은 그가 어떻게 자신의 풀네임을 알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함보다는 설레임을 느꼈다.

건호는 하연의 눈가의 애교점을 손끝으로 문지르다, 가볍게 입을 맞췄다.


"아..."

건호의 기습키스에 하연이 낮은 목소리로 신음을 흘리자, 건호는 입가에 장난스런 미소를 띠었다.


"하연 씨의 근사한 몸매는 옷 속에 숨어 있어도 감출 수가 없군요. 눈가의 애교점 말고 그 글래머스한 여체 어딘가에 숨어 있을 섹시한 점을 찾아낼  있는 영광을 제게 주지 않겠습니까?"


"아.. 그건..."


"유두나 허벅지 안쪽에 점이 있으면 무척 섹시할  같은데.. 아니면 거기에..."


"어떻게....아, 아니에요."

무심코 큰소리를 내자, 하연은 룸 미러로 시선을 돌렸다. 운전기사와 눈이 마주치자, 그녀는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건호가 말한 장소 중 한 곳에 정말 점이 있었기 때문에, 하연은 몹시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역시 그렇군요. 그럴 거라 생각했습니다."

"무슨 말씀이세요?"

부끄러운 곳에 점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는 건호의 말에 당황하며 묻자, 건호는 짓궂게 입꼬리를 치켜올리며 미소를 띠었다.

"그 얘기를 듣고 싶으면,  하연 씨 방에 초대해 주세요. 섹시한 하연 씨가 타준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거든요."

건호가 뻔뻔한 말을 귓가에 속삭였다.


하연은 그제서야, 자신이 탄 A클래스 검정 벤츠가 자신의 아파트 바로 앞까지 왔다는 걸 깨달았다.

하연은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아니 오히려 너무 기뻐서 두근거림이 멈추지 않았다.


자신이 먼저 건호에게 커피 한잔 하고 가라고 말하고 싶어 애가 탔는데, 건호가 먼저 그 얘기를 꺼내 준 게 고맙기까지 했다.

게다가 어떻게 자신의 은밀한 곳에 점이 있는지 알고 있는지 그 이유가 궁금해 견딜 수가 없었다.

"커피, 맛있게 타 줄 거죠?"


"인스턴트 커피 밖에 없어요.."

"하연 씨가 타 주는 거라면 흙탕물도 괜찮습니다."


하연은 건호의 노잼 조크에 피식 웃음을 터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권력자와 미남의 농담은 항상 재밌다..

* * *

하연은 오늘 처음 만난 남자를 자신의 작은 성으로 안내했다.


한강기획에 내정이 확정된 뒤, 집을 나와 처음으로 자신만의 성을 갖게 된 하연이 남자를 자신의 성에 들인  건호가 처음이었다.


"이 방이 하연  침실인가요?"

"아, 네.. 거기가..."

오늘 처음 대화를 나눈 남자에게 침실을 보이자, 하연은 마치 알몸을 보인  창피했다.


"스윗 아메리카노, 설탕은 두 스푼."

"네."

건호는 주인의 허락도 없이 마치 자기 집인 양, 침실 안으로 걸어들어 갔다.


* *

작은 테이블을 사이에 끼고 하연은 건호와 마주보고 앉았다.


건호가 커피를 한 모금 입에 대고, 자리에서 일어나 핑크색 커버가 씌워진 침대로 걸어가 가장자리에 걸터앉았다.

건호의 페이스에 휘말려, 무심코 낯선 남자를 침실에 들여놓은 탓에, 하연은 침착성을 잃고 잔뜩 긴장해 있었다.

침대가에 앉은 건호가 정장 상의 주머니 속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제 옆에 와서 앉아요. 보여 주고 싶은 게 있어요."

하연이 쭈뼛거리며 옆에 앉자, 건호는 폰을 만지작거린 뒤, 하연에게 건넸다.

"아! 싫어요!"


 화면을 보는 순간 하연의 얼굴은 수치심으로 붉게 상기되었다.


당황한 하연은 폰을 내려놓고 고개를 돌려 건호의 시선을 피했다.


"왜 제게 그런 이상한 걸 보여 주시는 거죠? 그런.. 변태 같은   제게..."

"내가 어떻게 하연 씨 몸의 특정 부분에 점이 있다는 걸 알았는지 궁금하다고 했죠? 폰에 저장된 사진들을 자세히 살펴 보세요. 거기에 답이 있어요."

건호는 입가에 장난스런 미소를 띠며 시트 위에 놓인 스마트폰을 집어들어 다시 하연에게 건넸다.

"자, 어서.."

하연은 내키지 않았지만, 건호의 집요한 요구에 다시 폰을 손에 들고 저장된 사진을 한장씩 살펴보았다.


건호의 폰에 저장된 사진들은 AV 배우가 아닌 일반 여자들의 포르노 사진이었다.

여대생 쯤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여자가 침대 위에 앉아, 무릎을 세우고 자기 손으로 성기를 벌리고 웃고 있는 사진.

30대 정도로 보이는 미인이 황홀한 표정으로 도구를 이용해 자위에 몰두하고 있는 사진.


섹스에 열기에 휩싸여 남자의 자지를 빨고 있는 미녀의 얼굴을 머리 위에서 찍은 사진.

정상 위로 섹스하는 도중, 남자가 한 손으로 목을 졸라 쾌감과 고통 속에서 괴로워하는 여자의 얼굴을 클로즈업한 사진.

가죽 개목걸이를 목에 찬 알몸의 미녀가 눈을 가리고, 개처럼 엎드려 엄지 발가락을 입에 머금고 핥는 사진.


후배위로 범해지며, 남자가 머리채를 움켜쥐고 잡아당겨, 고개를 뒤로 젖히고 혀를 쭉 내밀고 헐떡이는 사진.

건호의 폰 속에 저장된 사진들은 배우가 아닌 평범한 여자들의 수치스러운 전라 포즈와 보지와 유방을 클로즈업해서 찍은 생생한 포르노 스냅 사진들이었다.

하연은 백인과 흑인까지 섞인 여자들의 음란하고 외설적인 사진들을 더 이상 볼 수가 없어, 폰을 바닥에 내려놓고 다시 고개를 돌렸다.

충격과 수치심에 머릿속이 하얘지고 뺨이 화끈거리고 심장이 뛰었다.

마치 사진 속의 여자들이 자신처럼 느껴져 흥분과 수치심으로 숨도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거기에 있는 여자들은 모두 내 암캐야. 얼굴 없는 남자 배우는 단  사람."

"설마?"


"맞아. 나야."

건호의 말에, 하연은 머리를 숙이고 강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거짓말! 거짓말이예요! 내가 아는 회장님은 이런 사람이 아니예요! 거짓말!"

"사진을 보면서도 깨닫지 못한 모양이군. 입술이나 눈가에 애교점이 있는 여자들은 대개 유방이나 보지, 엉덩이 같은 곳에 점이 있는 경우가 많거든."

"그럼?"


"그래. 경험으로 추측해 본 거야. 빅데이터에 의한 추측은 과학이거든."

"이건 범죄예요."

"아니, 사진 속의 여자들은 사람이 아니라 개야. 암캐. 개에게 인격이나 초상권은 없어."


"그런... 미쳤어.. 당신은 소시오패스예요.


하연은 당황했다. 사진 속의 수 많은 여자들이 모두 건호 단 한 사람의 섹스 파트너란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네가 날 갖고 싶 듯, 나도  갖고 싶어. 물론 내 암캐로."


하연은 다시 강하게 고개를 흔들며 건호의 말을 부정했다.


하연은 호감을 품고 동경하던 그룹 회장의 실체를 접하자, 패닉에 빠졌다.

은밀히 연정을 품고 있던 멋진 왕자님의 정체가 변태적인 성적취향을 가진 소시오패스였다니..

하지만 머릿속에 방금 보았던 아름다운 여자들의 음란하고 외설적인 포즈와 표정들이 하나하나 다시 떠오르자, 하연은 더럽다고 생각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하체 중심에 열기가 퍼지는 걸 막을 수 없었다.


"사진 속의 여자들도 처음에는 너랑 똑같은 반응을 보였어. 하지만 결국 모두 기꺼이 내 암캐가 되었지."


"아니, 아니에요. 전.. 싫어.. 싫어요."


"그럼 왜 날 여기에 들였지?   무의식적으로 유혹했어."

"아니야.. 그렇지 않아요.. 전 그냥..."

"솔직하지 못하군. 돈과 권력과 강한 좆을 지닌 남자를 거부할 수 있는 여자는 이 세상에 없어."


"하지만 난..."

"난 너에게 돈과 권력과 쾌락을 줄 수 있어.  발밑에 엎드려 고분고분한 암캐가 된다면 넌 죽을 때까지 절대 손에 쥘  없는 모든 걸 가질 수 있어."


"싫어.. 그런 거 필요 없어요."

"넌 날 갚고 싶어해. 여자의 모든 꿈과 쾌락을 충족시켜줄 권력을 쥐고 있는 남자, 그게 바로 나야."

"아..."

"행운의 여신은 뒷머리가 없어. 네 앞을 지나칠 때, 재빨리 앞머리를 움켜쥐지 않으면, 절대 네가 원하는 걸 손에 넣을 수 없어. 정말 내 암캐가 되고 싶지 않아?"

하연은 다시 강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서하연, 마지막 기회야, 고개를 들고 날 쳐다 봐."

건호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하연은 무엇에 홀린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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